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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ADHD 빠른 진단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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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ADHD 빠른 진단 돕는다
ADHD 초기 진단이 범죄율 감소에 도움이 되며, 개인의 삶을 크게 향상할 수 있다. 그러나 에산 부족에 시달리는 영국 국민보건서비스가 ADHD 초기 진단 서비스를 유지하는 데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By JACK NEEDHAM, WIRED UK

38세인 케이시(가명)는 어린 시절 항상 무언가에 집중하는 것이 어려웠다. 케이시의 과거 학생기록부에는 “전체 수업 내용을 간신히 이해한다. 간혹 수업 과제를 완료할 때도 있으나 다른 급우의 집중력을 흩트린다”라고 작성됐다. 케이시가 최근 찻잔 선반 뒤를 정리하면서 우연히 발견한 학생기록부에 적힌 내용이다.

학생기록부에 언급된 케이시의 집중력 문제는 성인이 되어서도 이어졌다. 케이시는 변덕에 따라 값비싼 제품 구매 욕구를 느끼고는 충동구매를 한다. 케이시는 거의 입지 않은 명품 의류나 단 3번만 운전한 5,000파운드 상당의 캠퍼 밴을 사들였다. 케이시의 동료는 이상한 이메일의 철자 오류 문제 때문에 케이시가 난독증이 있는지 궁금해한다. 케이시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을 모색했으나 효과가 없는 듯하다. 케이시는 36세에 자신이 그동안 진단받지 못한 ADHD 증세가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케이시의 행동은 스스로 ADHD를 처음 의심했을 당시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웹사이트에서 읽은 몇 가지 증세와 일치한 것으로 보였다. 케이시는 “당시 NHS의 ADHD 증상 관련 내용을 읽을 때, 100% 나 자신의 이야기를 옮긴 것처럼 느꼈다”라고 말했다. 케이시는 일반의를 찾았으나 거주지 인근에는 성인 ADHD 치료 지원이 되지 않는다고 안내받았다. 케이시는 지역 국회의원에게 성인 ADHD 치료 지원을 간청하고, ADHD 재단에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메일을 작성했다.

케이시는 절망적이었으나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당시 케이시는 2년가량 배우자의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상황이었다. 케이시의 남편은 언어폭력을 일삼으면서 케이시를 조종하고 신체적 폭행도 가했다. 케이시의 주장에 따르면, 몇 차례 폭행 이후 경찰이 신고 전화를 받고 케이시의 집으로 출동했으나 남편은 체포되지 않았다.

2019년 12월, 경찰이 신고 전화를 받고 케이시의 집으로 출동해, 케이시를 데려가 격리하면서 가정폭력의 고통이 끝났다. 케이시는 경찰에 이끌려 계단 아래로 이동할 때, 자신을 체포한 경찰관을 때리고 깨물었다. 케이시는 경찰관 폭행 혐의로 기소돼, 2020년 2월에 법정에 섰다. 부모님께 사실을 말하기에 너무 수치스러웠던 데다가 남편이 동행하기를 거부해, 케이시는 자신의 변호인과 함께 둘이서 법정에 나섰다.

이제 케이시는 가정폭력을 일삼던 전 남편과 함께 지내지 않는다. 그리고, 2020년 9월, 38세가 돼서야 ADHD 진단을 받았다. 케이시는 그 후 ADHD 치료를 시작했으나 ADHD를 더 빨리 발견했다면 자신의 삶이 얼마나 달라졌을지 궁금해하기 시작했다. 케이시는 “스스로 ‘40세가 다 되어갈 때까지 ADHD를 알아챈 이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계속 궁금하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만약, ADHD를 더 일찍 의심했다면, 경찰이 출동했을 당시 똑같이 행동했을까? 더 이성적으로 대처했을까? ADHD 때문에 경찰관을 폭행한 사실은 평생 기록이 남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영국 아동 3~5%와 성인 2%가 ADHD를 겪고 있으나 매우 심각할 정도로 진단하지 못하는 질병 중 하나이다. 약 150만 명으로 집계된 성인 ADHD 환자 중 단 12만 명이 과거부터 ADHD를 진단받았다. ADHD와 비슷한 증세는 다음과 같다. 과잉 행동이나 집중 불가능 등이 일반적인 특성이지만, 지나친 수다나 위험 인지 능력 부족 등 잘 알려지지 않은 ADHD 증세도 많다.

