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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터키주 산맥의 비트코인 채굴 기회, 순식간에 악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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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터키주 산맥의 비트코인 채굴 기회, 순식간에 악몽으로
비트코인 열풍이 불었을 당시 켄터키주의 소규모 산업 시설이 중국 기업과 암호화폐 채굴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채굴로 형성된 꿈이 무너졌다.
By Joel Khalili, WIRED US

켄터키주 동부 지역 애팔래치아산맥의 작은 언덕에 있는 작은 도시인 젠킨스를 따라 형성된 출구가 없는 도로에는 민트그린색 지붕이 눈에 띄는 대형 창고가 있다. 도로에는 일부 기업 건물도 있으나 그 외 주변 환경은 넓은 들판과 나무를 따라 형성된 비탈길로 둘러싸였다. 창고 안에는 수천 대에 이르는 컴퓨터 장비가 배치되었다. 그러나 창고 안 컴퓨터는 한 번도 켜진 적이 없다.

해당 창고는 석탄 채굴로 파괴된 풍경을 재구성하고자 켄터키주 상원 의원인 브랜든 스미스(Brandon Smith) 의원이 2005년 공동 창립한 기업인 모호크에너지(Mohawk Energy)가 소유한 창고이다. 창고는 장기간 가동 중단 상태였으나 스미스 의원이 2022년 당시 중국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가 소유한 기업 HBT파워(HBTPower)와 비트코인 채굴 목적으로 창고 사용 계약을 체결하면서 다시 살아났다.

모호크에너지는 HBT파워와의 계약으로 필요한 전력 기반 시설로 창고를 채우고 장비를 운영하여 HBT파워가 채굴하는 비트코인 전송 작업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HBT파워는 계약에 따라 모호크에너지에 채굴 수익 일부를 월 단위 호스팅 비용과 채굴 과정에서 발생한 에너지 사용료 지급을 약속했다.

스미스는 HBT파워와의 계약으로 세수를 확보하고, 수리공으로 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옛 석탄 광산 광부의 일자리 창출을 기대했다. 석탄 업계는 이미 오래전 젠킨스를 떠나 공급할 수 있는 예비 자원이 소진되었다. 결국, 석탄 업계 근로자였던 이들은 재취업 기회를 모색해야 했다. 최신 인구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실직한 광부 1/3이 빈곤층으로 분류할 수 있는 기준에 해당한다. 스미스는 “한 가지 유형의 채굴 활동을 새로운 활동으로 전환한다는 생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이제 켄터키주 동부 지역은 석탄 산업이 활발했던 과거를 잊고, 테크 업계의 미래를 따라잡아 새로운 역할을 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모호크에너지와 HBT파워의 계약은 유망한 미래로 시작했으나 이내 양사의 관계가 소원해지다가 협력 계약이 종료됐다. 스미스는 “실제로 가동된 시설은 없었다. 계약 초기 창고를 따라 걸었을 때는 매우 매력적이면서 활기가 넘치는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재앙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2023년 11월, HBT파워는 모호크에너지가 적절한 전력 시설 설치, 특정 전력 보조금 확보, 채굴 장비 판매 시도 등 일부 계약 조건을 위반했다는 주장과 함께 연방 법원에 소장을 제출했다. 법무법인 DLA파이퍼 소속 국제 분쟁 중재 전문 변호사이자 HBT파워의 법률 대리인인 하루트 삼라(Harout Samra) 변호사는 “결과적으로 모호크에너지가 기본적인 계약 의무를 제때, 모든 계약 조건 측면에서 이행하지 못한 것이 분쟁 원인이 되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모호크에너지도 HBT파워를 상대로 반소를 제기하며, 여러 계약 불이행 의혹에 맞서면서 HBT파워가 임대료, 인건비, 시설 설치 비용 70만 달러 이상을 지급해야 할 의무를 소홀히 했다고 주장했다. 모호크에너지는 계약과 창고의 새로운 임대인을 찾지 못한 동시에 HBT파워의 장비를 창고에 계속 보관하여 발생한 소득 손실과 관련한 손해 배상도 청구했다. 모호크에너지가 제출한 소장에는 “후오비는 현재 불리한 조건임을 확신하는 협상을 하고, 계약과 관련하여 발생한 채무 이행을 하지 않으려 한다”라고 기술되었다.

