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KAMIAB GHORBANPOUR, WIRED US
'저항: 아멜리 전투(Resistance: Amerli Battle)'의 지휘관은 이라크에서 개발한 1인칭 슈팅 게임이다. 2022년 출시된 해당 게임은 플레이어가 IS 게릴라군이 장악한 마을에서 맞서 싸우도록 한다. 게임 속 배경은 2014년 발생한 현실 세계의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게임 속 지휘관이기도 한 영웅은 실제 이란의 신청 통치 정권이 장악한 군대 조직인 이슬람 혁명수비대 소장 콰셈 소레이마니(Qasem Soleimani)이다.
2020년 1월, 미국의 이라크 드론 공습 당시 사망한 소레이마니 소장은 이란 정권에서 막강한 권력을 지닌 인물이다. 그와 동시에 미국이 테러범으로 지정하면서 이란과 시리아의 인권 탄압 감독 및 사법권을 넘어선 살인 행위로 기소한 논란의 인물이기도 하다.
게임은 이란 혁명 수비대 낙하산 부대인 바시즈(Basij)의 디지털 조직인 바시즈 사이버 공간 조직(Basij Cyberspace Organization) 소속 기관인 모나디안 미디어(Monadian Media)가 제작했다. 모나디안 미디아는 이란 정권이 자국의 역사와 종교계 지도자 관련 내용을 재작성하려는 의도로 진행 중인 선동 광고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란은 시민 저항이 커지는 가운데, 청년층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비디오 게임 투자 규모를 늘렸다. 이란 정부의 투자에 따라 제작한 게임은 이란의 종교적 정체성 강화를 시도하며, 2022년 시작된 여성 및 생명, 자유 운동 세력과 같은 이란 내부의 적을 세속주의 성향의 극단주의자로 묘사하고는 소레이마니와 같이 잔혹한 단속과 관련된 군사 지휘관에 대한 존경심을 심으려 한다. 결국, 한때 번성하던 게임 업계가 이란의 정체성 전쟁 한 가운데에 놓이게 되었다.
안전 문제로 익명을 요청하고, 여러 선동 광고 게임 타이틀 개발 작업을 했다고 밝힌 게임 개발자 알리(Ali)는 “선동 광고 게임은 이란 정권이 원하는 청년층의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최신 게임은 정부가 느끼는 취약점을 엿볼 수 있는 수단이다. 소레이마니가 등장하는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실패하고 죽을 수 있지만, 콰셈 소레이마니는 절대 실패와 죽음을 겪을 수 없다는 점에서 소레이마니를 게임 캐릭터로 선택할 수 없다. 이는 대다수 이란 시민의 소레이마니에 대한 생각과는 다르다. 그러나 이란 정권은 비디오 게임을 이용해 소레이마니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바꾸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기술이 정치적 요소가 되었다. 1979년 혁명으로 루홀라 호메이니(Ruhollah Khomeini)가 이란 정치 및 종교 지도자가 된 후 이란 정부는 체스, 카드 게임 등 모든 종류의 서양 관련 요소나 세속적 요소는 물론이고, 카세트, 비디오 플레이어와 같은 개인용 기술 제품도 금지했다. 1990년대부터 기술 통제 완화가 시작되면서 기술을 이용한 사회 통제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경로를 바꾸었다.
이란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상이 담긴 게임인 '알리바바와 40인의 바그다드 도둑(Ali Baba and the Forty Thieves of Baghdad)'은 1995년, 개인 게임 개발자인 라민 아지지(Ramin Azizi)가 개발했다. 이듬해 이란 정부의 첫 번째 게임이 출시됐다. ‘탱크 헌터(Tank Hunter)’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해당 게임은 플레이어가 이란 군인 역할을 하면서 1980~1988년까지 이어진 이란과 이라크 전쟁 당시 동원된 이라크 탱크를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이란과 이라크 전쟁은 이란에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자 이란 정권이 지금도 이란의 침략 위험성이라는 공포감을 조성하려 사용하는 사건이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이란 현지 게임 개발사가 번성하였다. 다리누스(Darinoos)와 같은 현지 인기 게임 개발사는 국제 PC 게임 해적판을 현지화했으며, 푸야 아츠(Puya Arts), 데드 마지(Dead Mage) 등 이란 게임 스튜디오는 이란 역사를 게임 개발 작업에 이용하면서 현지 사용자의 새로움에 의존했다.
