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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구 수백만 명, ‘고대 기술’의 도움으로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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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인구 수백만 명, ‘고대 기술’의 도움으로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보낸다
인도 전역에서 저렴하면서 에너지 소모량이 적은 증발 냉각 기기로 물과 식량, 사람이 점유한 공간을 시원하게 유지한다. 더 나아가 건물 전체 냉방 체계도 가동한다.
By NADEEM SARWAR, SHREYA FOTEDAR, WIRED US

2024년 여름, 인도는 역대 최악일 수도 있는 폭염을 견뎌내야 한다. 2024년 5월 29일 기준 수도 델리의 낮 최고 기온은 52.9℃를 기록했다. 인도 북부 주의 낮 기온은 42℃ 이상을 유지했다. 6월 말부터 우기가 시작하면서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미래 인도 상황은 더 심각해지기만 할 것이다.

인도 인구 다수는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토양이라는 예상치 못한 원천을 통해 숨을 쉰다. 점토로 만든 특별한 항아리에 물을 담으면, 식수와 주변 공기를 시원하게 유지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에어컨과 냉장고가 없는 수백만 가구가 실내에서 시원한 환경에서 지내도록 도움을 주기도 한다. 많은 기업이 기존 건물보다 열 방출 능력이 우수한 흙으로 구운 건물 재료를 생산하면서 수천년 전 인류가 무더위 속에서도 시원한 상태로 지내도록 도움을 준 지식을 활용한다.

건물 냉방 솔루션 기업 쿨앤트(CoolAnt) 창립자 모니쉬 시리푸라푸(Monish Siripurapu)는 “과거, 냉방이 가능했던 시스템을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쿨앤트는 산업화 이전 시대의 냉방 기술을 대규모로 복구하여 가정과 사무실에 설치할 수 있는 점토로 덮은 냉방 기능 제품을 개발한다.

비교적 작은 점토 냉방 기기는 다른 기기와 함께 증발을 통해 냉각 효과를 달성한다. 가장 간단하면서도 인기가 높은 제품은 형태와 크기, 장식 형태 등을 다양하게 제작할 수 있는 점토 항아리인 마트카(matka)이다. 개당 1달러부터 시작하는 매우 저렴한 마트카는 간단한 원리로 냉방 효과를 가져온다. 항아리에 물을 채우면, 나머지 냉방 과정은 물리적 원리에 따라 자동으로 진행된다. 점토는 통기성이 있어, 물이 항아리 외부의 미세한 구멍을 통과한다. 물이 증발하면, 주변 공기와 항아리 안에 담은 물 모두 열을 끌어들이면서 공기와 물을 모두 냉각한다. 보통 마트카 윗부분은 젖은 천으로 덮어 물을 시원한 상태로 유지한다.

중요한 점은 마트카를 이용한 냉방 원리는 전기를 이용하지 않으므로 손쉽게 적용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간단하게 사용할 수 있어, 인도 전역의 종교 단체와 비영리 단체 모두 종종 공공장소에 점토로 제작한 항아리를 두어 행인이 갈증을 해소하도록 돕는다.

인도 구자라트주 라지코트 지역의 가정용품 생산 기업 미티쿨(Mitticool)은 점토와 테라코타 제품 수백 가지를 판매한다. 대다수 제품은 증발을 통한 냉방 기능을 갖추었다. 미티쿨의 제품 중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점토를 구워 완성한 전기가 필요 없는 50리터짜리 냉장고이다. 냉장고는 기본적으로 거대한 마트카와 같은 원리로 냉방 효과를 가져온다.

냉장고 윗부분에 10리터 탱크에 물을 채우면, 증발 과정을 통해 냉방 기능이 실행되어 물탱크에 담은 물과 분리된 식품 보관 칸 모두 냉각한다. 8,000루피(약 95달러) 미만인 냉장고는 증발을 위해 환풍 공간에 보관해야 하며, 표면 구멍이 막히지 않도록 겉면을 주기적으로 문질러야 한다. 미티쿨 창립자 만수크브하이 프라자파티(Mansukhbhai Prajapati)는 “냉장고 내부 온도는 최고 15℃이며, 주변 온도보다 낮은 상태를 유지한다. 냉장고로 과일과 채소를 최대 일주일간 보관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코임바토르 시내에는 72세 도예가 M.시바사미(M. Sivasamy)가 손수 제작한 점토 냉장고를 판매한다. 시바사미가 제작한 냉장고는 3~4일간 음식을 신선하게 보관할 수 있다. 시바사미가 판매하는 실린더형 냉장고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었으며, 한 부분당 판매가는 약 25달러이다. 더 큰 외부 보관 공간은 냉각 효과를 생성할 물을 가득 채우는 공간이다. 내부에는 식품을 보관할 수 있도록 공중에 떠 있는 용기가 배치되었다. 냉장고 꼭대기에는 냉장고 전체 공간을 시원한 상태로 유지하는 뚜껑이 있다. 시바사미는 “마을의 점토를 모두 모은다. 고객은 냉장고에 보관한 식품의 비와 같은 냄새에 만족한다”라고 말했다.

