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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 '브리티시볼트'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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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 '브리티시볼트'의 몰락
브리시티볼트는 투자자에게 영국 배터리 산업의 초석이 되겠다고 약속했으나 현재 파산 위기를 직면했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브리티시볼트(Britishvolt)는 영국의 테슬라와 같은 존재가 되려 했다. 2024년까지 영국 자동차 산업 부문에서 연간 리튬이온 배터리 수십만 대를 생산하면서 경제적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영국 북동부 지역의 산업 부흥을 견인할 예정이었다.

브리티시볼트는 2019년 출시 후 영국 정부 지원금 1억 파운드(1억 2,300만 달러)를 포함해 25억 달러 상당의 자본 축적을 약속했다. 또한, 애스턴 마틴(Aston Martin), 로터스(Lotus)와 초기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2022년 8월, 노섬벌랜드에 기가팩토리 설립을 시작하고 9개월도 되지 않아 미국의 파산 보호 신청 규정 챕터 11에 상응하는 법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브리티시볼트 직원 232명 중 대다수 직원에게 무급 휴가가 적용된 상태이다.

큰 야망을 갖고 영국 전기차 산업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약속한 스타트업이 혼란스러운 종말을 맞이한 셈이다. 브리티시볼트의 몰락으로 직원과 다수 애널리스트, 정치인 모두 서둘러 순식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방식과 영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 의미하는바 등을 이해하려 나서기 시작했다.

익명성 보장이라는 조건으로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 응한 2022년 12월 자로 퇴사한 브리티시볼트의 어느 한 전 직원은 “어떤 측면에서 보면, 브리티시볼트의 파산이 놀랍다. 브리티시볼트는 야심 찬 사업 계획을 세웠다. 또, 브리티시볼트에서 함께 근무한 동료는 야심 찬 계획을 실현할 지식과 경험이 풍부한 이들이었다”라고 말했다.

브리티시볼트는 2019년, 스웨덴 기업가 올랄 나드자리(Orral Nadjari)와 라스 칼스트롬(Lars Carlstrom)이 설립한 기업이다. 나드자리와 칼스트롬 모두 전기차 산업에 종사한 경험은 없지만, 기업가보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스타트업 창업가와 가까운 새로운 시도 접근 방식을 택하며, 과감한 미래 성장을 약속했다.

버밍엄대학교 경영대학원 기업 경영학 교수인 데이비드 베일리(David Bailey)는 “나드자리와 칼스트롬의 야망은 항상 실현이 어려웠을 것이다. 나드자리와 칼스트롬이 기술 개발 성과를 거둔 기록을 추적할 수 없다. 또한, 약 38억 파운드에 이르는 공장을 설립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모두 확보하지 않았다. 게다가 브리티시볼트는 중대한 고객사가 없었다.

하지만 브리시티볼트의 비전은 주로 산업화 이후의 사업 영역에서 경영난을 겪는 기업 발전을 지원하는 영국 정부의 ‘강화’ 계획의 지지를 받았다. 

영국 북동부에 설립된 브리티시볼트 공장은 일자리 3,000개를 새와 공급망 5,000곳을 추가로 창출할 것을 약속했다. 2022년, 영국 정부가 브리티시볼트에 자금을 지원한다고 공식 발표하자 당시 총리였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는 브리티시볼트의 공장 시설을 “북동부 지역과 영국 전역의 숙련된 노동 인력의 전 세계 청정 산업 혁신 제어라는 강력한 의지를 상징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은 애스턴 마틴, 로터스 등 자동차 제조사가 각각 2022년 1월과 3월, 전기차 배터리 개발을 위해 브리티시볼트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충분한 수준의 자금을 제공했다. 또, 전기차 배터리 생산 산업 투자로도 이어졌다. 여러 대기업이 여러 투자 라운드에서 연속으로 브리티시볼트에 투자했다. 투자 금액은 2억 파운드 수준으로 추산된다. 또, 브리티시볼트가 특정 목표 달성 시 추가로 투자한다는 약속도 이어졌다.

나드자리와 칼스트롬은 2022년 8월 자로 사임했다. 그에 앞서 칼스트롬은 스웨덴에서 세금 사기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포드 CEO직을 지냈던 그레이엄 호어(Graham Hoare)가 나드자리와 칼스트롬의 자리를 대체하고, 전 세계 사업부 사장이 되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그와 비슷한 시기에 브리티시볼트의 상황이 나빠지기 시작했다. 브리티시볼트가 2022년 10월 한 달간 직원에게 지급해야 할 급여는 총 300만 달러에 이르렀다. 그러나 브리티시볼트는 자동차 제조사의 첫 번째 주문을 받을 예상 시점인 2023년 여름까지 사업 유지를 위한 긴급 자금 2억 파운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한때 브리티시볼트가 생산 공장 설립 목표를 달성할 때 1억 파운드 지원을 약속했던 영국 정부는 브리티시볼트의 자금 흐름 문제 완화를 위한 3,000만 파운드 지원 요청을 거절했다.

와이어드의 인터뷰에 응한 브리티시볼트 전 직원은 반드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건이 없는 상태에서 대대적인 약속을 한 것이 처음부터 브리티시볼트의 기풍에 고정됐다고 전했다.

이어, “브리티시볼트가 약속한 사항 모두 실제 진전이라기보다는 이미지였다. 브리티시볼트가 세운 사업 계획은 훌륭했으며, 좋은 결과를 얻었다.

