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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고치, 작지만 영향력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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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마고치, 작지만 영향력은 컸다
작은 게임기 다마고치가 등장한 지 25년이 지났다. 그러나 다마고치의 간단하면서 훌륭한 특성이 오늘날 최고 인기 게임에도 남아있다.
By SEBASTIAN SKOV ANDERSEN, WIRED US

다마고치가 처음 알을 깨고 부화한 지 25년이 지났다. 90년대생이라면, 다마고치를 가진 적이 있거나 매번 다른 친구가 다마고치를 가지고 노는 모습을 어깨 너머로 멀리서 지켜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학교에서 다마고치가 사라지고 스마트폰이 그 자리를 대신한 가운데, 다마고치의 핵심 기능 상당수가 비디오 게임 업계에 중대한 영향을 미쳤으며, 2021년 현재까지 주요 게임 시장에서 살아남았다.

1996년 11월 23일, 일본 반다이(Bandai) 기업이 처음 출시한 다마고치는 32x16픽셀의 작은 스크린과 소형 버튼 3개를 탑재한 기기였다. 각각의 버튼은 다마고치(기기의 이름이자 사용자가 돌보는 디지털 애완동물의 이름이기도 하다)에 밥 주기, 다마고치가 머무르는 방의 불 끄기, 놀아주기 등 간단한 기능을 지원한다. 다마고치 똥 치우기 기능도 있었다. 당시 사용자가 다마고치를 하면서도 매번 신경 쓸 수 없을 정도로 다마고치 똥이 자주 쌓였으나 항상 다마고치의 장 건강을 걱정하고는 했다.

만약, 다마고치를 하면서 간단한 기능을 제대로 완료하지 못한다면, 다마고치가 불쾌함을 느끼고는 소홀함 속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여러 차례 시끄러운 고음과 약간의 움직임 이후 다마고치가 사이버 공간으로 영원히 들어간다. 다마고치가 사라진 자리에는 몇 개의 별과 다마고치가 사라진 이유를 설명하는 글이 남아있다. (대표적인 사망 원인 중 하나는 설사였다.)

10픽셀이라는 매우 작은 방울과 같은 모양이지만, 당시 초, 중, 고등학생 모두 제시간에 작업을 처리하지 못해 다마고치가 죽지 않도록 수업 시간에 벌 받게 되더라도 다마고치를 보려 했다. (당시 다마고치의 생명 변화를 일시 중단할 수 없었다.) 영국에서는 단 수 cm마다 다마고치 관리를 소홀히 해 죽음을 맞이한 아이들이 디지털 애완동물의 운명을 애도하려 마련한 묘지와 같은 특별 공간을 찾아볼 수 있었다. 이 모든 사실과 함께 한 가지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겠다. 밀레니얼 세대가 사랑스러운 다마고치를 잃게 되는 슬픔 없이 애완동물을 돌보는 법을 배울 수 있었을까?

다마고치가 최초로 적용한 기능 중 하나인 이른바 ‘연속 플레이’ 기능은 비디오 게임 업계에 혁신을 가져다주었다. 이듬해 연속 플레이 기능은 대대적인 인기를 누린 상당수 게임의 핵심 기능이 되었다.
 
[사진=Bandai Namco]
[사진=Bandai Namco]

놀라운 인기
다마고치 제조사 반다이의 다마고치 제품 최고 관리자 겸 관리 총괄인 노부히코 모모이(Nobuhiko Momoi)는 “1996년, 다마고치 첫 번째 제품 출시 후 단순한 장난감 인기를 넘어선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반다이는 다마고치를 출시한 뒤 총 8,200만 대를 판매했다. 반다이는 지금도 수년 단위로 최신 버전 다마고치 제품을 출시한다.

다마고치 신형 버전도 버튼 3개를 장착했으나 다른 측면에서 이전보다 더 화려해졌다. 화려한 색상의 그래픽과 멋지게 편집할 수 있는 다마고치가 거주하는 아파트, 빌트인 카메라, 다른 온라인 기기에 연결해 활동을 완료하고 게임도 즐길 수 있는 기능까지 추가됐다.

다마고치가 말 그대로 달걀 모양 시계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마고치의 인기는 말이 안 되는 듯하다. (일본어로 ‘다마고(tamago)’는 계란을’, ‘우오치(uotchi)’는 시계를 의미한다. 다마고치 최초 버전은 사실 손목시계로 제작하려 했다.)

모모이 총괄은 와이어드에 “다마고치가 성공하리라 생각했다. 그러나 이처럼 전 세계적으로 크게 성공해, 생산량보다 수요가 훨씬 더 많은 수준으로 성장하리라 생각하지는 못했다”라고 말했다.

반다이는 다마고치의 성공 요인이 인간의 돌봄이라는 본능에 호소한 덕분이라고 말한다. 다마고치에서는 디지털 애완동물을 돌보고, 성장과 발전 과정을 따르면서 죽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을 말한다. 다마고치는 아이들에게 일종의 책임감을 주었으며, 과거 아이들은 다마고치를 매우 열정적으로 받아들였다.

모모이 총괄은 “반다이는 완전히 새로운 장난감 카테고리가 탄생하도록 했다”라고 말했다.

연속 게임의 선구자
허슨대학교 영어학 교수인 애덤 크롤리(Adam Crowley)는 다마고치의 간단함은 매우 영리한 아이디어라고 평가한다. 크롤리 교수는 가상 세계를 받아들이는 추세가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는 작업 완수를 선사하는 방법을 연구했다.

