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표준과학연구원(표준여)이 첨단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의 내부 결함을 이미지 한 장만으로 검사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공장에 적용하면 생산중인 제품의 실시간 측정이 가능해 불량률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여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분야 기업 경쟁력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영식 표준연 첨단측정장비연구소 책임연구원팀은 3차원 나노소자의 구조와 특성을 생산라인에서 즉각 파악할 수 있는 측정기술을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메모리나 디스플레이 기술은 정해진 2차원 면적에 최대한 많은 소자를 배치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이런 ‘2차원 설계’ 기술이 한계에 부딪히면서 얇은 막(박막)을 층층이 쌓는 ‘패키징 기술’이 보편화 되기 시작했다. 현재는 이런 박막을 10층 이상 겹겹이 쌓는 ‘다층막 3차원 나노소자’도 등장하고 있으며 반도체, 플렉시블 디스플레이, 사물인터넷(IoT) 센서 등 첨단 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검사기술은 그만큼 높아지지 못하다는 문제가 생겼다. 소자 성능이 향상되는 만큼 공정 기술의 복잡도 또한 높아져 제품의 불량률 역시 높아지고 있다. 현장에서는 완성품 중 일부를 선정하고, 이를 하나씩 부숴가며 검사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제품을 부수지 않고 초음파, X레이 등으로 살펴보는 ‘비파괴 검사’도 있지만 측정 과정이 오래 걸리고 외부 진동과 같은 환경 변화에 취약하여 현장에서 쓰기가 어려웠다.
표준연 연구진은 이 점에 착안해 3차원 나노소자의 두께와 굴절률을 사진 한 장으로 모두 파악할 수 있는 측정기술을 개발했다. 영상분광기, 편광카메라, 대물렌즈 등의 시스템을 하나로 묶었다. 여러 번의 측정을 거쳐야 하는 기존의 비파괴 검사를 한 번의 측정으로 해결했으며, 동시에 공간분해능(해상도) 역시 10배 이상 높였다.
이 설비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자 생산라인에 적용해 생산과 동시에 자동으로 불량을 확인하도록 만들 수 있어 불량률을 낮추는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생산된 소자가 측정 장비를 통과하면 제품을 검사하는 렌즈 표면에 독특한 간섭무늬가 생성된다. 이 무늬를 영상분광기와 편광카메라를 통해 분석하면 얻을 수 있는 정보를 분석해 소자의 두께와 굴절률 값을 얻어내 불량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김 책임연구원은 “국산 측정장비의 자립화는 물론 첨단소자의 수율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3차원 반도체, 차세대 디스플레이 등은 국가 경쟁력 확보와 직결되는 최첨단 산업에 필수적인 장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번 개발과정에서 얻은 연구결과를 ‘옵틱스 익스프레스(Optics Express)’와 ‘옵틱스 레터스(Optics Letters)’, 두 곳의 국제 학술지 최신호에 각각 나누어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