페르시아어 언론사 대상 게임 리뷰를 제공하는 팟캐스트 진행자 레자 모다레시(Reza Moddaressi)는 “이란 게임은 질적으로 서양 게임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란 게임을 접했을 때 매우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이란 정권은 인디 게임 개발사를 금지하지 않고, 정권의 입맛에 맞게 게임 업계를 형성하려 했다. 이란 정권은 2007년, 이란 컴퓨터 및 비디오 게임 재단(IRCG)을 설립했다. IRCG는 인디 게임 개발사의 게임이 국가 이념과 명백히 위반하지만 않는다면, 재정적으로 지원한다. 더 나아가 이란 정권은 이란과 이라크 전쟁 당시를 배경으로 한 Valfajr 8과 같은 자체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다수 잡지와 TV 광고는 이란 정부 후원 게임과 인디 게임 모두 무료로 홍보했다.
안전을 우려하여 익명을 요청한 이란 인디 게임 개발자 쿠로쉬는 “2000년대 중반에는 게임 업계의 성공을 기대했다. 당시 거의 모든 게임을 처음부터 제작했다. 다른 국가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툴에 접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당시 미래 전망은 밝아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란 게임 업계의 황금기는 2011년 말,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게임 개발사 일렉트로닉 아츠가 일부 게임 배경으로 이란을 선택하고, 이란인을 악당으로 묘사한 게임인 배틀필드(Battlefield 3)가 등장하면서 끝이 났다. 당시 이란과 서양 국가 간 관계가 악화되면서 서로 공격적으로 대응하던 시기였다.
IRCG 수장 베루즈 미나이 라이스 보냐드(Behrouz Minaii Rais-Bonyad)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태도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IRCG는 첫 번째 1인칭 슈팅 게임인 ‘텔아비브 공격(The Attack on Tel-Aviv)’을 출시했다.
이란 정부는 ‘배틀필드 3’ 구매 및 판매 행위를 범죄 행위로 지정했다. 그러나 실제로 게임 업계 전체를 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란 정부는 인디 게임 개발 프로젝트 투자를 중단하면서 게임 개발자의 게임 제작 작업 허가 조건을 매우 까다롭게 변경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 상세 정보 공개 시 신원이 밝혀질 것을 우려한 알리는 선동 광고 업계에서 작업하는 이들도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느끼며, 이란 정권이 게임 전면 금지 정책을 발표할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대규모 게임 기관 단 한 곳이 위에서 명령을 내리지 않고, 여러 소규모 게임 개발사가 과거의 최고위급 지위자가 비디오 게임에 의심하게 될 수도 있는 게임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일부 인디 게임 개발사는 제한 조건 속에서도 간신히 게임 개발 작업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일부 인디 게임 개발사는 해외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2022년 출시돼 극찬받은 게임인 ‘테일 오브 비스툰(Tale of Bistun)’은 소규모 이란 개발자 집단이 제작했으나 네덜란드에 본거지를 둔 개발자인 아민 샤히디(Amin Shahidi)가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해당 게임은 다수 인디 게임과 마찬가지로 고대 페르시안 이야기를 담았다.
그러나 게임 업계는 이란 정권이 대거 장악했다. 알리는 정부 지원을 받는 게임 개발 부문 종사자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이란 게임 개발 업계 중 유일하게 생계 유지가 가능한 부문이 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 지원이 없다면, 어떠한 기회도 얻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선동 광고 게임 개발로 유독 바시즈 고위급 관료인 마흐디 자파리 조자니(Mahdi Jafari Jozani)가 급격히 등장했다.
조자니의 첫 번째 주요 타이틀인 ‘Safir-e Eshgh’는 2020년 출시됐다. 해당 게임은 7세기 이슬람 세계 전역에서 발생한 내전인 제2차 아랍내전(Second Fitna)을 시대적 배경으로 택하고, 트리플 A급 제작 등급과 강경 시아파 교리를 결합한 롤플레잉 게임이다. 그 뒤를 이어 2021년, ‘모크타르: 반란의 시기(Mokhtar: The Season of Rebellion)’를 출시했다. 이듬해 조자니는 ‘저항 지휘관(Commander of the Resistance)’ 게임 개발을 이끌었다.
