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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스트레이’ 속 종말 이후 세계, 홍콩 ‘구룡성채’의 모습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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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스트레이’ 속 종말 이후 세계, 홍콩 ‘구룡성채’의 모습 보여준다
이제는 사라진 홍콩 외곽의 잃어버린 도시인 구룡성채는 그동안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는 게임의 위치 중 영향력이 가장 크다.
By WILL BEDINGFIELD, WIRED UK

‘스트레이(Stray)’는 고양이를 게임 소재로 채택한 3인칭 시점 게임이다. 많은 플레이어에게 순식간에 무언가를 구매할 가치가 매우 높다. 전직 유비소프트(Ubisoft) 직원이 설립한 게임 개발사이자 스트레이 제작사인 블루 트웰브 스튜디오(Blue Twelve Studio)가 분명하게 인식한 부분이다. 스트레이는 제작 초기부터 밈으로 형성할 만한 고양이의 흥미로운 행동에 과감하게 뛰어들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키보드 O를 누르면, 고양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다. L과 R을 누르면, 나무와 가구를 발톱으로 할퀼 수 있다. 게임 중간에는 키보드로 손쉽게 춤을 추면서 피아노 위를 활보하고, 보드게임판 위에 영역을 지정한다. 스트레이 속 고양이는 인터넷 속에서 비교적 더 유명한 대다수 고양이처럼 유전자 변이나 호흡 곤란을 유발할 정도로 귀여운 모습이 아닌 적갈색 고양이이지만, 언타이틀드 구스 게임(Untitled Goose Game)과 같이 풍부한 사료를 제공한다. 고양이 용품 기업 트래블 캣(Travel Cat)과의 협력 덕분에 25파운드의 고양이도 호흡의 불편함 없이 견고하게 이동하도록 돕는 스트레이를 주제로 한 목줄과 백팩 컬렉션도 존재한다.

고양이에 대한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고양이가 스트레이 게임에서 드러난 핵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는 고양이가 아닌 다른 요소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언뜻 보아도 매우 큰 영향을 준 듯한 현재는 사라진 구룡성채(Walled City of Kowloon)이다.
 
[사진=Stray 공식 트위터]
[사진=Stray 공식 트위터]

스트레이는 종말을 맞이한 후의 세계를 배경으로 설정했다. 인간이 사라졌으나 고양이는 바퀴벌레만큼 강력한 생명력을 입증했다. (고양이 비판론자인 조너선 프란젠이 들으면 질색할 일이다.) 스트레이는 넝쿨로 뒤덮인 콘트리트 건물 단지로 비를 피하는 네 개의 털로 뒤덮인 공과 함께 시작한다. 매일 산업단지의 폐허를 돌아다니면서 곳곳에 발생한 균열에 빠지거나 어둠 속을 거닐고, 곰팡이가 핀 하수구로 착륙한다. 실험실 곳곳을 돌아다닌 뒤에는 B12라는 드론이 비행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드론은 앞서 언급한 고양이처럼 보이는 백팩 속의 소리가 없는 링크(Link)를 위한 내비게이션 역할을 한다. 그리고 손전등과 키를 사용하는 듯한 엄지손가락을 마주 보도록 두고 작업을 수행한다. 로봇의 언어를 미국식 영어로 번역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언어 개념이다.

배경은 기괴하면서도 익숙하다. 1993년,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 기자가 싱가포르를 방문한 뒤 발견한 디스토피아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활용하여 배경을 제작했다. 귀국 길에 미래가 세계를 파괴하기 전, 현재의 강박관념을 다시 돌아보는 허망한 희망을 드러냈다. 그 결과가 구룡성채였다. 깁슨 작가는 “꿈을 꾸어라. 일치하지 않으면서 계산되지 않은 창문. 카이탁 공항의 활기찬 활동을 모두 흡수하고 블랙홀과 같은 에너지를 빨아들인 것처럼 보였을까? 이에 대한 준비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영국이 통치하는 홍콩의 일부였을 당시 구룡성채가 우뚝 서 있을 당시에는 구룡반도 가장자리에서 어렴풋이 등장했다. 중국이 홍콩을 다스리기 시작한 뒤, 구룡성채는 정치적 갈등 요소가 되었다. 홍콩의 영국 통치자는 구룡성채를 싫어했으나 중국은 구룡성채를 무너뜨리지 않았다. 제임스 크로포드(James Crawford)는 아틀라스 옵스큐라(Atlas obscura) 기사를 통해 구룡성채를 삼합회 조직 5곳이 운영했다고 전했다. 구룡성채는 세금과 기업 규제, 보건 체계, 계획 체계, 경찰 모두 없었다. 구룡반도에서 사람이 들어올 수 있으며, 공식적으로는 사라질 수도 있다. 구룡성채 주민이 홍콩 상류층을 먹여 살릴 정도로 피쉬볼을 대량으로 만들었으며, 도박과 매춘, 마약 등이 뒤섞였다. 크로포드는 심지어 쥐가 헤로인 중독으로 몸부림치는 모습까지 볼 수 있다고 전했다.

