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Lily Hay Newman, Matt Burgess, WIRED US
동남아시아에서는 20만 명 이상이 지난 몇 년간 온라인 스캠에 강제로 동원됐다. 종종 노예처럼 가혹한 학대를 당하기도 했다.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탈취한 범죄 조직 활동의 일환이다. 이른바 ‘돼지 도살’이라고 알려진 작전 개시 지역은 현지의 불안정함과 열악한 관리 실태를 악용하는 중국 범죄 조직이 뿌리내린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에 주로 밀집되었다. 막대한 인도주의적 비용이 뒤따르지만, 돼지 도살 사기는 범죄 수익이 높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현재 돼지 도살과 비슷한 수법이 세계 여러 대륙에서 수많은 국가에서도 발생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와이어드는 법률 집행 기관과 시민 사회의 대응은 물론이고 여러 연구원의 인터뷰를 검토한 뒤 동남아시아에서 시작한 돼지 도살 수법이 중동, 동유럽, 남미, 서아프리카 등 여러 대륙에서도 급격히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범죄 개시 범위가 확장된 돼지 도살 수법 모두 중국어를 구사하는 범죄 조직과의 관련성이나 중국의 대규모 국제 인프라 및 개발 계획인 중국 일대일로 투자에 개입한 적이 있는 곳으로 드러났다.
2023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돼지 도살 사기 피해 금액이 40억 달러에 육박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행했다. 일부 연구원은 전 세계의 전체 피해 금액이 75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몇 달간 돼지 도살 사기와 인신매매를 동남아시아의 사기 수법 핵심으로 동원하는 사례를 단속하기 위한 합동 노력을 펼쳤다. 그러나 돼지 도살 수법 발생 범위는 계속 전 세계로 확산됐다.
오랫동안 돼지도살 사기를 연구한 경험이 있는 비영리 단체 인텔리전스포굿(Intelligence for Good) 공동 창립자 로니 토카조우스키(Ronnie Tokazowski)는 “세계 각지의 온라인 공격자가 돼지 도살 수법으로 큰돈을 갈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돼지 도살 수법을 동원한 온라인 스캠 개시를 온라인 사기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기 시작했다. 따라서 돼지 도살 수법 피해 보고 국가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연구원과 법률 집행 기관이 전면 개입해도 돼지 도살 수법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돼지 도살 수법은 지난 5년 사이 급격히 증가하여 표면적으로는 피해자와 가까운 것처럼 보이는 관계 형성 과정을 포함한 사기 유형이 되었다. 공격자는 종종 잠재적인 피해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갑자기 메시지를 보내면서 대화를 이어간다. 공격자는 피해자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특별하거나 고유한 투자 기회를 말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피해자가 정상적인 자금 관리 서비스처럼 보이는 악성 플랫폼을 토해 주로 암호화폐 형태로 돈을 보내면, 피해자가 보낸 자금 전액을 세탁한다. 모든 과정은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여 오랜 시간을 들여 신중한 계획에 따라 진행된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60개국의 납치 및 인신매매 피해자가 주로 수천 명의 인력을 보유한 동남아시아 스캠 조직에 동원되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게다가 지난 몇 달 동안 세계 각지에서 구성과 규모가 제각각이지만, 목적은 똑같은 온라인 스캠 조직이 여럿 발견되었다.
베네딕트 호프만(Benedikt Hofmann) 유엔마약범죄사무소 동남아시아 및 태평양 사무국 부국장은 “범죄 조직은 관리의 어려움, 제한적인 법률 집행 기관 역량, 규제 및 법안 등 유리한 상황과 환경을 악용한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 돼지 도살 온라인 스캠 조직을 찾아볼 수 있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호프만 부국장은 돼지 도살 수법 확장 추세를 두고 “동남아시아에 투자한 돼지 도살 온라인 스캠 조직은 비슷한 작전 기반을 확립하고자 동남아시아를 넘어서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 내 부유하면서도 권위주의 정책이 펼쳐지는 두바이는 2021년부터 돼지 도살 조직이 동남아시아 외에도 최대 중심지를 모색하자 돼지 도살 조직의 주요 활동 무대가 되었다. UN은 UAE 인구 88% 이상이 이민자로 구성되어 매우 다양하다는 독특한 특징을 고려하면, 돼지 도살 조직이 기승을 부리는 데 유독 취약한 데다가 인력을 즉시 동원할 준비가 되었다고 본다.
