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ARK ANDREWS, WIRED UK
전기차 분야 포트폴리오를 원하는 미국 투자사의 선택 범위는 매우 넓다. 테슬라를 제외한 많은 기업이 차를 생산한 적이 없다. 차를 생산한 적이 있더라도 생산량이 매우 적어 진정한 잠재력을 알기 어렵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연간 차량 생산량 10만 대 이상인 기업으로 범위를 좁힌다면,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세 곳을 선택할 수 있다.
세 기업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기업인 니오(Nio)는 테슬라를 향한 충성심이 높은 소비자층과 비슷한 군대 규모의 열렬한 소비자 집단과 함께 높은 입지를 차지했다. 니오가 특히 주로 다루는 사업 부문은 배터리 교환 사업이다. 게다가 자사 차량을 2025년 말까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25개국 시장에 수출한다는 훌륭한 홍보가 이루어진 세계 확장 계획을 갖추었다.
샤오펑(XPeng)도 니오와 마찬가지로 유럽 시장에 차량을 판매한다. 사실, 니오보다 샤오펑이 먼저 미국에 진출했다. 샤오펑은 미국에 주식 상장을 마친 또 다른 중국 전기차 기업 리 오토(Li Auto)와 달리 중국 이외 세계 시장에 훨씬 더 인지도가 높다. 샤오펑은 기술적 측면에서 자체적으로 지금과 같은 입지를 다졌다.
샤오펑은 니오만큼 전 세계 확장 계획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으나 서서히 유럽 전역으로 발자취를 넓혀왔다. 최근, 노르웨이와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로 확장했다. 그리고 샤오펑의 최신 차량인 샤오펑 G9은 세계 시장 확장과 깊이 연관된 차량처럼 보인다. 샤오펑은 G9가 첫 번째 세계 출시 모델이라고 밝혔다.
2023년 2월, 샤오펑은 G9 플래그십 SUV 차량과 P7 스포츠 세단 가격을 발표했다. 두 가지 모델 모두 7년간 16만 km에 이르는 주행거리를 지원한다. 판매 가격은 G9 5만 7,990유로(6만 2,687달러), P7 4만 9,990유로(5만 4,040달러)부터 시작한다. 모두 현재 사전 주문할 수 있다.
실제로 샤오펑은 2018년,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인 G3와 함께 차량 판매를 시작했다. 그 뒤를 이어 스포츠 세단인 P7을 2020년 출시해, 현재까지 샤오펑이 출시한 차량 중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G3, P7 모두 현재 유럽과 중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2021년, 샤오펑은 대형 컴팩트 세단 P5를 출시했다. P5은 라이다를 장착한 첫 번째 모델이며, 현재 중국에서만 판매한다.
프리미엄 플레이
샤오펑의 초기 차량은 전기차 업계 주류 기업인 폭스바겐이나 포드 차량과 비슷했다. 차량 기술 측면에서는 테슬라를 따라잡으려 했으나 차량 원자재 선택이 민감했다. 이에, G9은 샤오펑이 지금까지 출시한 차량 중 가장 비싼 차량이면서도 프리미엄급 차량을 향해 신중하게 나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샤오펑이 차량 외관을 두고 큰 도박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 표준 기준 중형 SUV에 해당하는 G9의 디자인에서는 전기차라는 특별한 요소를 찾아볼 만한 부분이 없다. 물론, X-봇 페이스 3.0(X-Bot Face 3.0)가 있다. (샤오펑의 모든 명칭은 X로 시작한다.) 또, 차량 아래에서 작동하는 라이트세이버(lightsaber)가 글자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G9의 내부는 더 흥미롭다. 우선, 5개 좌석을 확보한 데다가 길이 4,891mm, 휠 베이스 2,998mm임을 고려하면, 차량 탑승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넓다. 특히, SUV를 중심으로 중국 차량 디자인을 보면, 화면 수와 화면 면적의 경쟁이 펼쳐지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화면 단 3개를 두고, 대시보드 한쪽 측면에서 다른 쪽까지 확장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국가 차량 화면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각각 인포테인먼트, 탑승객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지원하는 14.96인치 화면 두 개와 10.25인치 도구 패널을 하나 두었다는 점에서 꽤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존 샤오펑 차량보다 화면이 하나 더 추가된 G9은 일부 소비자에게는 클 수도 있다. 그러나 품질 향상 측면에서 중요한 차이점을 찾아볼 수 있다. P7 등 기존 모델은 탑승자가 무언가를 조작하고 딱딱한 플라스틱이나 거친 면에서 가죽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프리미엄급 제품처럼 보인다. 그러나 모든 부분이 부드러운 G9은 사용 후 프리미엄급 경험이 저하되는 일이 없다.
