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어드 코리아=서정윤 기자] 스마트 콘텍트렌즈를 실용화 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국내 연국진이 개발했다.
스마트 콘텍트렌즈는 각종 전자회로를 콘텍트렌즈에 넣어 만드는 인체 삽입형 정보기기다. 당뇨검진, 혈당측정, 녹내장 등 다양한 질병관련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추가 연구에 따라 증강현실(AR) 디스플레이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박장욱 연세대 신소재공학부 교수 및 이상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배병수 KAIST 교수 공동 연구팀은 사람이 착용한 상태에서도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무선으로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새롭게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무선으로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충전하는 기술은 이전에도 소개된 바 있지만 사람이 직접 착용한 상태에서 충전이 가능하도록 만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스마트 콘텍트렌즈를 개발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배터리 문제다. 워낙 크기가 작아 배터리를 넣을 공간이 없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스마트 콘텍트렌즈 내부에 무선충전용 전자회로와 급속 충·방전이 가능한 전원을 설치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전류를 저장했다 방출하는 '슈퍼캐퍼시터' 회로, 무선 충전을 위한 안테나와 정류회로도 설치했다.
이렇게 만든 스마트 콘텍트렌즈는 20cm 거리에서도 무선 충전이 가능했다. 콘텍트렌즈를 눈에서 빼지 않아도 충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렌즈를 휘거나 구부려도 문제 없고 눈물 등 액체에 닿았을 때, 보관액에 담았을 때에도 기능이 유지됐다. 연구진은 추가 연구를 통해 충전거리를 점차 늘려갈 계획이다.
개발 과정에서 사용자 편의성도 충분히 고려했다. 가능한 한 회로를 얇게 설계해 렌즈 착용자가 이물감을 느끼지 않도록 했다. 이런 전기회로는 동공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시야를 가리지 않는다. 또 충전용 단자가 노출되지 않도록 해 착용시 감전 위험도 없앴다. 기존 웨어러블 기기보다 발전한 웨어러블 기기 플랫폼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은 앞으로 스마트 콘텍트렌즈에 초소형 디스플레이를 설치히 증강현실(AR) 기능도 구현할 계획이다. 장 교수는 “스마트 콘택트렌즈와 AR을 결합하는 데 앞으로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스마트 콘택트렌즈 만들기 위한 노력
스마트 콘택트렌즈는 웨어러블 기기의 ‘끝판왕’으로 불린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마켓 인사이트 리포트는 2025년까지 세계 스마트 콘택트렌즈 시장이 연평균 64.3% 성장할 거라고 지난 10월 전망했다.
스마트 콘택트렌즈 분야에 도전하는 국내외 기업도 증가하는 추세다. 삼성전자는 지난 2015년 미국 특허청에 ‘AR 콘택트렌즈’ 특허를 출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출원한 특허는 투명 콘택트렌즈에 화면이 표시되는 형태다. 화면에는 공유 안테나와 전력 저장기가 탑재된다.
일본 전자기기 기업 소니는 지난 2016년 미국 특허청에 콘택트렌즈 이용한 카메라를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미리 설정된 방식으로 눈을 깜빡이면 카메라가 작동되는 형태다. 센서를 내장해 일반적인 눈 깜빡임과 작동을 위한 의도적 행동을 구분하도록 설계했다. 소니가 출원한 특허에는 이미지 떨림보정 기능까지 담겼다.
국내 연구진들도 스마트 콘택트렌즈를 제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지원 한국과학기술원(KIST) 책임연구원 연구팀은 지난해 콘택트렌즈에 장착할 수 있는 필름형 배터리를 개발했다. 자유자재로 휘어지고, 수분이 많아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배터리 폭발문제도 사라졌다. 기존에 리튬 이차전지는 안에 들어있는 액체전해질 때문에 폭발 위험이 있어 인체에 사용하기엔 부담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