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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CEO 린다 야카리노, 위기 속 등장한 여성 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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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 CEO 린다 야카리노, 위기 속 등장한 여성 임원
일론 머스크가 린다 야카리노를 트위터 CEO로 임명한 것은 남성이 이끈 기업이 위기에 빠졌을 때 갑자기 여성 지도자를 내세우는 형태를 반복한다.
By VITTORIA ELLIOTT, WIRED US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CEO로 부임한 지 2개월이 되었던 2022년 12월, 트위터 사용자에게 자신의 CEO 사임 여부를 묻는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 응답자 다수에 해당하는 57.5%가 일론 머스크의 사임 찬성표를 던졌다. 이후 머스크는 “내 뒤를 이어 트위터 CEO가 될 멍청한 인물을 찾는 즉시 사임할 것이다! 사임 후에는 소프트웨어와 서버팀만 운영할 것이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2023년 5월, 머스크는 실제로 실패 위기에 처한 트위터를 이끌 정도로 어리석은 인물을 찾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바로 린다 야카리노(Linda Yaccarino)가 그 주인공이다. 과거, NBC유니버설(NBCUniversal) 글로벌 광고팀을 이끈 적이 있는 야카리노가 CEO 자리를 물려받게 되면서 매우 좁은 테크 업계 여성 지도자 인재 범위가 확장되었다.

야카리노는 광고 업계에 매우 유능한 지도자로 널리 알려졌으나 직장 내 성별 역동성 연구 전문가 사이에서는 야카리노가 위기 상황에 여성이나 소수 집단 출신 인재를 기업 지도자로 내세우는 위험한 패턴으로 발생한 가장 최근의 피해자라고 본다. 즉, 여성이 조직의 위기 도중 가장 높은 자리로 승진할 확률이 가장 높다는 뜻이다. 가장 힘겨운 시기에 기업을 이끌기 때문에 여성 지도자의 성공 확률이 더 낮은 것처럼 보인다.

직장 내 성별 역동성을 연구한 유타주립대학교 사회학자 크리스티 글래스(Christy Glass) 박사는 “어느 측면에서는 여성을 위기 속 지도자로 내세우는 것보다 일론 머스크가 시작한 난제라는 더 나은 정의를 본 적이 없다. 트위터의 상황에서 완벽한 폭풍을 일으킬 요소인 것처럼 보인다”라고 말했다.

과거, 테크 업계에서 조직의 위기 상황에서 여성 지도자를 내세운 사례 중 2012년, 구글 이사였던 마리사 메이어(Marissa Mayer)가 야후 CEO가 된 것을 언급할 수 있다. 2012년 당시 야후는 구글과 페이스북에 맞서 급속도로 시장 점유율을 잃었다. 결국, 메이어는 버라이즌과 45억 달러 상당의 판매를 협상한 뒤 사임했다. 또, 투자자 엘렌 파오(Ellen Pao)는 2014년, 레딧 플랫폼 문제를 정리하기 위해 CEO로 부임했으나 이듬해 사용자의 집단 반발 이후 사임했다.
 
[사진=Linda Yaccarino Twitter]
[사진=Linda Yaccarino Twitter]

머스크의 트위터 인수는 위기 속에서 여성 지도자를 내세울 전형적인 상황을 형성하면서 트위터가 하락세로 향하도록 했다. 2021년 기준 트위터 매출 90%는 광고 수익이었으나 일론 머스크가 인수한 뒤에는 광고 기업이 사라지면서 광고 매출이 급락했다.

2022년 10월,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한 직후 대규모 정리해고를 단행했다. 해고 인력 다수는 트위터 콘텐츠 관리와 정책 담당 인력이었다. 그와 동시에 신나치주의 세력을 비롯해 과거에 금지된 사용자가 트위터에 복귀하도록 했다. 2022년 12월, 월스트리트저널은 트위터 실적이 40% 급락했다고 보도했다. 트위터 블루(Twitter Blue)라는 이름으로 출시된 머스크의 구독 사업 설립 계획은 매우 적은 실적을 올렸다.

현재 트위터의 문제에 맞서는 것은 모든 CEO에게 힘겨운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위기 상황에 여성 지도자를 내세운다”라는 표현을 공동으로 만들어 낸 호주 퀸즐랜드대학교 사회 및 조직심리학 교수 알렉산더 하슬람(Alexander Haslam)은 가부장적인 현 상황에서 종종 선호할 만한 유능한 여성 지도자를 구성원으로 포함하였으나 이는 기업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하기 전까지의 일이라고 말한다. 기업이 문제를 겪게 되면서 기본적인 변화를 감행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고자 할 때 과감하게 기존 지도자와는 다른 유형의 지도자를 내세우는 방법을 손쉽게 선택할 수 있다.

