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틱톡 정리해고 게시글, 현실 분명하게 담아냈다
상태바
틱톡 정리해고 게시글, 현실 분명하게 담아냈다
많은 근로자가 틱톡에 정리해고 사실과 해고 회의 참여 관련 게시물을 게재하며, 근무 현장의 암울한 면을 드러냈다.
By AMANDA HOOVER, WIRED US

테크 업계에서는 정리해고가 계속되고 있다. 테크 기업 근로자는 불안감과 좌절을 느끼며, 2022년과 2023년 사이 해고된 인력은 4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Z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된 젊은 근로자가 정리해고와 관련된 게시물을 SNS에 게재하는 것으로 관측됐다.

지난 1년간 많은 누리꾼이 SNS를 통해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일상 영상이나 재직 중이던 직장이 직원을 해고하는 상황을 담은 영상을 공유했다. 일부 누리꾼은 원하지 않았던 해고 날짜 일정 초대 알림을 받은 후 불편한 해고일 계산과 관련된 게시물을 게재했다. 해고 통보 후 눈물을 흘린 모습을 영상으로 올린 이들도 있다. 갑자기 사내 전체 회의나 1대1 해고 통보 통화 순간을 기록한 짧은 영상을 올린 이들도 있다. 2023년, 틱톡에서 해고된 어느 한 여성은 근무 마지막 날 기업 자산(사내 간식)을 훔치는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을 틱톡에 게재했다.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직원은 관련 게시물을 올리면서 오랫동안 공개하지 않고, 기업과 직원 모두 한동안 입에 올리지 않았던 정리해고 사실을 공개하는 순간을 형성하게 되었다.

2024년 1월, 정리해고 사실을 알린 틱톡 게시물 한 편이 널리 확산됐다. 화제가 된 정리해고 틱톡 게시물 게재자인 브리트니 피에치(Brittany Pietsch)는 영상을 통해 보안 기업 클라우드페어(Cloudflare) 영업직에서 해고된 사실을 알렸다. 피에치는 와이어드의 인터뷰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피에치가 정리해고 사실을 틱톡 영상으로 게재한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으며, 이미 다른 기업 여러 곳의 연락을 받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정리해고 사실을 SNS에 공유하는 추세는 젊은 근로자가 기업의 해고 요구에 반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프라이버시를 희생하는 대신 SNS 조회 수를 얻는 방식이기도 하다. 틱톡에서는 근무 관련 콘텐츠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젊은 근로자는 일과 삶의 균형, 사회적 영향력, 목적 등을 찾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모두 SNS 게시글을 통해 나타나는 가치관이기도 하다. 다수 젊은 근로자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로하기 전 새벽 5시부터 오전 9시까지의 생활’을 담은 영상을 게재한 것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또한, 틱톡을 이용하여 코로나19 감염 건수가 줄어들면서 처음 사무실에 출근하는 순간을 낭만적으로 보여주고는 했다. 사무실 출근의 장점을 뽐낸 뒤 최근 들어 테크 업계에서 고연봉 일자리를 잃는 현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일부 영상은 큰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2021년, 담보 기업 베터닷컴(Better.com) CEO는 수백 명을 해고한 모습을 담은 영상이 확산되자 공식 사과를 했다. 클라우드페어 CEO는 X(구 트위터)에서 클라우드페어는 해고 결정 과정에서 실수한 적이 없다고 밝히면서도 “이전처럼 친절하면서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이 실수”라고 게재했다. 와이어드는 클라우드페어 측에 정리해고 영상이 클라우드페어와 직원 신뢰도에 미친 영향, 혹은 추후 다른 방식으로 해고 통보 회의를 진행할 계획 등을 문의했으나 답변을 받지는 못했다.

정리해고 영상의 다른 영향은 상대적으로 특별하지 않다. 간혹 SNS에 확산된 영상이 정리해고의 부정적인 낙인을 없애면서 실직이 보편적인 사실을 보여주고, 타인과의 관계 연결을 돕는다는 점에서 호평받았다.

그러나 기업 상황을 SNS에 기록하는 추세는 근무지의 신뢰도 하락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지목하기도 한다. 기업 협회인 인적자원관리협회(Society for Human Resource Management) 회장 겸 CEO 조니 C. 테일러 주니어(Johnny C. Taylor Jr.)는 “기업과 근로자 모두 이전처럼 서로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정리해고 사실을 SNS에 공유하는 추세는 젊은 근로자가 기업의 해고 요구에 반발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프라이버시를 희생하는 대신 SNS 조회 수를 얻는 방식이기도 하다.

원격 근무 방식으로 전환하는 추세는 동료와 함께 사무실 책상에 앉아서 공포감에 사로잡힌 분위기 대신 줌 화상회의를 통해 기업이 정리해고를 통보하도록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컬럼비아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영학 부교수 다니엘 금(Daniel Keum)은 “많은 근로자가 기업의 해고 통보에 SNS에 널리 공개하는 방식으로 반발한다”라며, 근시안적인 행동이나 우연히 발생한 일이 아니라고 분석했다. 그는 “테크 업계에 채용된 근로자 중 고학력자가 많다. 매우 전략적인 계산에 따라 SNS에 정리해고 사실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을 것이다”라며, 많은 이들이 최근 들어 해고되는 현실을 이해하면서 아무런 판단도 받지 않은 채로 해고 사실을 공유하는 것이 다른 때보다 더 괜찮은 시기라고 설명했다.

피에치는 틱톡 영상을 통해 해고 통보에 반박하면서 스스로 가치 있는 직원이라고 인식한다는 점을 이야기했다. 많은 누리꾼이 피에치를 칭찬했으며, 클라우드페어에서 해고된 다른 직원 여러 명도 해당 게시글에 댓글을 남겼다.

지금도 정리해고 사실을 이야기하는 게시물을 올리는 것이 항상 완벽한 대응이라고 볼 수는 없다. 간혹 법적 우려를 제기할 수 있는 영상도 있기 때문이다. 정리해고 영상 게재로 법률 위반 논란을 제기할 수 있는 범위는 주마다 차이가 크다. 만약, 거짓인 관점에서 기업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영상을 편집했다면, 테일러 주니어 회장이 지적한 바와 같이 명예훼손 소송 대상이 될 수도 있다.

회의 현장 자체는 담지 않고, 해고 회의 직후 불평을 늘어놓는 모습만 담은 정리해고 영상 자체는 전혀 다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테일러 주니어 회장은 정리해고에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을 게재한다면, 타인과의 네트워크 형성과 미래 직장에 역량을 보여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해고된 직장을 겨냥하여 계속 분노와 불만을 표출하기만 한다면, 새로운 직장과 관계를 형성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와 관련, 테일러 주니어 회장은 “사소한 점에서 이익을 누릴 수 있으나 더 큰 부분에서는 손실을 기록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정리해고 영상 게재 시 위험성이 존재하지만, 영상 자체는 정리해고 사실을 드러내면서 다른 이들에게 고용 불확실성이라는 시기의 생활을 보여준다. 2024년 1월, 틱톡에 정리해고 사실을 이야기한 영상을 게재한 어느 한 여성은 “기분이 이상하다. 내가 이상한 것인가? 정리해고 통보를 받고, 불편함을 느끼는 이들이 또 있는가?”라는 말을 했다. 불편한 감정을 떠나 해당 여성을 게재한 여성은 조회 수 수백만 건을 기록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Stark Realities of Posting Your Layoff on TikTok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