인신매매 전문 사회 기관인 휴머니티리서치컨설턴시(Humanity Research Consultancy) 창립자 겸 소장인 미나 창(Mina Chiang)은 “두바이는 돼지 도살 조직의 종착지이자 경유 지역이기도 하다. 실제로 두바이에서만 수많은 조직이 혼합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4년 7월, 휴머니티리서치컨설턴시는 두바이 일대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진 스캠 혼합 조직으로 추정되는 조직이 최소 6곳이라고 전했다. 강제 노동 동원 피해자 증언, 사이버 공격 유출 피해 정보, SNS 게시글 등을 바탕으로 진행된 연구를 통해 산업, 투자 측면의 잠재적인 사기 혼합 요소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작전은 중국어를 구사하는 범죄 조직이 가장 교묘하게 관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비슷한 수법이 운영 중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구글 맵의 두바이 위치 중 한 곳에 작성된 별 1개짜리 평점에는 “입력 센터라고 주장하지만, 스캠 콜센터이다 또 다른 리뷰에는 “두바이에 갇힌 아프리카 출신 빈곤 노동자 다수가 근무한다. 인력 동원 수단을 떠나 대부분 스캠 범죄를 저지른다. 날이 갈수록 인신매매 피해자 다수가 노예처럼 온라인 스캠 작전에 동원된다”라는 내용이 작성되었다.
두바이 경찰은 두바이 내 온라인 사기 중심지 확립 가능성과 관련한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돼지 도살 작전이 두바이에서 급격히 증가한 이유 중 하나는 이민과 노동 인력의 변동성이다. 조직화된 사기 범죄 관행이 존재하는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도 돼지 도살 조직의 활동이 시작됐다.
지난 몇 년간 여러 플랫폼에서 디지털 스캠이라는 불법 산업으로 악명 높았던 나이지리아에서는 공격자가 돼지 도살 수법의 효과와 전략을 택하는 일이 불가피한 일이었다. 현재 나이지리아에서는 돼지 도살 수법이 완성도가 높은 사기 수법이 되어 사전 구성된 암호화폐 투자 플랫폼과 탬플릿, 스크립트를 안전한 온라인 공간에서 온라인 사기를 개시하고자 한다면,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이미 로맨스 스캠이나 비즈니스 이메일 침해 수법을 이미 채택한 어느 한 조직은 돼지 도살 수법을 기본적인 사기 시작과 마무리 단계에서 손쉽게 채택하도록 했다.
영국 사이버 보안 기업 소포스(Sophos) 수석 위협 연구원 션 갤러거(Sean Gallagher)는 “서아프리카의 소셜 엔지니어링 역사를 살펴보면, 강력한 영향력이 뒤섞여 있다.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한 서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는 많은 이들이 사기를 생계유지 수단으로 인식했다. 게다가 기술은 손쉬운 전환이 가능하다. 가짜 암호화폐 웹사이트, 사기 스크립트 등 돼지 도살 수법에 활용할 수단 판매 행위는 아프리카 피해자를 겨냥하여 맞춤 제작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 법률 집행 기관의 돼지 도살 수법 수사 및 유죄 선고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갤러거와 토카조우스키도 온라인 사기 연구와 사기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돼지 도살 수법이 조만간 가나에서도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기술적 조짐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주가나 미국 대사관도 가나에서 시작되는 금전 사기 피해 위험성을 경고했다.
돼지 도살은 중국어를 구사하는 범죄 조직과 관계를 맺은 서아프리카 외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2024년 6월, 나미비아 온라인 사기 조직 본거지에서 88명이 구조됐다. 문제의 조직은 추후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국적자와 관련이 있는 조직이었다. 또, 잠비아 언론은 중국 국적자 22명이 잠비아 현지의 온라인 사기 센터와의 관련성 때문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인터폴 인신매매 전담 부서 범죄 정보 애널리스트 스테파니 바루드(Stephanie Baroud)는 법률 집행 기관의 대응에 협조한 순찰 기관의 국제 스캠 센터 발견 사례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든 스캠 센터가 아시아 범죄 조직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바루드는 “간혹 아시아 조직과 관련된 사기 센터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아시아 조직과 관련이 없는 사례도 있다”라고 전했다. 간혹 새로운 돼지 도살 활동이 동남아시아 조직에서 시작된 사례도 있으나 동남아시아와 무관한 조직이 돼지 도살 수법을 자체 범죄 자원, 전문 지식과 함께 채택하는 사례도 있다.
