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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크 업계 최고 우방국으로 ‘베트남’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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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크 업계 최고 우방국으로 ‘베트남’ 희망
미국이 베트남과 협력한다면, 중국 기술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과 같은 칩 제조 분야 거대 국가와의 관계를 단절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By WILL KNIGHT, TRANG BUI, WIRED US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순방길에 올랐을 당시 소수로 구성된 미국 테크 기업 지도자도 동행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구글, 인텔, 보잉, 칩 제조사 글로벌파운드리스(GlobalFoundries) 경영진은 미국이 최우선 순위로 생각하는 기술 일부를 생산하는 데 도울 새로운 협력국을 찾는다는 같은 목적을 지녔다.

공식 성명에는 확실히 숨겨진 미국의 베트남 순방 이면에는 미국의 중국 의존도 감소라는 의도가 있었다. 베트남은 미국이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을 형성하여 테크 업계 공급망의 핵심 부품에 필요한 원자재와 제조 기술 제공을 위한 지정학적 우호 관계 형성 전략의 중심에 선 국가이다. 특히, 미국은 반도체 생산 및 공급 측면에서 베트남과의 우호 관계를 원한다.

기술, 국가 안보를 둘러싼 미중 갈등이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미국의 공급망 다각화 압박도 커졌다. 2023년 10월,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대상 칩 제재를 추가로 강화했다. 베트남 정부와 산업은 미국과 더 긴밀한 협력을 원하지만, 미국과 베트남 양국의 공급망 전문가 사이에서는 베트남이 중국의 기술 제조 규모와 역량을 조만간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미국과 베트남이 테크 분야와 관련하여 새로이 형성한 우호 관계의 시작점은 2023년 7월, 재닛 옐런 미 재무부 장관의 베트남 방문이었다. 베트남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를 강화하여 자국의 외교적 지위를 최대한 러시아, 중국과 같은 수준으로 높이고자 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의 반도체 산업 인력 양성을 도울 종잣돈 200만 달러 지원과 함께 양국의 협력 관계를 확고히 다졌다.

베트남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이 양국 관계를 새로이 강화하고자 베트남을 방문하고 한 달이 지난 시점에도 기대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2023년 10월 초, 팜밍찡(Phạm Minh Chính) 베트남 총리는 제품에 장착할 신규 칩 조립하는 미국 기업 앰코(Amkor) 경영진과 만나 하노이에 설립된 16억 달러 상당의 칩 실험과 조립 시설을 공개했다. 찡 총리는 2030년까지 반도체 산업 인력을 10배 확장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투자 속도를 높였다. 2024년, 최초로 베트남에서 칩 설계를 전공하는 대학생의 전공 강의가 시작된다.

양국은 재빨리 기대치를 높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수많은 전문가가 미국 테크 공급망에서 베트남의 실제 역할 규모와 베트남의 미국 공급망 내 역할 확장을 위해 확실히 다질 단계 등을 궁금해한다. 중국에 집중된 공급망 다각화 과정은 쉽지 않을 것이다. 게다가 미국과 베트남 그 어느 쪽도 중국과의 관계를 완벽하게 단절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베트남 시장을 이끄는 칩 제조사 코아시아 세미 베트남(CoAsia Semi Vietnam)의 엔지니어링 사장 응우옌 딴 옌(Nguyễn Thanh Yên)은 베트남의 수학, 과학 교육 수준이 우수하지만, 일본과 한국 등 반도체 산업의 주요 국가보다는 상대적으로 인재가 적고, 반도체 인력의 기술 숙련도가 훨씬 더 낮다고 말했다. 베트남 인구수는 14억 명에 이르는 중국 인구의 1/10에도 못 미치는 9,700만 명이다.

옌은 베트남 반도체 설계 분야 엔지니어는 약 5,000명이며, 대부분 외국 칩 제조사 36곳에 뿔뿔이 흩어져 있다고 추산한다. 베트남 반도체 산업 종사자는 전반적으로 기술 숙련도가 낮은 직무를 담당한다. 옌은 “베트남은 주로 노동 인력을 공급하는 국가이다. 기업체가 베트남산 집적 회로를 구매하는 것을 원한다면, 수년 뒤에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무것도 없다”라고 전했다.

현재 칩 설계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은 단 4곳이다. 그러나 네 기업 중 베트남에서 노트북, 스마트폰, 차량의 연산 작업을 처리할 실리콘 칩을 생산하는 곳은 없다.

세계 무역 추적 연구소인 프랑스 국제경제연구소(CEPII)의 데이터 기준 현재 베트남이 전 세계 반도체 관련 무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이다. 반면,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2%이다. 베트남은 전 세계 집적 회로 순수 수입국 상위 5개국에 이름을 올렸으나 주로 칩 테스트를 조립하여 완제품에 칩을 탑재하는 공급망의 기본 단계 참여한다. 중국도 전 세계 주요 칩 조립 국가이지만, 연구, 설계부터 제조까지 칩 설계 초기 단계에도 참여한다.

