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GIAN VOLPICELLI, WIRED UK

영국에 폭스 뉴스와 같은 우익 성향의 언론이 생길 예정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우익 성향의 언론은 하나가 아닌 두 개가 생길 예정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두 기업이 경쟁 언론사 BBC를 더 편향적인 관점에서 보는 TV 채널 설립을 진행 중이다.

전직 BBC 임원과 테레사 전 총리 시절 통신 보좌관직을 지낸 로비 깁슨(Robbie Gibbs) 경의 총괄 하에 이동통신사 리버티 글로벌(Liberty Global)과 연계된 언론인 GB 뉴스(GB news)는 공개적으로 BBC에 대립하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깁슨 경은 공정성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며 반복해서 BBC 사장을 공격했다. GB뉴스의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인 앤드류 콜(Andrew Cole)은 BBC를 “세계에서 가장 편견을 지닌 선동 광고 유포 매체”라고 분류했다.

넷플릭스와 같은 형태로 온라인 매체로 설립될 전망인 또 다른 우익 매체는 언론계 황제이자 현재 폭스 뉴스의 임원인 루퍼트 머독(Rupert Murdoch)의 손에서 탄생한다. GB 뉴스와 머독이 설립할 새로운 언론 모두 미국의 과장된 당파적 언론이자 우익 케이블 뉴스 채널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언론인 폭스 뉴스 영국판 언론을 창간한다는 사실을 재빨리 부인했다.

사실 영국에 이미 폭스 뉴스가 방송된 적이 있다. 미국 방송사인 폭스 뉴스는 2017년까지 영국 채널 스카이를 통해 방송됐으나 저조한 시청률 때문에 방송이 중단됐다. 영국 통신 규제 기관 오프콤(Ofcom)이 폭스 뉴스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슬람 신자 금지 조치를 보도하면서 공정성을 위반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지나치게 지지하는 견해를 전했다고 발표했다.

폭스 뉴스가 영국에서 성공하지 못한 사실은 새로 등장하려는 두 우익 언론에 두 가지 의문점을 제기한다. 영국 대중이 영국판 폭스 뉴스를 강력히 원할까? 그리고, 폭스 뉴스와 같은 형태의 TV 채널이 오프콤에서 취소한 라이선스가 없이도 성공할 수 있을까?
 
두 우익 언론의 출현을 뒷받침하는 이야기는 몇 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그 시작점은 BBC이다. 여러 언론 보도에 따르면, BBC는 좌익 세력의 관점에서 왜곡하면서 브렉시트 논쟁에서 유럽연합 탈퇴 반대 의견을 지지하고, 정치적 정확성의 영향을 받는다는 이유로 우익 세력에게 공격을 받았다. 모두 ‘브리타니아여, 통치하라!(Rule, Britannia!)’ 대립 도중 발생한 문제이다. 브렉시트당의 나이젤 파라지(Nigel Farage) 의원과 전직 브렉시트 운동가 대런 그림스(Darren Grimes)를 비롯한 여러 유명 인사가 편향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으며, 영국의 실제 가치관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BBC 재정 지원 중단을 촉구했다. 영국판 폭스 뉴스가 이들이 원하는 관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런던경영대학원의 경영 및 마케팅 분야 명예 교수이자 BBC 관련 서적 저자인 패트릭 바와이즈(Patrick Barwise)와 영국에 폭스 뉴스와 같은 기업의 성공을 일으킬 정도로 좌익 편향적인 관점이 지나치게 널리 퍼졌다고 확신하지 않는다. 바와이즈 교수는 “BBC는 지구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언론이다”라고 주장했다. 그와 동시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언론에 BBC가 계속 이름을 올린 사실을 입증할 여러 설문 조사를 언급했다. 이어, 그는 BBC가 좌익 편향적인 관점을 지녔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그 근거로 BBC 방송 시간에 노동당 정치인보다 보수당 의원이 더 많이 등장한다는 카디프대학교의 연구 결과를 지목했다. 또, BBC의 유럽연합 관련 보도 내용에는 유럽 통합 회의주의적인 관점이 더 자세히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바와이즈 교수는 “BBC는 공정한 방송사이며, 공정성에서 벗어나는 문제는 보통 우익 성향을 지닌 국영 신문사에서 지정한 안건을 따르는 경향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영국 시청자 혹은 대중 다수가 공영 방송에서 공정성을 중요시한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논쟁을 더 자주 벌이면서 당파적인 네트워크를 선호하는 소수가 충분히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니다. 그리고, 모두가 공정성을 좋아하는 것이 영구적으로 나타나는 영국 대중의 특징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

