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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자체 ‘플라스틱’ 문제로 골머리 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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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 자체 ‘플라스틱’ 문제로 골머리 앓는다
장난감 브랜드 레고가 오일 프리 플라스틱 대체제를 채택하고자 계획을 중단했다. 그러나 생분해성이 없는 플라스틱으로 제작한 블록 수십억 개가 매년 폐기된다. 레고가 지속 가능성을 지닌 기업이 될 수 있을까?
By CHRIS BARANIUK, WIRED UK

레고는 플라스틱 왕국을 설립했다. 플라스틱보다 더 나은 소재로 블록을 제작할 수도 있었다. 레고 블록은 초기에 나무나 금속 등 다른 소재로 제작되지 않았다. 1946년, 레고 창립자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Ole Kirk Christiansen)이 덴마크 최초 플라스틱 주입 몰딩 기계를 구입하면서 레고 블록은 화석연료인 석유로 추출하게 되었다.

레고가 매년 블록 수십억 개를 생산하면서 발생하는 가장 어려운 문제는 오늘날 제품 대부분 아크릴로니트릴 부타디엔 스타렌(acrylonitrile-butadiene-styrene, ABS)으로 제작한다는 점이다. ABS는 생분해성 물질이 아닌 데다가 재활용이 어렵다. 미소를 짓는 모습을 한 미니 피규어가 환경으로 돌아간다면, 서서히 오염 수준이 심한 미세플라스틱으로 분해될 것이다.

한때 기적의 소재이자 단단한 다용도 소재이면서 타는 듯한 테크니컬러로 염색이 쉬운 소재로 알려졌던 ABS는 최근 시가총액 47억 달러를 기록한 가족 친화적 기업 레고에 큰 어려움을 안겨주는 골칫거리가 되었다. 플라스틱이 날이 갈수록 금기가 되는 가운데, 화석연료 사용과 지구의 귀중한 자연 서식지 보호에 서둘러 나서려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플라스틱 대체 소재를 찾거나 플라스틱 오염을 줄일 방법을 찾아야 할 시급성이 커지는 추세이다.

레고는 플라스틱 문제 대응 계획을 세우지 않은 듯하다. 2023년 9월 18일(현지 시각), 레고 그룹 CEO 닐스 크리스티안센(Niels Christiansen)이 기업, 정치인에게 친환경 전환을 넘어서 배출량 제로를 향한 미래를 위한 전 세계의 지지를 촉구하는 덴마크 기업 지도자 중 한 명이 되었다. 이후 레고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ABS 사용을 중단하고 재활용 플라스틱병으로 블록을 제작한다고 널리 홍보한 프로젝트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기록한 채로 종료됐다고 밝혔다. 레고는 2년 전인 2021년,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재활용 폴리에틸렌 테레프맅레이트(recycled polyethylene terephthalate, rPET)라는 이름의 적당한 강도를 지닌 대체 플라스틱 개발 과정이 인상적인 수준으로 진전을 거두었다고 전했다.

레고 지속 가능성 부사장 팀 브룩스(Tim Brooks)는 “레고는 rPET를 개발하려 열심히 노력했다. 색상을 입히는 작업과 생산량을 늘리는 일이 어려웠다”라며, rPET 프로젝트 상황을 되돌아보았다.

그러나 rPET 프로젝트 문제보다 더 큰 문제가 있었다. 레고 내부에서 ‘움켜잡는 힘’이라고 칭하는 다른 블록과 서로 확실히 연결할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한 rPET 블록을 제작해야 한다는 임무에서 엔지니어는 rPET 소재의 상당한 처리 전후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 과정에는 rPET의 습기를 제거하여 극도로 건조한 rPET 제작 과정이라는 에너지 집약도가 높은 과정이 포함되었다. 레고 연구팀은 모든 계산을 끝낸 뒤 rPET 제작과 rPET의 문제를 모두 보완할 새로운 장비 전체를 설치하는 과정이 기존 ABS보다 탄소발자국이 더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레고는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블록 1kg당 rPET의 탄소발자국 대비 ABS의 탄소발자국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는 것을 거부했다. 다만, ABS는 플라스틱 장난감 생산량 1kg당 석유 2kg을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레고의 부드러운 블록 200여 개가 브라질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생물 기반 플라스틱으로 제작된다. 브룩스 부사장은 레고가 단단한 부품의 재료로 환경 친화성이 우수한 ABS의 대체 소재 개발 작업을 계속 추진한다고 밝혔다. 그 예시로 생물 기반 플라스틱을 ABS에 포함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하지만 여전히 모두 개발 단계에 있다.