조자니는 2022년, 중동 게임 웹사이트 바지네가르(Bazinegar)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게임 제작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게임의 새로운 논의 과정 일부분에 참여하는 인물이라고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조자니는 ‘Safir-e Eshgh’를 둘러싼 각종 논란 속에서도 이란인은 이란 게임 개발 자체가 훌륭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조자니는 이란에서 개발한 게임의 판매 실적이 높은 편이라고도 주장했으나 이를 별도로 검증할 방법은 없다.
와이어드는 조자니에게 이란 게임 개발 관련 문의를 보낼 수 없었다. 그러나 조자니에 대해 알고 있는 어느 한 소식통은 조자니에 대해 말하며,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지 마라”라고 언급했다.
‘Safir-e Eshgh’와 이후 출시된 여러 게임은 이란 역사의 혁명주의적 관점을 반영하며, 게임을 통해 이란 정권이 널리 유포하고자 하는 정체성인 ‘사방이 적 분인 시아파 신정 국가’라고 변경하려 한다. 이란의 국가 정체성과 인디 게임 개발사가 게임으로 담아내는 더 풍부하면서도 고르지 않은 역사 간 긴장 관계는 지난 6개월 동안 급격히 커졌다.
이란 윤리 경찰에 구금된 22세 여성 마사 아미니(Mahsa Amini)의 사망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최근 시위운동으로 이란의 정체성이라는 다른 두 가지 개념이 폭력적 갈등에 놓이게 되었다.
시위 도중 이란 정권과의 충돌로 시민 수백 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체포되었다. 이란 당국은 현실 세계는 물론이고, 디지털 공간에서도 단속한다. 이란 정부는 수시로 인터넷을 차단하고, SNS와 미디어 앱, 일부 온라인 게임 접속을 막는다. 과거, 이란은 자국 인트라넷을 원한다고 밝혔다. 인트라넷은 기본적으로 세계 다른 국가와 인터넷을 분리한다.
게임 업계 일부 인사는 다른 창의적 업계에 합류해 이란 정권의 시위대 공격 행위를 겨냥한 비판을 제기했다. 일부 유명 인디 게임 개발자이자 소설가인 아르만 아리안(Arman Arian)은 이란 정부의 청년 억압 규탄 공개서한에 서명한 작가 및 아티스트 800명 중 한 명이다.
2022년 9월, ‘Safir-e Eshgh’와 ‘모크타르: 반란의 시기’ 개발 책임자인 에마드 라흐마니(Emad Rahmani)가 트위터에 등장했다. 라흐마니는 시위대의 집회가 열린 곳 근처에서 #MahsaAmini 해시태그와 함께 “빌어먹을 전통주의. 빌어먹을 극단주의. 이란 시민 절반이 목숨을 잃었으며, 지금도 정체성이 탈취된 것과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변 사람들의 울음소리와 타국으로 망명한 친구에게 건네는 작별 인사가 들린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해당 트윗 게재 직후 라흐마니는 개인 SNS 계정을 즉시 비공개 상태로 전환했다. 또, 라흐마니와 친분이 있는 이는 라흐마니가 현재 은신 중이라고 전했다.
부부 모두 게임 업계에 종사하며, 자체 게임 스튜디오를 설립하려 한 쿠로쉬 부부도 히잡 규탄 시위 초기 시위에 합류했다. 쿠로쉬 부부는 부상자를 도우면서 이란 당국의 잔혹함을 두 눈으로 보았다. 쿠로쉬는 “폭력으로 인간을 대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현재 쿠로쉬는 이란을 떠나려 한다. 쿠로쉬는 지금도 게임 개발 작업을 하고, 고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하지만 이란이라는 곳은 시대를 역행하기만 한다. 쿠로쉬는 “이란을 사랑한다. 항상 이란을 사랑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란과 같은 곳에서 살 수 없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Video Games Are a New Propaganda Machine for Iran
'저항: 아멜리 전투(Resistance: Amerli Battle)'의 지휘관은 이라크에서 개발한 1인칭 슈팅 게임이다. 2022년 출시된 해당 게임은 플레이어가 IS 게릴라군이 장악한 마을에서 맞서 싸우도록 한다. 게임 속 배경은 2014년 발생한 현실 세계의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게임 속 지휘관이기도 한 영웅은 실제 이란의 신청 통치 정권이 장악한 군대 조직인 이슬람 혁명수비대 소장 콰셈 소레이마니(Qasem Soleimani)이다.
