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MELIA TAIT, WIRED US
에펠탑 높이는 330m이다. 가장 가까운 피자 가게는 집에서 1.3마일 떨어진 곳에 있다. 이 모든 사실을 찾아내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식은 죽 먹기이다. 구글에 접속하여 몇 가지 단어를 검색창에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정확한 철자를 몰라도 괜찮다.
앞서 언급한 방법은 인류 역사 대부분 인류가 정보를 찾아낸 방법이다. 도서관을 가거나 성직자를 찾아가 궁금증을 해소한다. 혹은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페퍼로니 냄새가 나는 곳을 따라 이동한다. 그러나 검색 엔진이 잠깐 존재한 시기에도 화려한 최신 휴대전화 사용료가 너무 더 비싼 탓에 휴대전화 사용자는 일면식이 없는 이에게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내 정보를 얻기 위한 질문을 했다.
처음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던 때는 1996년이다. 그러나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가 출시되기 전까지 휴대전화에서 실수로 브라우저 아이콘을 누르면, 요금 폭탄을 맞을 것을 걱정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고는 했다. 2000년대 초반 기준 웹사이트 한 곳에 접속할 때 부담하는 비용은 치즈버거 1개 값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따라서 당시 휴대전화를 들고 구글에 접속하려는 이는 많지 않았다.
대신,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모바일 검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여럿 출시되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인은 GOOG-411에 전화하여 현지 기업 정보를 찾았다. 2006년부터 2016년 사이에는 242-242에 궁금한 사항은 무엇이든 문자로 보내면, 차차(ChaCha)라는 기업이 사용자가 문자로 보낸 질문에 적합한 답을 주었다. 영국인은 이와 비슷하게 118 118에 전화하거나 63336이라는 번호로 AQA에 문자를 보냈다. 답변 전달 과정의 이면에는 인공지능(AI) 로봇이 전혀 없었다. 대신, 당시 구글 역할을 대신하는 인력 수천 명이 채용됐다.
2004년부터 2005년 사이 웨일스에서 118 118 전화 상담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었던 42세 헤일리 밴필드(Hayley Banfield)는 “기네스가 아일랜드 산이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고, 지구의 둘레를 질문받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118 118 서비스는 2002년, 전화번호부 서비스로 처음 출시되었다. (당시 전화 한 통당 비용은 평균 55펜스였다.) 2008년, 118 118은 전화번호나 주소 이외에도 모든 질문으로 답변 제공 범위를 넓혔다. 밴필드는 118 118 서비스가 바뀌기 전에 근무했으나 당시 고객은 밴필드에게 종류를 떠나 각종 질문을 했다. 밴필드는 “’도로에 노란색 차량이 얼마나 많은가?’와 같은 임의의 질문을 받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전화번호 서비스는 지금도 존재하지만, 밴필드는 전화번호 서비스 호황기에 118 118에 근무했다. 당시 밴필드는 오후 5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교대 근무로 수백 통의 전화에 응답했다. 밴필드는 근무하면서 고객의 질문 패턴을 빠르게 알아차렸다. 밴필드는 “밤 11시 이후 걸려 오는 전화 대부분 만취한 이가 건 전화이다”라고 말했다. 택시를 잡거나 케밥 음식점을 가고 싶지만, 만취한 상태일 때는 마지막에 할 말을 잊고는 한다. 간혹 만취한 상태에서 전화한 고객은 밴필드가 자신에게 도움을 주어 식사에 함께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서서히 저녁이 가까워질 때는 마사지 시술소나 사우나 정보를 묻는다. 그리고 밴필드가 추천한 기존 사업장에 만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전화를 걸어 화를 내는 이도 있었다.
피자 가게 정보를 질문하는 전화는 저녁 8시부터 밤 10시 사이에 주로 걸려 온다. 누구나 동네 포장 음식점을 원할 시간대이다. 밴필드는 근무지인 카디프 콜센터에서 간단한 데이터베이스가 실행된 컴퓨터 앞에 앉는다. 밴필드는 우편번호를 입력하고, 피자의 준말인 ‘PIZ’, 택시의 준말인 ‘TAX’ 등과 같이 고객의 문의에 따라 준말을 입력한다. 다만, 우편번호는 근무 당시 영국 전 지역의 우편번호를 기억해야 했다. 일부 고객은 밴필드가 초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비난하고는 했다. 그러나 고객이 모든 궁금증을 해소하고 난 뒤에는 다수 고객이 그 이유를 알고 싶었던 것뿐이라는 사실을 자동으로 알게 된다.
