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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선동 광고 전쟁 승리 전략은 ‘이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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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선동 광고 전쟁 승리 전략은 ‘이것’
러시아의 장악력이 오래 이어지자, 우크라이나 언론 운동 전략이 영웅적인 허구 일화 극찬에서 일상의 용감한 시민 이야기 공유로 바뀌었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2022년 3월 중순, 광고 기업 임원 두 명이 줌으로 화상회의를 하면서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정부에 제시할 아이디어를 제시하려 준비했다.

두 임원 모두 용맹함이 우크라이나인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는 국가적 고정관념이라는 의견을 바탕으로 캠페인을 진행하고자 했다. 키이우 광고 대행사 반다(Banda)의 크리에이티브 총괄인 에고르 페트로프(Egor Petrov)는 러시아가 침략한 시기에 우크라이나인을 격려하는 광고를 보는 일은 이동 중 경험할 수 있는 일이 되었다고 말한다. 페트로프는 친구 중 한 명이 우크라이나 전 지역으로 옮길 군용 헬멧을 도로에서 운반하거나 러시아 군대가 점령하면서 유기된 고양이와 개에게 먹이를 주는 데 몇 개월을 보냈다고 전했다.

페트로프가 줌 화상회의에 참석한 시점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약 한 달이 지난 때였다. 반다 임원진은 우크라이나인의 사기 고취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페트로프는 “지금 당장 우크라이나인을 격려할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정부에 광고 아이디어를 제시한 때를 떠올렸다. 미하일로 페도로프(Mykhailo Fedorov) 디지털 전환부 장관이 페트로프의 의견을 들었다. 대통령 집무실의 승인을 받았으며, 이후 합의 과정이 이루어졌다. 반다는 시간을 투자하며, 디지털 전환부는 광고 제작 비용을 모두 부담한다.

반다의 줌 화상회의에서부터 등장한 우크라이나인의 사기를 북돋는다는 아이디어가 우크라이나 인터넷에 널리 유포되었다. SNS에 확산된 어느 한 캠페인 영상에 등장하는 우크라이나인 음성은 “용기에는 특별한 비법이 없다. 아세톤과 폴리스티렌, 가솔린, 천 조각만 있으면 된다”라고 말한다. 이후 모로토프 칵테일을 던지는 어느 한 남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5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인스타그램으로 공유한 반다의 또 다른 광고 영상의 조회 수는 120만 건을 돌파했다.

반다 관리 국장 디마 아다비르(Dima Adabir)는 아이폰으로 지갑을 열고는 디지털 문뱅크(Moonbank) 카드에 ‘용기(Сміливість)’라고 적힌 캠페인 로고가 새겨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주스 병부터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웹사이트, 우크라이나 도시 21곳의 게시판 500곳까지 아다비르 국장의 문뱅크 카드와 비슷한 ‘용기’라는 로고가 새겨져 있다. 다만, 일부 게시판의 로고는 탱크 방어 체계 제작을 위해 제거되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정보 전쟁을 연구하는 학자 다수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자 우크라이나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한층 더 원활하면서 전문성을 갖추게 되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는 과장된 신화와 같은 일화 증폭 대신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작은 행동이지만, 충분히 달성할 수 있는 용감한 행동을 한 일반 시민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전쟁이 발발한 다른 국가와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자국민이 볼 정보 형성 작업을 진행해왔다. 군인은 사망자 수를 공개할 수 없으며, 우크라이나 군대 규모 축소 현장을 담은 사진은 드물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료가 슈퍼맨 의상을 착용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공유했다. 페도로프 장관은 정부 차원의 캠페인이 일종의 사기 고취라는 취지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국민 누구나 전쟁 도중 개인의 노력이 알려지지 않은 채로 사라질 일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속 러시아에 저항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인의 사기 고취 메시지와 우크라이나의 국가적 명예 실추로 이어질 수 있는 선동 광고의 메시지 간 차이는 작다. 반다 경영진과 페도로프 장관의 만남은 우크라이나가 전쟁 초기 소통 단계 실수 검증을 직면한 상황에 이루어졌다. 러시아 침략 직후 인터넷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느 한 비행기 조종사가 키이우 상공에서 러시아 전투기를 퇴치했다는 설명이 확산되었다. 우크라이나 정부 트위터 계정은 2월 27일, ‘키이우의 유령(Ghost of Kyiv)’이라고 알려진 해당 조종사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과 함께 어느 한 전투기가 다른 전투기를 추락시키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그러나 사실 검증 전문가가 확인한 해당 영상은 진짜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히 비디오 게임의 한 장면과 같은 모습으로 제작된 영상이었다.

