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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성 바이러스의 세 가지 대유행, 스스로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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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성 바이러스의 세 가지 대유행, 스스로 대비하라
많은 이들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일반 호흡기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았다. 즉, 올해는 계절성 바이러스에 더 취약해질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By SABRINA WEISS, WIRED UK

매년 똑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날이 추워지자마자 많은 사람이 실내에 모인다. 창문은 닫혀 있다. 출퇴근길에 오른 시민은 도보나 자전거로 이동하는 대신 만원 버스나 지하철에 몸을 싣는다. 전 세계가 따뜻한 곳으로 향해 위험한 상황을 피하면서 인간의 호흡은 집과 사무실, 학교, 대중교통 창문을 닫은 공간으로 압축되면서 실외 출입을 막는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바이러스가 확산하기 완벽한 환경을 생성한다는 의미이다.

호흡기 바이러스 시즌이 시작할 때, 보통 그 흐름을 제법 훌륭하게 예측할 수 있다. 북반구 지역에서는 10월경이면, 많은 환자가 병원에서 인플루엔자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진단을 받고, 사망자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상할 정도로 극단적인 기후 이외에 유럽과 북미 대륙 전역의 보건 체계는 보통 계절성 바이러스 대응 압박에 시달릴 위험성을 직면하지 않는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바이러스 대응 예측 가능성이 사라졌다. 계절성 바이러스 혼합에 또 다른 바이러스가 더해지면서 독감과 RSV 모두 2022년, 치명적인 위험성과 함께 돌아왔다.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가 널리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 혹은 트리플데믹이 이어진다. 그와 동시에 세 가지 바이러스가 한 번에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보건 체계는 바이러스 감염 환자 대응 압박으로 무너질 수 있다.

미국의 다수 병원 시설의 병실이 가득 찬 상태이면서 RSV를 포함한 여러 바이러스에 감염된 수많은 아동을 치료한다. 2022년 예상 환자보다 많다. 미국 질병통제예방본부(CDC)는 독감과 마찬가지로 RSV 감염자 수와 입원 치료 환자, 사망자 수를 추적하지 않는다. 그러나 미국 전역의 병원 진료 환자 수는 보통 12월과 1월과 같은 수준으로 내원 혹은 입원 환자 수 최고치를 기록했다. 10월 29일까지 일주일 동안 5명 중 1명꼴로 RSV 감염 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정확히 말하자면, PCR 검사자의 양성 판정 비율이 예년보다 더 높았으며, 일반 감기는 지역사회에 더 널리 퍼진 상태이다. 코로나19 확산세 시작 전인 2019년 10월, PCR 검사의 RSV 양성 판정률은 평균 3%였다.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 대유행으로 얻은 골칫거리이다. 지난 2년간 RSV와 독감 모두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격리 조치 등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예방 조치 덕분에 감염률이 낮았다. CDC가 제시한 분석 자료 기준 코로나19 확산 초기부터 2021년 3월까지 일주일간 RSV 양성 판정률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낮은 1% 미만을 유지했다.