비욘드플라스틱(Beyond Plastics) 회장 주디스 엔크(Judith Enck)는 “앞으로 레고는 실제로 ABS 대체를 개발을 마칠 때까지 관련 프로젝트를 발표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은 추후 20년간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이 두 배 증가할 계획으로 내다보았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환경 옹호 단체가 전체 플라스틱 생산량 중 절대다수인 95%는 절대로 재활용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기업 지속 가능성 전문가 파올로 타티치(Paolo Taticchi) 박사는 레고가 ABS 대체 소재 개발 프로젝트에 거액을 투자하여 탈탄소 부문에서 신뢰도가 높은 기업이었다고 말했다. 일례로, 레고는 2015년, 1억 5,500만 달러를 투자하여 지속 가능 소재 센터(Sustainable Materials Center) 설립을 추진했다. rPET 개발 작업은 성공하지 못했으나 레고 엔지니어 150명이 여전히 대체 소재 개발 계획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타티치 박사는 모호하게 이야기하지 않았다. 오늘날 탈탄소는 단순히 달성하면 좋기만 한 것이 아니다. 타티치 박사는 “레고는 플라스틱 오염 해결책을 찾지 않는다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2022년, 레고의 영업이익은 19% 하락하며, 2004년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는 점을 별도로 언급할 수 있다.

미국 에너지부 산하 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의 그렉 베컴(Gregg Beckham) 박사는 실질적으로 ABS 대체 소재를 찾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베컴 박사 연구팀은 ABS의 생물 기반 기능 대체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최고급 레고 소재를 위해 특별한 소유권이 필요할까? 베컴 박사는 “ABS의 확실한 대체 소재를 개발하려면, 특별 소유권이 필요하다”라며, 많은 기업이 비슷한 기술 확장 작업을 진행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플라스틱이 자연환경에 계속 존재하는 방식의 인식이 커지는 추세이다. 레고 장난감을 포함해 오랫동안 존재를 잊고 방치한 플라스틱 장난감은 결국, 구소련 관료 가족의 은신처였던 폴란드의 옛 핵미사일 기지에서 다시 발견되기도 한다.

인간이 버리는 레고 장난감 모두 해양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바다에서 잃어버린 레고(Lego Lost at Sea)’ 프로젝트 창립자 겸 작가인 트레이시 윌리엄스(Tracey Williams)는 잉글랜드 콘월 지역 어부와의 인터뷰를 통해 어망에 레고 장난감이 대거 잡힌 사실을 확인했다. 윌리엄스는 2020년, ABS로 제작한 작은 레고 장난감 소량이 바다로 떠밀려 가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최소 100년, 최대 1,300년간 생성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윌리엄스가 수집한 해양에 폐기된 레고 장난감 중 일부분은 50년 전 판매된 제품이다. 그러나 대부분 레고 장난감 약 500만 개를 실은 출하 컨테이너에서 잃어버린 제품이다. 1997년, 거센 파도가 토키오 익스프레스(Tokio Express) 선박을 강타하면서 화물선이 물속에 가라앉았다.

윌리엄스는 “해양 생물이 자랄 때까지 레고 장난감이 26년간 바닷속에 방치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레고 플라스틱은 놀라울 정도로 처음과 같은 상태로 바닷속에 남아있었다”라고 말했다.

물속에서 건진 레고 장난감 부품 상태는 제각각이었다. 그러나 일부 부품은 오랫동안 파도 속에 묻혀 있거나 사구에 부딪혀도 다시 사용해도 될 만큼 놀라울 정도로 상태가 좋았다. ABS의 내구성 자체에서도 레고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중 적어도 일부 문제의 답을 줄 수 있다.