점토로 제작한 항아리와 냉장고는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환경친화적이며, 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폭염 도중 수많은 가구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정전이 발생해도 회복성을 유지할 수 있다.

인도 제5차 국립 가정보건 설문조사(National Family Health Survey)에서 3억 가구가 넘는 인도 전체 가구 중 냉장고를 보유한 가구는 1/3에 불과하며, 에어컨이나 식수 냉각기 등 냉방 솔루션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가구는 1/4 미만으로 확인됐다. 국제 에너지 기구(International Energy Agency)는 인도 가구 중 에어컨을 보유한 가구 비율이 약 5%라고 추산한다. 에어컨 가격은 인도 인구 수백만 명이 인도 전역에서 조용히 냉방 효과를 생성하는 마트카에 의존하여 더위를 견뎌내는 주된 이유라고 설명할 수 있다.

쿨앤트 등 많은 기업이 전기가 필요 없는 대형 냉방 시스템 개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쿨앤트의 대규모 냉방 해결책 중 하나는 구운 점토로 제작한 비하이브(Beehive)이다. 비하이브는 끝부분이 개방된 점토 원뿔을 프레임에 배치하고는 창문에 설치한다. 비하이브 전체 제품은 하루에 두 번 수동으로 습기를 채우거나 전기 펌프를 이용하여 주기적으로 습기를 채워 증발 과정을 통해 냉방과 환풍 기능을 하도록 한다. 또 다른 변형 냉방 제품인 건물 내부에 배치하는 원형 원뿔로 가득한 프레임인 비하이브 데키(Beehive Deki)는 실내 공기 냉방 효과를 생성한다.

비하이브는 점토 항아리와 같은 냉방 개념을 활용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원뿔은 바깥의 더운 공기가 들어오도록 넓은 후면 구멍을 두었다. 더 좁은 내부 구멍도 있다. 증발 과정을 통한 냉각 효과는 공기가 원뿔 안에 있을 때 공기를 냉각한다. 구멍 크기 차이는 차가운 공기가 작은 구멍을 통해 건물 내부로 확산되는 것을 의미한다.

물 펌프로 건물 습기를 유지할 때는 전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쿨앤트는 물 펌프의 전기 사용량이 에어컨의 1/3 수준이라고 추산한다. 쿨앤트는 기온이 40℃가 넘는 더운 날에는 비하이브가 온도를 약 6℃ 낮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날씨와 건물의 특징이 기기의 냉방 수준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쿨앤트는 테라코타 구조물인 냉방 파사드(facade)도 제작한다. 냉방 파사드는 창문을 덮거나 건물 외벽 전체를 가려서 건물 내부를 시원한 상태로 유지한다. 타지마할을 포함한 중세 시대 건축물에서 볼 수 있는 자리(jali)와 비슷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냉방 파사드는 건물 그늘을 생성하면서 펌프를 사용하여 재사용되는 물로 습도를 유지하고, 증발을 통한 냉방으로 건물 내부로 시원한 공기가 확산되도록 한다. 쿨앤트는 냉방 파사드가 에어컨 대비 에너지 소모량을 최대 30% 줄일 수 있다고 전했다. 쿨앤트 내부에서 에어컨과 함께 냉방 파사드를 테스트했을 때 물 펌프와 냉방 파사드 시스템을 함께 활용하면, 에너지 소모량을 줄이면서 에어컨 한 대를 가동하는 것과 비슷한 냉방 효과를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시리푸라푸는 쿨앤트의 파사드가 유연한 맞춤 제작이 가능하고, 화학 물질이 없는 데다가 100% 재사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쿨앤트의 냉방 방식은 원재료를 사용할 준비가 된 데다가 훨씬 더 저렴한 비용으로 냉방 방식을 설치할 시간이 있는 이들이 거주하는 시골 지역에서 채택하기 수월한 편이다”라고 말했다.

