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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사용하면 게을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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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사용하면 게을러진다?
감시와 대규모 해고 우려가 고조된 가운데, 영국 직장인 다수가 사무실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 당혹스러워한다.
By MEGAN CARNEGIE, WIRED UK

필자는 이 기사를 사용하려 챗GPT에 명령어를 입력해, 인터뷰 질문 여러 개를 생성했다. 챗GPT가 생성한 질문 다수는 전문가에게 하기 좋은 질문이었다. 또, 필자는 인공지능(AI) 기반 자막 생성 툴을 사용했다. AI 자막 생성 툴은 한 달간 매우 긴 시간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기사 작성 영감이 없을 때나 방향성이 없는 상태에서 초안을 작성할 때는 새로운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는 명령어를 입력한다. 기사 송출 시점에는 생성형 AI로 기사와 함께 올릴 SNS 게시글 내용을 작성한다. (필자는 항상 직접 작성한 글을 공유하지 않으려 스스로 설득한다. 따라서 글 작성 작업의 토대 중 일부분은 다른 툴을 활용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생성형 AI를 사용한다면, 필자의 글쓰기 실력이 확연히 나아질까?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AI를 사용하면 게을러질까?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해 볼 수 있다.

필자를 비롯한 영국 직장인 다수는 스테이블 디퓨전(Stable Diffusion), 미드주어니(Midjourney), DALL-E-2 등과 같은 AI 기반 이미지 생성 툴이든 구글 챗봇 바드(Bard), 스크라이브(Scribe), 챗GPT 등과 같은 툴이든 급부상한 각종 테크 툴과 상품 사용을 실험했다. 근무 관리 플랫폼 아사나(Asana)의 근무혁신연구소(Work Innovation Lab)의 연구를 통해 영국 노동 인력 29%는 생성형 AI와 AI를 일주일 단위로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직장인 46%가 주 단위로 생성형 AI나 AI를 사용하는 것과는 비교되는 결과이다. 하지만 전문직이라는 맥락에서 근무 도중 AI 사용은 걱정스러운 일이며, 갈수록 직원 사이에서는 AI 때문에 자신의 가치가 하락하면서 이전보다 창의적 역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가 커진다. 해당 연구에서는 영국 직장인 30%가 AI를 사용하여 게을러질 것을 우려하며, 21%는 생성형 AI를 사용한 업무 처리가 일종의 사기에 해당할 것을 우려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직장 내 생성형 AI 사용을 부끄럽게 생각하여 많은 이들이 AI 사용 사실을 숨기게 되었다. 어드버타이징 위크 유럽(Advertising Week Europe)이 영국 전일제 근로자와 시간제 근로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영국 직장인 34%는 관리자에게 AI 기술을 업무에 통합하는 것을 제안하는 것을 초조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Z세대 근로자 42%, 밀레니얼 세대 40%로, AI 통합을 제안하는 것을 초조하게 생각하는 근로자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MZ세대는 AI를 업무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의 비율이 높다는 점고 일치하다. 직장 감시 사례가 많고, 대규모 해고 추세도 널리 확산되는 상황에서 AI 공포는 놀라운 일이 아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런던대학교 베이즈 경영대학원 디지털 창작 교수 겸 국립인공지능창의성센터(CebAI) 소장 닐 메이든(Neil Maiden)은 “AI의 등장, 채택 속도에 AI가 할 수 있는 일이 결합하면서 두려움만 커졌다”라고 말했다. AI는 모든 인간에게 이동하는 짐승과 같은 존재이므로 그 누구도 변경할 수 없는 규정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나 기업 지침과 AI를 생산성 보조 툴로 재구성하는 상황 모두 직원을 대거 안심시킬 수 있다.

아사나 근무혁신연구소 책임자이자 연구소의 ‘AI 근무 실태(State of AI at Work)’ 보고서 발행자인 레베카 힌즈(Rebecca Hinds)는 “AI를 사용하는 직원은 문외한과 같다고 느끼고, 동료와 관리자의 평가를 우려한다. 바로 시스템을 단축하거나 가장 쉬운 방법을 택한다는 분노이다”라고 설명했다. 힌즈는 우려와 불확실성의 부분적인 원인이 갈수록 명확한 비판보다는 대규모 정리해고와 임금 동결, 유연성이 없는 근무 정책이라는 특성을 보이는 영국 직장 분위기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근무 도중 AI 사용 지침을 명확하게 갖추었다. 애플, 도이치뱅크, JP모건체이스, 버라이즌 모두 보안과 데이터 유출 위험성 우려를 이유로 언급하며, 직원의 챗GPT 사용을 금지한다.

직장 내 AI 사용을 둘러싼 분위기는 불확실하여 AI 사용 시 직원만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특정 기업은 AI를 금지하지만, 반대로 AI 사용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기업도 있다. 반면, AI 사용을 일절 언급하지 않은 기업도 있다. 업계, 직무마다 AI를 향한 태도도 제각각이다. 테크 기업은 직원의 AI 사용법 교육을 가장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그다음으로 금융 부문 경영진이 직원의 AI 사용을 지원한다. 반면, 어드버타이징 위크의 조사 결과로 발표된 바와 같이 의학, 교육, 유통업, 접객업 기업 지도자는 AI 사용을 전면 지원하지 않는다. 아사나의 연구 결과, 기업 내 직무가 AI 사용 우려와 망설임 정도 차이를 좌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케팅 분야와 IT 분야 직원의 AI 사용 태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메이든 교수는 더 깊이 확립된 근본적인 요소가 있다고 말한다. “전문 지식을 모방하면서 전문가와 신입사원 간의 격차를 효과적으로 좁히는 AI는 인간의 전문직 정체성을 위협한다. 만약, 아이디어 생성 시 AI를 사용한다면, 아이디어가 인간과 인간의 가치관을 투입한다는 점에서 갈수록 불안감이 커질 것이다. 아이디어는 감정적, 사회적 자본을 생성한다”라고 말했다. 게다가 AI를 업무에 적용해도 스스로 인간 근로자의 고립감을 형성할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인간이 AI를 더 많이 알수록 AI가 인간 근로자의 역할을 대거 없앨 확률이 낮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