아직 합의되지 않은 양사의 소송전은 비트코인 채굴 협력 관계가 실패로 끝나자 중국 기업과 미국 시골 지역의 산업 시설 소유 기업 사이에서 발생한 여러 분쟁 사례 중 하나이다. 과거 석탄 채굴 산업이 활발했던 켄터키주의 창고 시설 소유 기업에는 채굴 기업과의 협력이 창고 가동을 멈추었을 수도 있는 시기에 새로운 사업 기회에 나서는 거부할 수 없는 기회처럼 보였으나 결국에는 악몽이 되었다. 미국 창고 소유 기업 측은 중국 채굴 기업이 지급하지 않은 수십만 달러 상당의 호스팅 비용과 에너지 비용 등으로 재정 손실을 겪었다고 주장한다. 중국 채굴 기업도 불만인 것은 마찬가지이다. 삼라 변호사는 “HBT파워가 모호크에너지와의 계약으로 확보한 기회가 끝난 것을 후회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거액의 비트코인 거래 및 암호화폐 보상 과정을 위한 권리를 얻고자 하는 컴퓨터 간의 경쟁인 비트코인 채굴경쟁은 산업 단위 시설을 소유한 채로 가동하는 대기업이 장악했다. 2021년과 2022년, 켄터키주를 포함하여 전력 공급이 가능한 미국 시골 지역 어느 곳에서나 소규모 시설 운영이 시작됐다. 암호화폐 채굴 프로젝트 및 채굴 시설 운영 자문 기업 사브레56(Sabre56) CEO 필 하비(Phil Harvey)는 “소규모 독립 채굴 기업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했다”라며, “애팔래치아산맥 지역은 언제나 훌륭한 전력 공급 지역이었다”라고 전했다.

영세 채굴 시설이 암호화폐 채굴 시장 격차를 좁히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암호화폐 채굴 금지법 도입으로 채굴 기업은 신규 시설에서 수백만 달러의 암호화폐 채굴 장비를 새로 확보한 시설에 버려두었다. 하비는 “자본이 풍부한 중국 기업 여러 곳이 암호화폐 채굴 금지법으로 타격을 받았다. 순식간에 조금도 쉴 틈 없이 가동을 중단하는 기계가 등장하면서 수익을 잃었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비트코인 가치가 급등하여 그에 따른 채굴 업계의 수익도 증가하자 채굴 기업과 투자자 모두 직접 비트코인 채굴 장비를 대거 비축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미리 구매한 장비를 배치할 곳은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암호화폐 채굴 시장 과열 추세 속에서 채굴 장비 보유자는 영세 시설 소유자에게 시간이 부족한 상태에서 채굴 장비 설치 계약을 체결하기 시작했다. 영세 시설 소유자 대부분 암호화폐 채굴 경험이나 관련 전문 지식이 부족하여 창고 안에 장비를 설치하는 데 동의하고는 대신 채굴 시설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그러나 계약 파기라는 명분으로 암호화폐 채굴 시설 제공 협력 관계가 소원해지면서 협력 관계는 실패로 끝났다. 중국 암호화폐 채굴 기업과 미국 창고 시설 양측의 실사는 부족했으며, 창고 시설에 필요한 장비를 모두 두고 배치한 뒤 여러 가지 갈등 중 계약금 지급 등과 같은 문제로 갈등을 빚었다. 하비는 “서로를 향한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쌓이는 결과가 되었다”라고 전했다.

