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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AI 시대의 관련성에 서둘러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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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AI 시대의 관련성에 서둘러 대응
챗봇과 AI 개발이 주로 미국에서 이루어지자 유럽 기업가와 정치인이 문화적 성장 둔화를 막기 위해 유럽 기술 지지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By PETER GUEST, WIRED US

핀란드인이 챗GPT와 같은 인공지능(AI) 도우미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 가끔 미세한 오류를 발견한다. 피터 사린(Peter Sarlin)은 “AI 프로그램과의 대화는 핀란드에서 논의할 수 없는 방식으로 대화가 이어진다고 느끼게 된다”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핀란드인의 직설적인 대화 및 AI 챗봇 접근 방식이 지나치게 격식을 갖춘 어투로 변경되었다. 하지만 AI와 인간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대화의 이면에 있는 대표적인 챗봇과 대규모 언어 모델 대부분 미국에서 개발되고, 주로 미국 데이터로 훈련을 받았다. 최첨단 AI 제품은 종종 기본적으로 미국인의 억양을 반영하여 대화를 이어간다.

유럽 최대 규모 AI 연구소로 알려진 헬싱키 기업인 사일로 AI(Silo AI) 창립자 겸 CEO인 사린은 챗GPT의 시대에 유럽 전역의 지역 및 사회적 뉘앙스가 사라질 것을 우려한다. 사린은 대다수 AI 챗봇과 대규모 언어 모델이 만연한 북미 지역의 데이터에서 파생되었다는 점에서 평범한 대화 이해 방식이 바뀔 수 있다고 말한다.

대규모 언어 모델이 AI 챗봇 이외에도 여러 디지털 서비스와 제품의 기능을 실행하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문화적 성장 둔화 추세가 중요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에서 개발한 모델은 핀란드어로 결과물을 생성할 수 있으나 실제로 핀란드인처럼 사고할 수 없으며, 핀란드인처럼 사고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린은 “미국의 대규모 언어 모델은 보통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대화를 생성한다. 이해할 만한 대화 생성 능력은 북미 지역을 대표하는 데이터에서 탄생한 것이다”라며, “그러나 미국에서 개발한 대다수 모델을 살펴보면, 영어를 구사하는 모델이 압도적으로 많다. 또한, 북미를 대변하는 영어 텍스트 데이터가 장악한 것도 발견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데이터와 모델이 압도적으로 많은 현실은 문화적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도 문제가 된다. 사린은 미국 기업이 개발한 비공개 소스 모델이 유럽 시장에도 출시되어 장악하게 된다면, 경제적 가치가 미국을 향할 것으로 본다.

미국 모델의 장악 추세는 유럽 사용자 다수가 이른바 ‘AI 주권’이라는 개념을 이야기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AI 주권은 AI 호황의 이면에 존재한 핵심 디지털 인프라가 유럽 외 다른 대륙의 민간 기업이 전적으로 통제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한다는 개념이다. 유럽은 미국을 따라잡고 유럽 내 기업과 기술을 지지하고자 슈퍼컴퓨터, AI 연구 분야에 거액을 투자한다. 그러나 유럽의 AI 분야 진출 기업은 미국 기업을 따라잡기에는 갈 길이 먼 상태에서 시작한다. 유럽은 자본과 컴퓨터 전력에서 미국, 중국보다 훨씬 뒤처졌다. 게다가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메타처럼 AI 제품과 사용자를 연결하는 중요한 경로 역할을 하는 유럽에서 설립된 테크 기업이 없다.

국책 연구소 카네기 유럽(Carnegie Europe)의 신흥 기술 전문 연구원 라루카 세르나토니(Raluca Csernatoni)는 “유럽 토종 기술 발전을 옹호하는 존재가 없을 때 무엇이 주권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유럽이 미국 기술의 강점을 점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기술 발전이 세대를 거듭하면서 미국 대기업이 유럽 내 기술을 장악했다. 미국 대기업이 출시한 다양한 기술과 제품은 유럽 사회, 경제 인프라에 기본적으로 적용되었다. 유럽 기업은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와 아마존 웹 서비스를 사용하며, 유럽 모바일 기기 사용자는 앱스토어도 운영하는 애플과 구글에 의존한다. 유럽 정치는 왓츠앱에서, 뉴스 미디어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트위터를 중심으로 전달된다. 프랑스인은 넷플릭스를 애용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미국 테크 기업은 다른 규모로 서비스를 운영한다. 유럽 내 가장 높은 시가총액을 기록한 주식 상장 기업 10곳 중 테크 기업은 독일 비즈니스 소프트웨어 공급사 SAP와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뿐이다. 전 세계 주식상장 기업 중 시가총액 10위에 포함된 기업 6곳은 미국 테크 기업이다. 그중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은 각각 SAP보다 15배 이상 더 높다.