동유럽에서도 돼지 도살 피해 사례가 급격히 증가했다. 2024년 9월, 조지아 법률 집행 기관은 피해자를 속여 암호화폐 투자를 유도한 사기성 콜센터 최소 두 곳을 발견했다. 대만 남성 두 명이 조지아 내 사기성 콜센터 근무에 강제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조지아 현지 관료는 와이어드의 의견 공개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나 지난 몇 년 동안 콜센터 운영에 가담한 기업 7곳을 기소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온라인 사기 수법 혼합 사례는 페루, 스리랑카에서도 발견됐다. 2024년 8월, BBC의 조사 결과, 2022년과 2023년 사이 대대적인 돼지 도살 작전의 일환으로 약 100명이 영국령 맨섬이라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강제 노동에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평화연구소에서 장기간 중국, 동남아시아 보안 문제를 연구한 보안 기업 버마(Burma)의 중국 연구 소장 제이슨 타워(Jason Tower)는 “첨단 기술을 갖춘 사기 형태를 바탕으로 한 중국에 기반을 둔 범죄 조직은 단순히 범죄 수익 때문에 전 세계로 네트워크와 중심지 구축 범위를 넓히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돼지 도살 스캠 센터는 여러 범죄 조직 계층에 의존하여 운영되며, 인신매매 피해자 동원과 일일 단위 스캠 센터 운영, 수천 명을 상대로 사기를 개시할 때 사용할 기술 개발, 수십억 달러를 처리할 때 필요한 교묘한 자금 세탁 수법까지 아우른다. 중국 당국은 중국어를 구사하는 범죄 조직의 동남아시아 스캠 센터 운영 단속에 나섰으나 중국 조직은 이전보다 규모가 작지만, 동남아시아를 넘어서 세계 각지로 그 범위를 계속 넓혀나갔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 조직범죄 애널리스트 존 워즈치크(John Wojcik)는 “돼지 도살 온라인 사기 범죄 운영 기반의 인구 집단을 다양하게 구성하여 결국에는 범죄 운영을 계속 이어가도록 보장하려는 국제적 회피 전략이라고 칭할 수 있다. 동시에 현지 법률 집행 기관의 압박 누적과 규제 강화에 즉시 대응할 전략이기도 하다”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돼지 도살 운영 조직의 인구 집단 범위 확장 외에도 스캠 수법 혼합 작업에 강제 동원되는 인신매매 피해 대상도 바뀔 가능성을 우려한다. 인권 단체 인터내셔널 저스티스 미션(International Justice Mission) 글로벌 애널리스트 에릭 헤인츠(Eric Heintz)는 “지난 2년간 온라인 사기를 개시할 의도로 강제 노동에 동원되는 인신매매 피해자 모집 국가가 서양으로 바뀌었다”라고 전했다.
돼지 도살 수법 발생 초기 인신매매 피해자는 대부분 동남아시아에 밀집되었으나 최근에는 인도, 네팔 등 남아시아에서도 인신매매 피해 사례가 보고됐다. 헤인츠는 “최근 들어 케냐, 우간다 등 동아프리카 국가에서도 돼지 도살 조직의 강제 노동에 동원될 인신매매 피해자 모집 사례를 확인했다. 이후 모로코 등 서아프리카에서도 피해 사례를 발견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엘살바도르에서도 같은 사례가 발견됐다”라고 말했다.
어떤 수법이든 마찬가지로 돼지 도살 수법도 범죄 수익이 주된 동기가 된다. 많은 연구원이 세계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스캠 센터로 발걸음을 옮겨 근무하거나 강제 노동 피해자를 풀어준 뒤 자발적으로 스캠 센터로 돌아가 근무하는 등 경각심을 제기할 만한 추세를 관측했다. 자금이 계속 유입된다면, 돼지 도살 수법도 세계 곳곳에서 계속 확산될 것이다.
