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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음모론자, 바이든의 대선 토론 성과 방해 공작 나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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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음모론자, 바이든의 대선 토론 성과 방해 공작 나서지 않는다
2024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기 전, 극우 인플루언서와 트럼프 모두 인터넷에 바이든 대통령 관련 음모론을 도배했다. 토론 후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원본 영상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By DAVID GILBERT, WIRED US

일론 머스크의 X(구 트위터)는 지난 18개월 넘게 거짓 정보가 밀집한 공간이었다. 특히, 가자 지구 분쟁과 볼티모어 대교 붕괴 등 속보로 전할 만한 소식의 거짓 정보가 X에서 우후죽순으로 생성되었다. 그러나 2024년 6월 27일(현지 시각),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의 2024 미국 대통령 선거 토론이 처음 진행된 뒤 X에 거짓 정보와 음모론이 넘쳐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이 되지는 않았다.

트럼프는 토론 관련 음모론을 공유하는 대신 바이든 대통령의 답변 원본 영상 여러 건을 트루스 소셜에 게재하기만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메디케어(Medicare)와 관련하여 이해할 수 없을 만한 발언을 한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유한 게시물에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가?”라는 글이 함께 작성되었다.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로 공유한 바이든 대통령의 또 다른 최악의 토론 실수 영상은 기본적으로 X, 페이스북, 텔레그램 등 다른 SNS 플랫폼에도 널리 공유되어 조회 수 수백만 건을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지자에게 두 번째 임기를 수행하기 적합한 상태임을 재차 확신시켜 줄 중요한 기회였던 토론 현장에서 정치색을 떠나 에너지와 일관성이 없다는 이유로 여러 국회의원과 정치 평론가, 시청자 사이에서 토론 당시 보인 모습으로 널리 비판을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의 유세운동단은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 당시 감기에 걸렸다는 주장으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 이유를 설명하려 했다. 심지어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도 바이든 대통령의 시작이 늦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토론 도중 이민, 낙태,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 등과 같은 문제를 두고 각종 음모론과 거짓 정보를 주장했다. 트럼프의 음모론과 거짓 주장 대부분 비판 없이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의 능력이 토론 당일 밤 가장 상세한 논의가 이루어지는 대상이 되었다.

X의 트럼프 지지자 계정은 보통 기꺼이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음모론을 공유하고는 했으나 토론 후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현장 발언을 편집하지 않은 영상을 공유하는 기쁨에 찬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지지자 다수는 토론 후 이른바 칩페이크 관련 기사 보도 문제로 언론 기관을 비난하며, 온라인에 공유된 영상이 바이든 대통령을 나이가 들어 쇠약하면서도 정신적으로 온전하지 못한 모습으로 속일 의도로 편집되었다는 점을 언급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우익 성향의 라디오 방송 진행자 클레이 트래비스(Clay Travis)는 대선 토론 후 X에 “@PressSec, 오늘 밤 대선 토론 전체 영상이 ‘칩페이크’ 영상이었나? 칩페이크 영상인가 분석해달라. 감사하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정치 평론가 크리스탈 볼(Krystal Ball)은 “바이든 유세운동단 측에서 토론 영상 전체가 칩페이크라고 주장할 것인가?”라는 글을 덧붙였다.

트럼프 지지자는 온라인에서 토론 당시 영상 외에도 CNN, MSNBC 등 좌익 성향 언론 기관의 영상도 널리 공유했다. 두 방송사의 정치 평론가 모두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성과를 이야기하면서 민주당 의원 사이에서 충격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지지 메시지 게시판과 극우 단체인 큐아넌(QAnon)의 텔레그램 채널 등 전형적이지 않은 인터넷 공간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 당시 질문에 한 답변을 트럼프의 찡그린 표정 바로 옆에 배치한 채로 공유한 게시글이 다수였다.

예일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타우히드 자만(Tauhid Zaman)은 와이어드에 “온라인 커뮤니티는 토론 전체 상황을 바이든 대통령이 이상할 정도로 말을 더듬고 무언가를 깜빡한 듯은 모습이나 트럼프를 무심한 표정으로 보는 순간으로 압축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유리한 짧은 영상이 단 한 편도 확산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대신, 민주당을 지지하는 SNS 사용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토론 성과를 비판하면서 민주당의 대통령 선거 출마 후보 교체 가능성을 이야기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가 참여한 대통령 선거도 상대 후보의 지지를 꺾으려 설계된 음모론이 잇따랐다. 일례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트럼프 지지자와 유세운동단 모두 바이든이 마지막 대선 토론 당시 보청기를 착용했다는 음모론을 확산시켰다. 2024년 대통령 선거의 첫 번째 토론 이후에도 바이든 대통령이 귀를 만지는 모습을 근거로 같은 주장이 제기되었으나 이에 집중하는 이들은 극소수였다.

간혹 트럼프 지지자 중 바이든 대통령의 저조한 토론 성과가 스스로 민주당 출마 후보 교체를 위해 계획한 일이라는 주장으로 음모론에 발을 들인 이들도 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 대신 다른 민주당 후보로 교체될 가능성은 토론 직후 주류 언론 기관이 대거 논의하지 않은 사안이다.

자만 교수는 “그 누구도 조작할 필요가 없는 명백한 승리다”라며, “토론 원본 콘텐츠 자체는 그 누구도 편집하거나 인공지능(AI)을 동원하여 조작하지 않을 정도로 매우 강력한 효과가 있다. 딥페이크와 AI 조작은 거짓 서사를 생성하거나 강화할 때 동원된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누구도 딥페이크, AI 등을 이용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토론에 앞서 트럼프와 다른 국회의원, 우익 성향의 언론 기관 모두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에 참석하고자 성과 강화를 위해 약물을 복용할 수도 있다는 몇 년 전 등장한 음모론 확산을 추진했다.

바이든 유세운동단은 음모론에 의존하여 바이든 대통령이 ‘다크 브랜든 시크릿 소스(Dark Brandon Secret Sauce)’라는 이름의 물이 든 캔을 들고 있는 사진을 게재했다. ‘다크 브랜든 시크릿 소스’는 바이든 유세운동단의 웹사이트에서 개당 4.6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다크 브랜든 시크릿 소스’ 설명 페이지에는 “훌륭한 토론 성과의 비법이 궁금한가? 조 바이든이 토론 무대에 서기 전 마신 성과 강화 음료를 마셔라. 물 100% 포함되었으며, 허튼소리는 0% 포함되었다”라고 작성되었다.

일부 트럼프 지지자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이 토론에 앞서 약물을 사용했다는 주장을 계속 강조한다. 토론 당일 밤, 극우 성향의 악성 온라인 사용자 잭 포소벡(Jack Posobiec)은 개인 텔레그램 채널에 “약이 없었다면, 바이든이 오늘 밤 토론에서 얼마나 끔찍한 모습을 보였을지 생각해 보아라”라는 글을 남겼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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