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안면 인식 기술, 경기장에서는 환영...프라이버시 옹호 세력 "스포츠 경기 현장 외 사용 안 돼"
상태바
안면 인식 기술, 경기장에서는 환영...프라이버시 옹호 세력 "스포츠 경기 현장 외 사용 안 돼"
2024년 8월 21일, 인기 스포츠 리그 경기장에 날이 갈수록 널리 보급된 안면 인식 시스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자 시위대가 시티필드에 모였다.
By Caroline Haskins, WIRED US

2024년 8월 21일(현지 시각), 뉴욕 시티필드(Citi Field)에 미국 프로야구 리그 뉴욕 메츠와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경기를 관람하고자 관객 수천 명이 모였다. 티켓 구매 부스 밖에서는 시위대 몇 명이 관객에게 홍보물을 나누어 주었다. 프로 스포츠 세계에서 갈수록 보편화되는 추세이기도 한 MLB의 팬을 대상으로 한 안면인식 기술 적용 프로그램에 항의하는 이들이었다.

안면 인식 기술 개발사와 고객사는 안면 인식 시스템의 시간 절약 효과 덕분에 결과적으로 비용을 절감하면서 출입구 대기 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안면 인식을 비관적으로 보는 이들은 감시 기술이 전체적으로 보안을 갖춘 상태가 아니라고 반박한다. 결국에는 경찰이 경기장을 찾은 팬의 정보를 수집하는 일이 수월해지면서 감시 기술이 보편화되거나 감시 기술 요구가 증가하는 끔찍한 임무를 촉발할 수 있다는 경고도 한다.

‘고어헤드 엔트리(Go-Ahead Entry)’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MLB의 안면 인식 프로그램은 관중이 일반 대기 줄보다 짧은 별도의 보안 대기 줄로 발걸음을 옮기도록 유도한다. MLB 볼파크(MLB Ballpark) 앱을 설치하여 셀카를 촬영한 뒤 경기장 출입구에 배치된 유인 카메라 키오스크에서 얼굴을 인식하면, 바로 경기장 안팎을 드나들 수 있다.

현재 고엔트리 어헤드에 참여하는 MLB 구단은 필라델피아 필리스, 신시내티 레즈, 휴스턴 애스트로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워싱턴 내셔널스이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뉴욕 메츠 등 일부 MLB 구단은 출입구에 자체 안면 인식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뉴욕 메츠는 2021년부터 안면 인식 기술 개발사 위켓(Wicket)의 안면 인식 기술을 메츠 엔트리 익스프레스(Mets Entry Express) 프로그램에 적용했다. 마찬가지로 클리블랜드 가디언스는 2019년부터 홈 경기장인 프로그레시브 필드에 클리어(Clear)라는 기업의 안면 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위켓 최고 운영 책임자 제프 봄(Jeff Boehm)은 와이어드에 보낸 메일을 통해 “경기 경험을 개선하고자 생체 기술 사용 책임을 진다”라며, “기술 사용 책임과 관련하여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여러 최신 기술과 마찬가지로 안면 인식 기술 사용 방식과 관련한 거짓 정보가 많다. 일각의 주장과 달리 위켓은 항상 사용자가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을 100% 직접 선택하도록 하면서 언제든지 자유롭게 비활성화하도록 지원하기도 한다. 또한, 당사자 동의 없이 얼굴 이미지를 스캔하지 않는다. 외부 기관으로 데이터를 공유하거나 판매하는 행위는 전혀 없다”라고 덧붙였다.

뉴욕 메츠와 MLB 모두 와이어드의 의견 공개 요청에 바로 답변하지 않았다.