밴필드가 118 118에 걸려 오는 전화에 응답하던 때와 비슷한 시기에 폴 코커톤(Paul Cockerton)은 문자 답변을 보냈다. 현재 54세인 코커톤은 2002년, AQA 63336을 창립했다. AQA는 “어떤 질문이든 답변한다”의 약자이다. AQA 63336에 보내는 문자는 1건당 1파운드이다. AQA 63336 서비스가 출시될 시기에 고객이 문자로 보낸 질문에 답변하는 직원은 5명이었다. 문자 답변을 보내는 직원은 백과사전을 찾고, 웹 검색을 하기도 하고, 간혹 계산도 하면서 고객의 질문에 10분 이내로 답을 보냈다.
AQA 63336은 고객이 남자 친구와 헤어져야 하는지 고민하는 등 연애 상담이 필요할 때도 항상 답변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현재 잉글랜드 크록슬리 그린(Croxley Green) 마을에 거주 중인 코커톤은 “문체로는 항상 ‘예’ 혹은 ‘아니오’로만 답변할 수 있었다”라며, “이에, AQA 63336은 ‘예. 오랫동안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남자 친구와 헤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후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장 실천하십시오’라고 답변을 보냈다”라고 전했다.
AQA 63336은 전성기 시절 고객의 문자 메시지에 답변할 직원을 최고 1,400명 채용했다. 학생부터 재택근무가 가능한 아이 엄마 등이 직원으로 고객의 질문에 답변한 뒤 돈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AQA 63336은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Q&A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코커톤도 밴필드와 마찬가지로 고객 질문의 패턴에 주목했다. 펍에서 퀴즈 이벤트가 진행되는 시간에는 사소한 질문 문자가 대거 들어온다. 혹은 밤이 길어지면서 대화 서비스를 요청하는 질문이 들어왔다. 그러나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비정상적인 질문이다.
코커톤의 기억에 가장 남는 문자는 “여자친구와 함께 정글에 조난되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태국 관광객 두 명이 조난된 나머지 당황하여 가족에게 전화를 걸지 않고 AQA 63336에 문자를 보내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코커톤은 “당시 근처 호텔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호텔 직원을 찾아 대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현지 구조 인력을 파견했다”라고 다이 상황을 전했다.
전반적으로 영국 미디어는 AQA 63336을 좋아했으며, 2008년에는 ‘그레엄 노튼 쇼(The Graham Norton Show)’에 등장하기도 했다. 영국 각지의 고객이 AQA 63336에 보낸 질문 대부분 기본적으로 우스꽝스러운 질문이기 때문이다. 118 118에서 전화로 고객의 질문에 답한 밴필드도 펍에서 친구와 함께 있을 때 AQA 63336에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문자로 보내는 것을 즐겼다. AQA 63336에서 보낸 답변은 항상 재미를 선사하도록 작성되었다. 코커톤은 “’지금 내가 어디 앉았게?’와 같이 사실상 AQA 63336 직원도 답을 알지 못하는 질문을 문자로 받는다”라며, “AQA 63336이 고객의 질문을 처리하는 방식은 조금이라도 가치가 있다고 확신할 만한 답변을 보내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노튼은 방송 도중 AQA 63336에 “개코원숭이는 사악한가?”라는 질문을 보냈다. 몇 초 뒤 노튼의 휴대전화에 문자 알림이 울렸다. 노튼이 받은 답변은 “예. 개코원숭이는 사악합니다. 자동차 앞 유리 와이퍼를 훔치려 하고, 어두운 곳에서 얼굴을 향해 붉은 엉덩이를 흔드는 존재는 모두 사악합니다”였다.
몇 차례 방송 후 AQA 63336의 시스템에는 2만 건이 넘는 문자가 쏟아졌다. (그중 절반은 ‘개코원숭이는 사악한가?’라는 질문을 보낸 문자였다.) 그러나 코커톤과 밴필드에게는 고객의 질문에 답변하던 순간이 항상 유쾌한 기억으로 남은 것은 아니다. 밴필드는 최소 20차례 자살 시도자의 전화에 응대해야 했다. 당시 사내 정책상 밴필드는 자살 시도자에게 감정적 지원 자선 단체인 사마트리안스(Samaritans)에 연결하도록 안내해야 했다. (AQA 63336의 사내정책도 마찬가지였다.) 코커톤은 2005년 7월 7일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 당시 지하철 운행이 멈춘 이유를 묻는 문자가 쇄도했다고 전했다. 코커톤은 “당시 집에 갈 방법을 묻는 문자를 보낸 고객이 많았다. AQA 63336은 실질적으로 도시 길잡이 역할을 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2년이 지난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됐다. 아이폰 자체 브라우저인 사파리에는 구글 검색 창이 기본 설정되었다. 서서히 전화를 이용한 정보 검색 비용이 저렴해지고, 정보 검색 자체도 쉬워졌다. 코커톤은 2009년 들어 문자가 급격히 줄어든 사실을 인지했다. 코커톤과 AQA 63336 공동 창립자는 2010년, 호주 기업에 AQA 63336을 매각했다. 오늘날 문자 답변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118 118도 더는 모든 질문에 답변하지 않는다. 다만, 주소 정보와 전화번호를 물어볼 수는 있다. (단, 1분당 통화료는 2.43파운드이다.)