유럽 내 각국 정부도 미국 기업의 기술력 집중 상태를 달가워하지 않는다. 유럽 고객을 미국 기업의 미래 고객사가 되도록 하면서 최신 서비스와 기술을 수출하고는 그 대가로 대서양을 건너 미국으로 자본과 데이터를 전달한다. 미국 기업의 기술력 장악 우려는 유럽에서 새로이 시급한 문제가 급부상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유럽 의회에서 미국과 유럽의 기술 격차가 커지는 추세와 실리콘밸리와 중간 수준의 유럽 시민과 선출직 공무원 간의 신념을 인식한 것이 그 부분적인 이유이다. 또한, AI가 차세대 기술 혁명의 엔진이라는 점에서 집단의 상상에서 중요한 영향을 행사하는 것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

유럽에서는 챗GPT 출시 전부터 AI 부문에서 뒤처지는 것을 우려했다. 2018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미국, 중국을 상대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유럽에서 개발한 AI를 촉구하는 AI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AI 기술의 형태를 장악하고자 하는 바람을 넘어서 AI 주권 운영의 정의는 매우 모호하다. 유럽연합의 기술 정책을 연구하는 암스테르담대학교 정치산술학 교수인 다니엘 뮈게(Daniel Mügge) 교수는 “일각에서는 유럽이 공동으로 대응하여 미국 테크 업계 대기업에 맞서 싸워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유럽에서 사용한다는 점에서 미국 테크 업계 대기업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제시한다. 따라서 유럽이 AI 개발을 신속하게 시작하고, 유럽산 AI 기술과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을 지켜보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AI 부문에서 우선순위를 두고 다투는 이들은 유럽연합 규제에 혼란을 초래하기 시작했다. 2024년 3월, 유럽연합 의회를 통과하여 2024년 여름 시행되는 AI 법(AI Act)은 AI 관련 잠재적 피해와 프라이버시 우려 규제에 주력한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일부 회원국, 그중 특히 프랑스는 규제가 유럽에서 오픈AI 대체 기업이 되고자 하면서 급부상하는 AI 기업의 족쇄가 될 것이라는 우려를 두고 분명하게 협상했다.

2023년 11월, 영국에서 진행된 AI 회담에서 연설한 브뤼노 르 메르(Bruno Le Maire) 프랑스 재무부 장관은 유럽에는 규제 이전에 혁신이 필요하며, 유럽 대륙에는 AI 분야를 완전히 정복한 유럽 기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I 법의 최종안에는 유럽연합이 신뢰할 수 있는 AI 활용 부문 지도자가 되도록 전념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었다.

뮈게 교수는 “이탈리아와 독일, 프랑스는 최후의 가능성을 고려했다. 세 국가는 유럽 기업이 AI 기술의 근간이 되는 모델의 잠재적 문제 규제를 어느 정도 완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유럽에는 유럽산 AI 기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전적으로 관심을 두고 있다. 이후 유럽인 다수가 유럽 AI 개발과 관련하여 기대한 것보다 조금 더 어려운 현실을 깨닫게 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했다.

최근, 브뤼셀 정책 입안자와의 회의 일정을 포함하여 유럽 여러 국가의 수도를 방문한 사린은 유럽에는 AI 기술 부분에서 경쟁을 펼치는 데 필요한 요소를 어느 정도 보유했다고 말한다. 그는 AI 부문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면, 데이터와 컴퓨터 전력, 재능, 자본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사린은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범위가 매우 넓다고 전했다. 유럽에서는 AI 분야 인재를 확보하기 어려운 순간이 간혹 존재하지만, AI 인재가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유럽연합은 컴퓨터 전력을 추가로 확보하고자 고성능 컴퓨터 자원에 투자하며, 고성능 컴퓨팅 시설의 범유럽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또한, AI 팩토리스(AI Factories) 계획을 통해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슈퍼컴퓨터 접근 권한을 부여한다.

