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애플 비전 프로 간편 사용 후기…‘사라지는 것’의 반대
상태바
애플 비전 프로 간편 사용 후기…‘사라지는 것’의 반대
혼합현실 헤드셋인 애플 비전 프로는 애플이 몇 년 만에 선보인 제품 중 가장 놀라운 제품이다. 좋은 일일까?
By LAUREN GOODE, WIRED US

전 세계가 오랫동안 기다려 온 애플의 혼합현실 헤드셋 ‘비전 프로(Vision Pro)’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출시된 것이 아니라 제품 발표가 된 것이다. 6월 5일(현지 시각), 애플 경영진은 소프트웨어 컨퍼런스 기조연설 현장에서 서서히 중요한 제품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사항을 공개한 가운데 아이폰 이후 시대의 조짐이 되는 스마트 고글 한 쌍을 공개했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공개하는 과정에서 또다시 기다리다가 지켜보는 접근 방식을 택했다. 애플은 메타를 혼합현실 헤드셋 시장의 경쟁사로 겨냥했다. 이제 애플이 소비자의 얼굴을 제어한다.

필자는 5일 이른 시각, 비전 프로 공개 회담 개최를 위해 특별히 마련된 애플 사옥 내부에서 비전 프로를 간단하게 시범 사용했다. 애플 경영진은 제품 시연과 이후 진행된 브리핑 현장에서 비전 프로 전망을 상세히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애플이 비전 프로를 단순한 기기 한 대가 아닌 공간 컴퓨팅 플랫폼으로 본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 수 있었다. 비전 프로의 출고가가 3,500달러로 책정되었으나 독자적 기능인 가상 환경의 몰입도 변경 기능이 최고의 판매 홍보 요소가 될 것이다. 앱 개발자는 원한다면, 협업 소프트웨어의 2D 중첩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마찬가지로 콘텐츠 크리에이터도 원한다면, 입체적인 공룡 영화를 제작할 수 있다.

애플은 지금까지 소비자가 아직 일관적인 가치를 입증하지 못한 제품에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 이상의 금액을 결제하도록 요청해 왔다. 애플의 1세대 혼합현실 헤드셋인 비전 프로를 볼 때 대다수 소비자는 플랫폼이든 제품이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비전 프로 데모를 위해 임시로 마련된 공간에 들어간 뒤 페이스 아이디와 같은 앱을 사용해 필자의 얼굴, 그리고 당황스러웠으나 귀까지 스캔한 애플 직원의 환영을 받았다. (귀를 스캔한 것은 공간 음향 기능을 위한 것이었다.) 그리고 애플이 채용한 검안사가 필자의 안경을 스캔해 정확한 렌즈 도수를 측정했다. 그러나 필자는 얼굴에 착용하는 컴퓨터 사용 경험을 편안하게 누리고자 안경 대신 콘택트렌즈를 착용했다. 매우 놀라운 순간이었다!

폐쇄된 회의실에서 헤드셋은 필자가 앉은 커피 테이블을 개인에 맞도록 측정했다. 비전 프로는 영화감독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가 상상한 스키 고글을 실제로 적용한 것과 같았다. 비전 프로가 공개되기 몇 년 전, 일부 블로그는 기존 애플 제품의 특성을 혼합한 모습을 시사한 렌더링 이미지를 공개했다. 그동안 공개된 헤드셋 렌더링 이미지가 부정확한 것만은 아니었다. 고글의 밀봉된 부분은 천과 폼으로 봉합한 에어팟 맥스와 비슷하며, 헤드 상단의 부드러운 스트랩은 애플워치의 손목 밴드와 비슷하다. 다이얼이라고도 하는 디지털 크라운도 익숙하다.

