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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아이스크림 기계 해킹 사건, 예상치 못한 방향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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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아이스크림 기계 해킹 사건, 예상치 못한 방향 직면
사내 메일이 다량으로 새로 공개되면서 어느 한 스타트업과 소프트아이스크림 기계 제조사 간 갈등이 심화됐다.
By ANDY GREENBERG, WIRED US

2021년 5월, 키치(Kytch)라는 이름의 소규모 스타트업이 수십억 달러 가치를 지닌 기업이자 고장으로 악명 높은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기계 제조사인 테일러(Taylor)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키치는 지난 몇 년간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기계를 해킹한 소형 기기를 판매해, 맥도날드 점장이 기계 오류를 더 나은 방식으로 진단하도록 도우면서 더 안정적으로 기계를 작동하도록 했다. 그러나 그 후 키치의 소장에 따르면, 테일러가 키치의 기기를 복제할 음모를 꾸미고는 키치의 사업 손실을 초래했다.

그러나 이제 키치의 소송에서 다른 내용이 공개됐다. 바로 테일러의 사내 문건이다. 최근 공개된 법원 문건에 드러난 바에 따르면, 테일러 경영진이 키치가 테일러의 사업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고는 키치의 기기 기능을 경쟁 제품에 그대로 복제했다. 그와 동시에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기기의 고장 문제는 실제로 해결하지 못했다.

2021년 5월, 키치 측이 제출한 소장 내용에 따르면, 테일러는 키치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다룬 총 800페이지 분량의 사내 메일과 프리젠테이션 공개 제출 강요를 받았다. 키치는 테일러가 과거 와이어드에 주장한 부분과 얼마나 모순되는지 보여주면서 키치의 특정 기능을 자세히 평가하고 흉내 낼 방법을 모색했다. 또한, 테일러가 아닌 맥도날드가 모든 매장의 키치 기기 채택을 중단하도록 노력했다.

키치 공동 창립자인 멜리사 넬슨(Melissa Nelson)은 “키치 기기를 손에 넣고 복제하려 뒤에서 다른 기업이 손을 잡고는 키치가 출시하려는 것을 모두 따라 했다. 그리고, 실제로 적어도 키치의 사업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제품을 준비했다”라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이어진 싸움은 2019년, 키치가 맥도날드 매장에서 사용하는 테일러 C602 아이스크림 기계의 데이터를 가로챌 수 있는 기기를 개발하고 판매하면서 시작됐다. 아이스크림 기계 추적 서비스 맥브로큰(McBroken)의 데이터에 따르면,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기계가 고장 난 매장은 전체 매장의 10%이며,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매장 점주 여러 명이 와이어드에 문제 진단 능력이 더 나을수록 빨리 문제를 고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정 지역의 기계 고장 확률이 유독 더 높은 것으로 관측됐다. 맥브로큰은 뉴욕 맥도날드 매장의 아이스크림 기계 고장 발생률이 불과 지난 일주일 사이에 20~40% 수준이었다는 점을 예시로 설명했다.) 2021년 9월, 월스트리트저널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최근 들어 맥도날드 프랜차이즈 매장의 아이스크림 기계 고장이 잦은 이유를 물어보았다고 보도했다.

키치의 판매 실적 성장세에 맥도날드가 보인 반응은 2020년 가을, 프랜차이즈 매장 점장에게 보낸 키치 기기 사용 경고 메모였다. 맥도날드는 해당 메모를 통해 키치 기기가 물리적 안전 위험성을 제기하면서 테일러 기기의 품질 보증 효력이 사라진다는 점, 자산 데이터에 접근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또, 신형 인터넷 연결 기기인 ‘테일러 셰이크 선데이 커넥티비티(Taylor Shake Sundae Connectivity)’ 업그레이드를 권고했다. 지금도 테일러 셰이크 선데이 커넥티비티는 한정된 테스트 이외에 시장 거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키치는 맥도날드의 메시지가 명예훼손이라고 비판하며, 키치의 사업에 큰 피해를 주고는 프랜차이즈 매장 점주가 계속 고장 난 아이스크림 기계를 고치지 않은 채로 사용하도록 두었다고 주장한다.

키치는 2021년 5월 자로 테일러를 제소했으며, 테일러 공급사 TFG와 테일러와 TFC에 키치의 기기 접근 권한을 준 맥도날드 매장 점장 타일러 갬블(Tyler Gamble)도 함께 고소했다. 키치는 소장을 통해 갬블이 테일러와 TFC에 키치 기기 접근 권한을 주면서 키치와의 계약 조건을 위반했으며, 테일러는 업계 비밀을 부당하게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키치 공동 창립자 전원 2021년 봄 와이어드와 인터뷰 당시 테일러가 민간 조사 기업과 계약을 맺고는 갑작스럽게 키치 기기를 구매해, 기기를 분석하고 복제했다고 말했다.

