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급속도로 확산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은 한국을 포함한 19개국에서 7800명 이상의 감염 확진자가 확인되는 등 맹위를 떨치고 있다. 국제보건기구(WHO)는 30일(현지시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완치에 필요한 백신이 아직 없기에 현재로서는 감염 자체를 막는 것이 최선이다. 게임 업계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을 막기 위해 분주한 모습이다.
라이엇 게임즈는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리그 중 중국에서 열리는 'LoL 프로 리그(LPL)와 2부 리그 'LoL 디벨롭맨 리그(LDL)'의 개최를 무기한 연기했다. 한국 리그인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는 개막에 앞서 지난 30일 열릴 예정이었던 미디어데이가 취소됐으며, 2월 5일 개막하는 스프링 시즌은 무기한 '무관중 경기'로 치러진다.
무관중 경기가 해제되는 시점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유동적으로 적용하는 조치를 수시로 안내할 예정이다. 라이엇 관계자는 "무엇보다 선수와 관람객, 관계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예방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경기를 치르기 위해 현장에 모이는 선수 및 관계자의 감염·전염 방지를 위해 각종 대책을 수립, 시행하겠다"고 했다.
게임 업계에서도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분주하다. 건물 곳곳에 손 소독제와 마스크, 체온계를 배치하고 예방법을 사내 전체에 공지 중이다. 예방 포스터를 부착하거나 보건관리자를 통해 직원의 상태를 확인하는 업체도 있다.
중국 지역 출장 및 방문은 병세가 약화될 때까지 당분간 금지되는 추세다. 중국뿐 아니라 기타 지역 해외 출장 역시 자제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해외 업체 및 지사와의 미팅 및 업무는 메일 혹은 화상회의 등으로 대체한다.
다음 주 대만에서 열리는 '2020 타이베이게임쇼'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2017년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갈등이 불거진 이후 중국이 해외 게임 관련 판호 발급을 금지 혹은 제한하면서 대만 시장에 대한 중요도가 커졌다. 판호는 중국의 게임 서비스 허가권을 말한다.
한국과 중국, 일본은 이전부터 대만 게임 시장 공략에 공을 들여왔다. 특히 세 국가는 전 세계 게임 시장 점유율 2~4위를 차지할 정도로 영향력이 높다. 이 때문에 연초 열리는 타이베이게임쇼는 매년 3국의 게임 동향을 미리 살펴보는 자리로 주목받았다. 올해 한국에서는 넷마블,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등이 참가한다.
대만 현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나온 상황에다 행사 기간 30만 명이 넘는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돼 참가사들은 혹시 모를 감염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넷마블 관계자는 "대만 법인 중심으로 전반적인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한국 본사 인력의 출장은 최대한 자제하고 행사 지원 역시 최소화할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전염병' 주제의 게임에 대한 관심도 급증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2년 모바일과 PC, 엑스박스 원(Xbox One) 버전으로 출시된 '감염병 주식회사'는 전 세계에 질병을 퍼뜨려 모든 인간을 멸종시키는 것이 목표인 게임이다.
지난 2015년 메르스 발병 당시에도 주목받았던 이 게임이 다시 한번 순위 차트를 역주행하고 있다. 모바일 앱 순위 분석사이트 게볼루션에 따르면 전염병 주식회사는 31일 현재 한국을 포함해 22개 국가에서 애플 앱스토어 유료 게임 부문 1위에 올랐다.
게임 개발사 엔데믹 크리에이션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전염병 주식회사는 게임일 뿐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은 많은 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실제 상황"이라며 "감염증에 대한 정보는 각국 정부와 WHO로부터 직접 얻을 것을 권고한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