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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앱, 아프간 여자 축구팀 영화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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왓츠앱, 아프간 여자 축구팀 영화 제작
영국에서는 단 대 단 암호화 기술을 위협하는 법률 추진으로 위협을 받는 가운데, 왓츠앱이 자체적으로 탈레반 정권에서 피난길에 오른 아프가니스탄 여자축구팀의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했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영국 정부가 더는 온라인 포르노를 원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사기와 악성 온라인 사용자도 원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자살이나 섭식장애를 조장하는 SNS 게시글도 원하지 않는다고 선언했다. 영국 정부는 영국을 온라인 환경이 가장 안전한 국가로 전환하고자 의회에서 이른바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Bill)’을 확실히 추진했다.

그러나 위키피디아부터 시그널까지 여러 테크 기업은 온라인 안전법이 너무 과도한 법률이면서 인터넷 안전성을 향상하기보다는 실제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온라인 안전법의 실효성 논쟁에서 가장 큰 목소리를 낸 기업은 영국 내 최대 인기 모바일 앱이자 대다수 영국인이 사실상 소통 수단으로 사용하는 메시지 서비스 기업인 왓츠앱이었다. 왓츠앱은 온라인 안전법이 자사 서비스의 단 대 단 암호화 기술 존립 위협을 제기한다고 보았다.

왓츠앱은 영국 정치인이 온라인 안전법을 개정하도록 설득하고자 영국의 온라인 프라이버시 침해를 세계에서 억압 수준이 가장 심각한 정권인 이란의 온라인 프라이버시 문제와 비교하는 등 왓츠앱의 문제점을 모욕했다. 또, 왓츠앱은 온라인 안전법이 통과된다면, 영국 사용자의 서비스 접속 차단을 다짐하는 등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제 왓츠앱은 암호화 기술 보호 주장에서 힘을 실어줄 새로운 아군을 얻었다. 바로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팀이다. (다만,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팀이 왓츠앱의 암호화 기술 보호를 지지하게 된 것은 마지못해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있다.)

2023년 8월 2일(현지 시각), 왓츠앱이 아프가니스탄 여자 청소년 축구팀이 왓츠앱을 이용해 2021년, 미군 철수 이후 혼란 속에서 탈레반의 억압에서 탈출하고자 협력한 사실을 담은 영화를 공개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을 철수했을 당시 여성 인권 운동가와 함께 여자 축구팀이 탈레반의 다음 억압 대상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탈레반 정권에서는 여성의 스포츠 참여를 이슬람에 어긋나는 행위로 간주하기 때문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왓츠앱의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팀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는 개인 정보를 보호한 상태에서 소통할 수 없어 영향을 받는 범죄자의 문제만 다룬 것만은 아니다. 왓츠앱 세계 문제 부사장 빅토리아 그랜드(Victoria Grand)는 “왓츠앱은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팀의 사연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를 제작해 여성이 직면한 특별한 안전 문제는 물론이고, 프라이버시를 보호한 소통이 세계 어느 곳에 있든 모든 사용자의 자유로운 발언을 지원한다는 인식을 제기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랜드 부사장에게는 다큐멘터리 영화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적절한 시점에 제때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전했다. 온라인 안전법은 암호화 기술을 분명히 저하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현재 제출된 초안은 영국 통신 당국이 SNS 플랫폼을 대상으로 아동 성 착취 콘텐츠를 찾을 목적으로 개인 메시지를 스캔하도록 강요한다. 암호화 서비스도 적용 법안 적용 예외는 아니다.

영국 이외에 다른 국가도 현재 암호화 기술 개혁을 논의 중이다. 유럽연합 회원국도 온라인 안전법과 비슷한 법안을 두고 협상 중이다. 2023년 7월, 미국 쿠퍼데이비스법(US Cooper Davis Act)은 암호화 기술에 맞선 법률 집행 기관의 싸움의 새로운 국면을 열었다. 그랜드 부사장은 “암호화 기술을 향한 위협 수준이 역사상 가장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라고 주장했다.

