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와이어드코리아] “향후 10년은 ‘경험의 시대(Age of Experiences)’가 될 것입니다. 경험을 통해 일상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야 합니다."

삼성전자가 미래 10년의 비전을 새롭게 정의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사장은 세계최대 가전 및 IT전시회 CES2020 개막 전날인 6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호텔에서 진행된 CES 기조연설에서 ‘기술혁신이 가져다 줄 일상의 변화’에 대해 정의하고 혁신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유익한 경험을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AI)과 5G,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첨단기술이 접목된 제품들을 소개하고 “앞으로 AI가 발전하면서 개개인의 생활양식도 큰 폭으로 변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사장은 삼성전자가 모토로 삼고 있는 '인간 중심의 혁신'이 결국 '개개인의 삶에 IT가 녹아드는 것'이라고 요약하고 “혁신은 멀리서 오는 게 아니라 일상에 있다”며 “발전된 기기를 사고, 즐기고, 기기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 자체가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첨단 하드웨어와 AI 조합으로, 개인 맞춤형 IT

김 사장은 “이제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게 아니라, 물건과 관련한 경험을 파는 시대”라며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과 도시가 변화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날 삼성이 공개한 신기술은 모두 '경험'이라는 주제로 모아진다.

삼성 북미 디자인혁신센터 페데리코 카살레뇨 센터장이 경험을 테마로 제시한 것은 개인 취향에 맞게 설계된 스마트홈이다. 기기들이 IoT로 연결되고 이들이 진화하면 개개인의 삶도 더 나은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카살레뇨 센터장은 “집은 개인의 취향이 가장 많이 반영되는 곳”이라며 “이제는 집에도 맞춤형 IT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래의 주방공간에 대한 비전도 그려졌다. △사물인터넷(IoT) 냉장고인 ‘패밀리허브’가 가족을 위한 맞춤형 식단을 짜서 간단하게 요리하는 모습 △가정용 식물재배기가 키운 허브로 음식 맛을 더하는 모습 △AI 보조 셰프인 ‘삼성봇 셰프’가 요리과정을 도와주는 모습 등이 영상으로 보여졌다.

삼성리서치 세바스찬 승 부사장은 “우리는 AI가 사용자 개개인에게 잘 맞는 경험을 줄 거라고 믿는다”며 “삼성전자는 이미 전세계에 AI 기술 기업을 7개 세웠으며 꾸준히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 더 안전하고 편리한 '스마트시티' 구축

삼성전자는 스마트시티에 대한 비전도 공유했다. 인간의 삶을 경험으로 인식하면 도심환경 역시 크게 바꿀 수 있다는 시각이 깔려 있다.

삼성 넥스트의 에미릴 베커 전무는 AI, 5G, 사물인터넷, 엣지컴퓨팅 등을 기반으로 한 기술 혁신이 도시 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자율주행차, 스마트홈 등은 도시의 일상에 큰 변화를 가져다준다는 것.

베커 전무는 삼성전자가 서울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에 적용할 홈 IoT 사례를 언급하며 거주자가 음성명령으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거나 하나의 앱으로 전기·수도·가스 등의 에너지 사용량을 확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앞으로 IoT가 발달함에 따라 음성으로 간편하게 스마트 가전제품 조작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또한 ‘V2X’(Vehicle to Everything) 구현을 통해 자동차를 도시 전체와 연결하고, 스마트 기기로 사람과 사람을 이어 커넥티드 커뮤니케이션 형성을 완성하는 스마트시티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베커 전무는 “2050년까지 인구의 70%가 도시에서 거주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다”며 “도시가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수많은 도전과제가 수반되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터 보안 강화에도 힘쓸 것”

김 사장은 기조연설을 마무리하며 “개인이 더 안전하게 첨단기술을 누릴 수 있도록 데이터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자사 보안 플랫폼 ‘녹스’를 현재 적용된 모바일에서 TV, 가전제품, IoT 기기로 확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앞으로 온디바이스 AI, 엣지 컴퓨팅, 블록체인 등 데이터 보안을 강화할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조 연설에는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한 인공지능 반려로봇 볼리(Ballie)가 소개돼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볼리는 사람의 목소리에 반응하고 주인을 따라다니며 심부름을 하는 구형 물체로 인공지능 기능을 내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