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MELIA TAIT, WIRED UK
2022년 11월 말, 리디아 밀렌(Lydia Millen)은 자택 난방 시설이 고장이 났을 당시 영국의 오래된 호화 호텔인 사보이에 체크인했다. 사보이 객실 숙박 가격은 1박당 700~5,000달러에 이른다. 밀렌은 틱톡 팔로워 79만 7,000명을 향해 “호텔에서 따뜻한 물을 마음껏 사용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조회수 390만 회로 증가한 밀렌의 영상에 격렬한 반응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졌다. 많은 댓글이 밀렌을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했다. 혹은 “TV가 망가져서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전세기를 구매했다”라는 농담을 던졌다. 좋아요 1만 4,000건을 넘긴 어느 한 댓글은 “매우 추운 방은 아직 살펴보지 않았다”라며, 밀렌의 심리를 평가했다.
현재 영국인 수백만 명이 에너지 비용 급등의 여파로 이른바 ‘연료 빈곤’을 겪고 있다. 밀렌이 사보이에 체크인하기 6일 전, 영국의 인플레이션 지수는 41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영국의 많은 가구가 난방과 식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또, 철도 근로자와 간호사, 소방대원 등은 생계유지가 가능한 수준의 임금을 위해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전 세계 상황은 똑같다. 이에, 많은 경제학자는 세계에 또 다른 경기 침체가 임박한 상황을 우려한다. 그러나 밀렌을 향한 틱톡 사용자의 반발은 한 가지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했다. 경제난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인플루언서에게는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물가 위기 사태 속에서 갈수록 많은 시민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과시하는 인플루언서의 생활 방식에 대한 관심을 끊는 시점에 콘텐츠 제작 자체는 어떠한 모습으로 비춰질까? 또, 브랜드와 대행사, 크리에이터 모두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라는 변화를 어떤 방식으로 헤쳐 나가는가?
2015년부터 패션과 뷰티,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인스타그램과 틱톡 계정 팔로워 5만 9,000명 이상 확보한 25세 뉴욕 시민인 소피 우드(Sophie Wood)는 “블랙프라이 당시 제품 판매 콘텐츠를 일절 게재하지 않았다”라며,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도중 말도 안 될 정도로 과소비를 유도하는 행위가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쇼핑 지출 내역과 새로 구매한 상품을 자랑하는 것 자체가 경제적 상황을 의식하지 못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과거, 얼반아웃피터즈(Urban Outfitters)와 크록스(Crocs), HBO 맥스(HBO Max), 구글(Google)을 홍보했던 우드는 최근 들어 지속 가능한 윤리적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드가 현재 홍보하는 브랜드는 오래 착용할 수 있는 의상을 제작한다. 또, 우드는 자신이 받은 선물과 홍보용 소포를 게재했다. 브랜드의 성과를 칭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일부 기업은 우드에게 선물 목록에서 자사 제품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우드는 직접 선택한 브랜드 홍보 게시물을 더 신중하게 게재하려 하면서도 기업의 홍보 방식 접근 변화 자체는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마케팅 기업 인플루언서(Influencer) 사장인 에이미 즈윈(Amy Zwirn)은 유럽과 미국 전역에서 다수 브랜드가 갈수록 협업할 인물을 더 신중하게 고려하며, 신뢰할 수 있는 홍보 글을 올린 크리에이터를 선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즈윈은 “경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시기에 가장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와 대화하는 일은 브랜드와 직접 대화하는 것과는 다르다”라고 언급했다. 즈윈은 영국에 경기 침체가 시작된다면, 기업은 소비자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복수의 크리에이터와 필요에 따라 여러 광고를 하기보다는 장기간 브랜드 홍보 대사로 활동할 인플루언서를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인플루언서라는 표현 자체를 이야기할 때 종종 부유하면서 늘씬한 몸매를 가진 젊은 여성이 휴양지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인플루언서는 폭넓은 업계는 물론이고, 요리와 청소, 예산 관리 전문 인플루언서 등 다양하며, 브랜드가 소비자와의 관계 형성을 원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확실히 괜찮다. 그런데 밀렌과 같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과시하는 이들은 어떤가?
