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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호황, 원자로 재가동 기대감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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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호황, 원자로 재가동 기대감 높여
마이크로소프트와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자력 발전소의 협약 체결 소식은 테크 업계 대기업의 원자력 발전소와의 대가성 이익 추구 행보의 한 부분일 뿐이다.
By Matt Reynolds, WIRED US

지난 5년간 펜실베이니아 스리마일아일랜드(Three Mile Island) 원자력 발전소 내 원자로 하나는 휴면 상태를 유지했다. 이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스리마일아일랜드 간의 협력 덕분에 장기간 가동되지 않았던 원자로 2028년 재가동될 예정이다. 원자로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사용할 다량의 저탄소 전기를 단독 공급할 예정이다.

스리마일아일랜드의 원자로 재가동 계약은 테크 업계 대기업과 원자력 발전소 간 현재 진행 중인 단기 협력 관계의 일부분에 해당한다. 2024년 3월, AWS는 펜실베이니아 서스퀘한나(Susquehanna) 원자력 발전소에서 전력을 공급하는 데이터센터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알파벳 CEO 선다 피차이는 2024년 9월 18일(현지 시각),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개최된 행사에 참석하여 데이터센터 에너지원으로 고려하는 대상 중 하나로 소형 모듈 원자로를 언급했다. 주요 테크 기업과 원자력 발전소의 관계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오픈AI CEO 샘 알트만은 원자력 스타트업 오클로(Oklo)헬리온 에너지(Helion Energy) 이사이다.

인공지능(AI) 호황은 테크 기업이 서둘러 데이터센터에 공급할 저탄소 에너지 공급원을 찾아 나서는 추세로 이어졌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AI와 데이터센터, 암호화폐 부문의 전기 수요가 두 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IEA가 최소치로 추산한 값을 기준으로 보아도 추가 수요가 스웨덴의 전체 전기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에 이르고, 전기 사용량이 많을 때는 독일의 전체 전기 사용량과 맞먹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추세는 원자력 발전소에는 호재이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의 에너지 수요 증가 수준이 미미한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AI 업계의 전기 사용량과 AI 호황 정도가 극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2023년 12월, 어느 한 전력 업계 컨설팅 기업은 데이터센터와 산업 시설의 전력 수요 덕분에 전력 수요 변동이 미미한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내용의 전망 보고서를 발행했다. 해당 보고서는 2028년이면 미국 내 최고 전력 수요가 38GW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자로의 전력 생산량의 약 46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원자력 업계 단체 원자력연구소(Nuclear Energy Institute) 정책 개발 및 공공 문제 전무 존 코텍(John Kotek)은 “AI와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 증가 추세가 시작됐다. 에너지 업계 전체가 이를 주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코텍 전무는 국가 안보 측면에서도 테크 업계와 원자력 발전소의 계약에 주목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AI를 미국과 미국의 경쟁국 간의 경쟁 무대로 보는 시선이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력이 부족하여 미국이 AI 경쟁에서 뒤처졌다는 인식은 많은 이들이 주목하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테크 기업이 원자력 에너지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에너지 저장량을 비축하지 않으면, 즉시 공급이 불가능한 태양열 에너지, 풍력 에너지와 달리 저탄소 전기를 항상 공급하기 때문이다.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자력 발전소가 계약에 따라 원자로 하나를 재가동한다면, 마이크로소프트에 20년간 저탄소 에너지 835MW를 공급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30년 탄소 중립을 다짐한 사실을 고려하면, AI가 제기하는 전기 수요 확산은 저탄소 전력 공급원을 발견하지 못할 때 기후 계획 위협을 피하기 어렵다. 마이크로소프트의 2023년도 배출량은 2020년 대비 29% 증가했다.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주된 이유였다.

