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와이어드코리아]LG디스플레이(LGD)가 새 폴더플 디스플레이 제품을 공개했다. 지난 해 삼성이 화면을 반으로 접을 수 있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를 선보인 이후 한국에서 출시된 두 번째 폴더블 디스플레이 제품이다. 삼성과 LG 두 기업이 ‘폴더블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본격적인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된다.
LGD는 세계최대 가전 및 IT전시회 ‘CES2020’ 행사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에서 비공개 전시부스를 마련하고 새롭게 개발 중인 기술 및 시제품 일부를 취재진에게 사전 공개했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태블릿 PC용 디스플레이 제품.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의 이 제품은 화면을 절반으로 접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시제품은 13.3인치 크기 4대3 비율의 OLED 디스플레이로, 일반 업무용 노트북(FHD)의 두 배에 해당하는 ‘2K’ 해상도를 갖췄다.
완전히 펼치면 대형 태블릿으로 쓸 수 있고, 화면 가운데를 절반쯤 접으면 화면 절반은 화면 위를 터치하며 키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완전히 접으면 너비가 절반으로 줄어 휴대하기 편해진다.
정호영 LGD 사장은 “기술적으로는 개발이 완전히 끝났다”면서 “(소비자용 최종 제품을 만들) 고객사와 협력 여부에 달려있지만 올해 안에는 고객들 앞에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LGD는 직접 소비자용 제품을 만들지 않고 기업들에게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LG전자가 자랑하는, 돌돌 말려 들어가는 ‘롤러블 TV' 역시 LGD에서 납품한다.
LGD 디스플레이 패널을 이용해 ’접히는 태블릿 PC‘ 제품을 가장 먼저 공급할 곳은 중국 PC 제조업체 ’레노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레노버는 이미 LGD의 디스플레이를 공급받아 최초의 폴더블 태블릿 PC출시를 예고한 바 있다. 다만 관련 제품이 실제로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레노버 외에 여러 기업에서 LGD의 폴더블디스플레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LG전자에서 관련 제품을 출시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LGD 측은 밝혔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최대 단점 중 하나인 ‘화면 주름’ 현상이 현저히 적은 것도 장점이다. 폴더블디스플레이는 유리가 아니라 투명 필름으로 만들어가운데를 접어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화면 일부에 자국이 생긴다.
LGD 측은 “화면 곡률은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차이가 없다”면서도 “다만 실제로 주름현상이 더 적다는 평가가 많았는데 태블릿 방식이며 경첩 등의 제작방식의 차이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8K OLED, 투명 OLED 등 신제품 공개… “경영악화 딛고 ‘OLED’ 제품군 더 강화할 것”
LGD는 이날 행사에서 폴더블 디스플레이 이외에 다수의 신제품을 공개했다. 유리창처럼 투명한 디스플레이 화면 등 첨단기술이 필요한 제품은 물론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항공기용 디스플레이 등 아이디어 제품군 역시 선보였다.
2019년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9년 3분기 LGD의 연구개발(R&D) 비용은 1조73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조5717억 원 대비 1607억 원 늘어나 1년 새 10.2% 증가했다. LGD의 지난 해 1~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9375억 원에 달한다.
LG디스플레이의 R&D 증가는 실적 악화 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적자를 지속한 지난해와 비교해 적자 폭이 7500억원 이상 확대됐다.
정 사장은 이날 신기술 공개 이후,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9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가진 간담회다. 정 사장은 이 자리에서 “경영상태가 좋지 못하지만 R&D 투자는 지속하고 있다”며 “최근 10년간 OLED 30조 투자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대형 OLED 제품군을 강화하고, 플라스틱 OLED(P-OLED)사업을 한층 강화하는 한편, 경영악화에 영향을 미친 기존 LCD 사업 구조혁신을 가속화 해 ‘디스플레이 분야 세계 1위의 영광을 되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