뉴욕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기업 옵비어슬리(Obviously) 창립자인 메이 카워스키(Mae Karwowski)는 실제로 사치스러운 삶을 과시하는 인플루언서의 삶이 현실이라고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카워스키는 “많은 이들이 호화스러운 생활을 담은 콘텐츠를 현실 탈피 수단으로 출세지향적 콘텐츠로 보는 것을 좋아한다. 많은 이들의 관심 대상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치품에 과소비하는 콘텐츠도 마찬가지이다. 2022년 3분기, 에르메스의 전 세계 판매 실적이 24% 증가했다. 또, 모엣은 수요가 많아, 프리미엄 샴페인이 매진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스트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 학장 겸 유명인의 홍보 대사 임명 전문가인 케네스 로드(Kenneth Lord) 교수는 고급 브랜드는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불감증보다는 명품 이미지를 지지하는 것을 더 신경 쓴다고 설명했다. 로드 교수는 밀렌이 사보이 호텔에 갈 준비를 하면서 게재한 영상 속 의상과 액세서리 비용을 추산했다.
로드 교수는 “밀렌은 자신의 의상과 액세서리 비용이 총합 3만 8,826.57달러였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밀렌이 영상으로 주로 접근하고자 하는 대상은 무엇일까? 밀렌은 경기 침체로 타격을 받은 시민이 자신의 영상을 보는 것에 관심이 없다”라고 말했다. 로드 교수는 밀렌처럼 사치스러운 삶을 꿈꾸는 이들이 밀렌의 생활 속 선택으로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밀렌의 영상으로 영향을 받은 이들이 실제 명품 시장에 발을 들인 이들이라면, 사보이 호텔 숙박으로 일시적인 자택 난방 문제를 피하는 것에 개의치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드 교수는 여전히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앞으로 수 개월간 밀렌과 같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과시하는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로 타격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로드 교수는 자체 연구 진행 도중 유명인의 브랜드 홍보 대사 임명에서 소비자 반응의 ‘정보성’ 동기와 ‘변형성’ 동기를 비교했다. 조사 결과, 정보를 더 큰 동기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는 홍보 제품 구매의 기능적 위험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변형성 동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소비자는 자신의 정신적 혹은 사회적 지위에 집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말해, 정보성 동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이들은 유명 홍보대사의 신뢰성과 전문성을, 변형성 동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소비자는 유명 홍보대사의 매력과 감정적 호소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이다.
로드 교수는 경제 상황이 악화된 탓에 소비자가 정보성 동기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전체적 효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즈윈은 신뢰할 만한 인물을 강조하는 홍보 전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로드 교수는 “시장은 절대로 같은 특성을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암울한 시기에도 정보성 동기가 모든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워스키는 명품 브랜드를 심각한 타격을 겪을 크리에이터 경제 부문이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일부 인플루언서가 상품 구매 행위를 경고하면서 팬에게 감사함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카워스키는 “관계성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다. 사치스러운 삶을 과시하는 출세 지향적 콘텐츠를 본다면, 해당 콘텐츠 속 제품을 구매할 경제적 여유가 없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출세 지향적 콘텐츠를 제작한 인플루언서가 훌륭한 인물이라는 점과 함께 해당 인플루언서가 멋진 활동과 호화스러운 삶이라는 행운을 얻게 된 방법을 알고자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명품에 돈을 마구 지출하는 이들은 여전히 명품에 돈을 지출하는 소비자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산불 현장을 담은 콘텐츠가 인스타그램처럼 고립되지 않으며, 그 어느 때보다 더 증가한 틱톡의 인기는 사치스러운 삶을 과시하는 인플루언서를 향한 더 큰 반발을 낳을 수밖에 없다. 밀렌 이외에 다른 인플루언서도 지난 몇 달간 인터넷에서 더 큰 분노를 유발했다. 2022년 11월 초,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인 타라 린(Tara Lynn)은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표 두 장을 구매하는 데 1만 달러를 낭비한 것을 과시해, 비판을 받았다. 그에 앞선 9월, 뷰티 인플루언서인 미카일라 노게이라(Mikayla Nogueira)는 단순히 오후 5시 19분에 업무를 마쳤다는 이유로 인플루언서 생활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모습을 담은 과거의 영상 때문에 누리꾼의 조롱 대상이 되었다.