구룡성채 자체는 사이버펑크의 환상이자 콘크리트와 금속의 조합으로 구성된 디트로이트식 피자 조각과 같은 곳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밀도가 높은 구룡성채에는 거의 10~14층으로 구성된 건물 350채가 우뚝 솟았으며, 8,500개 건물과 1만 700가구, 총 3만 3,000명이 넘는 주민이 구룡성채 전체를 점유하였다. 거주민은 집에서 직접 만든 고층 건물인 ‘연인의 건물(lover’s buildings)’을 만들었다. 연인의 건물이라는 이름은 서로 기대는 모습에서 유래된 이름이다. 빛이 골목길 아래에 닿지 못하도록 차단했으며, 어둠의 도시를 의미하는 ‘학남(Hak Nam)’이라는 다른 이름을 지었다.

홍콩 관료는 깁슨 기자가 기사를 게재하고 1년이 지난 때인 1994년에 구룡성채를 무너뜨렸다. 깁슨 기자는 복잡한 어둠의 미로 속에서 집단 지배 바깥의 세계를 인식했다. 깁슨 기지가 소설에서 그린 무정부주의 세계이기도 하다. 구룡성채의 영향력은 미디어 전 영역에서 일본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부터 본(Bourne) 시리즈와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까지 몇 가지 중요한 대중문화로도 확산됐다. 게임도 예외는 아니다. 스트레이는 구룡성채의 최신 오마주 게임이다. 플레이어는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Call of Duty: Black Ops)'의 도시를 급습한다.
 

스트레이의 도시 장악은 인간이 사라진 외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한, 게임 배경에서 크게 성장하는 악당 세력의 조직과 관련된 익숙한 사이버펑크 이야기도 등장한다. 다행히도 고양이가 게임 소재이기 때문에 게임의 오마주 요소를 강화한다. 게임은 각종 의문스러운 요소로 나뉘며, 깡통 위에 발을 딛고 선 채로 굴리면서 도약하기 좋은 시점을 구현한다. 그리고 적에게서 도망치는 무서운 순간이 등장하기도 한다. 점프할 수 있도록 지렛대에 X 표시가 등장한다. 플랫폼 사용자가 특정 위치에서 제어하는 것보다는 가까이서 게임을 제어하도록 하는 요소이다. 스트레이 개발팀은 VG247과의 인터뷰에서 마리오와 같은 인간이 등장하는 게임에서는 점프 요소가 사라진 것이 타당하지만, 고양이를 중심으로 전개하는 게임에서는 다르다고 말했다.

곧 게임을 실행하면서 골목과 터널, 파이프, 계단 통로, 복도, 하수구, 에어컨 유닛 등을 따라 어둠 속을 빠르게 이동하기 시작하며 끈이 달린 양동이로 도시를 미끄러져 이동하기도 한다. 사이버펑크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점이 분명하다. 스트레이의 설정은 오래전 정치적 힘을 잃었다. 그러나 이를 배제한다면, 항상 상상 속에서 원했지만 꿈도 꾸지 못한 곳을 찾으면서 즐거움을 느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플라밍고 의상을 입은 로봇이 블라인드를 잡아당기고는 플레이어가 올라가서 고쳐야 하는 라디오 타워의 모습을 드러낸다. 라디오 타워는 도시의 모든 햇빛을 가리는 은밀한 지붕 위의 불빛, 즉 어둠의 도시에 서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tray’s Post-Apocalyptic World Evokes the Walled City of Kowl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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