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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건축물, 뇌의 굶주림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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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건축물, 뇌의 굶주림 유발
토마스 헤더윅은 건축물이 사회에서 영양분과 같은 가치를 보유했다고 믿는다. 또한, 대중에게는 더 나은 건축물을 접할 권리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By JOÃO MEDEIROS, WIRED US

건축 디자이너 토마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은 건축 업계가 위기를 맞이했다고 생각한다. 런던에서 부활한 루트마스터(Routemaster) 버스와 구글 베이뷰(Bay View), 뉴욕 리틀아일랜드(Little Island) 건축 작업을 진행한 헤더윅은 “매번 새로 건설되는 건물은 너무 평평하고 단순한 디자인을 선보이면서 직선인 데다가 빛이 난다. 또, 너무 단조롭고, 특색이 없으며 심각한 느낌을 준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기존 건물 특색은 그 자체가 미적 적합성을 찾을 수도 있으나 헤더윅은 현대 건물과 도시 공간의 미학적 요소가 무차별적으로 결합되어 지나치게 따분한 모습이라고 말한다.

헤더윅은 따분한 건축물의 미적 요소가 단순한 미묘한 차이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신간 저서 『휴머나이즈(Humanize)』를 통해 “따분함은 아무것도 없는 것보다 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라며, “따분함은 심리적 억압 상태이다. 식량이 없을 때 신체적 고통을 느끼듯 뇌는 감각 정보가 억압된 상태에서 고통을 겪게 된다. 따분함은 정신적 굶주림과 같다”라고 주장했다.

단순히 의견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헤더윅은 건축 환경이 신경 및 심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워털루대학교 인지신경과학자인 콜린 엘라드(Colin Ellard) 박사의 연구를 인용했다. 엘라드 박사는 연구를 통해 고층 건물에 둘러싸인 상태가 인간의 기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엘라드 박사는 감정적 자극을 측정한 피부 전도도 반응 추적 기능을 갖춘 웨어러블 센서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인간은 따분한 건물 앞을 지나갈 때 신체는 투쟁-도피 반응을 보인다. 정신적으로 연결된 대상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설명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헤더윅은 뇌가 복잡한 매력을 갈망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숲을 볼 때 자연의 복합성과 리듬이 집중력을 되돌리는 이유이다”라며, “건물로도 같은 효과를 가져올 필요가 있다. 복잡함을 줄인다고 해서 더 많은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980년대에 주의 회복 이론(Attention Restoration Theory)을 제시한 심리학자 레이첼 카플란(Rachel Kaplan)과 스티픈 카플란(Stephen Kaplan) 박사의 연구를 그 근거로 제시할 수 있다. 주의 회복 이론은 자연환경에서 시간을 보낼 때 집중력이 향상된다는 가설을 제시하는 이론이다.

헤더윅은 “그동안 주변 환경의 건축물로 구성된 사회의 영양 가치에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예시로 지금은 건물 내부 공간 설계를 우선순위로 삼으면서 건물 외관 디자인에는 뒷전이라는 점을 언급했다. 헤더윅은 이를 실수라고 지적하며, “건물은 사회적 삶의 비경이다. 지역사회 구성원이 특정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빈도보다 건물 주변을 바깥에서 지나치기만 하는 빈도가 수천 배 더 많다. 건물 외관은 행인의 기분에 영향을 미치면서 기분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라고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도시 공간에 인간성을 부여하고자 한다면, 건축가가 행인의 감정을 억제하는 바를 생각해야 한다. 헤더윅은 몇 년 전 건축 업계 내 최고 인재 집단과 건축 과정에서 대중이 중요한가를 주제로 펼친 논쟁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밤새 토론이 계속되었지만, 투표를 통해 대중의 의견은 반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투표 결과를 믿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헤더윅은 건축 과정에서의 근시안적 사고를 건축 업계의 더러운 비밀이라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매년 철거되는 건물이 10억 제곱피트 규모에 이른다는 사실을 고려할 수 있다. 헤더윅은 “매년 워싱턴DC 면적의 절반 수준을 차지하는 건물이 철거되고, 똑같이 따분한 건물이 재건축된다”라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매년 건물 5만 채가 철거되고, 상가 건물의 평균 수명은 40년 안팎으로 추산된다. 헤더윅은 “상가 건물 한 채를 직접 보유했다면, 14년 전에 건물을 철거했을 것이다. 런던에서 세계 표준 규격상 큰 편이 아닌 건물 한 채를 지으려면, 9만 2,000t에 육박하는 탄소가 배출된다”라고 전했다. 결과적으로 건물 철거 현황과 탄소 배출 추산치는 건축 업계의 대기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항공기의 5배임을 입증한다.

헤더윅은 “런던에서는 건물 한 채를 40년 이상 유지할 수 없다. 건축 과정에서 1000년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건축 업계는 기능성과 더 적은 요소를 추가로 채택하면서 건물 장식을 부정적으로 보는 형태의 건축 과정을 가르친다. 학습 과정에서 얻은 지식이 뇌로 전달되는 효과와 세뇌 효과는 강력하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Boring Architecture Is Starving Your B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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