밀렌은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사보이 호텔 숙박 영상으로 논란을 일으킨 뒤 틱톡 콘텐츠 10건을 추가로 게재했다. 그 첫 번째 영상에서는 극장에 갈 때 2,500달러짜리 원피스와 비슷한 가격의 정장 중 어떤 것을 착용하는 것이 좋을지 물어보았다. 어느 한 틱톡 사용자가 해당 영상으로 밀렌을 조롱하자 많은 이들이 밀렌을 옹호했다. “밀렌은 명품 콘텐츠 크리에이터이다. 다들 밀렌에게 분노를 드러내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는 댓글은 좋아요 5,300건을 기록했다. 또, “밀렌은 명품 인플루언서이다. 많은 이들이 밀렌의 호화스러운 생활에 분노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도록 한다”라는 댓글도 달렸다. 밀렌은 가장 최근 게재한 영상을 통해 “겨울용 캐시미어와 실크 의상 6벌을 착용한 모습을 과시했다. 해당 영상의 댓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 Recession Looms Over the Posh World of Influencers
2022년 11월 말, 리디아 밀렌(Lydia Millen)은 자택 난방 시설이 고장이 났을 당시 영국의 오래된 호화 호텔인 사보이에 체크인했다. 사보이 객실 숙박 가격은 1박당 700~5,000달러에 이른다. 밀렌은 틱톡 팔로워 79만 7,000명을 향해 “호텔에서 따뜻한 물을 마음껏 사용하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조회수 390만 회로 증가한 밀렌의 영상에 격렬한 반응이 이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이어졌다. 많은 댓글이 밀렌을 마리 앙투아네트와 비교했다. 혹은 “TV가 망가져서 카타르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전세기를 구매했다”라는 농담을 던졌다. 좋아요 1만 4,000건을 넘긴 어느 한 댓글은 “매우 추운 방은 아직 살펴보지 않았다”라며, 밀렌의 심리를 평가했다.
현재 영국인 수백만 명이 에너지 비용 급등의 여파로 이른바 ‘연료 빈곤’을 겪고 있다. 밀렌이 사보이에 체크인하기 6일 전, 영국의 인플레이션 지수는 41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현재 영국의 많은 가구가 난방과 식사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또, 철도 근로자와 간호사, 소방대원 등은 생계유지가 가능한 수준의 임금을 위해 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전 세계 상황은 똑같다. 이에, 많은 경제학자는 세계에 또 다른 경기 침체가 임박한 상황을 우려한다. 그러나 밀렌을 향한 틱톡 사용자의 반발은 한 가지 흥미로운 질문을 제기했다. 경제난이 펼쳐지는 상황에서 인플루언서에게는 정확히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물가 위기 사태 속에서 갈수록 많은 시민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과시하는 인플루언서의 생활 방식에 대한 관심을 끊는 시점에 콘텐츠 제작 자체는 어떠한 모습으로 비춰질까? 또, 브랜드와 대행사, 크리에이터 모두 불안정한 경제 상황이라는 변화를 어떤 방식으로 헤쳐 나가는가?