비전 프로는 다른 기기와 연결하여 사용하는 헤드셋이다. 다만, 새롭고도 기이한 세계에 연결된 상태에 의존한다. 깔끔한 알루미늄 팩 형태인 외부 배터리와 연결하여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 연결 시 두 시간 동안 방해받지 않고 가상 세계에 접속할 수 있다. 비전 프로는 USB-C를 이용해 맥과 연결하여 끊임없이 사용할 수도 있다.

필자는 외부 배터리 팩이 헤드셋 자체를 깃털처럼 가볍다는 느낌을 주고자 적용된 요소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막상 사용해 보니 무거웠다. 필자는 측정 단계에서 비교적 큰 백스트랩과 상단의 부드러운 스트랩 길이를 모두 조절했다. 측정 단계는 승인 알림 소리와 함께 끝났다. (그러나 시연 내내 중간 거리에 연한 구체가 등장했다.)

비전 프로의 인터페이스는 간단하다. 몇 가지 손짓과 디지털 크라운을 선택하면서 조작 방법을 익혔다. 외부 카메라는 사용자의 손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핸드 컨트롤러의 필요성을 없앴다. 내부 눈 움직임 추적 카메라는 사용자의 시선이 향한 곳을 본다. 따라서 비전 프로는 카메라를 이용해 사용자가 실행하거나 종료하고자 하는 앱을 알 수 있다.

홈 모드는 애플 앱의 가상 독을 사용자의 눈앞에 띄운다. 필자는 비전 프로를 사용하면서도 홈 모드 환경과 실시간 물리적 공간의 주변 배경도 볼 수 있었다. 애플 앱의 증강현실(AR) 홈 스크린은 말 그대로 기본적인 기능을 지원한다. 앱 컨테이너 자체는 재구성되지 않았으며, 앱 아이콘은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작은 구슬이나 볼륨을 부여한 어떠한 요소도 없었다. 앱 컨테이너는 단순히 한 곳에 존재했다.
 
[사진=Apple]
[사진=Apple]

더 흥미로운 부분은 상호작용 방식이었다. 필자는 처음 앱을 보고, 집게손가락과 엄지손가락으로 잡으면서 포토 앱을 열었다. 그리고 각각의 이미지를 잡고 왼쪽으로 넘기면서 사진을 스크롤하고, ‘확장’ 옵션을 보면서 선택하여 확장된 파노라마 사진을 보았다. 사파리에서는 눈과 엄지손가락, 집게손가락을 이용해 웹 2D 페이지를 스크롤했다. 메시지 앱도 같은 방식으로 실행했으나 앱의 오디오 상호작용 기능은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또, 메시지 앱을 열어보더라도 메시지 기록이나 전송 기능은 사용할 수 없었다. 필자가 본 대다수 콘텐츠는 완벽한 용적 측정이 지원되지 않았으며, 두 손가락으로 꼭 집어서 앱을 확장하거나 직접 앱 안에 들어간 것과 같은 몰입감을 느낄 수는 없었다. 애플 관계자는 앱 제조사가 추후 필자가 언급한 경험을 구현하는 기능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론상 페이스타임은 혼합현실 헤드셋 착용 시 최고 수준으로 인간과의 상호작용 경험을 생성할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가 시범 사용했을 당시 페이스타임은 인간과의 상호작용 경험을 구현하지 않았다. 헤드셋 내부 카메라는 디지털 형태로 착용자의 얼굴을 포착하고 반복하여 보여줄 수 있다. 그리고 대화 상대방의 모습을 디지털 트윈으로 구현한다. 필자는 페이스타임으로 애플 직원의 디지털 트윈 이미지를 보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애플 직원은 대화 도중 페이스타임의 디지털 트윈 이미지 구현 기능을 들뜬 상태에서 설명했다. 그러나 페이스타임으로 대화할 당시 애플 직원의 디지털 트윈 이미지는 실제 신체와 분리된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대화 상대방은 실제 인간이 맞지만, 실제 인간이 아닌 듯한 느낌도 받았다. 필자는 비전 프로를 착용한 상태에서 페이스타임으로 대화한 애플 직원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할 것 같다.