크롤리 교수는 다마고치가 게임 실행에 재미를 느끼도록 하는 게임의 다양한 요소를 적용했다. 예를 들어, 다마고치는 일종의 책임감 때문에 플레이어의 강력한 감정적 반응과 애정을 자극했다. 또한, 몇 시간 단위로 다마고치를 확인해 건강하게 살아있게 하면서 일종의 책임감 혹은 의무감을 주기도 했다.

다마고치는 기기를 꺼둔 상태에서도 게임을 종료할 수 없는 연속 플레이의 시초였다. 다마고치 출시 전까지 연속 플레이 기능은 단 한 번도 등장한 적이 없는 개념이다. 그러나 이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 엘더 스크롤 온라인(Elder Scrolls Online)을 포함한 최고의 인기 게임 세계 일부분으로 존재한다.

크롤리 교수는 “연속 플레이 기능을 지원하는 게임은 절대 끝나지 않는다는 다마고치와 매우 비슷한 특징이 있다. 연속 플레이는 현재 가장 인기 있는 게임 형태 중 하나이다. 다마고치는 게임이 절대 끝나지 않는다는 매우 간단한 방식으로 인기를 얻었다. 연속 플레이는 21세기에 매우 중요한 결과를 가져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마고치가 주로 여자아이를 대상으로 홍보한 최초의 비디오 게임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크롤리 교수는 닌텐도 등 게임 콘솔이 처음 출시됐을 당시 대다수 제품이 남자아이를 위한 ‘우리를 위한 장난감 코너’에만 단독 진열되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다마고치는 반대였다. 크롤리 교수는 다마고치가 과거, 지나친 남성성과 관련성을 지닌 비디오 게임 업계에 맞섰다고 설명했다.

크롤리 교수는 “다마고치는 비디오 게임 업계가 10여 년 간 무시한 이들을 위한 게임 접근성을 부여했다”라고 말했다.

역설적이게도 당시 성적 고정관념이 시장 장악력에 효과가 있는 요소였다. 그리고, 지금도 성적 고정관념이 게임 업계 장악력에 큰 역할을 차지한다. 다마고치는 모성애나 돌봄 개념 등 전형적인 여성의 특징을 통해 많은 여자아이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장난감이다. 여자아이가 비디오 게임을 하려면, 돌봄이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가정했다.

크롤리 교수는 “다마고치는 긴급함이라는 순간의 사회적 순간을 상당 부분 반영했다. 마침내 여자아이를 위한 게임을 제공한 한편, 고정관념에 따른 여성의 역할을 주입하고 강조하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라고 분석했다.
 

가상현실의 과거와 미래
최초는 아니더라도 다마고치가 디지털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 가상현실을 구현한 비디오 게임의 초기 사례라고 할 수 있다.

1997년, 핀란드 중독 전문가이자 사회학자인 토보 펠토니에미(Teuvo Peltoniemi) 박사는 홍콩 영문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다마고치에 대한 암울한 경고 글을 게재했다. 펠토니에미 박사는 당시 기사를 통해 “가상현실은 새로운 마약이며, 다마고치가 그 첫 번째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잠깐 반짝이다 사라질 유행이 아니다. 다마고치는 미래에 가상 세계가 일으킬 수 있는 위협인 실제 치료가 필요한 독립적인 문제의 대표적인 예시이다”라고 주장했다.

중독 전문가인 펠토니에미 박사는 자녀가 학교와 저녁 식사 시간에 다마고치를 한순간도 손에서 떼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다마고치의 유해성을 더 우려했다. 펠토니에미 박사는 자체 연구를 통해 다마고치가 아동과 성인이 가상 캐릭터에 지나친 감정적 반응을 키울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펠토니에미 박사는 와이어드에 “개인적으로 다마고치는 처음 평범한 소비자가 가상현실을 찾도록 매우 뛰어난 접근성을 제공하는 작은 기기이며, 가장 중요한 기능이 돌봄을 통한 감정과 정서에 호소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이들이 다마고치를 통해 강력한 감정적 애정을 느꼈다. 다마고치를 돌보면서 사망할 때, 장례식을 치르는 인간의 특성까지 촉진할 정도로 디지털 애완동물과 관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일부 사용자는 성인이 된 후에도 다마고치가 매력적인 제품이라고 생각한다. 32세 호주인인 킴 매튜스(Kim Matthews)는 성인이 된 후에도 다마고치를 계속 돌본다. 어린 시절, 매튜스가 가장 좋아한 장난감은 디지털 애완동물인 타마(tama)이다. 성인이 된 후에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지금은 향수 때문에 다마고치를 좋아하는 부분이 더 크다. 매튜스는 8번째 생일을 맞이한 날, 생일 선물로 처음 다마고치를 받은 뒤 즉시 다마고치에 푹 빠졌다. 이후 친구들과 누가 다마고치를 가장 오래 키우는지 시합하기도 했다.

매튜스는 “안타깝게도 처음 사용한 다마고치는 수영장에 간 어느 날, 수영을 하던 중 인지하지 못한 사이에 죽음을 맞이했다. 그 당시 매우 절망적이었다”라고 말했다.

매튜스는 지금까지 다마고치를 무려 71종 모았으며, 25년이 지난 지금도 다마고치를 가장 잘 기를 방법을 설명하느라 애 먹고 있다.

매튜스는 마지 심슨의 밈을 언급하며, “다마고치는 매우 훌륭한 것 같다. 90년대생의 장난감이다”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Tamagotchi Was Tiny, but Its Impact Was Hu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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