창 소장은 “사기는 마약, 테라처럼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적다. 전 세계적으로 사기 범죄 관련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사기 범죄도 금전적 피해가 막대하다는 점에서 다른 중범죄와 같거나 더 큰 피해를 일으키는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사기 범죄 근절 노력을 펼쳐야 할 때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Pig Butchering Invasion Has Begun
동남아시아에서는 20만 명 이상이 지난 몇 년간 온라인 스캠에 강제로 동원됐다. 종종 노예처럼 가혹한 학대를 당하기도 했다.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자금을 탈취한 범죄 조직 활동의 일환이다. 이른바 ‘돼지 도살’이라고 알려진 작전 개시 지역은 현지의 불안정함과 열악한 관리 실태를 악용하는 중국 범죄 조직이 뿌리내린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에 주로 밀집되었다. 막대한 인도주의적 비용이 뒤따르지만, 돼지 도살 사기는 범죄 수익이 높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현재 돼지 도살과 비슷한 수법이 세계 여러 대륙에서 수많은 국가에서도 발생한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와이어드는 법률 집행 기관과 시민 사회의 대응은 물론이고 여러 연구원의 인터뷰를 검토한 뒤 동남아시아에서 시작한 돼지 도살 수법이 중동, 동유럽, 남미, 서아프리카 등 여러 대륙에서도 급격히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범죄 개시 범위가 확장된 돼지 도살 수법 모두 중국어를 구사하는 범죄 조직과의 관련성이나 중국의 대규모 국제 인프라 및 개발 계획인 중국 일대일로 투자에 개입한 적이 있는 곳으로 드러났다.
2023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돼지 도살 사기 피해 금액이 40억 달러에 육박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행했다. 일부 연구원은 전 세계의 전체 피해 금액이 750억 달러 이상일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몇 달간 돼지 도살 사기와 인신매매를 동남아시아의 사기 수법 핵심으로 동원하는 사례를 단속하기 위한 합동 노력을 펼쳤다. 그러나 돼지 도살 수법 발생 범위는 계속 전 세계로 확산됐다.
오랫동안 돼지도살 사기를 연구한 경험이 있는 비영리 단체 인텔리전스포굿(Intelligence for Good) 공동 창립자 로니 토카조우스키(Ronnie Tokazowski)는 “세계 각지의 온라인 공격자가 돼지 도살 수법으로 큰돈을 갈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돼지 도살 수법을 동원한 온라인 스캠 개시를 온라인 사기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삼기 시작했다. 따라서 돼지 도살 수법 피해 보고 국가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연구원과 법률 집행 기관이 전면 개입해도 돼지 도살 수법이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돼지 도살 수법은 지난 5년 사이 급격히 증가하여 표면적으로는 피해자와 가까운 것처럼 보이는 관계 형성 과정을 포함한 사기 유형이 되었다. 공격자는 종종 잠재적인 피해자에게 예상하지 못한 시기에 갑자기 메시지를 보내면서 대화를 이어간다. 공격자는 피해자와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면서 특별하거나 고유한 투자 기회를 말한다. 마지막 단계에서 피해자가 정상적인 자금 관리 서비스처럼 보이는 악성 플랫폼을 토해 주로 암호화폐 형태로 돈을 보내면, 피해자가 보낸 자금 전액을 세탁한다. 모든 과정은 대규모 인력을 동원하여 오랜 시간을 들여 신중한 계획에 따라 진행된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60개국의 납치 및 인신매매 피해자가 주로 수천 명의 인력을 보유한 동남아시아 스캠 조직에 동원되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게다가 지난 몇 달 동안 세계 각지에서 구성과 규모가 제각각이지만, 목적은 똑같은 온라인 스캠 조직이 여럿 발견되었다.
베네딕트 호프만(Benedikt Hofmann) 유엔마약범죄사무소 동남아시아 및 태평양 사무국 부국장은 “범죄 조직은 관리의 어려움, 제한적인 법률 집행 기관 역량, 규제 및 법안 등 유리한 상황과 환경을 악용한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 돼지 도살 온라인 스캠 조직을 찾아볼 수 있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호프만 부국장은 돼지 도살 수법 확장 추세를 두고 “동남아시아에 투자한 돼지 도살 온라인 스캠 조직은 비슷한 작전 기반을 확립하고자 동남아시아를 넘어서 영역을 확장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 내 부유하면서도 권위주의 정책이 펼쳐지는 두바이는 2021년부터 돼지 도살 조직이 동남아시아 외에도 최대 중심지를 모색하자 돼지 도살 조직의 주요 활동 무대가 되었다. UN은 UAE 인구 88% 이상이 이민자로 구성되어 매우 다양하다는 독특한 특징을 고려하면, 돼지 도살 조직이 기승을 부리는 데 유독 취약한 데다가 인력을 즉시 동원할 준비가 되었다고 본다.
