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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주 ‘막걸리’, 현대 애주가의 주류 소비 방식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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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주 ‘막걸리’, 현대 애주가의 주류 소비 방식 바꾼다
막쿠는 과일 맛을 첨가한 술을 세련된 캔에 담아 한국인이 오랫동안 쌀을 발효하여 즐긴 술인 막걸리의 미국 시장 판매량을 늘리고자 한다.
By ANDREW WATMAN, WIRED US

블랙핑크의 코첼라 공연이 전 세계 언론을 장식했다. 오징어게임은 에미상 6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기생충은 오스카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이 모든 소식은 수많은 한국인이 말하는 한국 문화 열풍인 ‘한류’의 다양한 예시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식음료 부문에서는 케이팝, 영화와 같은 수준의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 못했다. 한국 음식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기에는 매우 뒤처졌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인 중 김치와 불고기, 소주를 좋아하는 이들도 많고, 삼겹살 전문점을 찾아 고기를 굽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모두 주류 상업용 판매 식품보다는 특수 식품에 더 가깝다.

이에, 술(Sool)의 캐롤 박(Carol Pak) 대표가 캔에 담은 막걸리 ‘막쿠(Màkku)’를 중심으로 한국 식음료가 미국 시장에서 널리 판매되도록 하고자 한다.

막걸리는 쌀을 찌고 물과 누룩을 함께 이용하여 간단하게 만들 수 있는 술이다. 막걸리는 우윳빛 색상으로 가장 널리 알려졌다. 미국인 중 막걸리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또, 십중팔구 막걸리를 잘못 발음할 것이다. 막걸리는 한국인이 2,000여 년간 마시던 가장 오래됨과 동시에 사랑하는 술 종류 중 하나이다.

초기에는 농가에서 저렴한 술로 즐겨 마셨으나 서기 시작과 함께 다양한 농작물을 맛있게 즐기고자 막걸리를 만들고는 했다. 수백 년 뒤에는 귀족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는 고품질 쌀을 이용하여 막걸리를 주조했다.

막걸리는 여전히 한국 전통주이자 설날과 같은 명절이면 제사상에 올리는 술이다. 그러나 한국 국경 너머로는 오랜 역사에 걸쳐 이어진 큰 인기를 전파하는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한국 최대 막걸리 수출 기업인 국순당의 2022년 해외 수출 매출은 약 1,000만 달러였다.

미국에서는 주로 한국 식품 전문 시장이나 한식당에서만 막걸리를 접할 수 있다. 게다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막걸리는 750mm짜리 플라스틱병에 전혀 눈에 띄지 않는 모습으로 판매된다. 플라스틱병에 담은 막걸리는 보통 인공으로 맛을 첨가한다.

막쿠의 막걸리는 다르다. 박 대표는 “막쿠는 인공으로 맛을 첨가하지 않는다. 신선한 재료의 맛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막쿠는 신선함을 조금도 놓치지 않은 풍부함을 계속 드러낸다.

막쿠는 달콤하면서도 질리는 맛이 없다. 도수는 맥주보다 조금 더 높은 6%이다. 막쿠는 요거트와 같이 직접 전달하는 맛과 맛의 균형을 유지하는 부드러움은 물론이고, 톡 쏘는 맛도 있다. 어떠한 맛도 첨가하지 않은 막걸리도 있지만, 순수한 사탕수수와 과일 퓨레로 더한 패션후르츠 맛과 블루베리 맛, 망고 맛 등 다양한 맛이 더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퓨레는 막걸리의 일반적인 우윳빛 색상과 함께 맛에 따라 각각 다른 파스텔톤 색상을 더한다. 추가된 색상은 캔에 담긴 상태에서는 직접 볼 수 없으나 잔에 따르면, 색상을 보고 맛도 즐길 수 있다.
 
