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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TV 에너지 효율 등급, 알고 보면 우리 기대치보다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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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TV 에너지 효율 등급, 알고 보면 우리 기대치보다 낮다?
소비자는 에너지 등급이 가장 높은 제품을 구매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유럽연합이 새로 도입하는 에너지 라벨 정책이 2021년 3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지만, 유통업체는 변경 사항을 안내하지 않고 있다.
By CARLY PAGE, WIRED UK

최근, 가전제품을 새로 구매했다면 제품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데 에너지 효율 등급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 어찌 됐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가 시행한 조사를 통해 소비자 93%가 현재 친숙한 에너지 라벨을 인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또, 소비자 다수(79%)는 에너지 효율성이 뛰어난 제품을 구매할 때 에너지 라벨을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제 막 친환경을 위한 싸움에 동참하기 시작했으며, 전기세를 한 푼이라도 줄이려고 하는 필자는 지난해 12월, A+ 에너지 라벨이 붙은 삼성 냉장고와 A++ 에너지 라벨이 붙은 핫포인트 식기세척기를 구매할 때, 에너지 효율 등급을 고려했다.

그러나 불과 3개월 뒤, 높은 에너지 등급을 자랑하는 제품이라도 실제 에너지 효율성이 기대만큼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가전제품의 포장에 숨겨진 두 번째 라벨을 발견했을 때, 필자가 구매한 식기세척기의 실제 에너지 효율 등급은 E인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몇 주 뒤, 냉장고의 실제 에너지 효율 등급이 F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와이어드는 최근 몇 주간 A+++ 에너지 라벨이 붙은 하이센스(HiSense) TV의 실제 에너지 효율 등급이 D로 낮아졌으며, A++ 에너지 라벨이 부착된 스메그(Smeg) 식기세척기의 에너지 등급도 E로 낮아진 사례를 발견했다.

필자는 가전제품을 새로 장만하려는 다른 소비자와 마찬가지로 구매할 당시, 실제 에너지 효율 등급을 나타내는 두 번째 라벨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이 기사를 작성한 시점까지 유통업체의 웹사이트에는 곧 시행될 유럽연합의 변경된 에너지 라벨과 관련된 내용이 일절 언급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리고, 해당 웹사이트에는 필자가 구매한 삼성 냉장고와 핫포인트 식기세척기의 에너지 라벨이 각각 A+과 A++이라고 명시돼 있었다.

그렇다면, 많은 소비자가 속은 것이고, 실제 많은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 등급은 다수 소비자가 생각하는 것만큼 훌륭하지 않다는 의미인가?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현재, 많은 소비자에게 친숙한 에너지 라벨은 부착된지 10년이 넘었다. 처음 에너지 라벨의 범위는 A부터 D까지 분류됐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하고, 가전제품의 전력 소비량이 줄어들면서 2010년에 에너지 라벨에 A+, A++ 그리고 A+++이 추가되었다.

그리고, 또다시 기술이 발전했다. 이는 새로 출시된 가전제품 대부분 A+~A+++에 해당하는 에너지 라벨을 부착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설명에 따르면, 에너지 라벨이 더는 기존의 기능을 충족하지 못해, 많은 소비자가 시장에 출시된 제품 중 에너지 효율성이 가장 뛰어난 제품을 구매한다고 믿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A+ 라벨이 부착된 제품은 실제 에너지 효율성 측면에서 3등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더 향상되는 기술 때문에 또 다른 등급이 추가되면서 에너지 효율성 등급 체계가 더 복잡해질 것이다. 따라서 에너지 효율 라벨 체계 변화가 불가피하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2021년 3월부터 유럽, 그리고 유럽연합을 탈퇴한 영국까지 ‘A등급~G등급’으로 구성된 등급 쳬계로 변경할 것이며, 이는 가전제품에 먼저 적용될 것이다. 세탁기와 건조기, 식기세척기, 냉방 용품 등에 곧 A등급~G등급 라벨이 부착될 것이다. 더는 A+ 혹은 그 이상의 등급이 존재하지 않는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라벨을 더 간단하고 쉽게 만들기 위해 에너지 등급 체계를 변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실제로는 간단하지 않다. 현재의 A+++등급 평가를 받은 가전제품이 3월부터 적용될 등급 체계에서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A등급과 똑같다고 예상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실제로 새로운 에너지 효율성 척도에 따라 B등급이나 C등급 혹은 그 이하 등급에 해당할 수도 있다. 당장 A+++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 등급이 가장 높은 A등급을 받게 될 것인지 혹은 가전제품의 등급이 낮아지는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 없다.

많은 소비자가 과거와 현재의 에너지 효율 등급 차이를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사용할 것을 권장하는 에너지 라벨의 QR코드는 많은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가 거의 없으며, 다음과 같이 애매한 설명을 한다. “에너지 등급 계산 방법의 일부 변동사항은 새로운 라벨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등급이 약간 다를 수도 있고, 크게 다를 수도 있다.”