ADHD는 범죄 행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2012년 발표된 연구 데이터에 따르면, ADHD를 앓는 성인은 ADHD 증세가 없는 이들보다 범죄를 저지를 확률이 더 높다. 성인 죄수 약 25%가 ADHD와 일치한 증세를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아동·청년 안전지대(CYPSE)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 죄수 중 ADHD 환자 비율이 30~40%로 집계됐다. 영국 전체 인구와 비교했을 때, 성인 ADHD 환자 비율은 5%이다.

임상의이자 포렌식 물리학자인 수잔 영(Susan Young)은 자신의 전문직 경력 중 20여 년간 ADHD와 범죄 행위 간의 관련성을 연구했다. 영은 1990년대 중반, 런던 남부 지역인 모드슬리 병원에서 연구를 시작해, 성인 ADHD 치료를 위한 첫 번째 임상시험 설정을 도왔다. 시간이 지나고 1차 임상시험 당시 평가 대상이 된 피실험자 대부분 추가 실험 약속 시간에 맞추어 나타나지 않았다. 영은 피실험자가 나타나지 않은 이유에 의문을 제기했다. 모두 약속 일정을 잊은 것이 아니었다. 감옥에 수감돼 추가 임상시험에 참석하지 못한 것이다.

2016년, 영은 ADHD의 행동장애가 감옥 수감과 폭력, 비폭력적 공격 등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애버딘교도소 내 성인 남성 수감자 196명이 심리 증상 검토 질문지인 증상 확인 목록-90(Symptom Checklist–90) 조사를 마쳤다. 27명이 ADHD 검토 범위에 해당했다.

영의 연구 결과는 범죄 행위 대다수가 반응에 따라 이어진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영은 “ADHD 환자는 계획한 조직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기회에 따라 공격성을 보인다. 이성을 잃고 분노해 술집에서 싸움과 같은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여러 연구를 통해 ADHD 초기 발견과 의학적 치료가 남성과 여성의 공격성을 각각 32%, 41%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영국은 ADHD 자원이 심각할 정도로 적다. ADHD를 치료할 일반의가 부족한 데다가 전문 치료 시설도 드물다. 영국에서는 약 2만 1,000명이 공식 ADHD 진단을 기다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ADHD 진단 검사는 일련의 여러 검사를 진행하는 곳에서 일반의와 대면 진단 과정을 거치게 된다. 물리적 검사를 하고, 간혹 배우자와 부모, 교사와 면담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ADHD 진단은 매우 복잡하다. 조울증이나 자폐증, 저혈당까지 여러 질환이 ADHD와 비슷한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성인 ADHD도 아동 ADHD 진단과 똑같은 형태로 나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기계 모델이 ADHD 진단에 도움을 줄 수 있을까? 케이시는 세포장애와 관련된 요소를 찾는 데 돕는 온라인 검사 툴인 두잇프로파일러(Do-It Profiler)의 도움을 받아 ADHD 진단을 받았다. 두잇프로파일러 개발 기업인 두잇솔루션스(Do-IT Solutions)의 CEO 아만다 커비(Amanda Kirby)의 설명에 따르면, 교도소에 수감되는 성인 3명 중 1명꼴로 신경 발달 장애가 있는 웨일스와 스코틀랜드 교정 시설을 중심으로 여러 교도소에서 두잇프로파일러를 이용한다.

현재 영은 두잇프로파일러와 비슷한 컴퓨터 기반 툴인 QB테스트(QBTest)를 이용한 ADHD 진단 연구팀의 일원으로 연구를 진행 중이다. 두잇프로파일러가 여러 신경 발달 장애 상태를 진단하는 반면, QB테스트는 ADHD 진단 전용으로 개발된 툴이다. QB테스트는 움직임 추적 과정을 통해 표정과 움직임 등 거의 눈에 띄지 않는 미세한 변화를 감시하는 컴퓨터 기반 테스트로 과잉 행동과 충동, 집중력 부족 등 ADHD의 핵심 징후를 측정한다.

