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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시티, 현실 세계 모델 아닌 자유주의 장난감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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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시티, 현실 세계 모델 아닌 자유주의 장난감 세계
겉으로 보았을 때 게임을 즐기기 좋은 심시티의 이면을 보면, 현실 세계 도시 설계자에게 영감을 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게임이 사회적 계획의 당파적 관점을 배반한다.
By KELLY CLANCY, WIRED US

1980년대 중반 당시 윌 라이트(Will Wright)가 게임 개발자 경력을 시작했을 당시 개인 단위 개발을 넘어선 게임 설계가 흥미로운 별개의 작업이라고 생각했다. 다른 플레이어와 창작의 즐거움을 공유할 수는 없을까? 라이트는 플레이어가 자신만의 디지털 메트로폴리스를 구축하여 건강을 유지하고자 필요에 따라 변경하는 새로운 게임의 성공을 확신했다. 라이트가 디지털 메트로폴리스 건설이라는 게임 개발 계획을 게임 출판사에 제시했을 때 개발 비용을 지원하고자 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라이트의 제안에는 확실하게 승리할 방법이 없는 게임을 원하는 이가 있겠느냐는 반응이 돌아왔다. 결국, 라이트는 맥시스(Maxis)라는 게임을 공동 창립하고는 1989년에 심시티(SimCity)라는 게임을 출시했다. 심시티는 당시 최고의 판매 실적을 기록한 게임이 되었다.

라이트는 심시티가 게임 자체보다는 샌드박스나 인형의 집에 더 가까운 게임이라고 생각했으나 현실 세계에서 확대 효과를 가져오면서 도시 설계자 양성 계기가 되었다. 많은 플레이어가 심시티 덕분에 도시 기능과 도시 관리가 이루어져야 할 방식을 더 자세히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심시티의 이면은 현실 심층분석보다는 장난감 세계의 자유주의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제시한다.

라이트의 설계는 제이 포레스터(Jay Forrester)라는 엔지니어가 구상한 도시 계획 모델에서 영감을 받았다. 포레스터는 엔지니어 경력을 쌓으면서 기업부터 공급망 변수, 교육 정책 등 복잡한 체계의 시뮬레이션 구축에 전념했다. 포레스터는 1971년에 출간한 저서 『도시동태론(Urban Dynamics)』에서 기본적으로 시민 사회에서 제 기능을 한다고 판단한 수백 가지 방정식과 변수를 바탕으로 도시 시뮬레이션을 개발했다. 포레스터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경고와 함께 모델을 설명하고, 확고한 정책 권고 사항을 제시하면서 책의 내용을 마무리 지었다. 포레스터가 제시한 모델과 주장이 포레스터 개인이 지닌 자유주의적 정치 성향과 이상할 정도로 비슷한 특징을 담았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 포레스터는 규제를 삼가고, 자유시장을 옹호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포레스터의 모델은 저소득층 가구 해체가 도시 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을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는 견해를 제시한다.
 
[사진=EA]
[사진=EA]