이제는 고객 서비스 로봇이 인간처럼 행동하고, 간혹 인간이 로봇처럼 행동하는 기이한 시대를 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기업 대부분 서비스 제공 과정의 이면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동원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찌 되었든 인간 검색 엔진의 시대 종료 후 손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인간의 목소리가 선사하는 기쁨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대다수 정보를 자동으로 찾을 수 있으나 인간 고유의 따뜻함이나 재주도 사라졌다.
“내가 진짜로 이곳에 있을까?”, “곰의 유두는 몇 개인가?”, “키스의 기원은 무엇인가?” 모두 코커톤이 AQA 63336에서 실제로 받은 질문이다. 밴필드는 어느 한 고객을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친척과 연결하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 순간과 외로운 노신사 한 명과 정원 관리를 주제로 한 대화를 이어간 때를 기억한다. 밴필드는 “통화가 사라져 상실감을 느끼거나 통화 종료를 바라면서 고객이 느낀 대부분의 시간이 고객의 세계로 옮겨갔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Before Smartphones, an Army of Real People Helped You Find Stuff on Google
에펠탑 높이는 330m이다. 가장 가까운 피자 가게는 집에서 1.3마일 떨어진 곳에 있다. 이 모든 사실을 찾아내는 것은 놀라울 정도로 식은 죽 먹기이다. 구글에 접속하여 몇 가지 단어를 검색창에 입력하기만 하면 된다. 정확한 철자를 몰라도 괜찮다.
앞서 언급한 방법은 인류 역사 대부분 인류가 정보를 찾아낸 방법이다. 도서관을 가거나 성직자를 찾아가 궁금증을 해소한다. 혹은 길거리를 돌아다니며 페퍼로니 냄새가 나는 곳을 따라 이동한다. 그러나 검색 엔진이 잠깐 존재한 시기에도 화려한 최신 휴대전화 사용료가 너무 더 비싼 탓에 휴대전화 사용자는 일면식이 없는 이에게 전화하거나 문자를 보내 정보를 얻기 위한 질문을 했다.
처음 휴대전화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었던 때는 1996년이다. 그러나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가 출시되기 전까지 휴대전화에서 실수로 브라우저 아이콘을 누르면, 요금 폭탄을 맞을 것을 걱정하면서 땀을 뻘뻘 흘리고는 했다. 2000년대 초반 기준 웹사이트 한 곳에 접속할 때 부담하는 비용은 치즈버거 1개 값과 맞먹는 수준이었다. 따라서 당시 휴대전화를 들고 구글에 접속하려는 이는 많지 않았다.
대신,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모바일 검색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여럿 출시되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미국인은 GOOG-411에 전화하여 현지 기업 정보를 찾았다. 2006년부터 2016년 사이에는 242-242에 궁금한 사항은 무엇이든 문자로 보내면, 차차(ChaCha)라는 기업이 사용자가 문자로 보낸 질문에 적합한 답을 주었다. 영국인은 이와 비슷하게 118 118에 전화하거나 63336이라는 번호로 AQA에 문자를 보냈다. 답변 전달 과정의 이면에는 인공지능(AI) 로봇이 전혀 없었다. 대신, 당시 구글 역할을 대신하는 인력 수천 명이 채용됐다.