미국 미식축구 리그도 신속한 출입을 위해 출입구에 위켓의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NFL 대변인 브라이언 맥카시(Brian McCarthy)는 X에 적어도 NFL 구단 전체적으로 시행하는 안면 인식 기술 사용 프로그램은 구단이나 경기 당일 관리자와 공급사, 언론 기관만 접할 수 있으며, 팬은 접근 대상이 아니라는 글을 게재했다. 그러나 NFL 구단 클리블랜드 브라운스와 테네시 타이탄스는 출입구에 팬이 사용할 수 있는 안면 인식 시스템을 설치했다. (NFL이 안면 인식 기술 사용 범위를 확장한다는 뉴스는 페이스북과 X에서 여전히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NFL 32개 구단 모두 경기장에 안면 인식 기술을 갖추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티필드의 안면 인식 기술이 적용된 출입구 대기 줄은 5분당 5명꼴로 사용하는 등 대기 줄이 매우 한산했다. 주요 보안 대기 줄은 비교적 긴 편이었으나 입장까지 약 5분이 걸렸다.

시티필드를 찾은 시위대는 파이트 포 더 퓨처(Fight for the Future), 전자개인정보센터(Electronic Privacy Information Center), 국제 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 등 경기장 내 안면 인식 시스템 사용 반대 서한에 서명한 기관 11곳의 회원이다. 서한에는 “안면 인식 기술은 시민의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대상으로 유례없는 위협을 제기할 뿐만 아니라 전혀 필요하지 않은 기술이다”라고 기술되었다. 시위대는 행인에게 고어헤드 엔트리 관련 정보와 “스포츠 경기장에서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을 경고한다"라는 문구를 작성한 유인물을 나누어 주었다. 스포츠 경기장에서의 안면 인식 기술 사용을 두고 문제를 제기하는 시위가 열린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파이트 포 더 퓨처스 등 일부 비영리단체는 2023년, 필라델피아 필리스 홈 경기장인 시티즌 뱅크 파크에서도 안면 인식 기술 도입 반대 시위를 벌였다.

뉴욕 프라이버시 옹호 단체인 서베일런스 테크놀로지 오버사이트 프로젝트(Surveillance Technology Oversight Project) 전무 이사인 알버트 폭스 칸(Albert Fox Cahn)도 뉴욕 메츠 경기장 앞 시위에 참석했다. 칸은 와이어드의 문의에 고어헤드 엔트리와 같은 안면 인식 시스템 도입의 주요 우려 사항으로 법률 집행 기관이 대중의 감시를 피한 채로 감시 기술을 사용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칸은 “민간 분야의 안면 인식 기술 모두 전화 한 통이나 법원 명령만 있으면, 즉시 감시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이 씁쓸한 현실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RFID나 블루투스를 활용한 표를 가져다 대는 등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대기 줄을 줄일 방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면 인식 기술은 기업에서 적으로 의심되는 이를 막을 의도로 채택되기도 했다. MSG 엔터테인먼트가 소유한 라디오 시티 뮤직홀(Radio City Music Hall)에서는 MSG 엔터테인먼트의 소송 상대측 담당 변호사와 변호사 딸이 크리스마스 행사를 즐기지 못하도록 출입을 막은 사례가 있다. 매디슨 스퀘어 가든 등 MSG 엔터테인먼트가 소유한 장소 출입이 금지된 변호사 여러 명이 안면 인식 기술 사용 문제를 제기하며 MSG 엔터테인먼트를 제소했다. 그러나 소송은 2024년 5월, 기각되었다.

시티필드 시위에 참석한 서베일런스 테크놀로지 오버사이트 프로젝트 법률 책임자 데이비스 시퍼트(David Siffert)는 와이어드에 시티필드 외부를 지난 행인 다수가 시위대가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이해했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 경기장에서 안면 인식 기술을 사용하는 상황을 알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시위 당시 충돌이나 시위대의 의견에 공개 의견을 밝힌 이는 없었다. 혼란이 발생한 상황이 최악의 상황이었다.

시퍼트는 “일부 행인은 시위대가 안면 인식 기술을 광고한다고 오해하여 분노했다. 그러나 시위대가 안면 인식 기술 금지를 추진한다고 설명하자 반기면서 홍보물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tadiums Are Embracing Face Recognition. Privacy Advocates Say They Should Stick to Sports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