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ill Bedingfield, WIRED UK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병하면서 한때 항공 특가나 제레미 코빈(Jeremy Corbyn) 영국 노동당 대표 관련 논의가 오갔던 사회연결망 서비스(SNS)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에서는 음모론이 확산되고 있다.

전 세계는 코로나19와 이를 둘러싼 음모론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했고 현재 9만 3000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에 감염됐다. 이와 관련돼 파도처럼 밀려드는 코로나19 오보는 바이러스 확산을 뒤따랐다.

WHO(세계보건기구)는 박쥐 수프, 생화학 무기, 5G(5세대 이동통신) 안테나 기둥, 마음 챙김(mindfulness), 마늘 한쪽, 비타민 C 주입 등 코로나19 관련 가짜 뉴스의 창궐 현상을 ‘정보 전염병(infodemics)’이라는 단어로 규정했다.

가짜 뉴스는 미국 온라인 서점 아마존의 ‘치료’ 책 카테고리, 메신저 왓츠앱 텍스트, 심지어 주요 언론매체로 퍼져나갔다. 현재 코로나19 정보 확산을 추적하는 크라우드탱글(CrowdTangle)이 확인한 데이터에 의하면 아마존, 왓츠앱과 마찬가지로 소규모의 비주류 페이스북 그룹은 코로나19 오보를 확산 중이다. 

보통 정치적인 이슈와 특가 항공권과 관련한 글이 게재되었던 페이스북 그룹에 몇 년간 인터넷을 강타했던 음모론 포스팅(게시물)이 게재된 건 이상한 현상이다. 예를 들어, 코로나바이러스가 5G 안테나 기둥에서 발생하는 자외선으로부터 비롯됐다는 이론이 있다. 영국에서 원격 전력 검침∙관리 장치(Smart Meter)가 야기하는 건강 문제와 관련된 포스팅들 중 하나는 ‘좋아요’ 191개, 댓글 188개 그리고 86번 공유됐다. 이 페이스북 그룹에 일반적으로 게재되는 게시물과 비교했을 때 반응률이 11배나 높다.

5G와 관련 우려를 표현한 페이스북 그룹 ‘5G를 영국에서 중단하라(Stop 5G U.K)’는 이러한 루머에 책임이 있다. 크라우드탱글은 지난 2월 말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게시물로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페이스북 그룹들 중 이 페이스북 그룹이 네 번째로 꼽힌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그룹은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89개의 포스팅을 게재했고 ‘좋아요’ 수 4695개를 기록했다. 이 페이스북 그룹에 게재된 게시물들은 ‘중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 비타민 C를 시험한다,’ ‘코로나19 발병은 더 중요한 사건을 숨기기 위해 만들어졌다,’ ‘실질적인 사망 이유는 5G 때문이다' 등의 주장을 하고 있다.

페이스북 음모론을 유포 중인 또 다른 페이스북 그룹으로는 ‘우리는 제레미 코빈을 지지합니다,’ ‘나는 브렉시트를 지지합니다,’ ‘제이콥 리스 모그(Jacob Rees-Mogg) 영국 보수당 하원 원내대표 지지 그룹’ 등이 있다. 이 페이스북 그룹들에서 페이스북 음모론 포스팅이 수백 건, 수만 개의 ‘좋아요’가 발생했다.

이 포스팅들은 정치적 음모론을 포함한다. 예를 들어, ‘우리는 제레미 코빈을 지지합니다,’ 그룹에 게재된 포스팅은 “사람들은 항상 이런 유행성 질병을 달고 살았다. 언론은 무엇보다도 다가오는 세계적 경제 위기와 브렉시트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게시물에는 50개의 ‘좋아요’가 표시됐으며 126개의 댓글이 담겼다. 이 그룹의 일반적인 게시물에 비해 반응률이 4배에 준한다. 