2004년부터 2005년 사이 웨일스에서 118 118 전화 상담원으로 근무한 적이 있었던 42세 헤일리 밴필드(Hayley Banfield)는 “기네스가 아일랜드 산이냐는 질문을 받은 적도 있고, 지구의 둘레를 질문받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118 118 서비스는 2002년, 전화번호부 서비스로 처음 출시되었다. (당시 전화 한 통당 비용은 평균 55펜스였다.) 2008년, 118 118은 전화번호나 주소 이외에도 모든 질문으로 답변 제공 범위를 넓혔다. 밴필드는 118 118 서비스가 바뀌기 전에 근무했으나 당시 고객은 밴필드에게 종류를 떠나 각종 질문을 했다. 밴필드는 “’도로에 노란색 차량이 얼마나 많은가?’와 같은 임의의 질문을 받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전화번호 서비스는 지금도 존재하지만, 밴필드는 전화번호 서비스 호황기에 118 118에 근무했다. 당시 밴필드는 오후 5시 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교대 근무로 수백 통의 전화에 응답했다. 밴필드는 근무하면서 고객의 질문 패턴을 빠르게 알아차렸다. 밴필드는 “밤 11시 이후 걸려 오는 전화 대부분 만취한 이가 건 전화이다”라고 말했다. 택시를 잡거나 케밥 음식점을 가고 싶지만, 만취한 상태일 때는 마지막에 할 말을 잊고는 한다. 간혹 만취한 상태에서 전화한 고객은 밴필드가 자신에게 도움을 주어 식사에 함께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서서히 저녁이 가까워질 때는 마사지 시술소나 사우나 정보를 묻는다. 그리고 밴필드가 추천한 기존 사업장에 만족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시 전화를 걸어 화를 내는 이도 있었다.
피자 가게 정보를 질문하는 전화는 저녁 8시부터 밤 10시 사이에 주로 걸려 온다. 누구나 동네 포장 음식점을 원할 시간대이다. 밴필드는 근무지인 카디프 콜센터에서 간단한 데이터베이스가 실행된 컴퓨터 앞에 앉는다. 밴필드는 우편번호를 입력하고, 피자의 준말인 ‘PIZ’, 택시의 준말인 ‘TAX’ 등과 같이 고객의 문의에 따라 준말을 입력한다. 다만, 우편번호는 근무 당시 영국 전 지역의 우편번호를 기억해야 했다. 일부 고객은 밴필드가 초능력이 있는 것이 아니냐고 비난하고는 했다. 그러나 고객이 모든 궁금증을 해소하고 난 뒤에는 다수 고객이 그 이유를 알고 싶었던 것뿐이라는 사실을 자동으로 알게 된다.
밴필드가 118 118에 걸려 오는 전화에 응답하던 때와 비슷한 시기에 폴 코커톤(Paul Cockerton)은 문자 답변을 보냈다. 현재 54세인 코커톤은 2002년, AQA 63336을 창립했다. AQA는 “어떤 질문이든 답변한다”의 약자이다. AQA 63336에 보내는 문자는 1건당 1파운드이다. AQA 63336 서비스가 출시될 시기에 고객이 문자로 보낸 질문에 답변하는 직원은 5명이었다. 문자 답변을 보내는 직원은 백과사전을 찾고, 웹 검색을 하기도 하고, 간혹 계산도 하면서 고객의 질문에 10분 이내로 답을 보냈다.
AQA 63336은 고객이 남자 친구와 헤어져야 하는지 고민하는 등 연애 상담이 필요할 때도 항상 답변을 보내기로 결심했다. 현재 잉글랜드 크록슬리 그린(Croxley Green) 마을에 거주 중인 코커톤은 “문체로는 항상 ‘예’ 혹은 ‘아니오’로만 답변할 수 있었다”라며, “이에, AQA 63336은 ‘예. 오랫동안 고민하고 스스로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 남자 친구와 헤어지는 것이 좋습니다. 후회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당장 실천하십시오’라고 답변을 보냈다”라고 전했다.
AQA 63336은 전성기 시절 고객의 문자 메시지에 답변할 직원을 최고 1,400명 채용했다. 학생부터 재택근무가 가능한 아이 엄마 등이 직원으로 고객의 질문에 답변한 뒤 돈을 받았다. 전반적으로 AQA 63336은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Q&A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코커톤도 밴필드와 마찬가지로 고객 질문의 패턴에 주목했다. 펍에서 퀴즈 이벤트가 진행되는 시간에는 사소한 질문 문자가 대거 들어온다. 혹은 밤이 길어지면서 대화 서비스를 요청하는 질문이 들어왔다. 그러나 가장 기억에 남는 질문은 비정상적인 질문이다.
코커톤의 기억에 가장 남는 문자는 “여자친구와 함께 정글에 조난되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태국 관광객 두 명이 조난된 나머지 당황하여 가족에게 전화를 걸지 않고 AQA 63336에 문자를 보내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코커톤은 “당시 근처 호텔로 전화를 걸었다. 그리고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호텔 직원을 찾아 대화를 이어갔다. 그리고 현지 구조 인력을 파견했다”라고 다이 상황을 전했다.