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새로운 지침은 A+++ 가전제품이 시장에서 주도적으로 평가한 등급을 상실하지만, 유통 업체에 3월 1일부터 14일간 등급 척도 라벨을 표시하도록 권고한다. 이는 3월부터 가전제품을 새로 구매한다면, 제품 포장을 자세히 살펴보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20년 11월 1일부터 가전제품에 반드시 포함하도록 한, 두 번째 라벨을 찾기 전까지는 구매할 제품의 강등된 등급을 알 수 없다.

와이어드가 파악한 내용에 따르면, AO나 커리스(Currys), 존 루이스(John Lewis) 등 영국의 대형 가전제품 유통 업체는 제품 페이지 업데이트 및 고객에게 새로운 에너지 효율 등급 체계가 적용된다는 사실을 알리는 내용을 게시하지 않았다. 유통업체 모두 새로운 에너지 효율 등급 체계 적용 사실을 알고 있는데도 이를 고객에게 안내하지 않고 있다.

대다수 유통 업체가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AO 대변인은 와이어드에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가전제품에 부착되는 에너지 라벨 관련 변경 사항을 인지하고 있다. 그리고, 향후 몇 주 이내로 AO 사이트 전반은 물론이고, 고객에게도 변경 사항을 확실히 알리고자 노력 중이다.”

와이어드는 여러 유통 업체가 새로운 에너지 효율 등급 및 기존 재고에 대한 등급 하향 조정 관련 사실에 침묵으로 일관하는 이유의 공식적인 설명을 들을 수 없었다. 그러나 한 가지 해결책으로 제품을 바꾸고 재고 창고를 비우는 것을 언급할 수 있다. 에너지 등급이 소비자의 구매 의사를 결정하는 입증된 요소인데, 곧 시행될 등급 하향 조정 사실을 밝히고 잠재적 구매자의 구매를 막을 이유가 있겠는가?

현재, AO는 영국 가전제품 시장 점유율 15.2%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가전제품의 새로운 등급을 공식적으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AO는 많은 소비자가 이미 알고 있는 바와 같이 단순히 제품에 부착된 두 번째 라벨만 보고도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다. 다른 유통 업체도 마찬가지로 소비자에게 에너지 효율 등급을 안내하는 것만 보고도 환경적으로 에너지 효율 등급이 고객의 구매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유통 업체가 법을 어기는 것은 아니다. 2021년 3월 중반까지 에너지 효율 등급 업데이트해야 한다. 그러나 에너지 효율 등급 변경 사항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이 유통 업체에 유리하다는 것은 분명하다. 어찌 됐든 소비자가 구매하려는 A++등급 냉장고의 에너지 효율 등급이 E등급으로 낮아진다는 사실을 알리면,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낮아진다. 실제로 친환경을 중시하는 소비자는 에너지 등급이 E등급으로 낮아질 냉장고를 영국의 냉장고 평균 수명에 따라 10년 이상 사용하기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에너지 등급 변화는 가전제품의 에너지 효율성이 더 낮다는 의미가 아니라 “새로운 척도로 에너지 등급을 평가해, 등급 척도에서 더 효율적인 제품의 등급이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라는 사실을 강조하려 한다.

다만, 현재의 A+등급, A++ 등급 제품이 B등급 혹은 C등급으로 등급이 낮아질 수 있지만, 이는 필자가 구매한 삼성 냉장고나 핫포인트 식기세척기 등급이 각각 E와 F로 낮아졌다는 의미가 아니다. 또, 이와 관련된 소비자 안내 사항도 발행되지 않았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2021년, 유럽연합 시민을 대상으로 한 유럽연합 차원의 정보 캠페인을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에너지 등급 체계가 시행되기까지 2주도 남지 않았다.

게다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웹사이트에는 에너지 등급 변경 관련 명확한 정보가 없으며, “소비자가 2021년 1월 1일 이전의 제품에 부착된 기존의 유럽연합 에너지 라벨을 볼 수 있다. 2021년 1월 이전에 출하된 제품을 3월 이후에도 판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소비자 안내 사항이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나지만, 많은 이들이 기존의 에너지 효율 등급 체계 변화를 반겼다.

영국의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사용을 홍보하는 에너지 절약 신뢰(EST)의 국제 협력 총괄인 에밀리 카마이클(Emilie Carmichael)은 “에너지 라벨 변경은 꾸준히 소비자가 에너지 효율성을 지닌 제품을 구매하도록 지원하는 긍정적인 조치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EST가 발표한 바와 같이 영국의 거의 모든 주택 소유자는 자신의 집의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하며, 새로운 에너지 라벨은 소비자가 에너지 효율성을 고려하도록 만들 훌륭한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Your fridge and TV are way less energy-efficient than you thi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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