웨스트민스턴대학교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 스티븐 바넷(Steven Barnett)은 “역사적으로 영국이 폭스 뉴스처럼 당파적인 채널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개인적으로도 대중이 당파적 성격을 지닌 채널을 선호할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 영국에 공정성이라는 문화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국에 우익 언론이 매우 지배적이라는 점에서 항상 공정성이 존재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바넷 교수는 언론의 ‘대대적인 마케팅 홍보 운동’이 태도 변화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긱한다. 그는 “새로운 채널을 홍보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채널을 폄하하기도 한다. 특히, BBC의 가치를 폄하한다”라고 언급했다. 또, 그는 머독이 소유한 매체를 포함한 삼류 언론, 그리고 머독의 토크라디오(talkRADIO) 등 일부 라디오 방송사가 특정 정당에 편향적이면서 가치가 없는 언론이라는 비난과 함께 BBC를 비난한 사실을 지목했다.

바넷 교수는 BBC에 대한 적대감을 거리낌 없이 드러내는 정부와의 협력으로 TV 수신료가 폐지됐으며, 본질적으로 국책 연구소 소장이었던 도미닉 커밍스(Dominic Cummings)가 우파 세력의 언론 장악을 돕기 위해 ‘BBC의 신뢰도 저하’와 ‘영국판 폭스 뉴스 설립’을 권유했다고 생각한다. 

바넷 교수는 “정치적 결정이 국가 문화를 바꾸거나 적어도 문화를 한 방향으로 변화시킨 시기가 있었다. 1980년대에 (공화당 출신인)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 (방송사에 중립성을 나타내도록 요구하는) 미국의 공평 원칙을 선호하는 대중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규제 문제는 어떨까? 오프콤이 영국판 폭스 뉴스의 탄생을 용인할까?

현직 TV 컨설턴트이자 전직 오프콤의 법률 총괄 및 수석 관리자인 트레버 반스(Trevor Barnes)는 당파적인 뉴스 채널이 오프콤의 방송 규정 제5조 ‘적절한 불편부당성(due impartiality)’의 원칙을 위반할 것임을 인정했다.

반스는 “오프콤은 적절한 불평부당성을 해석하는 데 많은 재량을 두고 있다. 영국에 등장하려는 우익 뉴스 채널이 폭스 뉴스와 닮은 모습을 보일까? 영국의 관점에서 극도로 우익 성향의 관점을 보이고, 서로 특정한 정당을 지지할까? 이는 오프콤에서 폭스 뉴스가 적절한 불평부당성을 위반했다고 해석한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어떠한 정도든 협력 관계 자체가 오프콤의 규정을 위반한다는 뜻은 아니다. 반스는 “방송사는 어느 정도 소수의 관점을 반영한다면, 의제를 가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를 들어, 채널 4 뉴스(Channel 4 News)는 보도 방식이 데일리 메일보다는 가디언과 더 비슷하다. 그런데, 채널 4 뉴스의 의제를 보여줄 때, 우익 세력의 관점을 반영하면서도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될 것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머독이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온라인 영상 서비스는 TV 방송사처럼 오프콤의 라이선스가 필요 없다. 즉, 적절한 불평부당성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반스는 “2012년, 이란 방송 채널 프레스TV(PressTV)가 라이선스를 잃었다. 이제 프레스TV는 온라인으로 운영되며, 오프콤은 프레스TV에 어떠한 규제도 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an a British Fox News 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