정부가 SK브로드밴드(SKB)와 티브로드 인수·합병에 조건부 승인 결정을 내렸다. 방송 분야 인수합병을 심사위원회가 적격으로 판단함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에 사전동의를 요청하기로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SKT)과 태광산업 등이 신청한 SKB와 티브로드 인수·합병에 및 주식취득 인가, 합병 변경허가, 최다액출자자 변경승인 등에 대한 심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태광산업의 SKB 주식취득은 심사기준을 모두 충족해 조건 없이 인가했다. 태광산업은 기간통신사업을 영위하지 않고고 있으며 SKB를 지배하는 최대주주 SKT(74.37%)가 별도 존재하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SKB의 티브로드 합병도 경쟁 제한과 이용자 이익 저해 등의 정도가 인가를 불허할 정도로 크다고 보기 어려워 합병 인가를 결정했다. 다만 통신 시장의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를 위해 인가조건을 부과했다.
 

◆SKT의 이동통신 시장 지배력 유지 및 강화 견제 위한 조건 내걸어

과기정통부는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1위 SKT의 지배력 유지 및 강화가 진행될 것을 우려했다. SKB의 최대주주인 SKT가 티브로드 케이블TV 가입자 311만명을 대상으로 결합상품을 확대하면 점유율 확대와 가입자 고착 효과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SKB는 티브로드 23개 권역에서 케이블TV 상품을 KT와 LG유플러스에도 SKT와 동일한 조건으로 제공해야 한다. SKT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사업자에게는 유무선 결합상품을 동등한 조건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유선통신(초고속인터넷, 시내전화, 인터넷전화)과 케이블TV 간 결합상품에 대해 SKB는 합병일로부터 3년 이내 신규 가입하거나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 1회에 한해 결합 해지에 따른 위약금을 부과하지 못한다.

케이블TV 가입자를 SKT 결합상품으로 전환하도록 부당하게 강요·유인하거나 경품을 차별적으로 지급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조치로 SKT군의 결합상품 확대에 따른 가입자 고착 효과를 완하하고 결합상품의 전환비용을 낮춤으로써 경쟁을 촉진하고 이용자 편익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혁신의 원동력 확보 위한 기업의 자발적 노력으로 평가

SKB와 티브로드, 티브로드동대문방송 3개사 합병과 SKT의 티브로드·티브로드동대문방송·티브로드노원방송·SK스토아의 최다액출자자로 변경 등 방송분야에서 이뤄진 7건의 심사에 대해서도 적격으로 판단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합병이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방송통신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 실현을 통해 혁신의 원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들의 자발적 노력에 따른 것으로 평가했다.

또한 조건 부과를 통해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인수·합병의 긍정적 영향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심사에선 지난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과정에서 논의됐던 방송의 공정성·지역성, 시청자의 권익보호, 사회적 책무이행 등은 물론, IPTV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를 합병하는 최초 사례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면밀한 심사가 이뤄졌다.

과기정통부는 방송법에 따른 변경허가 2건에 대해 방통위에 사전 동의를 요청할 예정이며 향후 방통위의 의견을 반영해 변경 허가에 대한 조건 등 상세 심사 결과를 공개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변화하는 방송통신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자의 자발적 구조개편 노력에 대해 방송통신 산업의 발전과 이용자의 편익 향상, 방송의 공정성 제고 등에 대한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가·허가 등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