QB테스트는 ADHD 진단 검사 속도를 높이고자 한다. 진료소당 연간 8만 파운드 이상을 절감할 수 있으나 NHS를 통해 QB테스트를 광범위하게 이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리고리스 안토니우(Grigoris Antoniou) 교수와 마리오스 아다무(Marios Adamou) 박사가 NHS 내부에서 진행한 자동 진단 실험과 함께 ADHD 진단 검사 비용을 훨씬 저렴하면서 자동화 시스템 기반 진단 검사 툴을 널리 활용할 수 있도록 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머신러닝이 그 핵심이 될 수도 있다.

안토니우 교수는 허더스필드대학교 컴퓨터과학부 교수이며, 아다무 박사는 사우스웨스트요크셔 NHS 트러스트(South West Yorkshire NHS Trust)의 상담 심리학자이다. 2018년, 안토니우 교수와 아다무 박사는 성인 ADHD의 새로운 진단 접근방식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발견한 방식은 안토니우 교수의 시맨틱 기술 관련 경력과 아다무 박사의 NHS 내 경험을 함께 결합했다. 두 가지 방식을 합하여 임상 정보와 머신러닝을 이용한 복합 연구를 통한 ADHD 결정 툴을 고안했다. 세계 최초로 제시된 ADHD 접근방식이다.

과거의 사례로 구성된 임상 데이터와 임상 전문가의 지식을 이용한 모델 예측 훈련부터 시작했다. 인공지능(AI) 시스템이 데이터를 얻어 검토 결과를 바탕으로 ‘ADHD 증세 있음’, ‘ADHD 증세 없음’, ‘의학 전문가와의 상담 필요’라는 3가지 명확한 답을 생성한다. 안토니우 교수와 아다무 박사의 연구 결과는 2020년 11월, 연구 논문으로 발표됐으며, ADHD 진단 정확도 95%를 기록하면서 실험에 성공했다.

머신러닝 기반 ADHD 진단 프로젝트는 현재 사우스웨스트요크셔 일대에서 임상시험을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머신러닝 모델이 ADHD를 진단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아다무 박사는 현재 실험 중인 ADHD 진단 검사 시스템을 광범위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다면, 머신러닝이 같은 시간 ADHD 진단량을 두 배 가까이 늘리기 용이하면서도 NHS의 ADHD 진단 및 치료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머신러닝 기반 ADHD 진단 툴은 ADHD 사례 체계화와 잠재적인 진단 결과의 방향성 제시라는 두 가지 주요 임상시험 결과를 지녔다. 모두 더 효율적으로 사례에 따라 임상 전문의를 배치하도록 하면서 진단 접근방식과 결과를 일관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한다.

그러나 몇 가지 제한사항이 있다. 머신러닝 툴은 자동화된 ADHD 진단보다는 치료 추천법을 제시한다. 아다무 교수는 머신러닝 툴이 가장 쉬운 방식을 채택하지만, 실제 활용 속도는 느리다. 많은 의사가 머신러닝 기반 ADHD 진단이라는 변화를 거부할 수도 있다. 안토니우 교수는 “일부 의사는 헬스케어가 인간 사이의 진단과 치료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교수와 아다무 박사 모두 머신러닝 알고리즘이 임상팀을 대체할 수단이 아닌 생산성을 향상할 수단이라고 강조한다. 안토니우 교수는 “대중에게 판매하고자 하는 머신러닝 툴은 비용을 절감하면서 ADHD 진단 대기자 수를 줄이는 기술이다. 그 누구에게도 불필요한 기술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다무 박사에게는 치료 접근성 향상이 곧 도덕적 의무이다. 아다무 박사는 “ADHD 진단 검사를 받으려 3년이나 기다리게 될 수도 있으나 치매와 같은 방식으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어떤 정신 질환이든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좋지 않다. ADHD는 매우 훌륭하게 진단할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ADHD 검사를 받지 않는다. 머신러닝 툴은 ADHD라는 낙인이나 부당함을 완화하지는 않지만, ADHD 증세 자체를 완화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 기사 속 인물의 이름은 가명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is AI could help diagnose ADHD soo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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