2020년 1월, 미국의 이라크 드론 공습 당시 사망한 소레이마니 소장은 이란 정권에서 막강한 권력을 지닌 인물이다. 그와 동시에 미국이 테러범으로 지정하면서 이란과 시리아의 인권 탄압 감독 및 사법권을 넘어선 살인 행위로 기소한 논란의 인물이기도 하다.
게임은 이란 혁명 수비대 낙하산 부대인 바시즈(Basij)의 디지털 조직인 바시즈 사이버 공간 조직(Basij Cyberspace Organization) 소속 기관인 모나디안 미디어(Monadian Media)가 제작했다. 모나디안 미디아는 이란 정권이 자국의 역사와 종교계 지도자 관련 내용을 재작성하려는 의도로 진행 중인 선동 광고를 진행 중이기도 하다.
이란은 시민 저항이 커지는 가운데, 청년층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비디오 게임 투자 규모를 늘렸다. 이란 정부의 투자에 따라 제작한 게임은 이란의 종교적 정체성 강화를 시도하며, 2022년 시작된 여성 및 생명, 자유 운동 세력과 같은 이란 내부의 적을 세속주의 성향의 극단주의자로 묘사하고는 소레이마니와 같이 잔혹한 단속과 관련된 군사 지휘관에 대한 존경심을 심으려 한다. 결국, 한때 번성하던 게임 업계가 이란의 정체성 전쟁 한 가운데에 놓이게 되었다.
안전 문제로 익명을 요청하고, 여러 선동 광고 게임 타이틀 개발 작업을 했다고 밝힌 게임 개발자 알리(Ali)는 “선동 광고 게임은 이란 정권이 원하는 청년층의 사고방식을 반영한다. 최신 게임은 정부가 느끼는 취약점을 엿볼 수 있는 수단이다. 소레이마니가 등장하는 게임에서는 플레이어가 실패하고 죽을 수 있지만, 콰셈 소레이마니는 절대 실패와 죽음을 겪을 수 없다는 점에서 소레이마니를 게임 캐릭터로 선택할 수 없다. 이는 대다수 이란 시민의 소레이마니에 대한 생각과는 다르다. 그러나 이란 정권은 비디오 게임을 이용해 소레이마니에 대한 대중의 생각을 바꾸고자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란에서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기술이 정치적 요소가 되었다. 1979년 혁명으로 루홀라 호메이니(Ruhollah Khomeini)가 이란 정치 및 종교 지도자가 된 후 이란 정부는 체스, 카드 게임 등 모든 종류의 서양 관련 요소나 세속적 요소는 물론이고, 카세트, 비디오 플레이어와 같은 개인용 기술 제품도 금지했다. 1990년대부터 기술 통제 완화가 시작되면서 기술을 이용한 사회 통제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경로를 바꾸었다.
이란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상이 담긴 게임인 '알리바바와 40인의 바그다드 도둑(Ali Baba and the Forty Thieves of Baghdad)'은 1995년, 개인 게임 개발자인 라민 아지지(Ramin Azizi)가 개발했다. 이듬해 이란 정부의 첫 번째 게임이 출시됐다. ‘탱크 헌터(Tank Hunter)’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해당 게임은 플레이어가 이란 군인 역할을 하면서 1980~1988년까지 이어진 이란과 이라크 전쟁 당시 동원된 이라크 탱크를 파괴하는 임무를 수행하도록 했다. 이란과 이라크 전쟁은 이란에 매우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자 이란 정권이 지금도 이란의 침략 위험성이라는 공포감을 조성하려 사용하는 사건이다.
2000년대 중반 들어 이란 현지 게임 개발사가 번성하였다. 다리누스(Darinoos)와 같은 현지 인기 게임 개발사는 국제 PC 게임 해적판을 현지화했으며, 푸야 아츠(Puya Arts), 데드 마지(Dead Mage) 등 이란 게임 스튜디오는 이란 역사를 게임 개발 작업에 이용하면서 현지 사용자의 새로움에 의존했다.