왓츠앱이 제작한 30분짜리 영화는 아프가니스탄 15세 이하 여자 청소년 축구팀 선수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및 수도 카불의 탈레반 장악 위험 소식을 접한 뒤 혼란에 빠져 메시지를 주고받는 내용을 보여준다. 축구팀 선수들은 “SMS를 사용하지 마라”, “탈레반이 SIM 카드로 해킹한다고 들었다” 등과 같은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메시지를 주고받은 선수 중 한 명인 파테마(Fatema) 는 카메라 앞에 서서 “탈레반이 집까지 나를 쫓아온 뒤 즉시 살해할 것이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기 시작했을 당시나 2023년인 지금이나 탈레반이 개인 메시지를 가로챌 수 있는 수준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탈레반이 현지 이동통신 기업을 장악한다면, 사실상 SMS를 통해 보낸 메시지 내용 모두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왓츠앱 메시지는 단 대 단 암호화 기술이 적용돼, 정확한 메시지 내용은 메시지 전송자와 수신자만 읽을 수 있다. 디지털 권리 단체 액세스 나우(Access Now)의 아시아태평양 정책 자문 위원인 남라타 마헤쉬와리(Namrata Maheshwari)는 “아직 탈레반의 이동통신 서비스 장악 수준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디지털 통신과 데이터 모두 여성과 인권 운동가, 언론인을 중심으로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왓츠앱이 제작한 다큐멘터리 영화는 캐나다에 거주 중인 아프가니스탄인인 여자 축구팀 감독 파쿤다 무타즈(Farkhunda Muhtaj)를 단체 대화에서 소개한 모습을 보여준다. 미국 정보국 관료가 밝힌 바에 따르면, 무타즈 감독은 여자 축구팀 선수의 피난 지원에 자발적으로 나섰다. 영화는 선수 여러 명이 무타즈 감독에게 탈출 협력을 위해 필요한 서류를 보낸 사실과 무타즈 감독이 선수에게 선수가 가야 할 곳을 담은 GPS 정보를 보내면서 협력하는 과정도 보여준다. 여자 축구팀 선수단은 몇 차례 아프가니스탄 탈출에 시도하여 불안감에 시달린 데다가 지친 상황에서 가족과 함께 카불에서 차량으로 9시간 떨어진 도시인 마자르 이 샤리프로 이동한다. 선수단이 피난처에서 21일간 지낸 뒤 무타즈 감독이 선수단에게 포르투갈행 비행기를 보냈다. 선수단과 가족은 포르투갈 난민 피난처에서 지냈다. 축구팀 소속 선수 여러 명은 축구를 계속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탈레반은 여자 축구팀 선수가 아프가니스탄 국기를 달고 경기에 출전하는 것을 막는 탓에 지금은 아옌다 FC(Ayenda FC)라는 이름으로 경기에 출전한다.

영화에는 서류 전송, 음성 노트 전송을 포함하여 왓츠앱의 다양한 기능이 등장한다. 그러나 영화에 등장하는 선수와 감독 모두 ‘암호화’라는 단어를 언급하거나 영국의 온라인 안전법과 유럽연합의 비슷한 법안과 관련된 사항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대신, 메시지는 아프가니스탄 여자 축구팀 선수가 앱의 암호화 기술 덕분에 메시지를 안전하게 주고받을 수 있다고 느꼈다는 점을 암시한다. 무타즈 감독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선수단 탈출 작전 내내 메시지 내용 중 어떤 내용이라도 탈레반이 가로챘다면, 여자 축구팀 선수와 가족의 목숨 모두 위험에 처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인 수천 명이 탈레반 점령 소식에 겁에 질려 고국을 떠나려 한 가운데, 실제로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신원 탈취가 문제가 되었다.

왓츠앱은 영화에서 온라인 안전법 관련 언급을 피했다. 무타즈 감독은 온라인 안전법 관련 사항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안전법 관련 논의는 일반 사용자가 파악하기 어려운 기술적 상세 정보 검증을 가로막는다. 영국 아동학대 방지 협회(NSPCC)를 포함한 아동 보호 단체는 온라인 안전법을 지지하며, 기술을 이용하여 왓츠앱 등 여러 앱에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고 아동 착취 관련 게시물을 감지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온라인 안전법 비판 세력은 기술로 프라이버시 침해 없는 아동 성 착취물을 찾는 일이 불가능하며, 항상 실현할 수 없는 일이 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온라인 안전법 비판론자로 알려진 메레디스 휘태커(Meredith Whittaker) 시그널 재단(Signal Foundation) 회장은 암호화 기술을 적용한 앱이 클라이언트 측 스캔을 진행하면서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는 것이 ‘마법과 같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영국의 온라인 안전법을 포함하여 아동 성 착취물을 찾는다는 취지로 모든 메시지를 확인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 관련 논쟁은 감정적으로 과열되기도 했다. 온라인 안전법을 지지하는 정치인은 아동 성 착취 게시물이 암호화 앱을 통해 공유될 때 아동이 겪는 고통을 감정적으로 상세히 설명했다. 이제 왓츠앱은 다소 극단적인 사례를 제시하지만, 프라이버시 보장 시 이익을 누릴 수 있는 이들을 주목한다. 과거, 왓츠앱과 협력하여 왓츠앱의 아프가니스탄 여자 청소년 축구팀 관련 영화의 사이버 보안 측면 중요성을 기자단과 이야기한 디지털 권리 단체인 아티클 19(Article 19) 수석 연구원인 아프사네 리곳(Afsaneh Rigot)은 “영국의 온라인 안전법 관련 상황은 전 세계로 확산되는 파급효과를 낳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리곳 연구원은 영국이 왓츠앱 메시지를 볼 수 있는 백도어를 허용하는 법안을 도입한다면, 탈레반과 같은 억압 정권이 온라인 안전법과 같은 법안 도입을 정당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영국 상황에 따라 탈레반과 같은 정권은 ‘영국에서 개인 메시지를 볼 수 있는 백도어를 허용했다. 탈레반도 같은 법안을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있는가?’라는 주장을 펼칠 것이다. 암호화 기술이 적용된 메시지 내용 확인을 두고 논쟁을 벌이기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sApp Made a Movie About Afghan Women’s Soc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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