스리마일아일랜드 원자력발전소에는 원자로 2대가 있다. 제2의 원자로는 1979년 발생한 부분적인 방출 사고로 악명이 높은 곳이다. 방출 이후 원자로는 가동되지 않았다. 다른 원자로는 2019년까지 단 한 건의 사고 없이 서서히 가동 상태를 유지하다가 가스 전력과 풍력과의 경쟁이 주된 영향을 미친 금전적 문제 때문에 가동이 중단됐다. 코텍 전무는 가동 중단 상태가 된 원자로가 비교적 적을 때는 제법 빠른 속도로 정상 가동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원자력 발전소 소유주 다수는 AI 전력 수요 열풍에 편승하고자 기존 발전소 운영 라이선스 계약을 연장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전했다.

발전소 운영사가 AI 기업을 대상으로 한 원자력 에너지 공급에 열광하는 부분적인 이유는 정부 차원의 저탄소 전력 공급 유지 혜택 때문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에는 기존 원자력 발전소에서의 전력 생산 관련 세액 공제 규정이 포함되었다. 코텍 전무는 에너지 수요가 많다면, 원자력 발전소는 서둘러 원자로를 새로 건설하느라 분주해질 것으로 예측한다. 미국 내 원자력 발전소 운영 기업 수는 1990년 당시 112곳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2022년 기준 92곳으로 줄어들었다. 가장 최근 건설된 조지아주 보글(Vogtle) 원자력 발전소의 원자로를 건설하는 데 14년 이상이 소요됐으며, 예상 비용의 두 배가 넘는 예산을 지출했다.

미시간대학교 원자력 공학 및 방사능 과학 소장 토드 앨런(Todd Allen)은 “미국은 보글 원자력 발전소 사례를 통해 발전소 건설 능력이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속도가 미국보다 훨씬 더 빠르다는 점에서 미국도 건설 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수요가 증가한다면, 발전소 전체를 새로 건설하는 것이 더 매력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오래 걸릴 수 있다는 점이 마이크로소프트가 건설 소요 시간과 비용 모두 감축이 가능한 소형 모듈형 원자로로 눈을 돌리게 된 부분적인 이유이다. 그러나 머신러닝용 애플리케션 구축 툴 개발사인 허깅페이스(Hugging Face) AI 및 기후 지도자인 사샤 루치오니(Sasha Luccioni)가 언급한 바와 같이 테크 기업은 AI 가동 효율성을 개선하는 것보다는 새로운 에너지원 모색을 강조했다. 루치오니는 “규제는 효율성 향상 혜택을 부여할 방법이 될 수 있다. AI 툴, 서비스 제공사를 대상으로 한 의무 보고와 투명성을 그 시작점으로 삼을 수 있다”라고 제시했다.

피차이는 카네기멜론대학교에서 연설 도중 AI의 에너지 사용량 소비 측면을 개선하는 작업이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그는 “테크 업계 전체가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AI 모델 사전 훈련 작업을 했다는 사실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로 AI 모델에 특정 작업을 처리하도록 요청하는 개입 과정의 효율성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고 전했다. 구글의 2023년도 배출량은 2019년도 배출량 기초선보다 48% 더 많다. 데이터센터 소모량과 공급망 배출이 배출량 증가 주범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마찬가지로 2030년 탄소 중립 달성이라는 구글의 목표도 위협을 받았다. 루치오니는 “AI의 에너지 수요가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AI에 공급할 재생에너지나 저탄소 에너지 공급량은 빠른 속도로 증가하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가장 악명 높은 원자력 재앙 발생 현장 대부분을 AI 혁명을 이룰 전력을 공급할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전망이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반면, 앨런 소장은 운영 문제 때문에 원자로 하나가 계속 가동된 사실을 지적했다. 한동안 가동이 중단된 원자력 발전소를 재가동하는 일이 AI 작동에 적합한 상태와 원자로를 원활하게 가동할 숙련된 충분한 인력 확보 보장이 주된 의문사항이 될 것이라고 추가로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AI Boom Is Raising Hopes of a Nuclear Come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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