페르시아어 언론사 대상 게임 리뷰를 제공하는 팟캐스트 진행자 레자 모다레시(Reza Moddaressi)는 “이란 게임은 질적으로 서양 게임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란 게임을 접했을 때 매우 놀라웠다”라고 말했다.
이란 정권은 인디 게임 개발사를 금지하지 않고, 정권의 입맛에 맞게 게임 업계를 형성하려 했다. 이란 정권은 2007년, 이란 컴퓨터 및 비디오 게임 재단(IRCG)을 설립했다. IRCG는 인디 게임 개발사의 게임이 국가 이념과 명백히 위반하지만 않는다면, 재정적으로 지원한다. 더 나아가 이란 정권은 이란과 이라크 전쟁 당시를 배경으로 한 Valfajr 8과 같은 자체 게임을 개발하기도 했다. 다수 잡지와 TV 광고는 이란 정부 후원 게임과 인디 게임 모두 무료로 홍보했다.
안전을 우려하여 익명을 요청한 이란 인디 게임 개발자 쿠로쉬는 “2000년대 중반에는 게임 업계의 성공을 기대했다. 당시 거의 모든 게임을 처음부터 제작했다. 다른 국가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툴에 접근할 수 없었다. 그러나 당시 미래 전망은 밝아 보였다”라고 말했다.
이란 게임 업계의 황금기는 2011년 말,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게임 개발사 일렉트로닉 아츠가 일부 게임 배경으로 이란을 선택하고, 이란인을 악당으로 묘사한 게임인 배틀필드(Battlefield 3)가 등장하면서 끝이 났다. 당시 이란과 서양 국가 간 관계가 악화되면서 서로 공격적으로 대응하던 시기였다.
IRCG 수장 베루즈 미나이 라이스 보냐드(Behrouz Minaii Rais-Bonyad)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태도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IRCG는 첫 번째 1인칭 슈팅 게임인 ‘텔아비브 공격(The Attack on Tel-Aviv)’을 출시했다.
이란 정부는 ‘배틀필드 3’ 구매 및 판매 행위를 범죄 행위로 지정했다. 그러나 실제로 게임 업계 전체를 통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란 정부는 인디 게임 개발 프로젝트 투자를 중단하면서 게임 개발자의 게임 제작 작업 허가 조건을 매우 까다롭게 변경했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 상세 정보 공개 시 신원이 밝혀질 것을 우려한 알리는 선동 광고 업계에서 작업하는 이들도 위험한 상황에 처했다고 느끼며, 이란 정권이 게임 전면 금지 정책을 발표할 것을 우려한다고 전했다. 대규모 게임 기관 단 한 곳이 위에서 명령을 내리지 않고, 여러 소규모 게임 개발사가 과거의 최고위급 지위자가 비디오 게임에 의심하게 될 수도 있는 게임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일부 인디 게임 개발사는 제한 조건 속에서도 간신히 게임 개발 작업을 이어가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일부 인디 게임 개발사는 해외에 본거지를 두고 있다. 2022년 출시돼 극찬받은 게임인 ‘테일 오브 비스툰(Tale of Bistun)’은 소규모 이란 개발자 집단이 제작했으나 네덜란드에 본거지를 둔 개발자인 아민 샤히디(Amin Shahidi)가 프로젝트를 이끌었다. 해당 게임은 다수 인디 게임과 마찬가지로 고대 페르시안 이야기를 담았다.
그러나 게임 업계는 이란 정권이 대거 장악했다. 알리는 정부 지원을 받는 게임 개발 부문 종사자의 임금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는 점에서 실질적으로 이란 게임 개발 업계 중 유일하게 생계 유지가 가능한 부문이 되었다고 전했다. 그는 “정부 지원이 없다면, 어떠한 기회도 얻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선동 광고 게임 개발로 유독 바시즈 고위급 관료인 마흐디 자파리 조자니(Mahdi Jafari Jozani)가 급격히 등장했다.