하슬람 교수는 “다른 경로를 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최대한 실감이 나면서도 분명하게 보여주는 방식으로 소통할 필요가 있다. 과거와는 다른 형태가 분명할수록 변화를 택한 듯한 신호가 더 두드러진다. 따라서 많은 기업이 위기 상황 속에서 여성이나 다른 소수 집단 출신 구성원을 신임 지도자로 선호한다”라고 설명했다.

야카리노가 트위터의 주요 매출 달성 분야인 광고 분야에서 쌓은 경력을 고려하면, 하락세가 이어지는 트위터 사업의 구세주로 야카리노를 선택한 것이 합리적인 선택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와이어드의 취재에 응한 복수 전문가는 여성이 위기를 직면한 기업의 새로운 지도자가 되는 이유 중 하나는 능력이 뛰어나더라도 일반적인 상황에서 여성이 지도자로 승진할 기회가 적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업 내 여성 임원의 네트워크 형성 기관인 아테나 얼라이언스(Athena Alliance) CEO 코코 브라운(Coco Brown)은 “다수 여성 임원이 최초로 기업 내 강력한 권력을 지닌 지도자가 될 기회를 얻게 되는 때는 부서나 기업 전체가 중대한 변화를 맞이한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위험성이 분명한 상황에서도 실패 위험성이 있으나 위기 속에서 여성 지도자가 될 기회를 거절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글래스 박사는 조직 내부 위기 상황에서 여성이 지도자로 임명될 확률이 더 높은 것에 위기 상황 자체를 탓할 수는 있지만, 이후 백인 남성 CEO가 부임하여 연구원이 칭한 바와 같이 이른바 구세주 효과를 누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글래스 박사는 “여성 CEO가 두 번째 기회를 받는 일은 매우 드물다. 여성 CEO에게는 예상치 못하게 발생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위기 상황에서 기업 지도자로 임명되는 것이 유일한 기회가 될 수 있으며, 미래 기업 지도자 경력을 향해 나아가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글래스는 여성이 종종 기업이 제대로 된 과정으로 향하도록 돕는 데 가장 적합한 인물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대표적으로 제너럴 모터스 CEO 메리 바라(Mary Barra)가 2008년 금융 위기 사태 이후 기업을 파산 위기 직전 상태에서 구해낸 유명한 사례를 언급할 수 있다. 또, 제록스 CEO 앤 물라치(Anne Mulachy)는 통제가 어려운 수준의 위기 상황에서 매출을 기록하고, 2009년에 사임했다.

기업의 성별 격차 해소 기관인 ‘동등성을 위한 패러다임(Paradigm for Parity)’ CEO 산드라 퀸스(Sandra Quince)는 야카라노의 성공 가능성은 야카리노가 트위터를 이끄는 기간과 더 나은 방향으로 자유롭게 이끌 가능성이 부분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진단했다. 트위터 이사회의 지지도와 일론 머스크가 실제로 야카리노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할 의지가 중요할 것이다.

머스크는 야카리노가 CEO가 되면, 자신은 트위터 이사회 일원으로 합류함과 동시에 최고 기술 책임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현재 최고 운영 책임자 그윈 숏웰(Gwynne Shotwell)이 일일 운영 책임을 지는 스페이스X와 테슬라 CEO이기도 하다.

퀸스는 “야카리노에게는 기업 운영 시 구상한 비전을 지원할 이사회가 필요하다. 야카리노는 자신 이외에 다른 부분도 이끌어야 한다. 트위터 내부에 위기가 닥친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그 누구도 완벽한 지도자가 될 수 없으며, 여러 차례 실수를 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야카리노의 CEO 부임을 실패하는 기업이 지푸라기를 잡는 심정으로 택한 행보라는 냉소적인 시선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브라운은 트위터 구원 가능성을 떠나 야카리노가 위기 속에서 트위터 CEO 임명을 받아들인 용기에는 박수를 보낼 만하다고 평가한다.

브라운은 “여성 지도자 선임을 공개적으로 실패 조건 형성이 되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대신 야카리노가 영웅과 같은 인물이 될 수 있는 결정을 즉시 내린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야카리노가 실패할 것으로 본다. 하지만 야카리노가 다수의 부정적인 시선을 떨치고 성공한다면, 멋지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야카리노가 트위터의 위기를 다룬다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뒤 확산된 모든 일 중 가장 놀라운 변화가 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witter CEO Linda Yaccarino Is Teetering on the Glass Cl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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