필자가 시승한 모델은 가장 비싼 모델인 전륜구동 모델인 650 맥스(650 Max)이다. 차량 모델명은 유럽의 NEDC 인증이 정확하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중국의 지나치게 느슨한 CLTC 표준(CLTC standard)에 따라 주행거리를 시사한다. 차량 모델명 옆의 플러스, 프로, 맥스 등과 같은 단어는 장치 수준을 나타낸다. 스마트폰 모델명과 같다고 생각했다면, 샤오펑이 차량을 생산하게 된 테크 기업임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필자가 시승한 650 맥스는 모든 조건을 적용했다. 4개의 주요 좌석 모두 난방 기능과 환풍구가 있으며, 앞좌석에는 메시지 기능도 있다. 뒷좌석에는 갈퀴와 허벅지 지지대를 위한 전기 조정 기능이 있으며, 60:40 분할 시트는 트렁크의 버튼을 이용해 전기로 접을 수 있다. 옵션 에어베드가 트렁크 공간 일부를 차지하지만, 대형 가방 몇 개를 보관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다. 에어베드가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총 660리터로, 좌석을 내려놓으면 1,576리터로 공간이 더 넓어진다.
좌석은 단 두 줄만 있지만, 뒷좌석 탑승객의 공간은 평평한 차량 바닥 덕분에 매우 넓다. 앞좌석에는 확장형 다리 배치 공간이 있으며, 전 좌석 모두 거의 평평한 상태로 좌석을 기울일 수 있다. 뒷좌석 승객은 원할 때 앞좌석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넓고 개방되지 않은 파노라마 지붕과 함께 차량 내부 공간은 가볍고 통풍이 잘된다.
라이다 센서 탑재
G9은 샤오펑이 P5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라이다 센서 탑재 차량이다. G9 650 맥스 버전은 프론트 펜더 라이트 클러스터에 라이다 유닛 2개를 장착했다. 2021년 9월, 샤오펑 P5를 시승했을 당시 P5 구매자가 6개월 이내로 라이다 시스템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22년 10월, 샤오펑의 극찬을 받은 시티 내비게이션 가이디드 파일럿(City NGP)을 샤오펑 본사가 있는 중국 남부 도시 광저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시티 NPG는 테슬라 FSD와 비슷하지만, 라이다와 밀리미터 파장 레이더, 카메라, 초음파 센서를 함께 사용한다.
라이다는 ‘레이저 이미지 처리 감지 및 레인징(Laser Imaging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자이며, 차량이 주변 환경의 사진을 구성하도록 도우면서 장애물과 차량 간 거리를 측정한다. 지난 1년간 중국의 주요 전기차 스타트업인 니오, 샤오펑, 리 오토의 차량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 출시된 여러 차량이 라이다 센서를 탑재했다. 문제는 비교적 최근까지 라이다를 장착하면서도 고객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규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G9의 시스템인 XNGP는 더 발전했으며, 작동할 때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고도의 자율주행 경험을 약속한다. 또 다른 주요 변화로 정밀 지도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차량의 다양한 센서로 수집한 데이터를 중첩해 지도가 구축되지 않은 영역의 지도를 자체적으로 구축한다.