전반적으로 영국 미디어는 AQA 63336을 좋아했으며, 2008년에는 ‘그레엄 노튼 쇼(The Graham Norton Show)’에 등장하기도 했다. 영국 각지의 고객이 AQA 63336에 보낸 질문 대부분 기본적으로 우스꽝스러운 질문이기 때문이다. 118 118에서 전화로 고객의 질문에 답한 밴필드도 펍에서 친구와 함께 있을 때 AQA 63336에 말도 안 되는 질문을 문자로 보내는 것을 즐겼다. AQA 63336에서 보낸 답변은 항상 재미를 선사하도록 작성되었다. 코커톤은 “’지금 내가 어디 앉았게?’와 같이 사실상 AQA 63336 직원도 답을 알지 못하는 질문을 문자로 받는다”라며, “AQA 63336이 고객의 질문을 처리하는 방식은 조금이라도 가치가 있다고 확신할 만한 답변을 보내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노튼은 방송 도중 AQA 63336에 “개코원숭이는 사악한가?”라는 질문을 보냈다. 몇 초 뒤 노튼의 휴대전화에 문자 알림이 울렸다. 노튼이 받은 답변은 “예. 개코원숭이는 사악합니다. 자동차 앞 유리 와이퍼를 훔치려 하고, 어두운 곳에서 얼굴을 향해 붉은 엉덩이를 흔드는 존재는 모두 사악합니다”였다.
몇 차례 방송 후 AQA 63336의 시스템에는 2만 건이 넘는 문자가 쏟아졌다. (그중 절반은 ‘개코원숭이는 사악한가?’라는 질문을 보낸 문자였다.) 그러나 코커톤과 밴필드에게는 고객의 질문에 답변하던 순간이 항상 유쾌한 기억으로 남은 것은 아니다. 밴필드는 최소 20차례 자살 시도자의 전화에 응대해야 했다. 당시 사내 정책상 밴필드는 자살 시도자에게 감정적 지원 자선 단체인 사마트리안스(Samaritans)에 연결하도록 안내해야 했다. (AQA 63336의 사내정책도 마찬가지였다.) 코커톤은 2005년 7월 7일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 당시 지하철 운행이 멈춘 이유를 묻는 문자가 쇄도했다고 전했다. 코커톤은 “당시 집에 갈 방법을 묻는 문자를 보낸 고객이 많았다. AQA 63336은 실질적으로 도시 길잡이 역할을 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2년이 지난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됐다. 아이폰 자체 브라우저인 사파리에는 구글 검색 창이 기본 설정되었다. 서서히 전화를 이용한 정보 검색 비용이 저렴해지고, 정보 검색 자체도 쉬워졌다. 코커톤은 2009년 들어 문자가 급격히 줄어든 사실을 인지했다. 코커톤과 AQA 63336 공동 창립자는 2010년, 호주 기업에 AQA 63336을 매각했다. 오늘날 문자 답변 서비스는 제공되지 않는다. 118 118도 더는 모든 질문에 답변하지 않는다. 다만, 주소 정보와 전화번호를 물어볼 수는 있다. (단, 1분당 통화료는 2.43파운드이다.)
이제는 고객 서비스 로봇이 인간처럼 행동하고, 간혹 인간이 로봇처럼 행동하는 기이한 시대를 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하는 기업 대부분 서비스 제공 과정의 이면에서 인간의 노동력을 동원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어찌 되었든 인간 검색 엔진의 시대 종료 후 손쉽게 알아차릴 수 있는 인간의 목소리가 선사하는 기쁨이 사라졌다. 그와 동시에 대다수 정보를 자동으로 찾을 수 있으나 인간 고유의 따뜻함이나 재주도 사라졌다.
“내가 진짜로 이곳에 있을까?”, “곰의 유두는 몇 개인가?”, “키스의 기원은 무엇인가?” 모두 코커톤이 AQA 63336에서 실제로 받은 질문이다. 밴필드는 어느 한 고객을 오랫동안 연락이 끊긴 친척과 연결하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 순간과 외로운 노신사 한 명과 정원 관리를 주제로 한 대화를 이어간 때를 기억한다. 밴필드는 “통화가 사라져 상실감을 느끼거나 통화 종료를 바라면서 고객이 느낀 대부분의 시간이 고객의 세계로 옮겨갔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Before Smartphones, an Army of Real People Helped You Find Stuff on Goog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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