브룩스 부사장은 “레고 장난감 수명을 최대한 긴 수준으로 보장하고자 했다”라며, 중고 레고 제품을 레고로 돌려보내서 분류, 세정, 재포장 작업을 진행하여 아동에게 기부한다는 레고의 반복 계획 목표를 설명했다. 레고는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만 추진하는 레고 반복 계획 채용 인력을 정확히 밝히는 것을 거부했다. 레고 반복 계획은 가끔 레고 장난감 세트 분해와 기계 작업, 수작업을 통한 블록 분류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품질이 핵심이다. 브룩스 부사장은 “레고는 작은 레고 보물선 해적 장난감의 흉부에 아동의 잇자국이 남은 것을 본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레고와 다른 장난감 기업을 구분하는 특성은 레고가 적어도 종종 가족 고객을 유지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부모 세대를 지나서 자식 세대도 레고 장난감을 찾는다. 수십 년 전 제작한 블록은 오늘날 생산된 제품과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2022년, 미국 드폴대학교 지속 가능성 연구원인 크리스티 클리마스(Christie Klimas)는 레고 장난감 세트 3종, 바비 인형, 젠가 게임, 부드러운 강아지 장난감 2종을 포함한 아동 장난감 여러 제품의 환경 영향을 추산한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해당 연구는 각각의 제품 이동을 포함한 다양한 조건을 추산하여 레고 장난감 세트 중 가장 큰 스타워즈 전투 선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많다고 계산했다. ABS 함량 때문이다. 레고 대변인은 해당 연구 논문의 계산에 결함이 있다고 설명하며, 20시간으로 추산한 소비자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시간은 제품의 긴 수명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라고 주장했다.

클리마스는 연구 논문으로 발표한 분석 결과가 제품 수명주기 평가 국제 표준을 바탕으로 한 것이며, 와이어드에 제공한 추가 계산 결과를 통해 레고 장난감 3종을 사용하는 시간이 32~64시간이었으나 최소 61g, 최대 374g인 제품 간 크기 차이가 크지만, 각각의 제품 사용 시간 1시간당 탄소배출량은 실질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초기 분석 결과는 플라스틱 위주로 특정 추세를 드러내며, 플라스틱은 제품의 전체 환경 영향 수준이 더 높은 것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배터리를 장착해야 하는 부드러운 강아지 장난감을 예시로 살펴보자. 클리마스는 “배터리가 아닌 플라스틱 구성요소인 나일론 케이스는 장난감의 환경 영향을 더하는 요소이다”라고 설명했다.

와이어드의 취재에 응한 이들 중 다수는 레고 장난감을 수년간 사용하거나 판매한다는 점을 언급했다. 레고 장난감 예술 작업에 참여한 적이 있는 영국 아티스트 앤디 모리스(Andy Morris)는 어린 시절 모은 레고 장난감을 판매하여 대학 등록금을 모았다. 이제 선물용 맞춤 세트와 디오라마를 제작한다.

2021년, 러시아 경제학자는 중고 레고 세트의 평균 가치가 1년 사이에 11% 증가했으며, 일부 매력적인 제품은 단 몇 년간 사용한 뒤 초기 가격보다 몇 배 더 인상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레고 장난감을 플라스틱의 단기 사용이나 폐기, 적용 사례와 똑같은 기준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영국 킬대학교 교수 샤론 조지(Sharon George)는 “그동안 사회 단위에서 플라스틱을 부정적인 대상으로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는 올바른 일이 아니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세계 각지에서 기존 레고 장난감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시장을 개발하면서 신제품 생산량을 줄이거나 레고 세트 대여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레고의 환경 영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2019년, 레고는 신제품과 중고 제품 온라인 시장 운영 기업인 브릭링크(BrickLink)를 인수했다. 레고의 반복 계획 규모를 확장한다면, 장난감 순환을 대거 늘릴 수 있을 것이다.

엔크 회장은 레고의 반복 계획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듣고 열광하였다. 엔크 회장은 “반복 계획은 멋진 계획이다”라며, 레고가 ABS 플라스틱 생산량을 동시에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재사용과 ABS 생산량 감소가 미래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Lego Is a Company Haunted by Its Own Plast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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