[사진=Sool]
[사진=Sool]

박 대표는 술을 창립하기 전 미국 맥주 산업 선도 기업인 안하우저부쉬(Anheuser-Busch)에서 근무했다. 안하우저부쉬에 근무할 당시 박 대표는 세계 각지로 출장을 가고는 유기농 및 발효 음료 최신 유행 추세를 정확히 찾아냈다. 박 대표는 “해외 출장을 갈 때면 멋진 술집에 가는 것을 좋아했다. 해외에 방문할 때마다 현지인은 어떤 술을 마시는지 궁금증을 가득 안고 떠났다. 밤 문화가 아니라 주류 문화를 알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가 한국에 방문했을 당시 친구 몇 명이 막걸릿집으로 데려간 적이 있다. 뉴욕 퀸즈 플러싱의 대규모 한인 사회의 어느 한 한국계 미국인 가정에서 자란 박 대표에게 막걸리의 첫인상은 노인이 즐기는 술이었다. 과거, 박 대표가 보았던 TV 프로그램에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막걸리를 마시면서 삶 속 비밀을 횡설수설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TV로 접한 막걸리와 막걸리에 대한 첫인상 때문에 박 대표는 막걸릿집을 찾을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하지만 주류 문화 전문가의 관점에서 막걸리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되었다. 한국에서 막걸릿집을 찾은 뒤 박 대표의 인생이 달라졌다. 박 대표는 당시 방문한 막걸릿집에서 막걸리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박 대표는 “많은 이들이 막걸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에 막걸리의 인기가 크지 않다는 점을 깨달았다. 막걸리는 미국 주류 시장에 진출할 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10년경 한국에서 막걸리 매출이 감소하여 당시 정부가 소비자에게 막걸리 구매 혜택을 제공하고는 막걸리라는 전통주가 사라지지 않도록 했던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젊은 세대의 막걸리 주조 의지가 강해졌다. 심지어 막걸리 주조 분야에서 전문 경력을 쌓는 데 헌신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박 대표는 현재 막걸리 양조장 운영자의 평균 연령이 과거의 절반 수준인 30세라고 추산한다.

박 대표는 퇴사 후 직접 미국 시장에 막걸리를 판매할 새로운 막걸리 브랜드를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박 대표는 소비자가 페이셜 티슈를 볼 때마다 크리넥스를 떠올리듯 막걸리를 언급할 때마다 막쿠를 떠올리도록 하고자 했다. 박 대표는 미국 소비자에게 주류 교육을 해야 한다는 점을 깨닫고, 막걸리 101의 약자를 따라 ‘막쿠’로 브랜드 이름을 지정했다. 박 대표는 “미국에서 막걸리 한 잔을 마신다면, 막걸리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수십 곳의 막걸리 브랜드 상품을 마시고는 매일 맛있는 막걸리를 손쉽게 마실 수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신선한 재료를 넣어서 만들 수 있다. 막쿠는 크림처럼 걸쭉하면서도 탁한 재료를 유지하고는 막걸리가 쌀의 맛을 전하도록 한다. 막걸리 병 맨 밑에 쌓이는 쌀 침전물은 막걸리 캔을 따기 전 부드럽게 흔들어서 막걸리와 섞으면 된다. 막걸리를 마시면서 쌀이 입안에 들어갈 일이 없으며, 막걸리는 깔끔한 뒷맛을 낸다. 막걸리 탄산화 과정은 맥주 주조 과정과 비슷하지만, 탄산은 막걸리의 신선함과 톡 쏘는 맛을 유지하는 수준이다.

막걸리 주조 과정의 깊이와 맛 덕분에 막쿠는 미국 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했다. 미국 시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막걸리 중 쌀 침전물이 있는 막걸리는 거의 없다. 미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막걸리는 탄산 주스에 가깝다. 막쿠는 그동안 어떠한 막걸리 브랜드도 홍보하지 못한 비건이면서 글루텐이 포함되지 않은 술이라는 차이점이 있다.

막쿠를 12온스 캔에 판매하는 것은 박 대표의 제품 인지도 형성이라는 목표에 해당한다. 막쿠는 맥주 캔처럼 보인다. 캔에 담겨있다는 점에서 막걸리가 시원한 맛이라는 점을 암시하기도 한다. 막걸리 캔의 무광 흰색 마감 처리는 물론이고, 캔에 담긴 막걸리 색과 비슷한 진줏빛도 손에 들었을 때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캔 전체에 인쇄된 시그니처와 같은 슬래시 기호는 소비자가 캔을 앞뒤로 흔든 뒤 캔을 따도록 서서히 유도한다. (막쿠 네 캔을 담은 팩 뒷면에는 슬래시 기호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소비자를 위해 ‘부드럽게 흔들어라’라는 안내 사항이 적혀 있다.) ‘막쿠’의 영문 표기에 표시된 악센트 부호는 작고 귀여운 미강유와 같은 모습이자 쌀이 막걸리 주조 과정의 시작이라는 명예를 상징한다.