키치의 소송과 함께 발견한 문건은 테일러 측에서 키치 기기의 특성을 복제하려는 시도가 확실히 존재한 사실을 확인하는 듯하다. 그리고, 2021년 3월, 테일러가 와이어드에 보낸 “키치 기기를 모방한 적이 없다. 앞으로도 키치 제품을 모방하는 데 전혀 관심이 없다”라는 공식 성명 내용과도 모순된다. 키치가 공개한 문건은 2019년 5월 당시 엔지니어링 부사장이었으며, 현재는 최고 운영 관리자로 승진한 짐 미나드(Jim Minard)가 다른 직원에게 “(키치) 제품을 구매하고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평가서를 작성하라”라고 요청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어, 미나드는 메일을 통해 “테일러가 기계 접근 과정에서 무언가를 간과한 듯하다”라는 발언을 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법원 서류는 테일러 경영진이 2020년 봄과 여름, 텍스트 메시지 경고, 아이스크림 기기 호퍼 내 재료 혼합 수준 원격 모니터 등 키치 기기의 기능을 특별히 언급하고는 테일러의 아이스크림 기기에 같은 기능을 추가하도록 요청한 사실을 입증한다. 미나드는 테일러 기계 설계 담당자에게 더 흥미롭고 연관성이 높은 인터페이스를 적용하고, 키치의 스크린샷 기능을 따라 테일러 기계에도 스크린샷 기능을 추가할 것을 지시하는 메일도 보냈다.

또, 테일러 내부 프리젠테이션의 슬라이드 한 장에는 테일러 기계의 인터페이스를 키치의 인터페이스와 비슷하게 비교하고는 현재, 데이터를 다량으로 설계하고는 ‘사용자 친화성’을 강화할 것”이라는 설명이 작성됐다. (설명 아래에는 키치 기기 스크린샷 이미지가 있다.)

이와 별도로 2021년 10월, 테일러 경영진 스콧 니콜라스(Scott Nicholas)가 소송 제기를 선언했을 당시 테일러의 아이스크림 기계의 인터넷 연결 기능과 재료 원격 감시 기능 모두 키치 기기와 동시에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키치는 소장을 통해 니콜라스의 발언은 테일러가 키치의 기계 작동 방식을 따라 해, 말 그대로 키치의 중간자(man-in-the-middle) 방식을 이용해 기계 데이터를 가로챘다고 주장한다. 테일러는 기계 제조사라는 점에서 기계 내부 접근 권한을 완전히 보유했으나 키치의 방식을 따라 한 것이다. 오설리번은 “자체적으로 중간자 방식을 채택할 기업이 있겠는가? 자기 대화를 감시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행위이다. 단순히 컴퓨터에 연결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와이어드는 키치 기기 복제 논란과 관련, 테일러에 의견을 요청하고자 연락했다. 테일러는 11월 19일(현지 시각) 제기한 가장 최근의 소송을 언급했다. 당시 소송으로 테일러드는 키치의 업계 기밀 탈취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할 법적 주장을 폭넓게 수집했다. 키치 변호사는 지난 몇 년간 키치가 현재 업계 기밀이며, 테일러가 부당하게 가로챘다고 주장하는 기능 상당수는 공개 홍보가 이루어진 부분이라며, 업계 기밀을 가로챘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테일러의 최근 소송 과정에서 미나드는 테일러드의 인터넷 연결 아이스크림 기계 제작 노력에 집중한 매우 다른 시간대를 자세히 제시했다. 미나드가 작성한 내용에 따르면, 테일러는 실제로 지난 몇 년간 키치 기기를 통해 알게 된 부분을 함께 활용할 신형 기계를 개발해왔으며, 아틀라스(ATLAS)라는 기기의 디지털 대시보드 기능도 있다. 이어, 2019년, 테일러는 기계를 처음부터 새로 개발하는 대신 테일러의 모기업 미들바이(Middleby)의 계열사 파워하우스 다이나믹스(Powerhouse Dynamics)와 협력해 테일러 셰이크 선데이 커넥티비티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미나드는 파워하우스 다이나믹스와의 기계 개발 협력이 코로나19 때문에 지연됐으며, 2020년 10월 자로 맥도날드 매장 30곳에 시범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금은 키치의 소송 때문에 발생한 맥도날드의 우려 때문에 테일러 셰이크 선데이 커넥티비티 공급이 또 한 차례 지연됐다.

