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WILL BEDINGFIELD, WIRED UK

게임 세계에서 다수 여성 언론인이 강간과 폭탄 공격, 살해 위협 등으로 고통받아 게임계의 논쟁 사안이 된 온라인 희롱 운동이 이른바 게이머게이트(Gamergate)가 알려진 이후 게임 문화의 극단주의 문제가 당연한 문제가 되었다. 그러나 게이머게이트와 같은 특수한 관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게이머게이트로 공론화된 문제가 얼마나 만연할까? 극단주의 세력은 게임을 어떤 식으로 악용할까? 물론, 게이머게이트 관련 사항의 논점은 다음과 같은 치명적인 피해가 포함된 비정상적인 궁금증이다. 극단주의 세력은 어떤 게임을 악용할까?

극단주의 퇴치 성향을 지닌 국책연구소인 전략적 대화 연구소(ISD)가 발행한 신규 연구 보고서가 위의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고자 한다. ISD는 극우 세력의 온라인 전략을 조사하면서 일부 게임 플랫폼이 극단주의 활동을 중계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ISD가 발견한 극단주의의 종류는 인종 차별 생중계부터 신나치주의 테러 공개 지지까지 다양했다.

ISD는 스팀(Steam)과 디스코드(Discord), 디라이브(DLive), 트위치(Twitch)를 조사했다. 디스코드에서는 극우세력의 채팅 서버 24개와 극우 세력과 관련된 스팀의 공개 그룹 45개, 디라이브의 극우 채널 100개, 트위치의 극우 세력 관련 영상 73개를 조사했다. 네 플랫폼 모두 누구나 공개적으로 접근할 수 있으며, ISD는 비공개 채팅이나 패스워드를 입력해야 입장할 수 있는 그룹 등 폐쇄된 채널을 조사 대상에 포함하지 않았다. ISD 연구 논문 저자는 게임 플랫폼의 극우 세력을 위한 서버와 콘텐츠 등이 더 조직화된 과격한 집단의 본거지를 유지하리라 추측한다.

게임 플랫폼 전반에 걸쳐 극우 세력이 뿌리를 내린 범위는 다양하다. ISD가 조사한 네 플랫폼 중, 문제가 가장 심각한 플랫폼은 스팀이다. ISD는 제대로 자리 잡은 대규모 극우 세력 네트워크를 발견했으며, 일부 집단의 네트워크는 2016년부터 등장했다는 사실을 밝혔다. ISD의 극우 세력 및 혐오 운동 연구·정책 총괄인 제이콥 데이비(Jacob Davey)는 “디스코드와 스팀에서 발견한 극우 콘텐츠는 주요 SNS 플랫폼에서 발견하리라 예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충격적이다. 다만, 갭(Gab)이나 텔레그램 등 극우 집단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는 플랫폼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 개인적으로 스팀을 특히 주목할 만하다고 본다. 스팀에서 기승을 부리는 극단주의 세력은 7년째 활동한다. 즉, 극우 세력이 스팀에 제대로 자리를 잡았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라고 설명했다.

ISD 연구팀은 연구 과정에서 스팀 집단 두 곳이 폭력적인 테러 단체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두 집단 중 하나는 2016년과 2017년, 스웨덴 예테보리에서 발생한 폭탄 공격과 연관된 노르딕 저항 운동(Nordic Resistance Movement)과 또 다른 집단은 우크라이나와 독일, 영국 등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집단인 인간혐오부(Misanthropic Division)와 관련이 있다.
 
극단주의 세력의 플랫폼 활용 방식은 다양하다. 제너레이션 아이덴티티(Generation Identity)나 브리튼 퍼스트(Britain First)와 같은 정치적 운동과 관련된 집단을 비롯한 일부 세력은 게이머 전용 콘텐츠를 게재하지 않는다. 대신 스팀을 SNS 플랫폼으로 사용하면서 새로운 구성원을 모으기 위한 선동 광고를 게재한다. 신나치주의 세력 팟캐스트와 포럼과 관련된 집단을 비롯한 다른 극우 세력은 분명한 게임 집단을 형성한다.

