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이 지나며 기업들의 2019년 4분기 실적이 발표가 이어지고 있다. 스마트폰 업체들의 기상도도 각각 달리 나타났다. 함박 웃음을 지은 애플과 달리 삼성전자는 매출 소폭 하락을 기록했으며 LG전자는 1조 원이 넘는 연간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둔 곳은 애플이다. 애플은 매출 918억1900만 달러(한화 약 109조1727억 원), 영업이익 255억6900만 달러(한화 약 30조4015억 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9.5% 증가했으며, 특히 매출은 분기 기준 최대치를 달성했다.
4분기 매출은 스마트폰 '아이폰 11'과 '아이폰 11 프로', 블루투스 이어폰 '아이팟 프로'가 이끌었다. 전년 동기 대비 아이폰은 7.6%, 웨어러블, 홈 액세서리는 37% 이상 매출이 늘었다. 지역별로는 일본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매출이 증가했다.
8개 분기 만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스마트폰 출하량 1위를 탈환한 것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애플은 5G 스마트폰을 내지 않고도 아이폰 11의 힘으로 7000만대 이상 판매하며 삼성전자에 앞섰다.
팀 쿡 애플 CEO는 "아이폰 11 및 아이폰 11 프로에 대한 견실한 수요에 힘입어 애플의 분기 최고 매출액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연휴 분기 동안 활성화 기기 기반이 각 시장에서 증가해 15억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우리 고객의 만족도와 참여도, 충성도를 보여주는 강력한 방증"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의 4분기 성적은 매출 24.95조 원, 영업이익 2.52조 원이었다. 무선 사업은 플래그십 모델 판매 감소로 전 분기 대비 매출이 4.3조 원 하락했으나, 연말 성수기 효율적인 마케팅비 운영과 갤럭시 A 시리즈 등 주요 모델 수익성 유지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조 원가량 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30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해 4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7500만대, 태블릿 판매량은 700만대이며 휴대폰 내 스마트폰 비중은 90% 초반"이라며 "견조한 플래그십 판매와 갤럭시 A 시리즈 재편으로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대폭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애플에 4분기 스마트폰 출하량 1위 자리를 내줬지만 2019년 전체 판매량은 삼성전자가 앞섰다. 특히 2019년 5G 시장을 선도하며 650만대의 5G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는 올해 5G 스마트폰이 전체 시장의 약 18%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올해는 갤럭시 S와 폴더블폰 출시로 인한 제품 믹스 개선으로 매출 개선이 예상된다"며 "5G 상용화 확산에 따라 5G 스마트폰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프리미엄 모델과 중저가 업스케일링을 병행 추진해 작년 대비 실적을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인 것은 LG전자다. LG전자의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 부문은 지난 4분기에도 분위기를 바꾸지 못하고 19분기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4분기에만 332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2019년 연간 적자는 1조99억 원에 이른다.
LG전자는 2018년 말 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장인 권봉석 사장에 MC 부문까지 맡겼다. 권 사장은 'V50 씽큐'와 'V50S 씽큐', 스마트폰 액세서리 '듀얼스크린' 등을 출시하고 생산거점 역시 경기도 평택에서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해 원가 절감을 꾀하는 등 여러 해법을 찾았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실패했다.
결국 LG전자는 2019년 12월 다시 한번 수장 교체를 시도, 이연모 MC단말사업부장(전무)을 사업본부장(부사장)으로 승진시켜 MC 부문을 맡겼다. 올해 LG전자는 새로운 수장과 함께 매출 성장 모멘텀 확보에 집중한다.
LG전자는 지난 1월 30일 컨퍼런스콜을 통해 "2020년에는 애플의 진입 등으로 5G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있을 것"이라며 "프리미엄은 물론 준프리미엄, 보급형 5G 제품을 출시해 애플이나 중국 업체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북미, 유럽, 한국, 일본 등의 전략 시장에서 5G 수요를 선점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보급형 제품은 소비자 관점의 핵심 스펙 우위 확보와 함께 제조사개발생산(ODM)을 적극 활용해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매출 확대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