아담 쿠차르스키(Adam Kucharski) 전염병학자 겸 책 ‘전염의 법칙: 왜 전염되는가, 왜 전염을 멈춰야 하는가(The Rules of Contagion: Why Things Spread – and Why They Stop)’ 저자는 음모론이 퍼지는 건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알기로 코로나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은 공익보다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는 알려지지 않은 집단에 의해 이 사건(코로나19 확산)과 상황이 일어났다는 세계관을 갖고 있었다”며 “그들은 ‘모든 새로운 사건과 상황을 보게 되면 모종의 음모로 일어난 것임에 틀림없다’라는 식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어떤 게시물들은 극단적인 성향을 드러내고 있지 않지만 잠재적으로 더 위험할 수도 있다. 그것은 바로 코로나19에 관한 잘못된 의학 정보를 유포하는 것이다. 스탠리 더햄(Stanley Durham) 페이스북 그룹은 코로나19에 대한 방비책으로 잘못된 정보를 유포해 왔다. 이 페이스북 그룹에는 “코로나19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입을 헹궈야 한다. 소금이 들어간 따뜻한 물이면 충분하다”라는 게시물이 게재돼 있다. 지난 2월 말 개방형 페이스북 그룹에서 가장 인기가 있었던 이 포스팅에 ‘좋아요’ 217개와 댓글 24개가 달렸으며 2000번 이상 공유됐다. 이 그룹의 일반적인 게시물이 받는 피드백보다 60배 이상 많은 수치다.

가짜 정보 출처를 기재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여러 페이스북 그룹에 게재돼 수천 번 공유된 한 게시물은 코로나19의 성격에 관해 허위 주장을 여러 차례 담았다. 이 게시물에는 “중국 선전(Shenzhen)시 병원에서 근무했던 석사 학위 소지자 삼촌”에게 얻은 정보라고 적혀있다.

푸에르테벤투라 지역의 특가 항공권과 호텔 할인가 정보가 주로 올라오는 ‘푸에르테 비행정보(Fuerte flights) 전문가’ 페이스북 그룹에도 잘못된 주장들이 난무한다. 이 페이스북 그룹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카나리아 제도의 평균기온에서 확산될 수 없기에, 24도 이상의 열기나 태양빛을 쬐게 되면 코로나19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는 글이 업로드돼 있다. 이 포스팅은 ‘좋아요’ 147개가 달렸고 50번 공유됐다. 이 그룹의 통상적인 게시물보다 반응률이 8배 규모다.

그러나 이 잘못된 의학 정보는 매우 위험할 수 있다. 줄리 브레이너드(Julii Brainard) 이스트앵글리아(East Anglia) 대학 노르위치(Norwich) 의과 대학 연구원은 “음모론이 주류사회에서 그동안 확립한 이론과 경험을 약화시키고 사람들을 혼란에 빠지게 한다”며 “참조해보면 좋을 사례들로 홍역, 파상풍, 풍진 백신이 있다. 이 백신과 관련된 연구가 시작되면서 촉발 되었다가 취소된 반론들은 이제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의료 전문가의 권고를 경시하고 심지어 이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바이러스 검사를 받지 않으며 자가 격리를 하지 않는 이러한 행위는 감염을 확산시키는 데 일조한다.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과 관련해 최근 공개된 연구에 의하면 영국인 중 40%에 달하는 음모론 신봉론자들은 의사의 권고를 무시한다.

줄리 브레이너드 연구원은 “일종의 인지 과부하이다”며 “표백제를 마시는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그 생각을 계속하면서 또 다른 생각을 해볼 수도 있다. 내 얼굴을 방금 만졌나? 손 세정제를 사용했나?’”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건강에 위험을 끼치는 바이러스를 처음 맞 부닥트린 소셜미디어 회사들은 종종 WHO와 협업을 통해 코로나바이러스 오보에 대응하고자 한다. 구글은 검색 창 최 상단에 WHO의 전달사항을 삽입하는 식으로 SOS 경보를 발표했다. 한편 틱톡은 새로운 WHO 계정을 만들었다. 마크 주커버그는 페이스북에 전사적인 차원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거짓말과 해로운 허위정보 유포를 막겠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음모론과 관련된 가장 큰 문제는 플랫폼이 아닐 수도 있다. 문제는 우리다. 아담 쿠차르스키 전염병학자 겸 책 ‘전염의 법칙: 왜 전염되는가, 왜 전염을 멈춰야 하는가’ 저자는 “오래된 인간적인 문제에 최신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항상 비난하고 싶은 경향이 있다”며 “인터넷이 허용하는 건 사람들이 권위있는 정보에 직접 접근할 수 있도록 허용되는 것이다. 권위있는 정보로 가짜 정보와 맞서 싸우게 하는 것이다. 인터넷은 많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음모론이 확산되는데 유용한 도구가 아닐 수 있다는 주장을 고려해보아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원문>

How Facebook turned into a coronavirus conspiracy hellhole (번역 :문재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