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콘텐츠 시장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이동통신 3사가 내놓은 무기는 '클라우드 게임'이다. 이통 3사는 해외 유명 기업과의 협업 혹은 직접 플랫폼을 구축해 5G 이용자 모집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카드를 가장 먼저 꺼낸 곳은 엘지유플러스(LGU+)다. LGU+는 지난 8월 27일 내년부터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지포스 나우'를 국내에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북미와 서유럽에서 진행한 시범 서비스에 참여 대기자만 100만명이 넘을 정도로 지포스 나우에 대한 전 세계 게이머들의 기대는 뜨겁다.
지포스 나우는 '스팀'이나 '유플레이' 등 기존 PC 게임 유통 플랫폼에서 구매한 게임을 그대로 이용할 수 있다. 게임 패치나 업데이트도 자동으로 해결되며, 실내에서는 기가 인터넷이나 와이파이를 활용한 접속도 가능하다.
지난 9월부터 자사의 5G 이용자 대상으로 무료 체험을 진행한 LGU+는 국내 최대 게임쇼 '지스타 2019'에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참가하며 국내 게이머와의 접점을 넓혔다. LGU+는 이번 달 말 무료 체험을 종료하고 내년 정식 서비스를 진행할 계획이다.
LGU+ 손민선 5G 신규서비스담당은 "우리나라 PC방의 99.97%가 엔비디아 그래픽카드를 사용할 정도로 엔비디아의 기술력은 국내에서도 인정받았다"며 "저사양의 PC에서도 원활히 플레이 가능한 지포스 나우를 LG유플러스와 함께 즐기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SK텔레콤(S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았다. SKT는 9월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MS의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국내 서비스한다고 발표했다.
엑스클라우드는 MS의 콘솔 게임기 엑스박스(Xbox)의 고화질·대용량 게임을 클라우드로 즐기는 서비스다. SKT는 엑스클라우드의 한국 내 독점 사업 운영 파트너로 활동하며 MS와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 사업도 추진한다.
지난 10월부터 엑스클라우드의 시범 서비스에 들어간 SKT 역시 내년 정식 서비스를 계획 중이다.
SKT 전진수 5GX서비스사업단장은 "MS는 20여년간 콘솔 게임을, PC 게임은 40여년간 담당할 정도로 게임 사업에 대한 경험이 많다. 현재 3천500종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도 보유했다"며 "어떤 글로벌 회사보다 MS가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KT는 독자적으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구축한다. KT는 20일 '5G 스트리밍 게임'을 선보였다.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 업체 넷플릭스처럼 월정액만 내면 KT가 제공하는 콘텐츠를 무제한으로 이용이 가능한 '구독형' 모델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KT는 최고급 그래픽으로 무장한 대작 외에 인디게임도 제공할 예정이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MOIBA)를 비롯해 여러 업체와 서비스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이다. KT의 5G 스트리밍 게임은 20일부터 두 달간 무료로 제공된다. 내년 3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다.
KT 박현진 5G 사업본부장(상무)은 "게임 산업에 자체적으로 진출하는 것은 아니다. 여러 글로벌 업체와 협의를 진행했지만 KT 고객의 편의성을 제고하고 적정한 가격에 서비스를 제공하기엔 어려움이 많았다. 플랫폼을 들고 오는 방법으로는 불가능했다"고 했다. 그는 "가격이나 환경을 우리가 원하는 형태로 설정하기 위해 직접 서비스하는 방법을 택했다"고 론칭 배경을 설명했다.
◆성장성 높은 클라우드 게임, 5G와 만나면 상호 보완 가능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이용하면 고사양 PC 혹은 콘솔 게임 기기를 구매하지 않고도 최신 게임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게임을 설치할 필요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인터넷만 연결돼 있으면 설치 혹은 다운로드 과정 없이 곧바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는 전 세계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은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를 지난해 3억 8700만 달러(한화 약 4700억원)에서 2023년 25억 달러(한화 약 3조 400억원)로 6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게임은 반응 속도가 중요해 초고속·초저지연·대용량의 특성을 지닌 5G에 가장 잘 어울리는 콘텐츠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이통 3사는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에 이은 새로운 먹거리로 클라우드 게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5G 게임 서비스 주목
해외에서도 세계 최고 5G 환경에서 이뤄지는 우리나라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5G 인프라와 서비스, 가입자 기반까지 갖춘 국가는 전무하다.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은 "한국은 게이머 수와 세계 4위 규모의 게임 시장, 최첨단 5G 네트워크, 강력한 게임 커뮤니티 등이 정말 탁월하고 사업하기 적절하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매우 높고 게임 산업도 인상적"이라고 한국 시장을 평가했다.
우리나라에서 클라우드 게임이 안정적으로 정착하면 5G 전용 콘텐츠 부족과 구글 '스태디아' 등 다른 서비스에서 제기됐던 입력지연(인풋랙), 열악한 인터넷 인프라 환경으로 인한 화면 깨짐 현상 등의 문제점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 포인트다.
오성목 5G 포럼 의장은 "우리나라는 완전히 5G 글로벌 테스트베드가 됐다. 가장 좋은 장비를 한국에 가져다 놓고 테스트를 거친 뒤에 자신의 나라로 가져간다"며 "5G 관련해서는 전 세계가 한국만 쳐다보고 있다. 한국만큼 앞서가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곳과 달리 우리는 상용망에서 직접 모든 것을 테스트하고 적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