일부 앱을 사용할 때 주변 공간이 어두워졌다. 비전 프로의 가장 매력적인 요소 중 하나였다. 비전 프로는 특정 앱을 사용할 때 자동으로 마법과 같이 조명을 줄이거나 헤드셋의 작은 다이얼을 이용해 수동으로 조명 설정을 변경하도록 지원한다. 시연 제품에 적용된 가상 환경 애플을 선택하자 북유럽식 거실이 사라졌다. 그리고 애플 TV+를 열자 공중에 입체적 영상이 등장했다. 시네마틱 모드를 선택했을 때는 영화관에 있는 듯한 느낌을 구현했다. 애플이 비전 프로를 제품과 대조적인 플랫폼의 기본적 요소로 생각하는 듯했다. AR과 VR 중 하나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 앱은 사용자가 원하는 것 무엇이든 구현한다.

비전 프로가 빛을 발한 부분은 엔터테인먼트 기능이다. 동적인 요소가 엔터테인먼트 기능의 흥미로움을 특별히 더했다. 필자는 3D 버전 아바타 2를 먼저 시청했다. 그리고 존 파브로(Jon Favreau) 감독이 제작한 공룡이 집중적으로 등장하는 시리즈 티저 영상을 보았다. 디지털 나비가 이리저리 날아다닌 뒤 필자가 뻗은 손가락에 앉았다. 분명히 다른 AR/VR 기기에서도 접할 수 있는 기능이다. 다만, 비전 프로는 할리우드 영화감독과 앱 개발사가 제작 작업을 하도록 이끈다는 차이점이 있다.

비전 퀘스트
비전 프로는 궁극적으로 다른 헤드셋이 달성하지 못한 방식으로 주류 AR 제품이 될 것이다. 단순히 애플 제품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이미 많은 개발자가 비전 프로를 향해 관심을 보였다. 재차 말하자면, 비전 프로의 가격은 3,500달러이다. 비전 프로 1세대 제품은 한정된 수량에 출시돼, 개발자와 최신 기기 애호가를 세금 포함 3,500달러라는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소비자를 재빨리 확보할 것이다.

그러나 비전 프로는 사라지지 않는다는 한 가지 중요한 방식으로 애플의 대다수 최신 제품과는 다른 특성을 지닐 것이다. 사실, 그 반대이다. 비전 프로는 사용자가 얼굴에 착용하면, 실제 인간이 경험하는 부분의 중요한 요소인 두 눈과 감각 기관을 감싼다. AR 글래스, 산업용 헤드셋, 완벽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VR 헤드셋 등 머리에 착용하는 모든 제품과 똑같은 부분이다. 사용 경험이 놀라울 정도로 초현실적일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 단, 제품을 향한 불신은 미뤄두고, 사용자의 통제 권한을 포기해야 한다. 애플도 근본적으로 달갑지만은 않은 주목을 받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더 훌륭하게 설계할 수 없다.

일부 측면을 보면, 애플이 지난 20년간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모든 제품이 일상에서 사라졌다. 일례로, 아이폰은 소비자의 주머니에, 아이패드는 지갑에 들어갔다. 애플워치는 손목에, 에어팟은 두 귀에 들어간다. 몇 시간 동안 비전 프로를 착용한다면, 궁극적으로 컴퓨터 계산의 의미를 두고 질문하게 될 것이다. 그와 동시에 현실 세계를 살아가는 것을 두고도 질문하게 될 것이다. 필자는 비전 프로를 약 30분간 착용한 뒤 이마가 시원하다고 느꼈다. 사용자에게 필요한 바를 고려한 제품 설계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게다가 머리에 장착하여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는 대다수 제품과 마찬가지로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었다. 공기는 무엇보다도 현실적인 것처럼 느껴졌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ands on With Apple’s Vision Pro: The Opposite of Disappearing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