닉슨 행정부 시절의 정치 입안자는 포레스터의 모델을 전혀 비판하지 않고 수용했다. 일부 소도시는 도시 성장 촉진 혹은 현 상태 유지를 바라며, 포레스터의 제안 사항을 채택했다. 포레스터의 방정식의 출처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포레스터가 제시한 변수 변경 사하이 다른 결론을 도출할 가능성을 검증하지도 않았다. 현실 세계에서 이루어진 포레스터의 모델 실험은 대부분 실패했다. 다만, 한 가지 성공 사례가 있었다. 포레스터의 고향인 매사추세츠 콘코드 지역 주민은 포레스터에게 교외 지역 성장세가 마을의 특징을 위협한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당시 주민이 언급한 특징은 지역 주민의 인종을 완곡하게 표현한 것이다.) 포레스터는 제한 구역 법률 지지자였다. 해당 법률은 주택 가격 폭등 현상과 1970년부터 1990년 사이 콘코드 지역의 인구 증가율이 매년 0.05% 미만을 기록한 원인이 되었다. 포레스터는 게임 기반 모델이 언젠가 시민의 논쟁을 대체하고, 언어보다는 미묘한 차이를 더 훌륭하게 포착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포레스터는 “인간의 생각은 사회적 체계의 행동 방식을 해석하는 데 적응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많은 이들이 원인을 효과와 연결하는 능력은 양호하지만, 복잡한 상호관계의 역동성의 원인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고질라와 비슷한 괴물이 임의로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을 공격하는 등 심시티 설계에는 즐거움이 있으나 심시티를 과학적 프로그램으로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는 사례가 많다. 1990년, 로드아일랜드 프로비던스에서 시장 선거 경선 당시 프로비던스저널(The Providence Journal)의 어느 한 15세 프리랜서가 선거 출마 후보 간 심시티 내 경쟁 일정을 성사시켰다. 이후 어느 한 후보는 경선에서 성과와 관련하여 언론의 혹평을 받았다. 비즈니스 컨설턴트 다수가 여러 업계에서 즐길 수 있는 모델을 훈련 및 교육 목적으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라이트에게 갑자기 접근했다. 라이트는 처음에 기업가의 접근을 피하고는 했다. 심시티를 도시 계획 풍자 목적으로만 개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압박에 저항하지 못하고, 단기간 유지된 부서인 씽킹 툴스(Thinking Tools)를 분리했다. 씽킹 툴스는 라이트가 아닌 맥시스의 다른 공동 창립자가 이끌었다. 씽킹 툴스는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교육용 게임을 개발했다. 일례로, 씽킹 툴스는 셰브론(Chevron)에 심리파이너리(SimRefinery)라는 게임을 위탁 제공했다. 해당 게임은 실제 공장에 투입된 적이 없는 사무실 직원의 석유 정제 과정 이해도를 높일 목적으로 활용되었다.

1992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빌 클린턴이 보건복지 개혁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자 어느 한 비영리 단체가 씽킹 툴스에 병원 관리 시뮬레이터 설계 작업을 위임했다. 그 결과로 1994년에 출시된 심헬스(SimHealth)는 여러 정치인과 유명인이 즐기는 게임이 되었다. 심헬스를 즐긴 대표적인 인물 중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의 딸인 첼시 클린턴도 있었다. 맥시스는 심헬스를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이상의 목적을 지닌 정책 수단이자 복잡한 체계 탐색 및 원인 파악용 게임이라고 홍보했다. 플레이어는 새로 선출된 정치인이 보건복지 개혁 유세 운동을 할 것으로 추측했다. 유한한 정치적 상태를 선거 공약의 가치관과 부합하는 정책을 홍보하는 데 이용하기도 했다. 또한, 플레이어가 직접 나침반과 같은 지표인 심헬스로 직접 공식 발표한 가치관과 모순되는 정책 변경 사항을 추적할 수 있었다. 심헬스를 이용한 정책 추적은 자유주의와 평등사상 간의 대립, 공동체와 효율성의 대립 구도에 부합했다. 실제로 전혀 반대할 방법이 없는 것이 이상적이다.

심시티 플레이어와 달리 심헬스 플레이어는 기본 모델을 강조하고, 수많은 변수를 변경할 수 있었다. 그러나 변수를 변경하는 일은 모델 자체를 변경하는 것과 달랐으며, 게임에는 이념적 편견이 확고히 존재하기도 했다. 심시티와 마찬가지로 심헬스에도 게임에서 승리할 방법은 없었다. 그러나 심헬스 속 가치관은 간과하기 어려웠다. 심헬스에서는 캐나다 스타일의 1인 플레이어가 의료 계획을 사회화하였을 때 암울한 장례식 행진을 하는 모습이 화면에 등장했다. 키스 쉬레싱어(Keith Schlesinger)가 『컴퓨터 게이밍 세계(Computer Gaming World)』에 작성한 바와 같이 심헬스에서 승리할 한 가지 방법이 있었다. 쉬레싱어는 “극단적 자유주의 이념을 채택하고, 메디케어(Medicare)를 포함한 모든 연방 보건 복지 계획을 폐지하고는 정부 서비스 비용을 연간 1,000억~3,000억 달러 수준으로 삭감해야 한다”라며, 승리 조건을 설명했다. 안타깝게도 쉬레싱어가 설명한 심헬스 승리 조건은 보건 정책 승리라고 보기 어렵다. 가상 시민이 의료 지원을 일절 제공하지 않는 상태로 남기 때문이다. 초기 몇 달간 민간 보험사도 파산했다. 심헬스라는 게임 자체는 실패했으며, 30년이 지난 현재 미국 정치에 큰 고통을 가하는 관리할 수 없는 문제가 남아있다.

