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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오폴리’ 게임, 실리콘밸리 대기업 vs 리나 칸 FTC 의장 갈등에 남긴 메시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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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비앤비오폴리’ 게임, 실리콘밸리 대기업 vs 리나 칸 FTC 의장 갈등에 남긴 메시지는?
2020년, 링크드인 창립자이자 테크 기업 투자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유세 운동단의 거액 기부자인 리드 호프만이 자체 독점 위원회를 설립하여 에어비앤비의 주식상장을 기념했다. 그러나 독점 위원회는 독점을 저지른 기업 관계자를 교도소가 아닌 정부 규제 기관으로 보냈다.
By Makena Kelly, WIRED US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대통령 선거 유세 운동 기부 액수 1위를 기록한 억만장자이자 링크드인(LinkedIn) 창립자인 리드 호프(Reid Hoffman)는 2020년, 자신이 거액을 투자한 기업인 에어비앤비의 주식상장을 기념하며, ‘감옥’ 공간을 ‘정부 규제’로 변경한 모노폴리 게임판을 공개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민주당 출마 후보로 확정되자 테크 업계에 거액을 투자한 억만장자 여러 명이 갑자기 불확실한 상황에서 나타나 해리스 유세 운동단 지지에 나섰다. 종종 해리스 부통령을 기업 친화적 정치인으로 칭하는 동시에 리나 칸(Lina Kahn)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의장의 독점 규제 추진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냈다. 호프만은 해리스 유세 운동단에서 영향력이 가장 큰 기부자 중 한 명이었다.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중도 포기하기 전, 호프만은 바이든-해리스 유세 운동단에 수천만 달러를 기부하고, 부유한 테크 기업 투자자 여러 명도 모았다.

2020년 12월, 에어비앤비는 나스닥에 상장하자마자 시가총액 470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때 호프만은 ‘에어비엔비오폴리(Airbnbopoly)’로 변경한 인기 보드게임 모노폴리의 게임판을 다른 투자자 몇 명에게 보냈다. 에어비앤비에 가장 큰돈을 투자한 투자자도 호프만과 그가 이끄는 벤처 기업 그레이록파트너스(Greylock Partners)가 보낸 에어비앤비오폴리 게임판을 받은 사실을 밝혔다.

에어비앤비오폴리 박스는 ‘리드 호프만과 그레이록이 제작한 게임’이라는 라벨과 함께 여행을 테마로 한 게임판과 카드, 주사위, 게임 말 등 전형적인 보드게임의 모든 요소를 갖추었다. 모자처럼 보이기도 하는 골무 대신, 사용자는 비행기 좌석, 골프 클럽, 쪼리 등을 이용하여 게임판 위를 이동한다. 게임판 위의 공간에 철도나 애틀랜틱시티 길거리 대신 공항, 에어비앤비 숙소 등을 원하는 대로 포함할 수 있다. 기존 모노폴리 게임판을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변경한 예시 중 하나로 게임판 구석의 감옥 칸을 ‘정부 규제’ 칸으로 변경한 채로 사용자가 뒤로 이동하도록 지시한 것을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정부 규제를 피하고자 한다면, ‘진보’ 칸으로 이동해야 한다.

게임판의 공간 중 정부가 부과한 벌금이나 세금, 신뢰 및 안전 비용 등을 부담해야 하는 공간도 있다. “미국 정치계의 최근 발전 사항에 따라 캐나다 거주 상황에 관심을 두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 작성된 카드가 그 예시이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에어비앤비오폴리가 강대국 정부에 반감을 드러내는 대신 참신한 선물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호프만의 직원 최고 관리자이자 팟캐스트 공동 진행자인 아리아 핑거(Aria Finger)는 와이어드의 문의에 “리드 호프만은 수년간 카탄의 개척자(Settlers of Catan)를 비롯한 다양한 보드게임을 즐긴 보드게임 애호가이다. 이에, 호프만은 카탄의 개척자를 ‘실리콘밸리의 개척자(Settlers of Silicon Valley)’라는 게임으로 직접 변경하여 새로운 게임판을 친구 여러 명에게 선물했다”라며, “또, 에어비앤비를 지켜보면서 실리콘밸리의 개척자처럼 맞춤 제작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멋지면서도 독특한 행보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 여러 게임 중 모노폴리 게임판이 에어비앤비의 단기 주택 대여 개념을 적용하기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하여 에어비앤비오폴리를 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에어비앤비오폴리는 호프만과 실리콘밸리의 거물급 투자자 여러 명이 해리스 부통령이 대통령으로 당선된 후 칸 의장을 해임해야 한다고 주장한 뒤 널리 알려졌다.

2021년, 칸 의장이 FTC 의장으로 부임한 뒤 아마존, 구글, 메타 등 테크 업계 대기업이 반독점 관행을 일삼으면서 규제를 회피할 길은 사라졌다. FTC는 복수 대기업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지금도 FTC와 테크 업계 대기업 간의 반독점 소송 여러 건이 진행 중이다. 칸 의장의 대표적인 승소 사례는 2024년 8월, 구글이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불법 독점 관행을 유지했다는 미국 법원 판결이 선고된 사례이다.

2016년, 호프만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링크드인을 매각하고, 링크드인 이사진으로 합류했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AI) 분야 협력, 투자 의혹의 일부분으로 FTC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프만의 대변인은 와이어드의 의견 공개 요청에 바로 답변하지 않았다.

호프만은 2024년 7월,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중도 포기한 직후 CNN에 출연하여 “리나 칸 의장은 미국에 도움이 안 되는 인물”이라며, “해리스 부통령이 칸 의장을 대신할 인물을 새로 임명하기를 바란다”라는 발언을 했다.

2024년 8월,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 상원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호프만의 정치적 기부가 테크 업계 정책과 FTC 인사 임명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라고 말했다. 이에, 호프만은 샌더스 의원의 주장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호프만 외에도 테크 업계 투자자 중 칸 의장의 사임을 촉구하면서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지지 의사를 밝힌 인물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벤처 자본가 비노드 코슬라(Vinod Khosla)는 2024년 여름에 개최된 어느 한 콘퍼런스에 참석하여 칸 의장은 이성적이지 않은 인물이라고 말했다. 마크 큐반은 글로벌 종합 뉴스 웹사이트 세마포(Semafor)와의 인터뷰에서 한 가지 노선을 택해야 한다면, 칸 의장이 FTC 의장직에서 사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큐반은 “테크 업계 대기업 분리를 추진하면, 인공지능 분야를 선도할 능력에 위협을 가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는 대통령 선거를 약 일주일 앞둔 시점에 X에 칸 의장이 곧 해임될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해당 게시글은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FTC 의장을 새로 임명할 것임을 시사한다.

에어비앤비오폴리 게임에서는 담보나 청산 금액을 모두 상환할 능력이 없어 파산 선고를 한다면, 패배한다.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에어비앤비 호스트가 게임의 승자가 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 an ‘Airbnbopoly’ Game Says About Silicon Valley’s Standoff With Lina K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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