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화제가 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현실과 가상 세계를 오가는 주인공 현빈의 사투를 그렸다. 두 세계를 연결하는 고리는 콘택트렌즈처럼 생긴 손톱 크기의 웨어러블 디바이스이다.
최근 웨어러벌 디바이스 기기의 발전이 눈 부시다. 달력을 스크롤하고, 통근 시간 체크하며, 심지어 음악재생을 컨트롤하는 일까지, 모조 비전(Mojo Vision)이 선보인 스마트 콘택트렌즈인 모조렌즈(Mojo Lens)은 이 모든 작업을 가능하게 한다.
이러한 새로운 기술은 특히 헬스케어 분야서 약자들의 정상 생활을 돕는 데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 기술'인 스마트 콘텍트렌즈
애플(Apple), 구글(Google), 아마존(Amazon),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와 같은 기술업계 베테랑 기업들은 화면에 대한 의존도를 줄인 '작은화면'에 미래가 있다고 보고 있다. 스마트폰을 꺼내는 대신, 눈을 통해 정보를 활성화하는 인터페이스 구현이 그 연구 대상이다.
모조비전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 기술책임자인 마이크 위머(Mike Wiemer)는 "여러분이 될 수 있고, 그렇게 보이게 하고, 여러분의 외모를 바꾸지 않고, 거리를 걷는 것을 이상하게 행동하게 하지 않는 기술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기술적 완성은 헬스케어 분야에서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모조비전 기술 개발은 우선 시각 장애가 있거나 시력이 낮은 사람들, 혹은 안경으로 그 같은 저시력 증상을 고칠 수 없는 이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모조비전의 이번 프로토 타입은 시력을 향상 시키거나 눈의 표면에 바로 일정을 보여준다. 일단 모든 콘택트렌즈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현재 미국 FDA로 부터 헬스케어 기술 발전에 공헌할 것으로 예상되는 획기적 기술(Breakthrough Device Designation) 자격을 부여받은 상태다.
이 제품은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건물 내부 사물이나 정지 표지판 윤곽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돕는다. 시각장애가 있는 사용자가 주변을 훨씬 쉽게 탐색할 수 있도록 고안한 이미지 센서는 실제 사물의 대비를 증강시키고, 가장자리 모서리를 부각시키고, 물체를 확대시켰으며, 어둠 속에서 윤곽을 볼 수 있도록 돕는다.
그럼에도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만드는 일은 결코 간단하지 않다. 와이어드에 따르면, 구글 알파벳의 자회사 베릴리도 몇 번의 난관에 부딪힌 후 스마트 렌즈 프로그램을 다시 집중시켜야 했다. 적절한 크기의 센서, 모든 것이 원활하게 돌아가는 데 필요한 전력, 적용 가능한 디스플레이와 이미지 센서도 있어야 한다.
◆ 초미니 워어러블의 '전력' 한계, 기술로 극복
2014년 구글 글래스를 탄생시킨 'Google X Project'에서 흥미로운 웨어러블 디바이스의 아이디어를 내놨다. '스마트 콘텍트렌즈'로 불리는 이 초소형 글라스는 당뇨병 환자를 위한 헬스케어 디바이스로, 신체의 당뇨병 수치를 간편하게 측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후 이 콘텍트렌즈를 이용해 당뇨병이나 녹내장을 컨트롤하려는 다양한 시도가 이어졌으며, 기술은 진화했다.
한세광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교수는 2017년 콘택트렌즈 기업 인터로조와 공동으로 스마트 헬스케어 콘택트렌즈를 선보였다. 당뇨 환자의 눈물에 포함된 당 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한 후, 혈당 수치가 올라가면 렌즈 표면에 코팅된 인슐린 약물이 녹아내리면서 혈당을 조정하는 기기이다.
모조렌즈와 유사한 디스플레이 기능도 갖췄다. 소프트 콘택트렌즈에 전자장치를 결합한 플랫폼을 통해 눈물 속의 바이오마커를 모니터링하거나 증강현실을 구현하는 등 활용도를 높이는 쪽으로 개발 중이다.
이러한 스마트렌즈 역시 웨어러블 기기인 만큼 지속적인 사용을 위한 내장 배터리와 충전 기술은 필수이다. 그렇지만 기기 자체가 워낙 초소형인 만큼 원활한 전원 공급 방식 찾기는 숙제로 남아 있었다.
이후 기기 내부 공간의 제약이 있는 만큼 무선으로 배터리에 전원을 공급하자는 아이디어가 등장했다. 이론적으로 만 존재했던 이 기술을 사용화시킨 것은 국내 연구진이다.
박장웅 교수(연세대학교) 및 이상영 교수(UNIST), 배병수 교수(KAIST) 공동 연구팀은 무선충전용 전자 회로와 급속 충·방전이 가능한 전원인 슈퍼커패시터를 소프트콘택트 렌즈 내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슈퍼커패시터(Supercapacitor)는 축전 용량이 대단히 큰 커패시터를 지칭하는 단어로, 커패시터는 전기 장치에서 전기적 인력을 통해 전력을 저장하는 장치이다. 화학반응 이용하는 배터리와 달리 전극과 전해질 계면 사이 이온 이동이나 표면 화학반응에 의해 충전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팀은 실제 널리 쓰이는 소프트 콘택트렌즈 물질을 기판으로 이용, 렌즈 크기에 맞게 무선충전에 필요한 전자소자(슈퍼커패시터, LED 등)를 초정밀 인쇄공정을 통해 그려 넣었다.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 착용자의 활동을 방해하지 않는 무선전원의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다.
지난달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즈(Science Advances)' 소개된 이 기술로 실제 사람이 착용한 상태에서 무선충전이 되고 스마트 콘택트렌즈 내 LED 디스플레이를 작동할 수 있도록 전력을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신축성 있는 실제 소프트 콘택트렌즈 소재에 무선충전 전원을 공급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의 전원 공급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조기사 및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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