C밸런스(CBalance)는 비좁은 곳에 인구 밀도가 높은 슬럼, 빈민가, 도시 계획이 열악한 마을 등 저소득 가구에 특별히 집중한 폭염 문제 해결책 마련에 나선다. C밸런스 대표 비벡 지라니(Vivek Gilani)는 재활용 압축 테라 팩과 플라스틱 소재, 화분 백의 옥외 정원, 목재 울 시멘트 합성물 등으로 구성된 천장 보드 절연 처리와 같은 간단하면서도 저렴한 냉방 방법을 실험했다. 주석과 석면 시트로 건설한 주택에 C밸런스의 절연 소재로 천장과 벽을 완성하면, 집 안에 흡수되는 열을 줄일 수 있다.

석면이나 주석 재료가 가득한 주택의 건강 위험은 심각하다. 특히, 야외보다 실내 온도가 더 높은 데다가 인구 밀도가 높은 거주 지역에서는 그 위험성이 심각하다. 습도가 높다면, 위험성이 더 심각해진다. 그러나 쿨앤트, C밸런스 등의 저렴한 냉방 소재를 채택한 주택과 기업 건물을 확보하기 어렵다.

지역 주민의 저항도 있다. 삼바브나 공공 정책 및 정치 연구소(Sambhaavnaa Institute of Public Policy and Politics) 소속 환경운동가 겸 프로그램 협력 담당자인 파테마 모하마드 차팔와라(Fatema Mohammad Chappalwala)는 많은 주민이 벽돌과 시멘트로 건설한 기존 건축 소재를 통합한 주택을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벽돌과 시멘트로 세운 주택이 지위 상징이라는 인식이 있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점토 기반 소재는 유지 작업이 필요하다.

정부 차원의 대체 건축물 소재 지원이 없는 탓에 건축 기업의 대체 소재 채택률 증가 기록도 없다. 지라니는 “폭염으로 고통을 겪는 주택에서 하루도 지낸 적이 없는 최고위급 정치인이 관련 정책을 다룬다”라며, 불만을 드러냈다.

국책연구소 옵저버 연구 재단(Observer Research Foundation) 소속 에너지 및 기후 연구 펠로 샤야크 센굽타(Shayak Sengupta)는 냉방 솔루션과 관련, 인도 시장에서는 가격이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대체 재료와 건축 디자인 접근성을 넓히려면, 외국 이해 관계자의 자본 유입이 필요하다.

저소득 가구 여성의 기후 회복성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마히라 하우징 트러스트(Mahila Housing Trust) 소속 에너지 및 기후변화 포트폴리오 관리 담당자 바브나 마헤리야(Bhavna Maheriya)는 백색 태양 반사 페인트를 포함한 10가지가 넘는 저가 냉방 솔루션으로 작업하지만, 정부 보조금이 부족하여 많은 주민이 최악의 폭염 속에서도 저렴한 냉방 방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디베차 기후변화 센터(Divecha Center for Climate Change)의 유력 과학자인 J. 스리니바산(J. Srinivasan)은 지금까지 기후 회복성을 갖춘 기반 시설을 대규모로 채택하기 위한 시도가 없었던 상황에 한탄한다. 그는 “기온이 더 상승하는 것을 지켜볼 수는 없다. 무더위에 맞설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냉방 수요 때문에 에너지 부족 위기가 닥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현지 정치인은 저렴한 냉방 솔루션 채택이 시급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다음 해 폭염 문제가 반복될 때까지 문제의 심각성을 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티쿨의 냉장고처럼 비교적 간단하면서 저렴한 냉방 방식과 함께 대중은 저렴한 냉방 방식 채택 측면에서 큰 진전을 거두고 있다. 햇빛이 없을 때도 도예가의 가치와 감각적인 추가 장치, 제품의 환경 이점 등은 제품을 계속 생산할 가치를 충분히 유지한다. 점토로 제작한 냉장고 및 그와 비슷한 점토를 이용한 냉방 기능 제품의 매출은 인도 정부가 비전기 냉방 내각 표준을 마련할 정도를 기록했다.

프라자파티는 유용하면서도 저렴한 방법으로 타인을 도울 수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는다. 그는 “평생 경제적으로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빈곤과 치명적인 무더위에 시달리는 이가 없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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