심리파이너리가 확고한 정의가 있으나 복잡한 과정의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 것과 달리 미국 보건 복지 업계 상황은 심헬스가 문제를 더 악화하기만 한 복잡한 문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보건 복지 정책 보좌관이었던 폴 스타(Paul Starr)는 심헬스라는 게임 자체를 거부했다. 스타는 “심헬스에는 그 누구도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한 법안과 정책 경쟁을 이해할 수 없고, 법안과 정책 평가 수준이 훨씬 적은 수준으로 거짓 정보가 넘쳐난다”라고 비판했다. 스타는 심헬스 플레이어가 현실의 합당한 설명을 두고 실수를 범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심헬스 애호가였던 자신의 딸이 단순히 게임 속 전략이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게임의 자유주의에 편향된 전략을 채택한 사실에 절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모든 시뮬레이션은 궁극적으로 시뮬레이션 제작자의 추측에 국한된다. 크리에이터는 사전 설계된 논리를 따라 스스로 포함한 세계관 시뮬레이션을 진행한다. 반드시 세계의 근본적인 요소 무엇도 반영해야 할 필요는 없으며, 원하는 세계를 시뮬레이션하는 것에 훨씬 더 가깝다. 간혹 심시티 플레이어가 심시티의 승리와 가장 가까운 상태에 해당하는 안정 균형 상태를 우연히 접할 수도 있다. 이때 플레이어는 포레스터의 방정식에 숨은 편견을 보게 된다. 일례로, 빈센트 오카스라(Vincent Ocasla)라는 아티스트는 인구 600만 명이라는 설정으로 안정 균형 상태의 도시를 형성했다. 유일하게 주목할 만한 점은 오카스라가 설계한 도시가 자유주의 악몽 세계라는 사실이다. 오카스라의 도시에는 공교육 기관이나 병원, 학교, 소방서 등 공공 서비스가 전혀 없다. 오카스라의 탈이상주의 세계는 시민과 집중된 경찰 인력이 무수히 병폐가 이루어진 도시 구역에 밀집하는 상황이 반복되는 일 외에 다른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심시티와 같은 게임은 사회를 재구성하는 유용한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인류학자 데이비드 그레이버(David Graeber)와 고고학자 데이비드 웬그로우(David Wengrow)는 공동 집필한 저서 『모든 것의 서막(The Dawn of Everything)』을 통해 게임처럼 즐길 수 있는 실험이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명확하게 드러났듯 대부분 창의적인 사회적 구조를 형성하는 데 결정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의식을 펼치는 구역과 관련, “사회적 실험 역할을 했다. 어느 정도 사회적 가능성의 백과사전과 같은 역할을 했다”라고 평가했다. 수백 년 전 유럽 철학자는 인간을 신이 즐기는 체스와 비슷한 게임 속 말이라고 보았다. 게임을 즐기는 신의 결정은 주사위를 굴리듯 지시할 수 있었다. 각각의 인간은 신이 사전에 결정한 역할을 수행하면서 규칙을 지키는 존재였다. 한때 운명이라고 칭한 요소를 다양하게 분리할 방식으로 가능성 이론의 풍부함과 이후 결정 이론, 게임 이론으로 인간은 신이 즐기는 게임의 말에서 게임 플레이어로 바뀌었다.

사고 수단이 이론상 인간에게 더 많은 기관을 부여했으나 변화를 막는 역할에 동원되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게임은 인간의 경제, 기술, 사회 체계 구성을 지탱하는 수단이 된다. 인간은 효율적으로 자본과 관심, 정보를 추출하도록 설계된 눈에 보이지 않는 시장 속에서 인터넷 변화의 모든 측면에 참여한다. 인간의 명성은 소셜미디어 지표, 데이팅 앱 추천, 구매자 및 판매자 평가 등과 같은 지표로 평가받는다. 삶을 게임에 빗댄 구시대적인 비유는 게임을 현실에 활용할 길을 마련했다. 심시티는 플레이어가 직접 선택한 세계를 통제할 건축가가 된다는 점에서 현대에 즐기기 적합한 게임이다. 심시티는 통제라는 환상이 현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상기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imCity Isn’t a Model of Reality. It’s a Libertarian Toy 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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