조자니의 첫 번째 주요 타이틀인 ‘Safir-e Eshgh’는 2020년 출시됐다. 해당 게임은 7세기 이슬람 세계 전역에서 발생한 내전인 제2차 아랍내전(Second Fitna)을 시대적 배경으로 택하고, 트리플 A급 제작 등급과 강경 시아파 교리를 결합한 롤플레잉 게임이다. 그 뒤를 이어 2021년, ‘모크타르: 반란의 시기(Mokhtar: The Season of Rebellion)’를 출시했다. 이듬해 조자니는 ‘저항 지휘관(Commander of the Resistance)’ 게임 개발을 이끌었다.
조자니는 2022년, 중동 게임 웹사이트 바지네가르(Bazinegar)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을 게임 제작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게임의 새로운 논의 과정 일부분에 참여하는 인물이라고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조자니는 ‘Safir-e Eshgh’를 둘러싼 각종 논란 속에서도 이란인은 이란 게임 개발 자체가 훌륭한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이 외에도 조자니는 이란에서 개발한 게임의 판매 실적이 높은 편이라고도 주장했으나 이를 별도로 검증할 방법은 없다.
와이어드는 조자니에게 이란 게임 개발 관련 문의를 보낼 수 없었다. 그러나 조자니에 대해 알고 있는 어느 한 소식통은 조자니에 대해 말하며, “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드리지 마라”라고 언급했다.
‘Safir-e Eshgh’와 이후 출시된 여러 게임은 이란 역사의 혁명주의적 관점을 반영하며, 게임을 통해 이란 정권이 널리 유포하고자 하는 정체성인 ‘사방이 적 분인 시아파 신정 국가’라고 변경하려 한다. 이란의 국가 정체성과 인디 게임 개발사가 게임으로 담아내는 더 풍부하면서도 고르지 않은 역사 간 긴장 관계는 지난 6개월 동안 급격히 커졌다.
이란 윤리 경찰에 구금된 22세 여성 마사 아미니(Mahsa Amini)의 사망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최근 시위운동으로 이란의 정체성이라는 다른 두 가지 개념이 폭력적 갈등에 놓이게 되었다.
시위 도중 이란 정권과의 충돌로 시민 수백 명이 사망하고, 수천 명이 체포되었다. 이란 당국은 현실 세계는 물론이고, 디지털 공간에서도 단속한다. 이란 정부는 수시로 인터넷을 차단하고, SNS와 미디어 앱, 일부 온라인 게임 접속을 막는다. 과거, 이란은 자국 인트라넷을 원한다고 밝혔다. 인트라넷은 기본적으로 세계 다른 국가와 인터넷을 분리한다.
게임 업계 일부 인사는 다른 창의적 업계에 합류해 이란 정권의 시위대 공격 행위를 겨냥한 비판을 제기했다. 일부 유명 인디 게임 개발자이자 소설가인 아르만 아리안(Arman Arian)은 이란 정부의 청년 억압 규탄 공개서한에 서명한 작가 및 아티스트 800명 중 한 명이다.
2022년 9월, ‘Safir-e Eshgh’와 ‘모크타르: 반란의 시기’ 개발 책임자인 에마드 라흐마니(Emad Rahmani)가 트위터에 등장했다. 라흐마니는 시위대의 집회가 열린 곳 근처에서 #MahsaAmini 해시태그와 함께 “빌어먹을 전통주의. 빌어먹을 극단주의. 이란 시민 절반이 목숨을 잃었으며, 지금도 정체성이 탈취된 것과 같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변 사람들의 울음소리와 타국으로 망명한 친구에게 건네는 작별 인사가 들린다”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해당 트윗 게재 직후 라흐마니는 개인 SNS 계정을 즉시 비공개 상태로 전환했다. 또, 라흐마니와 친분이 있는 이는 라흐마니가 현재 은신 중이라고 전했다.
부부 모두 게임 업계에 종사하며, 자체 게임 스튜디오를 설립하려 한 쿠로쉬 부부도 히잡 규탄 시위 초기 시위에 합류했다. 쿠로쉬 부부는 부상자를 도우면서 이란 당국의 잔혹함을 두 눈으로 보았다. 쿠로쉬는 “폭력으로 인간을 대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다.
현재 쿠로쉬는 이란을 떠나려 한다. 쿠로쉬는 지금도 게임 개발 작업을 하고, 고국의 문화유산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하지만 이란이라는 곳은 시대를 역행하기만 한다. 쿠로쉬는 “이란을 사랑한다. 항상 이란을 사랑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란과 같은 곳에서 살 수 없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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