2022년 7월, 보건 전문가 집단이 란셋(The Lancet)에 게재한 논문으로 코로나19 사전 예방 대책 덕분에 기록한 낮은 독감과 RSV 감염률이라는 장점이 2022년 겨울이면 부정적인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구팀은 독감과 RSV 등 일반 질환 바이러스 노출이 감소하면서 자칫하면 코로나19 시대에 태어난 인구와 그동안 일반 계절성 감기 바이러스의 면역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이들 간 면역 격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의 예측이 현실이 되었다. 현재 많은 아동이 최초로 면역력을 갖추지 않은 채로 독감과 RSV 바이러스에 감염되면서 중증을 앓고 있다. 란셋 논문 공동 저자이기도 한 로드아일랜드 소재 브라운대학교 전염병학 부교수 레이첼 베이커(Rachel Baker)는 “현재 비교적 높은 연령대의 아동이 보통 더 어린 나이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병원 시설의 업무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보통 RSV는 경미한 감기와 같은 증상을 동반하지만, 영아의 감염은 위험할 수 있다. 영아의 폐와 근육 모두 작아서 바이러스 점액을 공중으로 토하거나 재채기할 힘을 모을 수 없다. 사망 사례는 드물지만,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다. 주의가 필요한 건강 상태이거나 노령 인구와 같이 면역력이 약산 성인도 바이러스에 취약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코로나19, 독감과 달리 RSV는 공식 승인된 백신이 없다. (화이자가 영아의 바이러스 감염을 보호하고자 임신부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하면서 RSV 백신 1종을 실험 중이다. 백신은 2023년 중으로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독감 입원 환자 수는 예년보다 많은 편이다. 지금까지 미국 내 독감 입원 환자는 성인과 아동 1만 3,000명이며, 사망자 수는 730명이다. CDC 국가 면역 및 호흡기질환 연구소(National Center for Immunization and Respiratory Diseases) 소장 호세 로메로(José Romero)는 11월 4일(현지 시각), “현재 미국의 인플루엔자 입원율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라고 발표했다. 유럽의 상황도 비슷하다. 영국 보건안전국(Health Security Agency)은 10월 말, 호흡기 질환 환자의 병원 입원율이 증가하는 추세이며, 특히 5세 미만 아동의 입원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가 5년 만에 최악의 독감 유행 시즌을 겪는 등 남반구가 이미 최악의 겨울을 났다는 점은 북반구도 마찬가지로 호흡기 질환 상황이 심각해질 것을 암시한다. 보통 남반구 겨울 내내 확산된 독감 바이러스는 종종 6개월 뒤 북반구 인구 사이에서도 확산되었다. 따라서 호주 독감 환자가 증가했다는 기록은 미국과 유럽의 2022년 겨울 바이러스 감염이 특히 위험할 것임을 시사한다.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면역병리학 교수 닐 매보트(Neil Mabbott)는 “건강한 성인에게는 독감과 RSV 바이러스 확산이 심각한 위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주로 불편한 상황이 될 것이다. 그러나 면역력이 약한 인구 집단에는 우려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022년 겨울은 호흡기 바이러스 3종이 완벽하게 자유로운 상태로 이동할 수 있다. 바이러스 감염 상화이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의미이다. 다음 상황을 예측할 때 바이러스의 변이 능력이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SARS-CoV-2와 인플루엔자 확산 모델 연구를 진행한 피츠버그대학교 연구 부교수 매리 크라우랜드(Mary Krauland)는 “바이러스 확산 예측을 훌륭하게 진행할 수 있으면서도 최악의 상황이 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바이러스 통제 조치 재시행 계획이 없어, SARS-CoV-2 감염이 다시 급증하면서 보건 체계 압박이 더 커질 수 있다. SARS-CoV-2 감염 급증이 인플루엔자, RSV 급증과 충돌할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크라우랜드 부교수는 “다양한 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발생할 확률이 가장 높은 상황을 정확히 지목하기는 매우 어렵다”라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감염 사례 대부분 증상 자체는 초기 바이러스보다는 가벼운 편이지만, 백신과 기존 감염 사례로 형성한 면역력을 우회할 수 있는 오미크론 변형 바이러스 감염 사례이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와 하위 변위 바이러스 모두 인간 숙주에서의 확산 우위를 두고 충돌한다. 크라우랜드 부교수는 감염 위험성이 높은 신규 바이러스 급부상과 다른 바이러스가 급부상하면서 다른 바이러스보다 우위를 점한다면, 바이러스 감염 건수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병원에도 그 여파가 이어질 것이다. 감염 건수가 누적되면서 병원 입원 환자와 사망자 수도 덩달아 증가할 것이다.

보건 체계에서는 대유행병 2~3가지가 동시에 확산되는 일이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바이러스 2개 이상을 동시에 접촉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마찬가지이다. 과학계에서는 바이러스 간 상호작용 방식을 확신하지 못한다. 다만, SARS-CoV-2와 인플루엔자 동시 감염 시 중증 질환을 앓게 될 위험성과 사망 위험성이 높다. 영국 연구팀은 코로나19 입원 환자 7,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어느 한 연구로 환자 227명이 독감 양성 판정을 받았으며, 환기 시설이 더 필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인플루엔자와 RSV 바이러스 상호작용 방식과 질병 확산 과정에 미치는 영향력 모두 분명하지 않다. 글래스고대학교 통합바이러스 교수 파블로 무시아(Pablo Murcia)는 바이러스 상호작용과 여러 바이러스가 충돌할 때 발생하는 결과 연구가 드물다고 전했다. 환자의 사전 건강 사태, 면역 상태, 변이 바이러스 개입 가능성, 첫 번째 바이러스와 두 번째 바이러스 감염 간 시간 차이 등 동시 감염의 복잡함이라는 불확실한 상황이라는 다양한 요소가 더해진 탓이다.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 2가지 이상 동시 감염 시 똑같이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무시아 교수 연구팀은 연구실에서 실험하던 도중 인간의 폐 세포가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 2개를 의도적으로 감염되도록 한 뒤 두 가지 바이러스가 합쳐져 야자나무 형태의 복합 바이러스를 형성한 것을 확인했다. RSV 바이러스는 나무의 몸통 형태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나뭇잎 형태를 이루었으며, 해당 바이러스가 기존 독감 면역력을 우회하는 새로운 형태로 독감 항체를 보유한 새로운 세포도 감염시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10월, 네이처 미생물학(Nature Microbiology)에 논문을 게재했다. 그러나 무시아 교수는 복합 바이러스가 인체에서 형성되는지, 그리고 인체에서 형성된다면 질병 원인이 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전했다.

크라우랜드 부교수는 바이러스 여러 개에 동시 감염되는 환자는 소수일 것으로 예측하며, 증상이 가볍더라도 감염 증상을 알아차리는 즉시 자택에서 격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어, “세 가지 호흡기 질환 바이러스가 숙주 바이러스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을 펼친다”라고 말했다. 만약, 바이러스 여러 개가 우위를 점하려 충돌한다면 3가지 바이러스 확산 대유행이 완만해질 수 있다. 다만, 현실이 될 확률과 3가지 바이러스 충돌 시 환자 진료 압박으로 시달리는 상황에서 병원 시설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는 2023년 봄까지 알아낼 수 없을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Brace Yourself for a Triple Wave of Seasonal Viru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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