브리티시볼트는 잠재적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도 거래 예약과 지속 가능한 공급망 구축 모두 하지 못했다. 베일리 교수는 “브리티시볼트가 애쉬턴 마틴과 로터스에 배터리 시제품을 단 한 번이라도 전달한 적이 있는지 모른다. 브리티시볼트는 뛰어난 신기술을 보유했으므로 고객사를 확보할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지금까지 이렇다 할 고객사를 확보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했다.

브리티시볼트는 간혹 현금이 넘쳐나는 것처럼 행동했다. 브리티시볼트는 280만 파운드 상당의 호화 주택을 경영진이 북동부 지역을 이동할 때 머물 숙소로 임대했다. 나드자리와 칼스트롬은 브리티시볼트를 떠나기 전, 전용기를 통해 사내 건물 안팎을 비행했다.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브리티시볼트 직원은 직원 복지 혜택으로 두바이에 거주하는 피트니스 강사가 원격으로 진행하는 요가 수업도 받았다.

브리티시볼트 직원이 근무를 시작할 때, 사무실 상주 직원 모두 총합 900파운드에 육박하는 35인치 LG 모니터와 독을 받았다. 브리티시볼트 전 직원은 “브리티시볼트는 지나치게 큰돈을 지출했다”라며, 사무실 책상에 IT 장비가 전달되었을 당시 놀랐던 때를 회상했다.

브리티시볼트 전 직원은 “브리티시볼트의 지출액이 관리가 어려운 수준이었다고 생각한다. 브리티시볼트는 대기업인 것처럼 행동했으나 실상은 매출을 올리지 못하면서 임금 지급으로 적자를 기록하는 스타트업이었다. 실제로 어떠한 형태든 매출이나 고객 기반 확보에 집중한 뒤 기업의 지출 금액과 상응하는 수준의 성장을 모색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익명성을 요구한 브리티시볼트의 두 번째 전 직원은 “브리티시볼트의 경영 방식이 매우 형편없다는 점이 당황스러울 따름이다. 브리티시볼트는 시간이 지나도 반복하여 실패했다. 브리티시볼트의 직원과 기술 모두 훌륭했지만, 진정한 빛을 발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형편없는 기업 지도자 탓이다”라고 비판했다.

브리티시볼트는 2023년 1월 중순까지만 하더라도 기존 시가총액의 소액에 해당하는 금액에 인정한 수준의 투자금 확보를 시도했다. 브리티시볼트의 투자 설명 과정에 참여했다고 밝힌 어느 한 투자자는 와이어드에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브리티시볼트가 채택할 수 있는 여러 옵션을 제공했다. 그러나 브리티시볼트 경영진은 조언을 전혀 듣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브리티시볼트는 1월 17일 정오(현지 시각) 회의에서 직원에게 법적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브리티시볼트 언론홍보팀은 법적 절차 설명과 다음 상황을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짧은 이메일과 함께 기자단과의 연락을 끊은 상태이다.

브리시티볼트의 언론 인터뷰 대응 부서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와이어드는 브리티시볼트와 직접 연락하기 어려웠다.

브리티시볼트와 기업 자산에 발생할 다음 일은 확실하지 않다. 브리티시볼트의 부실 운영 및 경영 상황 감독을 담당하는 EY-파테논(EY-Parthenon)은 “브리티시볼트 기업 운영 기여자 보호와 사업 및 자산 매각 옵션을 포함해 브리티시볼트의 재정 문제로 영향을 받는 직원을 지원할 것”이라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1년 전 영국 볼트를 열렬히 지지했던 영국 비즈니스 에너지 산업 전략부는 책임 있는 성명 발표를 거부했다.

베일리 교수는 법적으로 채권자를 위해 가능한 한 많은 돈을 회수하기 위해 사업을 매각해야 할 것이기 때문에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어떤 면에서 가능한 최악의 결과라고 말한다. 그는 "브리티시볼트의 가장 훌륭한 투자사와 영국 배터리 제조 산업을 위한 일인가 묻는 것과는 다르다”라고 말했다.

브리티시볼트의 몰락은 이미 어려운 일이었던 전기차 산업 분야의 세계 선도 국가가 되고자 한 영국의 바람에 타격을 주었다.

가치 보고 및 연구 기업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Benchmark Mineral Intelligence)의 데이터 기준, 브리티시볼트가 성공했어도 2031년까지 영국이 전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 0.6%였을 것이다. 벤치마크 미네랄 인텔리전스 CEO인 사이먼 무어스(Simon Moores)는 “브리티시볼트의 몰락과 함께 영국이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2%로 줄어들었다. 영국이 전 세계 배터리 부문 경쟁에 제대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라고 말했다.

유럽 전역에서 각국 정부는 203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기가팩토리 시설 35곳을 건설할 계획을 지원한다. 브리티시볼트의 전 공동 창립자인 칼스톰이 창업한 이탈트볼트(Italtvolt)는 2023년 중으로 이탈리아 북부 지역에 기가팩토리 건설을 시작할 예정이다.

무어는 “외부에서 본 브리티시볼트의 파산 위기는 건설 현장과 제품 생산, 공급망, 최종 고객 기반에 먼저 돈을 투자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조만간 전기차 산업 주요 국가가 되고자 하는 영국의 바람을 저하하는 일이다”라고 분석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Collapse of the UK’s Electric Vehicle Champ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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