인신매매 전문 사회 기관인 휴머니티리서치컨설턴시(Humanity Research Consultancy) 창립자 겸 소장인 미나 창(Mina Chiang)은 “두바이는 돼지 도살 조직의 종착지이자 경유 지역이기도 하다. 실제로 두바이에서만 수많은 조직이 혼합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2024년 7월, 휴머니티리서치컨설턴시는 두바이 일대에서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진 스캠 혼합 조직으로 추정되는 조직이 최소 6곳이라고 전했다. 강제 노동 동원 피해자 증언, 사이버 공격 유출 피해 정보, SNS 게시글 등을 바탕으로 진행된 연구를 통해 산업, 투자 측면의 잠재적인 사기 혼합 요소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작전은 중국어를 구사하는 범죄 조직이 가장 교묘하게 관리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동남아시아 일대에서 비슷한 수법이 운영 중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구글 맵의 두바이 위치 중 한 곳에 작성된 별 1개짜리 평점에는 “입력 센터라고 주장하지만, 스캠 콜센터이다 또 다른 리뷰에는 “두바이에 갇힌 아프리카 출신 빈곤 노동자 다수가 근무한다. 인력 동원 수단을 떠나 대부분 스캠 범죄를 저지른다. 날이 갈수록 인신매매 피해자 다수가 노예처럼 온라인 스캠 작전에 동원된다”라는 내용이 작성되었다.
두바이 경찰은 두바이 내 온라인 사기 중심지 확립 가능성과 관련한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돼지 도살 작전이 두바이에서 급격히 증가한 이유 중 하나는 이민과 노동 인력의 변동성이다. 조직화된 사기 범죄 관행이 존재하는 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도 돼지 도살 조직의 활동이 시작됐다.
지난 몇 년간 여러 플랫폼에서 디지털 스캠이라는 불법 산업으로 악명 높았던 나이지리아에서는 공격자가 돼지 도살 수법의 효과와 전략을 택하는 일이 불가피한 일이었다. 현재 나이지리아에서는 돼지 도살 수법이 완성도가 높은 사기 수법이 되어 사전 구성된 암호화폐 투자 플랫폼과 탬플릿, 스크립트를 안전한 온라인 공간에서 온라인 사기를 개시하고자 한다면, 누구나 구할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이미 로맨스 스캠이나 비즈니스 이메일 침해 수법을 이미 채택한 어느 한 조직은 돼지 도살 수법을 기본적인 사기 시작과 마무리 단계에서 손쉽게 채택하도록 했다.
영국 사이버 보안 기업 소포스(Sophos) 수석 위협 연구원 션 갤러거(Sean Gallagher)는 “서아프리카의 소셜 엔지니어링 역사를 살펴보면, 강력한 영향력이 뒤섞여 있다.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한 서아프리카 여러 국가에서는 많은 이들이 사기를 생계유지 수단으로 인식했다. 게다가 기술은 손쉬운 전환이 가능하다. 가짜 암호화폐 웹사이트, 사기 스크립트 등 돼지 도살 수법에 활용할 수단 판매 행위는 아프리카 피해자를 겨냥하여 맞춤 제작되었다”라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 법률 집행 기관의 돼지 도살 수법 수사 및 유죄 선고 사례가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이다. 갤러거와 토카조우스키도 온라인 사기 연구와 사기꾼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돼지 도살 수법이 조만간 가나에서도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기술적 조짐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주가나 미국 대사관도 가나에서 시작되는 금전 사기 피해 위험성을 경고했다.
돼지 도살은 중국어를 구사하는 범죄 조직과 관계를 맺은 서아프리카 외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2024년 6월, 나미비아 온라인 사기 조직 본거지에서 88명이 구조됐다. 문제의 조직은 추후 체포된 것으로 알려진 중국 국적자와 관련이 있는 조직이었다. 또, 잠비아 언론은 중국 국적자 22명이 잠비아 현지의 온라인 사기 센터와의 관련성 때문에 징역형을 선고받았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인터폴 인신매매 전담 부서 범죄 정보 애널리스트 스테파니 바루드(Stephanie Baroud)는 법률 집행 기관의 대응에 협조한 순찰 기관의 국제 스캠 센터 발견 사례가 증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모든 스캠 센터가 아시아 범죄 조직과 관련된 것은 아니다.
바루드는 “간혹 아시아 조직과 관련된 사기 센터를 발견하기도 하지만, 아시아 조직과 관련이 없는 사례도 있다”라고 전했다. 간혹 새로운 돼지 도살 활동이 동남아시아 조직에서 시작된 사례도 있으나 동남아시아와 무관한 조직이 돼지 도살 수법을 자체 범죄 자원, 전문 지식과 함께 채택하는 사례도 있다.
