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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스타트업이 제시한 줌 피로감 해결책, 걷고 말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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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 스타트업이 제시한 줌 피로감 해결책, 걷고 말해라?
스팟은 오랫동안 원격 근무를 찬양해온 이가 출시한 완전히 걸어 다니면서 회의를 할 수 있도록 전문적으로 구성된 새로운 플랫폼이다.
By ARIELLE PARDES, WIRED US

7년 전, 그레그 카플란(Greg Caplan)은 미국 전자상거래 기업 그루폰(Groupon)에서 사이트의 해야할 일 목록을 관리하던 일을 그만두고, 스스로 무언가 더 성공적인 일을 하기로 결심했다. 그는 세계 여행과 남을 돕는 일을 원했다. 그래서 카플란은 리모트 이어(Remote Year)라는 스타트업을 창업했다. 리모트 이어는 사무실 환경에 극도로 지친 근로자가 해외여행을 하면서 일을 하도록 돕는다. 카플란은 “리모트 이어는 전 세계에 훌륭한 업무 성과는 어디서나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2020년, 리모트 이어의 작업 방식은 많은 이에게 표준이 되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상승세를 보일 수 있는 조건 속에서 리모트 이어는 재정적으로 실패했다. 2020년 봄, 국경이 폐쇄되자 세계 여행이라는 꿈이 산산조각 났으며, 리모트 이어는 진행 중이던 여행을 연기했다. 이 때문에 일부 고객은 환불을 받지 못한 상태로 해외에 남겨졌다. 리모트 이어는 2020년 3월에 직원 절반을 해고했으며, 카플란은 한 달 뒤 CEO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리고, 리모트 이어는 2020년 10월, 접대 기업 셀리나(Selina)에 인수됐다. 그 후, 카플란은 세계를 빠르게 이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원격 근무를 의미 있게 만들 방법을 더 자유롭게 생각하게 됐다.

몇 년 전, 카플란이 멕시코 시티에서 일할 당시 그는 원격 근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에 감탄했으나 힘이 빠진다는 것도 느끼게 되었다. 카플란은 세계를 보는 대신 줌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었다. 카플란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리를 걸어 다니면서 카메라를 끄고, 헤드폰만 켠 상태로 일부 회의를 진행했다. 그는 오래된 경마 트랙과 함께 나무로 경계가 이루어진 히포드롬의 원형 경계를 걸으면서 새 소리와 행인의 대화 소리를 들으면서 회의를 했다. 카플란은 “작은 변화였지만, 무언가를 깨닫게 된 순간이었다. 여러 주에 걸쳐 하루에 3만 보씩 걸어 다녔다”라고 말했다. 그는 더 많은 에너지를 충전하면서 여행지 관광은 물론이고 회의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에너지 충전? 연결? 모두 자체적으로 원격 근무를 하는 해를 맞이한 미국인 상당수에게는 거리가 먼 이야기이다.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세와 함께 미국인 절반 이상이 원격 근무를 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원격 근무를 할 예정이다. 원격 근무라는 변화가 이루어지도록 만든 소프트웨어 툴도 직원이 침대와 책상이 섞인 공간에서 노트북을 두고 기울여 앉으면서 이른바 ‘줌 피로감’과 같은 새로운 병을 앓게 만들었다. 오랫동안 원격 근무를 옹호한 카플란은 사무실로 서둘러 복귀하는 것이 원격 근무의 해결책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카플란은 사무실 의자가 해결책이 아닌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