데이비 총괄은 “스팀은 기본적으로 극우 성향을 지닌 개인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에서 함께하고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소통하는 동시에 친구와 함께 즐기기 위한 커뮤니티 중심지 역할을 한다. 그와 동시에 극우 세력의 이념 토론의 장으로도 활용한다. 또, 극우 집단의 웹사이트나 다른 SNS 페이지에 합류한 이들에게 제한적인 선에서 일방적으로 접근하는 데 이용되기도 한다”라고 분석했다.

ISD가 발견한 사실을 보면, 일반적으로 극단주의 세력이 극단주의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다. 그 주된 이유는 극단주의 게임 자체가 끔찍하기 때문이다. 다수 사용자가 ‘페미나치: 행동 촉발(Feminazi: The Triggering)’과 같은 게임과의 연관성을 나타낼 수 있으나 주로 명예 훈장과 같은 역할만 한다. ISD 소속 연구 고나리자인 피에르 복스(Pierre Vaux)는 “’앵그리보이2(Angry Boy 2)나 ‘인종 청소(Ethnic Cleansing)’ 등과 같은 게임은 플레이어가 없다. 실행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게임 모두 매우 끔찍하면서 형편없이 설계된 조잡한 16비트 타이틀이며, 바이러스투성이일수도 있다. 아무도 게임을 다운로드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ISD는 극단주의 세력이 ‘하츠 오브 아이언(Hearts of Iron)’, ‘유로파 유니버설리스(Europa Universalis)’, ‘크루세이더 킹즈(Crusader Kings)’와 같은 역사 게임을 즐긴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극우 세력은 역사를 바탕으로 제작된 게임에서 히틀러처럼 세계를 정복하거나 중동에서 이슬람 신자를 전원 학살하는 등 자신만의 환상 속에 빠져서 지낸다.

그러나 극우 세력이 가장 선호하는 게임은 ‘카운터 스트라이크: 글로벌 오펜시브(Counter-Strike: Global Offensive)’이다. 이념적인 이유가 아닌 단순한 재미와 무료라는 특성 때문에 선호한다. 데이비 총괄은 “주요한 핵심 사항이 가장 분명하게 드러나는 사실이라고 본다. 그러나 게임의 사악한 모습을 나타내고자 하는 비정상적인 이들도 일반 사용자와 똑같은 특성을 보였다고 생각한다. 극단주의 세력이 게임을 실행할 때는 일반 사용자가 즐기는 인기 게임을 똑같이 즐긴다. 인기 게임을 즐기는 이유도 일반 사용자와 다를 바 없다. 단순히 재미와 인기에 주목한다. 게임은 특히 코로나 시대에 친구와 함께 커뮤니티를 형성하면서 시간을 보내기 매우 좋은 취미이다”라고 말했다.

스팀이 가장 심각한 문제를 지닌 가운데, 극우 세력은 모든 플랫폼에 모인다. 일례로 라이브 스트리밍 서비스인 트위치는 ‘오메글 레드필링(Omegle Redpilling)’을 중계하기 위해 서비스를 실행한다. 주로 군사 장비를 장착하거나 ‘인종차별주의자 슈퍼 마리오(Racist Super Mario)’, 조커 등과 같은 캐릭터로 위장한 백인 우월주의 세력이 인종 공격 피해자를 대상으로 챗룰렛(Chatroulette)과 오메글 등을 검색한다. 간혹 차단 전까지 1시간 이상 유포되는 인종차별 공격을 보여주는 영상 클립은 큰 인기를 누리며, 결국 틱톡으로 확산된다. 인종차별 공격 영상을 유포한 여러 계정 소유주 중 한 명이자 감옥에 수감된 백인 우월주의자인 폴 밀러(Paul Miller)는 ISD가 마지막으로 조사할 때까지 활동을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드필링은 주로 디스코드 서버와 함께 손을 잡고 이루어지는 ‘급습’ 관행과 관련이 있다. 이와 관련, 데이비 총괄은 “폭력적인 사진이나 인종차별주의적 밈 등 무엇이든 유해 콘텐츠를 보관하는 공간을 두고 다른 서버를 제시할 수도 있다. 이때 제시하는 서버는 주로 정치적 반대파와 관련이 있거나 성 소수자 커뮤니티, 유색인종 등 반대 집단으로 간주하는 모든 집단이다. 합의된 시간에 반대 성향의 서버에 입장하고는 혐오나 적대적인 성격을 지닌 활동, 불쾌한 밈과 사진 등을 포함한 스팸 메시지를 보낸다”라고 설명했다.