동유럽에서도 돼지 도살 피해 사례가 급격히 증가했다. 2024년 9월, 조지아 법률 집행 기관은 피해자를 속여 암호화폐 투자를 유도한 사기성 콜센터 최소 두 곳을 발견했다. 대만 남성 두 명이 조지아 내 사기성 콜센터 근무에 강제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조지아 현지 관료는 와이어드의 의견 공개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나 지난 몇 년 동안 콜센터 운영에 가담한 기업 7곳을 기소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온라인 사기 수법 혼합 사례는 페루, 스리랑카에서도 발견됐다. 2024년 8월, BBC의 조사 결과, 2022년과 2023년 사이 대대적인 돼지 도살 작전의 일환으로 약 100명이 영국령 맨섬이라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강제 노동에 동원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평화연구소에서 장기간 중국, 동남아시아 보안 문제를 연구한 보안 기업 버마(Burma)의 중국 연구 소장 제이슨 타워(Jason Tower)는 “첨단 기술을 갖춘 사기 형태를 바탕으로 한 중국에 기반을 둔 범죄 조직은 단순히 범죄 수익 때문에 전 세계로 네트워크와 중심지 구축 범위를 넓히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돼지 도살 스캠 센터는 여러 범죄 조직 계층에 의존하여 운영되며, 인신매매 피해자 동원과 일일 단위 스캠 센터 운영, 수천 명을 상대로 사기를 개시할 때 사용할 기술 개발, 수십억 달러를 처리할 때 필요한 교묘한 자금 세탁 수법까지 아우른다. 중국 당국은 중국어를 구사하는 범죄 조직의 동남아시아 스캠 센터 운영 단속에 나섰으나 중국 조직은 이전보다 규모가 작지만, 동남아시아를 넘어서 세계 각지로 그 범위를 계속 넓혀나갔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 조직범죄 애널리스트 존 워즈치크(John Wojcik)는 “돼지 도살 온라인 사기 범죄 운영 기반의 인구 집단을 다양하게 구성하여 결국에는 범죄 운영을 계속 이어가도록 보장하려는 국제적 회피 전략이라고 칭할 수 있다. 동시에 현지 법률 집행 기관의 압박 누적과 규제 강화에 즉시 대응할 전략이기도 하다”라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돼지 도살 운영 조직의 인구 집단 범위 확장 외에도 스캠 수법 혼합 작업에 강제 동원되는 인신매매 피해 대상도 바뀔 가능성을 우려한다. 인권 단체 인터내셔널 저스티스 미션(International Justice Mission) 글로벌 애널리스트 에릭 헤인츠(Eric Heintz)는 “지난 2년간 온라인 사기를 개시할 의도로 강제 노동에 동원되는 인신매매 피해자 모집 국가가 서양으로 바뀌었다”라고 전했다.
돼지 도살 수법 발생 초기 인신매매 피해자는 대부분 동남아시아에 밀집되었으나 최근에는 인도, 네팔 등 남아시아에서도 인신매매 피해 사례가 보고됐다. 헤인츠는 “최근 들어 케냐, 우간다 등 동아프리카 국가에서도 돼지 도살 조직의 강제 노동에 동원될 인신매매 피해자 모집 사례를 확인했다. 이후 모로코 등 서아프리카에서도 피해 사례를 발견했으며, 가장 최근에는 엘살바도르에서도 같은 사례가 발견됐다”라고 말했다.
어떤 수법이든 마찬가지로 돼지 도살 수법도 범죄 수익이 주된 동기가 된다. 많은 연구원이 세계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스캠 센터로 발걸음을 옮겨 근무하거나 강제 노동 피해자를 풀어준 뒤 자발적으로 스캠 센터로 돌아가 근무하는 등 경각심을 제기할 만한 추세를 관측했다. 자금이 계속 유입된다면, 돼지 도살 수법도 세계 곳곳에서 계속 확산될 것이다.
창 소장은 “사기는 마약, 테라처럼 심각한 범죄라는 인식이 적다. 전 세계적으로 사기 범죄 관련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사기 범죄도 금전적 피해가 막대하다는 점에서 다른 중범죄와 같거나 더 큰 피해를 일으키는 범죄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사기 범죄 근절 노력을 펼쳐야 할 때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Pig Butchering Invasion Has Be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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