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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의 전자 폐기물, 위기의 순간 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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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지의 전자 폐기물, 위기의 순간 도달
2024년 3월, UN이 발행한 보고서는 인류가 매년 TV, 스마트폰 등 각종 기기로 생성하는 전자 폐기물이 1,370억 파운드라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게다가 매년 인간이 버리는 전기 및 전자 기기 부품 재활용률은 1/4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By MATT SIMON, WIRED US

이 기사를 보면서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는 지구에 오래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 사용 중인 기기를 실수로 물에 빠뜨리거나 반려견이 장난감처럼 씹어서 파손되거나 계획적 진부화가 될 수도 있다. 기기를 수리하지 못하여 폐기한다면, 한동안 사용하던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는 전자 폐기물이 되어 고장 난 TV, 냉장고, 세탁기, 카메라, 라우터, 전동칫솔, 헤드폰 등으로 가득 쌓인 전자 폐기물 처리장으로 향하게 될 것이다. 플러그 연결을 하여 사용하거나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 및 전자 제품 모두 마지막에는 같은 운명을 맞이하게 된다. 전자 폐기물은 날이 갈수록 인류가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이 되고 있다.

전 세계 경제 발전과 소비지상주의 생활 방식 확산으로 전자 폐기물이 전체적으로 심각한 환경 위기가 되었다. 부유한 선진국 시민은 1인당 전기 및 전자 기기 평균 109개를 보유한다. 반면, 저소득 국가 시민의 1인 평균 보유량은 4개로 줄어든다. UN은 2022년, 인간이 생성하는 전자 폐기물이 1억 3,700억 파운드 이상이라는 조사 결과를 담은 최신 보고서를 발행했다. 전 세계 인류가 생성하는 전자 폐기물은 17파운드 이상이라고 추산할 수 있다. 하지만 전 세계 인류가 재활용하는 전기 및 전자 기기 부품은 전체 생성량의 1/4 수준으로 추산된다.

매년 전자 폐기물 처리장에 폐기되는 전체 전자 폐기물 중 철, 구리, 금을 비롯하여 회복 가능한 전자 폐기물 가치는 620억 달러에 이른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전자 폐기물이 생성된다면, 2030년이면 전자 폐기물은 33% 증가하고, 재활용률은 20% 감소할 것이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유엔 훈련조사연구소(United Nations Institute for Training and Research) 수석 과학 연구 전문가 겸 UN의 전자 폐기물 생성 실태 보고서 제1 저자인 키스 발데(Kees Baldé)는 “전자 폐기물 증가 속도가 제대로 된 수집, 재활용 속도보다 더 빠르다는 사실에 경각심을 제기할 수 있다”라며, “인간의 전기 및 전자 제품 소비량이 너무 많고, 폐기 속도도 너무 빠르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필요하지 않은 제품을 구매할 때도 있다. 게다가 수리할 수 없도록 설계된 제품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UN 보고서는 인류가 빠른 속도로 전기 및 전자 제품 재활용 비율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제시된 차트 중 인류가 계속 사용했을 수도 있는 금속 폐기량이 매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재활용이 가능한 상태에서 전자 폐기물이 된 금속 중 철이 가장 많다. 알루미늄, 구리, 니켈 등도 적지 않다. 그 외 전기 및 전자 제품 금속 중에는 아연, 주석, 안티모니 등도 있다. 보고서는 2022년 전 세계 전체 전자 폐기물 중 금속 680억 파운드가 포함되었다고 전했다.

전자 폐기물 분해 과정은 복잡하다. 세탁기를 구성하는 부품은 TV와 전혀 다르다. 전기 및 전자 기기 범주가 같은 기기도 브랜드마다 다른 제조 공정을 채택한다. 게다가 같은 브랜드의 같은 제품 종류이더라도 모델마다 적용된 부품과 제조 공정 등의 차이가 매우 크다. 예를 들어, 최신 세탁기는 30년 전 생산된 전자 기기보다 더 많은 센서를 장착했다.

전자 폐기물에 코발트, 난연제, 연 등 위험 물질도 포함되었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전자 폐기물 분해가 더 어렵다. UN 보고서는 매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전자 폐기물 방출량이 연간 수은 폐기량보다 12만 5,000파운드 더 많아 인류와 여러 생명체의 건강을 위협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UN 국제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 책임자 겸 UN 보고서 저자인 바네사 그레이(Vanessa Gray)는 “전자 폐기물은 매우 복잡한 폐기물이다. 전자 폐기물의 가치는 높지만, 환경에 해로운 유해 물질도 많다”라고 전했다.