미국 시장은 일부 중국 기업의 예상보다 비용 부담이 더 크고 관료주의 절차가 심한 것으로 입증되었으나 갈등은 문제를 초기에 인지하지 못한 미국 대규모 창고 시설 운영자의 분노를 유발하기도 했다. 하비는 “비트코인 채굴 운영은 규모를 떠나 쉽게 볼 일이 아니다. 중국 기업은 사업이라고 생각하면서 잘못된 일이라고 판단하는 일은 하지 않는다. 갈등은 양측이 똑같이 잘못하여 발생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모호크에너지의 법률 대리인 소속 법무법인인 안나화이츠로오피스(Anna Whites Law Office)는 중국 암호화폐 채굴 업계의 협력사와 유사한 갈등을 빚는 켄터키주의 소규모 시설 운영자 여러 명의 법률 대리를 담당했다. 안나화이츠로오피스를 설립한 안나 화이츠 변호사는 “중국 암호화폐 채굴 기업과 켄터키주 창고 시설 소유자 간의 갈등은 모호크에너지의 사례와 다른 점이 있으나 중국 기업이 출처가 불분명한 기계를 시설로 대거 운송하고는 3개월간 집중적으로 채굴 활동을 한 뒤 계약에 따라 지급해야 할 비용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공통점이 있다”라고 주장했다.

일부 분쟁은 법원에서 합의로 종결됐다. 화이츠 변호사는 의뢰인 기밀 유지 의무 때문에 합의 사례를 자세히 밝힐 수 없다고 전했다. 하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여 법적 분쟁을 이어가는 사건도 적지 않다.

과거 스미스가 공동 소유한 기업인 바이오퓨얼마이닝(Biofuel Mining)도 화이츠 변호사가 중국 기업이 운영했다고 확신하는 암호화폐 채굴 기업인 투지테크(Touzi Tech), VCV 파워 감마(VCV Power Gamma)와의 법적 분쟁을 진행 중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서류에 투지테크와 VCV 파워 감마 모두 델라웨어주 기업으로 등록되었으나 사실상 북경어로 사업을 운영했으며, 두 기업 모두 웹사이트에 기재된 미국 주소에는 실제로 접근한 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이츠 변호사는 “국적 불문 타국 기업이 사무실을 단기 임대하여 미국 투자자와 정부 기관의 까다로운 감독을 피하는 일이 흔하다”라고 지적했다.

바이오퓨얼마이닝은 투지테크, VCV 파워 감마를 상대로 별도로 진행 중인 두 건의 소송에서 중국에서 운반되어 켄터키주에 있는 바이오퓨얼마이닝의 창고 시설에서 채굴 장비를 가동하면서 비트코인을 채굴한 수십만 달러 상당의 금액을 지급하지 않은 채로 떠났다고 주장했다.

바이오퓨얼마이닝은 2022년 초반 투지테크와 합의금 6만 달러로 합의했다. 그러나 투지테크 측이 합의에 따라 장비를 받은 뒤에도 합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아직 소송이 진행 중인 VCV 파워 감마와의 사건에서 바이오퓨얼마이닝은 마틴카운티순회재판소에서 VCV 파워 감마의 채굴 장비 판매로 VCV 파워 감마 측이 불이행한 채무 일부를 되찾도록 허가 판결을 받았다. (화이츠 변호사는 이 사건의 채무 금액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화이츠 변호사는 손해 배상금을 아직 받지 못했다는 점을 문제 삼는다. VCV 파워 감마 측의 연락이 두절된 탓이다.

이후 바이오퓨얼마이닝은 사업장을 폐쇄하고 암호화폐 채굴 기업 호스팅 벤처 실패로 사업 운영을 중단했다. 전 바이오퓨얼마이닝 CEO 웨스 해밀턴(Wes Hamilton)은 “투지테크와 VCV 파워 감마 탓에 집도 팔고, 모든 것을 잃었다. 빈털터리 신세가 되었다. 투지테크, VCV 파워 감마와의 분쟁으로 발생한 상황 전체에 화가 난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와이어드는 투지테크와 VCV 파워 감마 측에 의견 공개를 위해 연락했으나 어떠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