XNGP는 현재 구매자가 사용할 수 없지만, 광저우의 한정된 구역에서만 자율주행 테스트를 통과한 첫 번째 차량이다. 이제 G9은 공개 도로 환경에서 자율주행 테스트 허가를 받은 첫 번째 생산 차량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한계를 생각하면, G9을 시승할 때 기존 방식으로만 주행할 수밖에 없었다. G9의 배터리 옵션은 두 가지로 구성됐다. 570 버전은 78.2kWh 리튬철인산염 배터리를, 650 버전은 98kWh 터너리 리튬(ternary-lithium) 팩을 탑재했다. 차량 모델명의 수치가 CLTC의 기준에 따른 주행거리를 언급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650 버전의 배터리 용량은 적은 편이다. 175kW 모터를 앞차축에, 230kW 모터를 뒤 차축에 추가로 장착했기 때문이다.
듀얼 모터를 적용해, 0-62mph 가속은 6.4초를 기록했던 RWD 버전보다 훨씬 더 단축된 3.9초이다. 차량 크기를 고려하면, 인상적인 부분이다. 일부 전기차 모델과는 달리 액셀러레이터가 뛰어나지 않고, 오히려 약해지는 듯하다. 한 가지 확실한 강점을 언급하자면, 상대적으로 강력한 회생 제동이다. 그러나 테슬라 차량과는 달리 페달 주행을 할 수 없다. 단점으로는 지나치게 가볍고 모호한 핸들 조작을 언급할 수 있자. AWD 버전은 21인치 바퀴에 편리함을 더하는 에어 서스펜션이 있다.
초고속 충전
G9은 중국 전기차 최초로 800V 아키텍처(800V architecture)를 갖추었다. 480kW 충전기 사용 시 단 5분 만에 130km까지 주행할 정도로, 10%인 배터리를 단 2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부족하다면, 650버전에는 4C 배터리 팩을 추가할 수 있다. 4C 배터리 팩 충전 시 10%인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6분이며, 단 5분 만에 200km 주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물론, V2L 기능을 지원하여 기아 EV6와 마찬가지로 대형 트렁크에 싣고 운반하는 제품 중 전기 충전이 필요한 모든 제품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필자는 자율주행 기능을 테스트할 수 없었으나 그 외 다른 몇 가지 기술을 사용해볼 수는 있었다. G9에 새로 적용된 기술 중 하나는 ‘쇼페라 5D(Xopera 5D)’ 멀티미디어 경험이다. 우선, 돌비 애트모스를 활성화한 음향 시스템은 앞좌석을 포함한 차량 곳곳에 내장된 28가지 스피커를 갖추었다. 쇼페라 5D는 공기구멍, 차량 중간에 탑재된 향 분사기 등과 함께 작동해 감각 경험을 선사한다. 좌석에서는 음악에 따라 진동이 발생한다. 필자는 진동 발생 기능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차량 탑승 시 라디오 소리에 따라 좌석에서 진동이 발생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음향, 최소한 음량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G9의 대다수 기능은 화면을 통해 제어하거나 음성비서 샤오 P(Xiao P)를 통해 추가로 제어할 수도 있다. 중국산 차량인 G9의 음성비서는 중국어만 자연스럽게 구사한다. 샤오 P에 음악 재생 명령을 내렸을 때, 음악 소리가 너무 컸으며, 물리적으로 음량을 제어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후 필자는 핸들의 수직 제어 롤러로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필자의 중국어 구사 능력이 유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따라서 필자가 처음 할 수 있는 말은 “음량이 너무 크다”였다. 그러나 이후 샤오 P가 보인 반응은 음악을 끄는 것이었다. 기술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기술 의존도와 외국인이 시스템을 사용할 때 겪는 문제를 보여준 사례이다. 로마 공항에서 대여한 차량이 이탈리아어 명령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아라.