대규모 AI 프로젝트와 AI 대기업을 설립하는 데 필요한 자본 접근도 난제이다. 미국과 그 외 다른 여러 국가가 AI에 필요한 거액의 자본을 차지한 비중이 넓기 때문이다. 스탠퍼드대학교의 AI 인덱스(AI Index) 보고서는 2023년 기준 미국 AI 기업의 민간 투자 상한 금액이 독일, 프랑스의 투자 규모보다 35배 이상 높은 670억 달러라는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사모펀드 액셀 파트너스(Accel Partners)의 조사 결과, 2023년 미국 생성형 AI 기업이 주도한 최대 규모 민간 투자금 유치 조달 건 중 7건으로 확보한 투자금 총합이 140억 달러라고 추산했다. 반면, 2023년 유럽 AI 투자금 조달 상위 7건으로 확보한 금액은 10억 달러 미만이다.

사린은 AI 제품이 출시될 때 유럽 기업의 격차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사린은 “데이터와 컴퓨터 전력, 인재 측면에서 유럽은 매우 훌륭한 기반을 보유했다. 그러나 훌륭한 기반을 보유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분배도 중요하다. 분배는 소프트웨어 플랫폼 형태로 출시되는 소프트웨어 제품을 통해 이루어진다”라고 말했다.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 관계는 깃허브에서 호스팅하는 코드와 생산성 툴, 윈도, 빙에 적용된 코파일럿(Copilot) 등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 분배 경로를 부여했다. 애플과 AI 상호작용 방식을 추가로 제공하기 위한 협력도 체결했다. 사린은 “AI와 인간의 모든 상호작용은 사용자에게 더 나은 모델과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한다. 이는 사용자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고, 더 나은 모델을 제공하는 과정을 반복한다”라고 설명했다.

유럽의 AI 주권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포함한 프랑스 정부 관료는 여러 인터뷰와 연설을 통해 파리 스타트업 미스트랄 AI(Mistral AI)를 호평하고, 미국 기업을 대체할 프랑스 토종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미스트랄 AI CEO를 엘리제궁에서 열린 석찬에 초대한 마크롱 대통령은 미스트랄 AI를 프랑스의 천재적 역량을 선보인 예시로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2월, 미스트랄 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 체결 소식을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미스트랄 AI에 160만 유로를 투자하여 미스트랄 AI 고객에게 최대한 접근하기 위한 모델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미스트랄 AI는 마이크로소프트 서버에서 자사의 대규모 언어 모델을 훈련한다. 유럽연합 의회에서는 양사의 협력 관계에 절망적인 반응을 보였다. 미스트랄 AI를 비롯한 유럽 내부에서 제기된 AI 기반 모델 규제 강화를 피할 때 유럽 AI 기업 번성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저하되는 듯한 행보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반독점 규제 당국은 미스트랄 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 관계를 조사하기 시작했다.

세르나토니 연구원은 미스트랄 AI와 마이크로소프트의 협력은 유럽 내 다수가 상상한 AI 주권이 실질적이지 않다는 점을 입증한다고 진단했다. 세르나토니 연구원은 “AI 법 협상 과정에서 미스트랄 AI는 유럽 기술 주권 옹호 기업으로 큰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AI 주권 논의는 경제적 독립성을 갖출 수 없다는 점에서 훨씬 더 미묘한 변화가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AI 기술로 경제적 이익을 얻는 기업과의 협업, 협력 과정에서 균형을 맞출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유럽연합에는 대규모 플랫폼 기업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과 같은 광범위한 도달 기회가 없다. AI 분야에서의 경쟁은 오래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몇 세대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사린은 “2011년 당시 마크 안드레센(Marc Andreessen)은 소프트웨어가 세계와 기존 산업을 장악한다고 말했다. AI가 그 속도를 높인다”라며, “유럽 내 테크 업계 대기업과 소프트웨어 제품 대기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기 전까지 유럽에서 AI로 가치를 창출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urope Scrambles for Relevance in the Age of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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