2015년부터 패션과 뷰티,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인스타그램과 틱톡 계정 팔로워 5만 9,000명 이상 확보한 25세 뉴욕 시민인 소피 우드(Sophie Wood)는 “블랙프라이 당시 제품 판매 콘텐츠를 일절 게재하지 않았다”라며, “지금과 같은 경제 위기 도중 말도 안 될 정도로 과소비를 유도하는 행위가 어리석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개인적으로 쇼핑 지출 내역과 새로 구매한 상품을 자랑하는 것 자체가 경제적 상황을 의식하지 못하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과거, 얼반아웃피터즈(Urban Outfitters)와 크록스(Crocs), HBO 맥스(HBO Max), 구글(Google)을 홍보했던 우드는 최근 들어 지속 가능한 윤리적 패션 브랜드와 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드가 현재 홍보하는 브랜드는 오래 착용할 수 있는 의상을 제작한다. 또, 우드는 자신이 받은 선물과 홍보용 소포를 게재했다. 브랜드의 성과를 칭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또, 일부 기업은 우드에게 선물 목록에서 자사 제품을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우드는 직접 선택한 브랜드 홍보 게시물을 더 신중하게 게재하려 하면서도 기업의 홍보 방식 접근 변화 자체는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다.
런던에 본사를 둔 마케팅 기업 인플루언서(Influencer) 사장인 에이미 즈윈(Amy Zwirn)은 유럽과 미국 전역에서 다수 브랜드가 갈수록 협업할 인물을 더 신중하게 고려하며, 신뢰할 수 있는 홍보 글을 올린 크리에이터를 선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즈윈은 “경제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시기에 가장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와 대화하는 일은 브랜드와 직접 대화하는 것과는 다르다”라고 언급했다. 즈윈은 영국에 경기 침체가 시작된다면, 기업은 소비자와 신뢰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복수의 크리에이터와 필요에 따라 여러 광고를 하기보다는 장기간 브랜드 홍보 대사로 활동할 인플루언서를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인플루언서라는 표현 자체를 이야기할 때 종종 부유하면서 늘씬한 몸매를 가진 젊은 여성이 휴양지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떠올리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 인플루언서는 폭넓은 업계는 물론이고, 요리와 청소, 예산 관리 전문 인플루언서 등 다양하며, 브랜드가 소비자와의 관계 형성을 원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된다. 여기까지는 확실히 괜찮다. 그런데 밀렌과 같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과시하는 이들은 어떤가?
뉴욕 인플루언서 마케팅 플랫폼 기업 옵비어슬리(Obviously) 창립자인 메이 카워스키(Mae Karwowski)는 실제로 사치스러운 삶을 과시하는 인플루언서의 삶이 현실이라고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카워스키는 “많은 이들이 호화스러운 생활을 담은 콘텐츠를 현실 탈피 수단으로 출세지향적 콘텐츠로 보는 것을 좋아한다. 많은 이들의 관심 대상에서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사치품에 과소비하는 콘텐츠도 마찬가지이다. 2022년 3분기, 에르메스의 전 세계 판매 실적이 24% 증가했다. 또, 모엣은 수요가 많아, 프리미엄 샴페인이 매진되었다고 발표했다.
이스트미시간대학교 경영대학원 학장 겸 유명인의 홍보 대사 임명 전문가인 케네스 로드(Kenneth Lord) 교수는 고급 브랜드는 시장에 존재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불감증보다는 명품 이미지를 지지하는 것을 더 신경 쓴다고 설명했다. 로드 교수는 밀렌이 사보이 호텔에 갈 준비를 하면서 게재한 영상 속 의상과 액세서리 비용을 추산했다.