키치는 테일러가 파워하우스 다이나믹스와 커넥티드 아이스크림 기계 개발 협력 관계를 체결했더라도 적어도 부분적으로 키치를 고객사를 얻기 시작하면서 이어진 반응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미들바이 경영진인 제임스 풀(James Pool)은 2020년 2월, 메일을 통해 “파워하우스 다이나믹스가 오픈 키친을 통해 테일러와 협력해 위협을 없앨 완벽한 기회다”라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2020년 가을, 맥도날드 매장 점장에게 보낸 키치 기기 사용 경고 문건을 통해 테일러 셰이크 선데이 커넥티비티 공급 준비가 2021년 1분기 중으로 완료될 것이라는 점을 명시했다. 그러나 맥도날드 점장과 맥디 트루스(McD Truth)라는 가명을 사용하는 해설자 모두 와이어드에 테일러 셰이크 선데이 커넥티비티 기계를 본 적이 없으며, 심지어 테일러나 맥도날드의 기계 공식 출시 계획 안내도 없었다고 밝혔다. 맥디 트루스는 “테일러 셰이크 선데이 커넥티비티는 배포된 적도, 모습을 드러낸 적도 없다”라고 말했다.

키치 공동 창립자 모두 소송 문건을 통해 테일러가 아닌 맥도날드가 키치 기기 분석과 반응 공식화를 유도했다는 충격적인 암시 내용도 지목했다. 2020년 2월, 테일러 회장 제레미 도브로월스키(Jeremy Dobrowolski)는 메일을 통해 “맥도날드가 이 모든 과정에 매우 큰 관심을 두고 있다”라고 작성하며, 맥도날드 매장 내 키치 기기 사용 증가 추세를 언급했다. 이후 맥도날드의 어느 한 경영진은 2020년 6월, 콘퍼런스를 주최해 테일러 공급사가 손에 넣은 키치 기기의 기능을 설명했다.

맥도날드가 프랜차이즈 매장에 키치 기기 사용을 경고하기 전까지 맥도날드 경영진은 테일러 기기 승인 초안을 보내기도 했다. 테일러 경영진 스콧 니콜라스는 메일을 통해 “맥도날드가 키치 기기의 기능을 파악하는 데 강력한 입지를 지닌 점에 매우 놀랐다”라고 밝혔다.

와이어드가 맥도날드에 이번 사안을 문의하는 메일을 보내자 맥도날드 대변인은 공식 성명을 통해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맥도날드는 식품 품질과 안전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때문에 맥도날드는 모든 매장 장비를 철저히 조사한 뒤 사용을 승인한다. 일부 매장에서 승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키치 기기를 테스트한 사실을 확인한 뒤, 맥도날드는 키치 기기가 어떤 기기인지 설명하고, 그후 프랜차이즈 매장 점장이 잠재적인 안전 우려 사항을 더 자세히 이해하도록 전달했다. 음모 행위는 전혀 없었다. 맥도날드는 키치의 기술을 모방하거나 탈취하려 한 적이 전혀 없다.”

키치는 테일러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터넷 연결 기능이 적용된 아이스크림 기계를 전혀 출시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테일러가 인터넷 연결을 지원하는 기계를 출시하지 않은 이유를 ‘부정한 돈벌이 수단 수정’이라고 설명한다. 키치는 초기 소장을 통해 테일러가 키치의 기기를 완전히 모방해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기계에 변화를 주기 보다는 맥도날드와 맥도날드 매장 점주에게 공급할 기계를 두고 시장 경쟁을 펼치려 한 점을 덧붙였다. 키치가 기계 수정을 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의도였다. 키치는 2018년, 미들바이가 테일러를 인수했을 당시 맥도날드뿐만 아니라 테일러의 모든 고객사로부터 테일러 유통업체와의 수리 계약을 통해 얻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25%라는 점을 지목했다. 키치는 이를 기계 취약성 유지 혜택이라고 본다.

키치의 오설리번은 “F-35와 비교할 수 있다. 록히드(Lockheed)가 비행기 공급을 완료하기를 원할까? 아니면, 1억 달러 상당의 구형 모델 부품 수리 추가 계약을 체결하고자 할까?”라고 말했다.

물론, 맥도날드의 아이스크림 기계는 전투기가 아니다. 그러나 기계의 복잡성과 끝없는 연구·개발과 불필요한 계약, 그리고 가장 중요한 부분인 치열한 경쟁 때문에 항상 같은 듯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McDonald’s Ice Cream Machine Hacking Saga Has a New Tw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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