음성 제어 기능은 어느 좌석에서나 사용할 수 있으며, 다른 좌석에서 동시에 명령어를 말할 수도 있다. 테슬라 차량 사용 경험과는 다른 부분이다. 과거, 필자가 테슬라 차량을 사용했을 때, 대화 자막 생성 기능은 훌륭했으나 사용자의 명령에는 훌륭하게 반응하지 못했다. 샤오펑 시스템은 적어도 중국어를 사용할 때, 훌륭한 기능을 실행한다. 차량 기능 작동은 훌륭하지만, 필자와 중국어를 모국어로 구사하는 사용자 모두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할 때 더 많은 기능을 별도로 이해해야 했다. 내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할 때, 주로 수동 조작해야 했다.
G9의 상위 모델이 간과한 한 가지 요소가 있다면, 바로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이다. 훨씬 더 저렴한 중국 차량에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부분이었다. 게다가 내비게이션 명령은 계기판이 아닌 메인 화면에만 등장한다. 필자는 핸들과 손이 메인 화면을 자꾸 가리는 불편함을 발견했다.
전반적으로 샤오펑 X9은 유럽 시장에서 주요 경쟁 차량 모델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가격과 장치, 기술 측면에서는 독일 프리미엄 차량 제조사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더할 것이라는 점이 확실하다. 미국 시장 출시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적어도 샤오펑 P7는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생산 중이다. 하지만 G9가 ‘세계 차량’으로 설계된 점을 고려했을 때, G9의 미국 시장 출시 가능성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hina’s XPeng G9 Could Be the Best Electric SUV Around
전기차 분야 포트폴리오를 원하는 미국 투자사의 선택 범위는 매우 넓다. 테슬라를 제외한 많은 기업이 차를 생산한 적이 없다. 차를 생산한 적이 있더라도 생산량이 매우 적어 진정한 잠재력을 알기 어렵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연간 차량 생산량 10만 대 이상인 기업으로 범위를 좁힌다면,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세 곳을 선택할 수 있다.
세 기업 중 인지도가 가장 높은 기업인 니오(Nio)는 테슬라를 향한 충성심이 높은 소비자층과 비슷한 군대 규모의 열렬한 소비자 집단과 함께 높은 입지를 차지했다. 니오가 특히 주로 다루는 사업 부문은 배터리 교환 사업이다. 게다가 자사 차량을 2025년 말까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25개국 시장에 수출한다는 훌륭한 홍보가 이루어진 세계 확장 계획을 갖추었다.
샤오펑(XPeng)도 니오와 마찬가지로 유럽 시장에 차량을 판매한다. 사실, 니오보다 샤오펑이 먼저 미국에 진출했다. 샤오펑은 미국에 주식 상장을 마친 또 다른 중국 전기차 기업 리 오토(Li Auto)와 달리 중국 이외 세계 시장에 훨씬 더 인지도가 높다. 샤오펑은 기술적 측면에서 자체적으로 지금과 같은 입지를 다졌다.
샤오펑은 니오만큼 전 세계 확장 계획을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았으나 서서히 유럽 전역으로 발자취를 넓혀왔다. 최근, 노르웨이와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로 확장했다. 그리고 샤오펑의 최신 차량인 샤오펑 G9은 세계 시장 확장과 깊이 연관된 차량처럼 보인다. 샤오펑은 G9가 첫 번째 세계 출시 모델이라고 밝혔다.
2023년 2월, 샤오펑은 G9 플래그십 SUV 차량과 P7 스포츠 세단 가격을 발표했다. 두 가지 모델 모두 7년간 16만 km에 이르는 주행거리를 지원한다. 판매 가격은 G9 5만 7,990유로(6만 2,687달러), P7 4만 9,990유로(5만 4,040달러)부터 시작한다. 모두 현재 사전 주문할 수 있다.