로드 교수는 “밀렌은 자신의 의상과 액세서리 비용이 총합 3만 8,826.57달러였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밀렌이 영상으로 주로 접근하고자 하는 대상은 무엇일까? 밀렌은 경기 침체로 타격을 받은 시민이 자신의 영상을 보는 것에 관심이 없다”라고 말했다. 로드 교수는 밀렌처럼 사치스러운 삶을 꿈꾸는 이들이 밀렌의 생활 속 선택으로 타격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밀렌의 영상으로 영향을 받은 이들이 실제 명품 시장에 발을 들인 이들이라면, 사보이 호텔 숙박으로 일시적인 자택 난방 문제를 피하는 것에 개의치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드 교수는 여전히 소비자가 일반적으로 앞으로 수 개월간 밀렌과 같이 사치스러운 생활을 과시하는 인플루언서의 콘텐츠로 타격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로드 교수는 자체 연구 진행 도중 유명인의 브랜드 홍보 대사 임명에서 소비자 반응의 ‘정보성’ 동기와 ‘변형성’ 동기를 비교했다. 조사 결과, 정보를 더 큰 동기로 받아들이는 소비자는 홍보 제품 구매의 기능적 위험성을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변형성 동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소비자는 자신의 정신적 혹은 사회적 지위에 집중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다시 말해, 정보성 동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이들은 유명 홍보대사의 신뢰성과 전문성을, 변형성 동기에 더 큰 영향을 받는 소비자는 유명 홍보대사의 매력과 감정적 호소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의미이다.
로드 교수는 경제 상황이 악화된 탓에 소비자가 정보성 동기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가설을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전체적 효과에도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즈윈은 신뢰할 만한 인물을 강조하는 홍보 전략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했다.) 로드 교수는 “시장은 절대로 같은 특성을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으로 암울한 시기에도 정보성 동기가 모든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카워스키는 명품 브랜드를 심각한 타격을 겪을 크리에이터 경제 부문이 아니라고 본다. 하지만 일부 인플루언서가 상품 구매 행위를 경고하면서 팬에게 감사함을 더 적극적으로 표현한다고 생각한다. 카워스키는 “관계성이 더 오래 지속될 것이다. 사치스러운 삶을 과시하는 출세 지향적 콘텐츠를 본다면, 해당 콘텐츠 속 제품을 구매할 경제적 여유가 없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출세 지향적 콘텐츠를 제작한 인플루언서가 훌륭한 인물이라는 점과 함께 해당 인플루언서가 멋진 활동과 호화스러운 삶이라는 행운을 얻게 된 방법을 알고자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명품에 돈을 마구 지출하는 이들은 여전히 명품에 돈을 지출하는 소비자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산불 현장을 담은 콘텐츠가 인스타그램처럼 고립되지 않으며, 그 어느 때보다 더 증가한 틱톡의 인기는 사치스러운 삶을 과시하는 인플루언서를 향한 더 큰 반발을 낳을 수밖에 없다. 밀렌 이외에 다른 인플루언서도 지난 몇 달간 인터넷에서 더 큰 분노를 유발했다. 2022년 11월 초, 라이프스타일 인플루언서인 타라 린(Tara Lynn)은 해리 스타일스(Harry Styles) 표 두 장을 구매하는 데 1만 달러를 낭비한 것을 과시해, 비판을 받았다. 그에 앞선 9월, 뷰티 인플루언서인 미카일라 노게이라(Mikayla Nogueira)는 단순히 오후 5시 19분에 업무를 마쳤다는 이유로 인플루언서 생활이 힘들다고 하소연하는 모습을 담은 과거의 영상 때문에 누리꾼의 조롱 대상이 되었다.
밀렌은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사보이 호텔 숙박 영상으로 논란을 일으킨 뒤 틱톡 콘텐츠 10건을 추가로 게재했다. 그 첫 번째 영상에서는 극장에 갈 때 2,500달러짜리 원피스와 비슷한 가격의 정장 중 어떤 것을 착용하는 것이 좋을지 물어보았다. 어느 한 틱톡 사용자가 해당 영상으로 밀렌을 조롱하자 많은 이들이 밀렌을 옹호했다. “밀렌은 명품 콘텐츠 크리에이터이다. 다들 밀렌에게 분노를 드러내는 이유를 모르겠다”라는 댓글은 좋아요 5,300건을 기록했다. 또, “밀렌은 명품 인플루언서이다. 많은 이들이 밀렌의 호화스러운 생활에 분노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이도록 한다”라는 댓글도 달렸다. 밀렌은 가장 최근 게재한 영상을 통해 “겨울용 캐시미어와 실크 의상 6벌을 착용한 모습을 과시했다. 해당 영상의 댓글 대부분 긍정적이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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