그러나 막쿠가 미국 시장을 사로잡은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막걸리를 판매하기 적합한 곳이나 매장 진열대에도 막걸리가 없는 미국 시장에서 막걸리를 대중에게 판매하게 된 방법은 무엇일까? 초기에는 식품 규제 당국도 막걸리를 어떤 상품으로 분류해야 할지 알지 못했으나 결국, ‘쌀 와인’으로 분류했다. (실제로 막걸리는 쌀 와인이 아니다.) 박 대표는 막걸리라는 제품 분류 기준의 문제점을 두고, “막걸리를 분류해야 할 기준이 없다. 식품 당국에서는 막걸리를 사케와 같은 술로 해석하여 막쿠 출시를 위해 ‘쌀 와인’이라는 제품 항목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박 대표는 막쿠를 여과 작업을 거치지 않은 쌀 맥주로 다시 분류했다. 미국 주류 규제를 준수하려면, 맥주나 와인, 탄산수 중 하나로 제품 라벨을 부착해야 한다. 박 대표는 막걸리와 맥주의 발효 과정과 탄산화 과정의 유사성, 소비자의 막걸리 소비 경험 때문에 막걸리를 맥주로 분류했다. 맥주 제품으로 다시 분류한 덕분에 막쿠가 지금까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두고, 미국 전역의 홀푸드 마켓(Whole Foods Markets) 내 크래프트 맥주 진열대에 두고 판매하게 되었다.

박 대표는 미국 시장에서 막걸리를 더 정확한 제품으로 분류하고자 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 작업을 위해 미국 주류담배세무역국(US Alcohol and Tobacco Tax and Trade Bureau)이 사이다를 와인의 하위 범주로 구분한 과정을 설명하는 비슷한 템플릿을 이용한다.

막걸리가 고유한 하위 범주를 얻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로스앤젤레스 소텔 지역 인근 소재 블랙비어즈 크래프트(Blackbeard’s Crafts) 양조장 대표 샤얀 포모하마드(Shayan Pourmohamad)는 “주류 시장에서 고유 범주가 지닌 이점은 차별화된 정체성이라는 믿음을 나타낸다. 캐롤 박 대표의 막걸리를 주류 시장의 주류 제품으로 만들고자 하는 목표를 진심으로 신뢰한다. 다양한 이들이 막쿠를 통해 막걸리를 알게 될 길이 형성되는 것을 보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일부 고급 음식점에서도 막쿠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막쿠는 매운 음식과 연기로 구운 음식과 함께 판매한다. AL 일식당 n/soto는 저녁 식사를 판매할 때 맥주잔에 막쿠 캔의 내용물을 담아 판매한다. 또, 유리잔에도 막쿠 캔을 담아 판매하여 막걸리를 더 자세히 알도록 한다. 유리잔에 담긴 막걸리를 마실 때는 쌀 침전물이 유리잔 측면에 붙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n/soto 총괄 책임자 마크 네콜스(Mark Nechols)는 “막걸리는 맥주와 비슷하면서도 과일 특색과 더 부드러운 느낌을 선호하는 고객에게 안성맞춤이다. 간혹 막걸리 구매를 예상하지 못하다 접근성이 좋다는 사실에 놀라는 고객도 있다”라고 말했다.

포모하마드 대표는 막쿠가 단순한 주류 이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막쿠는 경험과 역사의 맛, 주조의 축복을 담은 주류이다”라고 평가했다.

박 대표는 “한국 시장을 넘어서 막걸리가 주류 시장에 편입할 수 있게 되어 매우 기쁘다. 막쿠는 홀푸드 마켓에 판매하여 성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막쿠의 시장 진출 영역을 넓히고 다양한 국가의 유통매장에서 판매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n Ancient Korean Libation Gets Transformed for the Modern Drin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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