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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기대받던 엠폭스 치료제, 바이러스 확산세 속에서 임상시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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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기대받던 엠폭스 치료제, 바이러스 확산세 속에서 임상시험 실패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진행 중이었던 TPOXX라고도 알려진 엠폭스 치료제인 테코비리마트의 엠폭스 병변 퇴치 효과가 위약보다 특별히 낫다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By Emily Mullin, WIRED US

중부 아프리카에서 엠폭스 확산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망한 항바이러스 치료제가 엠폭스 확산 중심지인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환자 증상 개선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발표됐다.

TPOXX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진 테코비리마트(tecovirimat) 임상시험에서 엠폭스 환자의 신체에 발생하는 특유의 발진 제거 효과가 발견되지 않았다. 테코비리마트 임상시험을 지원한 미국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Allergy and Infectious Diseases)는 2024년 8월 초, 전체 결과가 동료 심사 후 과학 논문으로 게재되기 전 초기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하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였다.

로리 도드(Lori Dodd)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임상시험 연구 및 통계국장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엠폭스 치료제로 테코비리마트를 사용할 때의 효과를 확인할 과학적 증거가 시급히 필요하기 때문에 초기 임상시험 결과를 공개한다고 발표했다. 도드 국장이 언급한 시급성은 세계보건기구(WHO)가 2024년 8월 14일 자로 중앙아프리카 내 엠폭스 확산세를 세계 보건 긴급 상황으로 지정한 사실을 통해 한 차례 더 강화되었다.

임상시험 결과는 엠폭스 전염 상황에 힘겹게 맞서 싸우는 중앙아프리카 국가에는 유독 실망스러웠다. 8월 25일(현지 시각),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Africa Centre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가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초반부터 중앙아프리카 13개국에서 엠폭스 감염자와 감염 의심자 수는 총 2만 720명, 사망자는 582명으로 기록됐다.

2024년 8월 26일(현지 시각), WHO는 엠폭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6개월 간의 전략적 계획을 발표했다. 예산 1억 3,500만 달러로 추산된 계획 비용에는 감시 노력 강화와 검사, 백신 접종 접근성 강화 노력이 포함되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콩고민주공화국과 인근 국가의 엠폭스 확산 현황은 통제와 중단이 가능하다”라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행했다.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은 엠폭스 감염 예방 백신은 있지만, 치료제는 없다. 2018년,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테코비리마트를 엠폭스와 관련성이 있는 바이러스인 두창 치료제로 승인했다. 현재 진행 중인 엠폭스 치료 효과 임상시험은 전 세계 엠폭스 대유행 추세가 기록된 2022년 시작되었다. 테코비리마트는 미국에서 접근 확장 프로그램을 통해 엠폭스 치료제로 처방할 수 있다. 접근 확장 프로그램은 전문의가 임상시험 계획 목적 의약품으로 처방한다는 조건을 인정한다. 영국과 유럽은 포괄적인 효율성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예외적인 상황에서 엠폭스 치료제로 테코비리마트를 승인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진행된 임상시험 단계에서 600여 명에 이르는 피실험자에게 임의로 테코비리마트나 위약을 처방하고는 의약품 효과를 긴밀히 관찰하기 위해 병원에 최소 14일간 내원하도록 했다. 피실험자 모두 영양 공급, 수분 보충, 2차 감염 예방을 포함한 모든 지원 치료를 받았다. 테코비리마트의 안전성은 입증되었으나 위약보다는 치료 효과가 뛰어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률이 낮다는 점과 피실험자에게 처방한 약물 종류를 떠나 피부 병변이 예상보다 빨리 사라졌다는 점이 임상시험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피실험자의 처방 약물 종류를 떠나 전체 사망률은 1.7%였다. 콩고민주공화국 전역의 엠폭스 사망률 3.6%보다는 훨씬 더 낮은 편이었다.

컬럼비아대학교 전염병 전문의 제이슨 저커(Jason Zucker) 박사는 “콩고민주공화국 임상시험에서 긍정적인 부분을 발견할 수 있다. 집중 치료 지원만으로도 사망률을 극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엠폭스 종류는 1형(clade I)과 2형(clade II) 두 가지이다. 콩고민주공화국 임상시험에는 비교적 더 심각한 질병 원인이 되는 1형에 감염된 아동과 성인 환자가 피실험자로 등록되었다. 엠폭스 1형은 중앙아프리카에서 대유행하는 바이러스종이자 현재 콩고민주공화국 인근 국가에서도 엠폭스가 대유행하는 원인이기도 하다. 2024년 8월 초, 스웨덴 보건 당국은 아프리카 이외 지역에서 첫 번째 엠폭스 1형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엠폭스 전염 사례가 발견된 아프리카 지역을 방문한 것이 감염 원인이 되었다.

저커 박사는 1형 바이러스는 2형 바이러스보다 사망 위험성이 10% 더 높다는 점에서 임상시험 결과가 긍정적이라고 평가한다. 엠폭스에는 특별한 치료제가 없으나 철저한 지원 치료로 환자의 질병 치료 상태를 개선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엠폭스 환자에게는 제대로 된 상처 치료가 특히 더 중요하다. 피부 질환 발병은 종류가 무엇이든 바이러스 전염 위험성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엠폭스 병변은 2~4주간 지속되며, 주로 열, 두통, 근육통, 피로 증상이 동반된다.

2형 바이러스는 질병 정도가 비교적 가벼운 편이며, 주로 서아프리카에서 확산된다. 2022년, 미국, 유럽까지 확산되어 전 세계 엠폭스 대유행 원인이 된 바이러스는 2형 바이러스의 하위 바이러스이다. 면역 체계가 손상된 환자와 아동, 임신부는 바이러스 종류를 떠나 엠폭스 감염에 유독 취약하다. 컬럼비아대학교를 포함한 미국 내 일부 연구팀이 2형 바이러스 감염자를 대상으로 테코비리마트의 효과를 연구 중이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디에이코 캠퍼스 전염병 및 세계 공중보건 부서장인 티모스 윌킨(Timothy Wilkin) 박사는 “임상시험 결과는 테코비리마트가 2형 바이러스 치료에 특별히 더 효과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라고 전했다. 윌킨 박사는 저커 박사와 함께 2형 바이러스 감염자를 대상으로 테코비리마트를 임상시험 계획 약물로 처방한다. 전체 피실험자의 60% 치료를 목표로 지정한 임상시험 결과를 확인하려면 몇 년 기다려야 한다.

윌킨 박사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임상시험 결과가 엠폭스 치료제 발견 목적의 고급 임의 임상시험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부각한다는 견해를 전했다. 그는 “분명한 효과가 입증되지는 않았으나 확장 접근 프로그램을 통해 테코비리마트를 처방한 사례가 널리 확산되었다”라고 말했다.

반면,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엠폭스 감염 사례가 증가하여 바이러스 퇴치 수단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장 카세야(Jean Kaseya)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 소장은 곧 콩고민주공화국에 엠폭스 백신 공급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을 전했다. 미국과 유럽, 아프리카 외 여러 대륙에서는 엠폭스 백이 널리 보급되었다. 그러나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는 백신 공급량이 없는 상황에서 위생 관리와 엠폭스 환자와의 접촉 피하기 등 예방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romising Mpox Drug Fails in Trials as Virus Sprea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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