ISD는 오늘날의 극우 세력에 보편적으로 드러나는 특성과 마찬가지로 극우 집단은 국적을 초월해 존재한다는 사실을 관측했다. ISD의 연구에서 주목할 만한 또 다른 중요한 사항은 활발한 구성원 모집 활동 증거를 거의 찾지 못한 점이다. 주로 비슷한 견해를 지닌 개인이 모여 집단을 이룬다. 그러나 극우 집단의 구성원 일부는 매우 어리다는 사실도 우려스럽다. ISD는 특히 디스코드의 극단주의 집단 구성원의 평균 연령이 15세라고 계산했다. 디스코드에서는 어린 사용자가 특정 신나치주의 집단에 대해 더 많은 사실을 알기 위한 질문을 한다.

데이비 총괄은 “영국에서 금지된 신나치주의 집단으로 지정된 단체가 공유한 콘텐츠를 발견했다. 디스코드가 신나치주의에 물든 젊은 악성 사용자 집단의 중심지 역할을 하는 듯하다. 모두 급습 활동에 가담하고, 에잇챈(8chan)이나 포챈(4chan)과 같은 극우 성향의 인터넷 커뮤니티의 문화에 참여한다. 다만, 일부 커뮤니티는 디스코드 이외의 공간에서 매우 심각하면서 실제 불법 콘텐츠를 접하기 위한 장소를 제공하기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스팀이 지닌 특정 문제는 자유방임주의적 관리 방식 때문에 발생한다. 극우 커뮤니티는 인종차별적 표현과 나치 세력의 용어를 기본 키워드 검색창에 입력하기만 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데이비 총괄은 “디라이브에서는 ISD의 분석 과정에서 일부 계정이 차단된 사실을 확인했다. 그리고, 디스코드와 트위치에서 발견한 집단보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다는 가정을 했다.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사전 예방과 플랫폼 관리 노력이 이루어졌음을 시사한다. 스팀에서 극우 집단이 몇 년간 활개를 친 사실은 유해한 활동을 대상으로 한 관리 조치가 제한적이라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플랫폼이 극우 세력의 토론 단속과 관리에 나서면, 극우 세력의 활동도 줄어든다. 디라이브는 초기에 영국 극우 성향의 백인 민족주의 집단인 애국대안(Patriotic Alternative) 세력의 활동을 중계했다. 과거, 애국대안은 채팅 쇼를 제작하고는 게임도 생중계했다. 그러나 ISD의 분석 활동 도중 디라이브는 극우 세력 단속을 시작하고는 일부 계정을 삭제했다. 이후 극우 세력은 검열 우려 없이 더 많은 사용자에게 접근할 수 있으리라 판단한 다른 플랫폼으로 활동 본거지를 옮겼다.

스팀은 매우 허술한 콘텐츠 지침만 시행한다고 널리 알려졌다. 데이비 총괄에 따르면, 스팀은 극우 세력의 활동을 더 엄격하게 제한하면서 제2의 게이머게이트 사태가 촉발할 것을 우려한다. 그러나 스팀의 관리 정책은 다른 미디어 플랫폼의 조치와 다른 듯하다. 또, 조만간 제2의 게이머게이트 발생 가능성을 떠나 극우 세력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far right are running riot on Steam and Disc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