우크라이나 관료가 전투기 조종사 이야기가 허구임을 인정하는 데 2개월이 걸렸다. 우크라이나 공군 사령부 페이스북에는 4월 30일 자로 “키이우의 유령은 영웅의 전설 이야기와 같은 허구의 이야기이다. 거짓 정보가 추가 확산되지 않도록 주의 당부한다”라는 글이 추가되었다.

정치 커뮤니케이션 연구원인 뉴욕대학교 컴퓨터 과학 박사인 로라 에델슨(Laura Edelson) 연구원은 키이우의 유령은 우크라이나 관료에게 전쟁 초기에 남긴 교훈이라고 설명했다. 에델슨 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정부가 신화와 같은 이야기 유포 전력을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서유럽, 북미와 대화할 때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필요하다. 키이우의 유령 이야기 확산 사례는 허구의 신화적인 이야기에서 평범한 우크라이나 국민의 여러 이야기를 알리는 전략으로 변경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라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선동 광고는 우크라이나인과 영어권 국가, 러시아 거주자까지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가 범한 잔혹한 전쟁으로부터 영토를 성공적으로 지키기 위한 사기가 매우 중요하다. 우크라이나인은 단순히 영토 일부 영역 이상의 방어가 필요하다고 느낀다. 에델슨 연구원은 “우크라이나인에게는 보편적 정체성 방어도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인이라는 정체성 방어도 필요하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폴 베인스(Paul Baines) 레스터대학교 경영대학원 정책 마케팅 교수는 러시아에 맞선 저항 격려는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에서 찬반 투표를 개최할 때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베인스 교수는 우크라이나의 소통 전략을 두고 “러시아가 점령한 지역 주민이 가짜 찬반 투표를 지지하는 일이 없도록 확고히 하려는 노력이다”라고 평가했다. 4월 말, 페도로프 장관은 텔레그램에 당시 러시아군이 점령한 지역인 헤르손의 모습을 결합한 캠페인 영상을 공유했다. 페도로프 장관은 텔레그램 메시지에 “헤르손 지역에서는 주민이 다시 집회를 열어 러시아에 러시아 영토 편입 찬반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실히 설명할 것이다. 헤르손 주민의 용기에 감사함을 표한다”라고 작성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내부 소통 전략도 국제 사회에 전달한 메시지와 같다. 바로 우크라이나가 더 첨단화된 무기를 보유했다면, 러시아 군대 격퇴가 가능하며, 유럽의 민주주의가 우크라이나의 성공을 좌우할 것이라는 메시지이다. 케임브리지대학교 거짓 정보 연구원인 존 루젠비크(Jon Roozenbeek) 연구원은 “자금 지원은 정보 전쟁에 달려있다. 마찬가지로 러시아 제재도 정보 전쟁에 달려있다”라고 언급했다.

이 때문에 반다의 용기 캠페인이 전 세계에서 추진되며, 강인함이라는 단어를 용기로 변경하는 영문 광고도 제작했다. 반다가 자체 제작한 글씨체와 함께 파란색 배경에 노란색이 글자로 작성된 용기라는 단어는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 등장했으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연설 배경이 되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반다의 캠페인 시작 후 일상의 영웅주의를 사기 고취 방법으로 선택하는 일이 보편적인 일이 되었다. 우크라이나 국회의원과 시민 단체 모두 용기라는 메시지를 반복하여 외친다. 러시아의 침략 행위를 담은 사진과 영상을 수집한 오픈소스 데이터베이스인 데이터 바탈리온(Data Battalion) 공동 창립자 나탈리아 미콜스카(Nataliia Mykolska)는 “모든 자발적 프로젝트가 자체적으로 임무와 목표를 설정했다. 모두 우크라이나인이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는다. 이는 다른 국민도 러시아와의 싸움에 참여하거나 계속 맞서 싸울 동기를 부여하는 또 다른 사례이다”라고 말했다.

베인스 교수는 “우크라이나가 용감함을 강조하는 캠페인만으로 전쟁에서 이기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서양 세계의 지속적인 무기 지원과 우크라이나 국민을 향한 러시아의 주권 장악 시도 저항을 확고히 하려는 전체적인 전략의 한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w Ukraine Is Winning the Propaganda W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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