실제로 샤오펑은 2018년, 소형 크로스오버 차량인 G3와 함께 차량 판매를 시작했다. 그 뒤를 이어 스포츠 세단인 P7을 2020년 출시해, 현재까지 샤오펑이 출시한 차량 중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G3, P7 모두 현재 유럽과 중국에서 구매할 수 있다. 2021년, 샤오펑은 대형 컴팩트 세단 P5를 출시했다. P5은 라이다를 장착한 첫 번째 모델이며, 현재 중국에서만 판매한다.
프리미엄 플레이
샤오펑의 초기 차량은 전기차 업계 주류 기업인 폭스바겐이나 포드 차량과 비슷했다. 차량 기술 측면에서는 테슬라를 따라잡으려 했으나 차량 원자재 선택이 민감했다. 이에, G9은 샤오펑이 지금까지 출시한 차량 중 가장 비싼 차량이면서도 프리미엄급 차량을 향해 신중하게 나아가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샤오펑이 차량 외관을 두고 큰 도박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하다. 미국 표준 기준 중형 SUV에 해당하는 G9의 디자인에서는 전기차라는 특별한 요소를 찾아볼 만한 부분이 없다. 물론, X-봇 페이스 3.0(X-Bot Face 3.0)가 있다. (샤오펑의 모든 명칭은 X로 시작한다.) 또, 차량 아래에서 작동하는 라이트세이버(lightsaber)가 글자를 형성하는 것처럼 보인다.
G9의 내부는 더 흥미롭다. 우선, 5개 좌석을 확보한 데다가 길이 4,891mm, 휠 베이스 2,998mm임을 고려하면, 차량 탑승자가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넓다. 특히, SUV를 중심으로 중국 차량 디자인을 보면, 화면 수와 화면 면적의 경쟁이 펼쳐지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화면 단 3개를 두고, 대시보드 한쪽 측면에서 다른 쪽까지 확장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훌륭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다른 국가 차량 화면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각각 인포테인먼트, 탑승객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지원하는 14.96인치 화면 두 개와 10.25인치 도구 패널을 하나 두었다는 점에서 꽤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기존 샤오펑 차량보다 화면이 하나 더 추가된 G9은 일부 소비자에게는 클 수도 있다. 그러나 품질 향상 측면에서 중요한 차이점을 찾아볼 수 있다. P7 등 기존 모델은 탑승자가 무언가를 조작하고 딱딱한 플라스틱이나 거친 면에서 가죽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프리미엄급 제품처럼 보인다. 그러나 모든 부분이 부드러운 G9은 사용 후 프리미엄급 경험이 저하되는 일이 없다.
필자가 시승한 모델은 가장 비싼 모델인 전륜구동 모델인 650 맥스(650 Max)이다. 차량 모델명은 유럽의 NEDC 인증이 정확하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중국의 지나치게 느슨한 CLTC 표준(CLTC standard)에 따라 주행거리를 시사한다. 차량 모델명 옆의 플러스, 프로, 맥스 등과 같은 단어는 장치 수준을 나타낸다. 스마트폰 모델명과 같다고 생각했다면, 샤오펑이 차량을 생산하게 된 테크 기업임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필자가 시승한 650 맥스는 모든 조건을 적용했다. 4개의 주요 좌석 모두 난방 기능과 환풍구가 있으며, 앞좌석에는 메시지 기능도 있다. 뒷좌석에는 갈퀴와 허벅지 지지대를 위한 전기 조정 기능이 있으며, 60:40 분할 시트는 트렁크의 버튼을 이용해 전기로 접을 수 있다. 옵션 에어베드가 트렁크 공간 일부를 차지하지만, 대형 가방 몇 개를 보관할 수 있을 정도로 공간이 넉넉하다. 에어베드가 없을 때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은 총 660리터로, 좌석을 내려놓으면 1,576리터로 공간이 더 넓어진다.