모호크에너지, 바이오퓨얼마이닝과 같은 분쟁에 휘말린 기업이 금전적 피해를 회복할 방법은 거의 없다. 모호크에너지의 사건과 같이 특수 목적 기업과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면, 상황 자체가 더 복잡해진다. HBT파워는 모기업이 특수한 사업 벤처를 위해 설립한 자회사이므로 미국 내 장기간 사업 운영 능력을 걱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화이트&케이스(White & Case) 국제 상거래법률 관행 부서 파트너 변호사인 킴 해브린(Kim Havlin) 변호사는 “미국이 아닌 타국 기업을 상대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피해 복구가 더 어렵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미국에 사업장을 둘 필요가 없는 탓에 계약 불이행에 따른 사건을 무시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법원이 켄터키주 창고 시설 소유자의 손을 들어주어도 손해 배상금을 받기 어렵다. 해브린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판결은 종이에 작성된다. 어떤 판결이든 자산이나 현금 지급 명령은 귀중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패소한 상대가 법원의 명령에 따른 손해 배상금 지급을 거부하고 미국에 피해 금액 회복을 위한 자산이 없다면, 손해 배상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

모호크에너지는 소송을 1년 가까이 진행하고 있으나 법적 장벽을 직면했다. 사건 담당 판사가 최근, 모호크에너지 측이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HBT파워의 소송 기각 요청을 거부한 것이 모호크에너지 측에 타격이 되었다. 판사는 모호크에너지의 반소 중재를 명령했다. 즉, 공개 법정이 아닌 당사자 간 문제 해결을 위한 합의를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타국 기업은 양측의 중재를 사건 해결 방안으로 선호한다. 해브린 변호사는 “중재 국가를 지정하여 중립적 분쟁 해결의 장을 형성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2024년 12월로 예정된 연방 법원 심문에서 모호크에너지가 점유 중인 HBT파워의 장비 매각 금지 여부를 판결할 수도 있다.

스미스는 소송을 통해 청구한 손해 배상금 전액을 지급받을 가능성은 이미 포기했다. 스미스는 “균등한 손해 배상 합의 주장을 하는 것도 우스운 상황이 되었다”라고 한탄했다.

2023년 9월 방송된 PBS 인터뷰에서 스미스는 모호크에너지 시설을 홍보할 당시 젠킨스에 들어온 모든 기업이 창고 시설을 버릴 일이 없다고 입증하고자 했다. 그는 “리본 커팅식을 진행한 뒤 창고 시설 사용 계약을 체결한 중국 협력 기업이 떠나는 사례를 보았다. 하지만 항상 같은 사례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HBT파워와의 협력 계약 파기 후 스미스는 모호크에너지가 또 다른 실패 사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마주했다. 모호크에너지는 창고 가동을 중단하여 기술자로 재취업 교육을 마친 옛 석탄 광산의 광부들을 해고할 수밖에 없었다. (모호크에너지가 HBT파워와의 계약 초기 채용한 근로자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모호크에너지이 창고가 스미스의 바람대로 다시 활발하게 가동되는 일은 없을 수도 있다. 하비는 “시골 지역 사회가 비트코인 채굴 시설 공급 협력 계약으로 누린 이익은 거의 없다. 일자리 창출 사례는 극소수이다. 쇠퇴한 지역 부활 사례가 되지 못한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났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하지만 스미스는 새로운 협력사와의 암호화폐 채굴 프로젝트로 지역 되실리기에 성공하고자 하는 희망을 잃지 않았다. 스미스는 “HBT파워와의 소송이 당연한 방향으로 합의되고, 더 나아가 젠킨스 지역을 원하는 기업이 있다는 전망을 통해 지역 활성화를 위해 나아가고자 한다. 언젠가 대기업이 젠킨스가 자사 업계에 도움이 될 곳으로 판단하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호크에너지와 비트코인 채굴 산업과의 협력 관계는 경각심을 일깨워주는 사례이다. 스미스는 “많은 가구의 소득이 끊긴 일을 본 일이 마음이 아팠다. 모호크에너지 근로자는 한때 젠킨스 지역 내 소득이 가장 높은 주민이었다. 이 부분에서 HBT파워는 또 다른 모욕을 주는 행위를 했다. 바로 법원에서 HBT파워에 맞서 싸우는 이유이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n the Kentucky Mountains, a Bitcoin Mining Dream Turned Into a Nightm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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