전자 폐기물에 포함된 유해 물질은 전자 폐기물 재활용이 위험한 작업인 이유이다. 저소득 국가나 중간 소득 국가에서는 비공식 전자 폐기물 처리장에서 각각의 가정을 방문하여 전자 폐기물을 수집한다. 전자 폐기물 처리장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귀중한 금속을 추출하려 제대로 된 안전 장비 하나도 착용하지 않은 채로 전자 폐기물을 녹이면서 스스로 건강을 해치는 동시에 환경도 해친다. UN 보고서는 매년 세계 각지에서 전자 폐기물 73억 파운드가 어떠한 관리도 없이 저소득 국가의 전자 폐기물 처리장으로 향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자 폐기물의 궁극적인 관리 방식을 알 수 없으며, 친환경 전자 폐기물 처리 과정이 없을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전 세계 전자 폐기물 이동량 중 2022년 한 해 동안 선진국에서 전자 폐기물이 대거 쌓인 저소득 국가나 중간 소득 국가로 운송된 전자 폐기물은 18억 파운드에 육박한다.

부유한 선진국에는 비공식 전자 폐기물 재활용 과정이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다. 전자 폐기물을 분리하고 안전하게 분해하는 공식 시설도 있다. 예를 들어, 유럽의 공식 전자 폐기물 재활용 비율은 약 43%로 세계 여러 국가보다 높은 편이다. 그러나 매년 전자 폐기물 증가 속도를 일정한 수준으로 유지할 정도로 충분히 재활용이 이루어지는 곳은 세계 그 어디에도 없다. 인류는 재활용할 금속을 추출하고자 전기 및 전자 기기를 제대로 채굴하는 대신 지상에서 더 많은 광물을 채굴한다.

하지만 UN 보고서는 극소량의 전자 폐기물 재활용만으로도 2022년 기준 순수 금속을 얻기 위한 채굴 작업 중 광석 채굴량 2조 파운드를 줄일 수 있었다고 추산했다. (금속 소량을 생성하는 데 다량의 광석이 필요하다.) 전자 폐기물에서 재활용하는 금속이 증가한다면, 최신 기기 확산을 지지하는 데 필요한 채굴량이 줄어들 것이다. 결과적으로 채굴장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생물 다양성 상실 문제를 피할 수 있다.

전자 폐기물의 복잡함 때문에 재활용 비용이 비싼 편이다. 2030년 공식 전자 폐기물 수집량이 44%로 증가하는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예외는 아니다. 발데는 “전자 폐기물 수집 목적으로만 기업을 운영하여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매출을 달성하는 사업 운영 사례는 없다. 전자 폐기물 수집 및 재활용 전문 기업은 전자 폐기물 재활용 보상 지원 법안이 시행되는 곳에서만 살아남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UN 보고서는 81개국에 전자 폐기물 정책을 다룬 법안이 존재하며, 67개 조항은 확장 생산자책임재활용제(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 EPR) 관련 조항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에는 전기 및 전자 기기 제조사가 전자 폐기물 기업 경영에 부담하는 수수료도 포함되었다.

물론, 인류가 처음부터 과도한 기기 사용을 중단할 수 있다. 바로 수리권 옹호 운동가 단체가 다년간 추진하고자 맞서 싸운 문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배터리는 충전 주기 중 제한된 횟수 이상으로 사용한 후 성능이 저하된다. 전자 기기 수리 지침 및 수리 도구 제공 기관인 아이픽스잇(iFixit)의 지속가능성 책임자 엘리자베스 체임벌린(Elizabeth Chamberlain)은 “제조사가 기기 성능과 관련하여 인위적인 제한을 설정할 수 없어야 한다. 기기 수리는 전자 폐기물 피해 감소 전략이다. 전자 폐기물 문제를 모두 해결할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전 세계가 지구에 필요한 수준으로 폐기물 증가 둔화를 실현할 방법이다”라고 설명했다.

전자 폐기물 위기의 핵심은 수요이다. 소통을 위한 스마트폰과 안전한 음식 보관을 위한 냉장고, 편안한 실내 생활을 위한 열펌프가 필요한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따라서 무엇보다도 즉시 고장 날 일이 없는 고급 제품을 생산하는 동시에 고장 난 기기는 수리할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이다. 고칠 수 없는 상태임이 확실한 기기는 안전하고 확실한 전자 폐기물 재활용 시스템으로 처리해야 한다. 발데는 “인류의 전기 및 전자 기기 소비량이 너무 많다. 전자 폐기물 문제의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태에서는 진정한 재활용을 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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