좌석은 단 두 줄만 있지만, 뒷좌석 탑승객의 공간은 평평한 차량 바닥 덕분에 매우 넓다. 앞좌석에는 확장형 다리 배치 공간이 있으며, 전 좌석 모두 거의 평평한 상태로 좌석을 기울일 수 있다. 뒷좌석 승객은 원할 때 앞좌석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넓고 개방되지 않은 파노라마 지붕과 함께 차량 내부 공간은 가볍고 통풍이 잘된다.
라이다 센서 탑재
G9은 샤오펑이 P5 이후 두 번째로 선보이는 라이다 센서 탑재 차량이다. G9 650 맥스 버전은 프론트 펜더 라이트 클러스터에 라이다 유닛 2개를 장착했다. 2021년 9월, 샤오펑 P5를 시승했을 당시 P5 구매자가 6개월 이내로 라이다 시스템을 사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2022년 10월, 샤오펑의 극찬을 받은 시티 내비게이션 가이디드 파일럿(City NGP)을 샤오펑 본사가 있는 중국 남부 도시 광저우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다. 시티 NPG는 테슬라 FSD와 비슷하지만, 라이다와 밀리미터 파장 레이더, 카메라, 초음파 센서를 함께 사용한다.
라이다는 ‘레이저 이미지 처리 감지 및 레인징(Laser Imaging Detection And Ranging)’의 약자이며, 차량이 주변 환경의 사진을 구성하도록 도우면서 장애물과 차량 간 거리를 측정한다. 지난 1년간 중국의 주요 전기차 스타트업인 니오, 샤오펑, 리 오토의 차량을 중심으로 중국 시장에 출시된 여러 차량이 라이다 센서를 탑재했다. 문제는 비교적 최근까지 라이다를 장착하면서도 고객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는 점이다.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규제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G9의 시스템인 XNGP는 더 발전했으며, 작동할 때는 최소한의 개입으로 고도의 자율주행 경험을 약속한다. 또 다른 주요 변화로 정밀 지도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차량의 다양한 센서로 수집한 데이터를 중첩해 지도가 구축되지 않은 영역의 지도를 자체적으로 구축한다.
XNGP는 현재 구매자가 사용할 수 없지만, 광저우의 한정된 구역에서만 자율주행 테스트를 통과한 첫 번째 차량이다. 이제 G9은 공개 도로 환경에서 자율주행 테스트 허가를 받은 첫 번째 생산 차량이 되었다.
안타깝게도 한계를 생각하면, G9을 시승할 때 기존 방식으로만 주행할 수밖에 없었다. G9의 배터리 옵션은 두 가지로 구성됐다. 570 버전은 78.2kWh 리튬철인산염 배터리를, 650 버전은 98kWh 터너리 리튬(ternary-lithium) 팩을 탑재했다. 차량 모델명의 수치가 CLTC의 기준에 따른 주행거리를 언급한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650 버전의 배터리 용량은 적은 편이다. 175kW 모터를 앞차축에, 230kW 모터를 뒤 차축에 추가로 장착했기 때문이다.
듀얼 모터를 적용해, 0-62mph 가속은 6.4초를 기록했던 RWD 버전보다 훨씬 더 단축된 3.9초이다. 차량 크기를 고려하면, 인상적인 부분이다. 일부 전기차 모델과는 달리 액셀러레이터가 뛰어나지 않고, 오히려 약해지는 듯하다. 한 가지 확실한 강점을 언급하자면, 상대적으로 강력한 회생 제동이다. 그러나 테슬라 차량과는 달리 페달 주행을 할 수 없다. 단점으로는 지나치게 가볍고 모호한 핸들 조작을 언급할 수 있자. AWD 버전은 21인치 바퀴에 편리함을 더하는 에어 서스펜션이 있다.