미국과 베트남의 관계 강화는 베트남이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 점유율을 추가로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베트남의 위치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경제적, 정치적 배경이 미국 기업에는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미 동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국가라면, 베트남을 매력적인 공급망으로 볼 것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베트남이 풍부한 청년, 시골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양질의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교육을 제공하여 숙련된 노동 인력이 부족한 문제를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

싱가포르 소재 EAS 유소프 이샤크 연구소(ISEAS Yusof Ishak Institute)의 수석 연구원 자얀트 메논(Jayant Menon)은 “베트남의 반도체 분야 인력 양성은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베트남은 반도체 산업에서 숙련된 기술을 갖출 인구와 고학력 인재가 풍부한 국가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기업 중 이미 베트남 투자를 시작한 기업을 찾아볼 수 있다. 애플은 2020년에 베트남에서 에어팟 조립을 시작했다. 2022년, 닛케이 아시아는 애플이 애플워치와 맥북 일부 조립 시설을 베트남으로 이전한다는 기사를 보도했다. 인텔은 베트남에서 5G 칩셋을 포함한 일부 부품 생산을 담당할 대규모 칩 패키징 및 조립 공장 설립을 위해 15억 달러를 투자했다. 2023년 11월, 로이터 통신은 인텔이 베트남 사업 운영 확장을 고려했으나 결국에는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칩 제조사 마벨(Marvell)과 시놉시스(Synopsys)는 베트남에 칩 설계 센터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023년, 바이든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도중 새로운 협력 관계가 성사되었다는 소식은 고무적인 소식이었다. 미 백악관은 마이크로소프트가 제공할 서비스나 제품 계획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으나 베트남 시장 맞춤형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개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엔비디아는 소프트웨어 업계 대기업 FPT, 베트남 현지 전기차 제조사 빈패스트(VinFast)를 포함한 여러 첨단 기술 기업의 모기업이기도 한 재벌 그룹인 빈그룹(Vingroup)과 협력 관계를 체결했다.

앞으로 베트남 투자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이지만, 복수 전문가가 테크 분야에서 중국과의 완벽한 단절을 원하는 미국의 희망이 단순한 바람으로만 남을 가능성을 경고한다.

서남아시아 정치 및 보안을 연군하는 워싱턴DC 소재 내셔널 워 칼리지(National War College) 교수 자차리 아부자(Zachary Abuza)는 “모두가 중국과의 관계 단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아부자 교수는 미국의 베트남 투자를 테크 공급망 다각화 예시라고 설명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어서 “중국 의존도에서 완벽하게 벗어난 주요 기업 한 곳이라도 말해 보아라”라고 덧붙였다.

아부자 교수는 “베트남이나 인도에 추가로 생산 공장을 두고자 하는 애플도 중국을 포기하지 않았다. 중국은 제공할 수 있는 공급망 규모나 노동력 측면에서 전 세계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다. 전체 생태계를 보아도 마찬가지이다”라고 설명했다.

독일 개발 기관 GIZ 소속 글로벌 연대 계획 프로젝트 책임자 응우옌 띠 뚜이(Nguyễn Thị Thuý)는 베트남 생태계 개선이 베트남의 야망과 미국의 공급망 다각화 목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뚜이는 “기회가 풍부하더라도 베트남이 기회를 잡을 역량을 점유하지 않는다면, 그 기회는 다른 곳으로 넘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의 이웃 국가이자 경쟁 국가인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도 테크 분야 신규 투자를 환영한다.

베트남은 중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 베트남은 중국 정부의 지나친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으로 중국과 갈등을 빚는 국가 중 한 곳이다. 하지만 중국이 바이든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소식을 다룬 베트남 국영 언론 보도 내용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은 미국과 우호 관계를 형성하더라도 중국 정부와 강력한 유대 관계를 형성할 필요성을 반영한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이후 베트남 정보기관이 미국 정치인과 정책 입안자, 언론인의 모바일 기기에 스파이웨어를 설치하려 한 소식을 보도했다.

옌은 베트남 정부의 제조업 성장을 목표로 한 투자, 정책과 관련하여 더 많은 상세 정보를 원한다. 그는 “베트남이 구체적인 행동을 하지 않고 미국의 테크 공급망 비중 확보를 논의하기만 한다면, 2~3개월 만에 모든 희망이 희미해질 것이다. 2~3년 전을 돌아본다면, 진전을 거둘 수 없을 것이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US Wants Vietnam to Be Its New Tech Best 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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