필자가 이 기사를 작성할 때 아주 기본적인 범위에서 AI 툴을 사용했을 때도 AI는 생산성 향상과 일반 구조적 축소 작업에 시간을 들이도록 했다. AI로 생산성과 구조적 축소 작업을 할 수 있는 정도를 정확히 알고 AI를 학습할 시간을 제외한다면, 필자는 생산성을 크게 향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따분한 관리 작업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다.)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기보다는 생산성을 높인다는 사실을 더 광범위한 영역에서 증명하고 확인하는 것이 업무 중 AI 사용을 둘러싼 우려를 완화할 시간을 들일 가장 분명한 사업 이유가 될 것이다. 기업 자도자에게 AI의 가능성을 설득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지만, 기업 지도자 설득으로 증명할 수 있다. (영국 기업 경영진 52%는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다고 믿는다.) 닐슨 노먼 그룹(Nielsen Norman Group)은 기업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할 때 직원의 업무 효율성 향상 수준이 평균 66%이며, 더 복잡한 작업과 비숙련 근로자가 가장 큰 이득을 누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AI 적용의 이점과 전략이 급부상하는 가운데, 기업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힌즈는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퇴근을 병행하는 복합 근무 방식과 마찬가지로 기업 지도자는 AI의 효과를 기다리면서 지켜본다는 사고를 택했다. 많은 이들이 너무 성급하게 AI를 채택하여 잘못된 지침을 개발하는 것을 우려한다. 하지만 실제로 많은 직원이 AI와 관련하여 더 많은 정책과 지침을 형성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근로자 48%는 기업 단위의 AI 정책이 추가되는 것을 원한다. 하지만 현재 업무 시 AI 사용 방법 지침을 마련한 기업은 24%이며, AI 사용 방법을 업무 교육으로 받은 직원은 단 13%이다.

AI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는 업무 중 AI 사용 지침을 확립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힌즈는 많은 기업이 업무 중 AI 채택을 진전 과정으로 다루고, AI 영역을 활용하여 성공과 실수, 기업의 교훈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힌즈는 “지난 몇 년간 직원과 기업 간 신뢰가 없었다는 점에서 직원은 기업 경영진을 신뢰하고자 한다. 기업 지도자가 AI를 직장에 도입하고자 하는 의도를 매우 분명하게 보여준다면, 일부 직원의 불안감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언어도 도움이 된다. H&M 그룹 최고 데이터분석 책임자인 아티 자이가니(Arti Zeighani)는 H&M 그룹이 AI를 ‘인공지능’에서 ‘강화지능’으로 재구성하도록 이끌었다. 단순히 AI의 기능을 대체하지 않고, AI를 ‘기존 지식 및 동료의 능력 강화’라는 뿌리에 둘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고객사를 대상으로 맞춤 앱 개발, 디지털 전환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크 자문 기업 헤지호그 랩(Hedgehog Lab)은 정기적으로 타운홀 세션을 운영하고, 기업 내부에서 AI를 더 나은 방향으로 활용할 방식을 논의한다. 또한, #ai 슬랙 채널을 활용해 AI와 포괄적인 영향, 누구나 기업에서 AI를 최대한 활용할 방법을 논의한다. 소셜 중심 마케팅 기관 소셜리파워풀(Socially Powerful) 창립자 제임스 해킹(James Hacking)은 “소셜리파워풀의 가장 유용한 생성형 AI 활용 사례는 미드주어니(Midjourney)를 활용한 것이다. 미드주어나는 디자인 역량이 없어도 누구나 머릿속으로 떠올린 아이디어를 표현하여 실현하도록 하기 때문이다. 또, 콘텐츠를 요약할 때는 챗GPT도 유용하다는 점을 확인했다. 그러나 창의적 글 쓰기에 활용하기에는 다소 제한적이다. 생성형 AI의 긍정적, 부정적 사례를 정직하게 이야기하면서 직원이 생성형 AI라는 도구를 이성적인 관점에서 보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다수 전문가는 머지않아 직장 내 AI 활용 사례가 일상 업무 측면에서 더 분명해질 것으로 확신한다. 메이든 교수는 “인간은 AI 툴과 역량 덕분에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기술과의 진정한 협력 시대에 접어들었다. 또한, 생성형 AI는 오랫동안 분명한 관심 영역이 되었다. 비행 조종사는 더는 비행 시 조종 장치를 직접 조작하지 않는다. 복잡한 시스템을 전문적으로 파악하여 안전하면서 효율적인 비행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AI가 직장에 더 많이 통합될수록 AI를 사용하여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 직원이 줄어들 것이다. 메이든 교수는 “생성형 AI는 별도의 영역이 되지 않고, 챗GPT와 같이 업무의 일부분이 될 것이다. 업무 중 AI 사용은 직원 사이에서 이상하거나 잘못된 일이 아니라 평범한 일이 될 것이다”라고 내다보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Does Using AI Make Me Laz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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