초고속 충전
G9은 중국 전기차 최초로 800V 아키텍처(800V architecture)를 갖추었다. 480kW 충전기 사용 시 단 5분 만에 130km까지 주행할 정도로, 10%인 배터리를 단 20분 만에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부족하다면, 650버전에는 4C 배터리 팩을 추가할 수 있다. 4C 배터리 팩 충전 시 10%인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16분이며, 단 5분 만에 200km 주행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물론, V2L 기능을 지원하여 기아 EV6와 마찬가지로 대형 트렁크에 싣고 운반하는 제품 중 전기 충전이 필요한 모든 제품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필자는 자율주행 기능을 테스트할 수 없었으나 그 외 다른 몇 가지 기술을 사용해볼 수는 있었다. G9에 새로 적용된 기술 중 하나는 ‘쇼페라 5D(Xopera 5D)’ 멀티미디어 경험이다. 우선, 돌비 애트모스를 활성화한 음향 시스템은 앞좌석을 포함한 차량 곳곳에 내장된 28가지 스피커를 갖추었다. 쇼페라 5D는 공기구멍, 차량 중간에 탑재된 향 분사기 등과 함께 작동해 감각 경험을 선사한다. 좌석에서는 음악에 따라 진동이 발생한다. 필자는 진동 발생 기능이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차량 탑승 시 라디오 소리에 따라 좌석에서 진동이 발생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음향, 최소한 음량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G9의 대다수 기능은 화면을 통해 제어하거나 음성비서 샤오 P(Xiao P)를 통해 추가로 제어할 수도 있다. 중국산 차량인 G9의 음성비서는 중국어만 자연스럽게 구사한다. 샤오 P에 음악 재생 명령을 내렸을 때, 음악 소리가 너무 컸으며, 물리적으로 음량을 제어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이후 필자는 핸들의 수직 제어 롤러로 음량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필자의 중국어 구사 능력이 유창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따라서 필자가 처음 할 수 있는 말은 “음량이 너무 크다”였다. 그러나 이후 샤오 P가 보인 반응은 음악을 끄는 것이었다. 기술 자체의 문제는 아니지만, 기술 의존도와 외국인이 시스템을 사용할 때 겪는 문제를 보여준 사례이다. 로마 공항에서 대여한 차량이 이탈리아어 명령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해보아라.
음성 제어 기능은 어느 좌석에서나 사용할 수 있으며, 다른 좌석에서 동시에 명령어를 말할 수도 있다. 테슬라 차량 사용 경험과는 다른 부분이다. 과거, 필자가 테슬라 차량을 사용했을 때, 대화 자막 생성 기능은 훌륭했으나 사용자의 명령에는 훌륭하게 반응하지 못했다. 샤오펑 시스템은 적어도 중국어를 사용할 때, 훌륭한 기능을 실행한다. 차량 기능 작동은 훌륭하지만, 필자와 중국어를 모국어로 구사하는 사용자 모두 내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할 때 더 많은 기능을 별도로 이해해야 했다. 내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할 때, 주로 수동 조작해야 했다.
G9의 상위 모델이 간과한 한 가지 요소가 있다면, 바로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이다. 훨씬 더 저렴한 중국 차량에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장착된 점을 고려하면, 놀라운 부분이었다. 게다가 내비게이션 명령은 계기판이 아닌 메인 화면에만 등장한다. 필자는 핸들과 손이 메인 화면을 자꾸 가리는 불편함을 발견했다.
전반적으로 샤오펑 X9은 유럽 시장에서 주요 경쟁 차량 모델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가격과 장치, 기술 측면에서는 독일 프리미엄 차량 제조사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더할 것이라는 점이 확실하다. 미국 시장 출시 부분을 이야기하자면 적어도 샤오펑 P7는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생산 중이다. 하지만 G9가 ‘세계 차량’으로 설계된 점을 고려했을 때, G9의 미국 시장 출시 가능성은 더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hina’s XPeng G9 Could Be the Best Electric SUV Ar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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