카플란이 새로 창업한 스타트업 스팟(Spot)은 원격 근무의 문제점을 수정하고자 한다. 바로 단순히 걸어 다니도록 만드는 가상 회의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다. 스팟은 데스크톱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지만, 모바일 환경에서 기능이 특히 빛을 발하도록 했다. 따라서 신선한 바깥 공기를 마시며 화상회의를 할 수 있다. 스팟은 플랫폼 내에 회의 일정을 잡고, 다음 회의 일정을 파악할 수 있는 달력도 제공한다. 그리고, 구글 음성 트랜스크립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회의 내용을 기록하고 대본을 작성할 수 있도록 한다. 또, 알고리즘이 인간의 목소리처럼 들리는 주파수는 높이고 그 외 소리는 모두 줄이면서 거리 소음을 구분해서 없애도록 하는 스마트 뮤트(Smart Mute) 기능도 지원한다. 현재, 스팟은 초대 전용 기반으로 사용할 수 있는 폐쇄적인 베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이 아닌 개인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프리미엄 모델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스팟의 컨셉 자체는 친숙하게 다가온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카메라가 없는 줌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또, 오디오가 지원되는 왓츠앱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은가? 그리고, 전화 통화 기능과 비슷하지 않은가? 카플란은 스팟이 모바일 우선 접근방식으로 일정 잡기, 자막 작성, 스마트 뮤트 등 일부 기업의 기능을 결합했기 때문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고 주장한다. 스팟은 어색한 춤과 함께 이루어지는 화상회의가 없이 실행되도록 설계된 더 가벼운 버전의 화상회의 서비스이다.

스팟은 화면 피로감이 최고조에 도달한 순간에 등장했다. 지나치게 많은 인공조명과 하루 내내 근거리만 응시하는 상황, 그리고 영상 화면을 보고 끊임없이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이야기해야 하는 정신적 고통 모두 피로와 번아웃 증후군 증가에 기여했다. 카플란은 “많은 사람이 오디오가 좋은 해결책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전화 통화도 줌 회의 일정이 잡힌 날로부터 사용자를 해방시킬 수 있다. 이와 관련, 카플란은 “전화 통화를 하면 하루 내내 같은 자리에 앉아 몸을 기울이고는 책상 뒤에서 춤을 출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저 일어서서 돌아다니고, 바깥에 나가 더 재미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걸으면서 회의하는 것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의 테크 관료가 오랫동안 걸으면서 회의하는 것을 극찬해왔다. 故 스티브 잡스도 걸어 다니면서 여러 회의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마크 저커버그는 등산 도중 인수 협상에 합의했다. 그리고, 스퀘어 등장 초기, 잭 도시는 사무실에서 회의를 시작하고는 타인에게 커피를 대접(물론, 스퀘어 결제 플랫폼을 사용했다)할 곳인 사이트글래스(Sightglass)가 있는 거리로 걸어 나갔다. 걷는 것 자체와 성공 간 관련성 여부는 논쟁 대상이지만, 일부 연구에 따르면 걷는 일이 창의적 사고 향상, 그리고 동료와의 더 솔직한 대화를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걷는 것이 앉아있는 것보다 낫다는 사실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이미 근무 공간의 소프트웨어 홍수를 맞이한 세계에 실제로 회의 진행을 위해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이 필요하냐는 또 다른 문제이다. 원격 근무 툴에 중점을 둔 리모트 퍼스트 캐피털(Remote First Capital)의 투자자 안드레아스 클링거(Andreas Klinger)는 “개인적으로 ‘걷는 회의가 필요할까?’라는 의문점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는 명백한 사실이다. 대신, 표준적인 행동을 대체하기 충분한 자원을 제작 가능성이 의문 사항이 된다”라고 말했다.

스팟은 이미 규모는 작지만, 초기 사용자 기반이 매우 활기가 넘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카플란은 베타 버전 사용자 수 500명을 기록했으며, 서비스 사용 대기자 명단에 수천 명이 이름을 올렸다고 밝혔다. 스팟은 리프트와 슈퍼휴먼, 카메오 등에 투자한 벤처 기업인 챕터 원 벤처스(Chapter One Ventures)에게서 190만 달러의 자금 투자를 받았다.

코로나19 시기의 원격 근무는 많은 사람에게 집에서 근무한다는 느낌이 아닌 근무지에서 생활한다고 느끼게 하였다. 많은 기업이 사무실 복귀를 시작했더라도 카플란은 일과 삶의 통합이라는 새로운 관심사를 자본화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또다시 걷는 회의라는 이상은 근로자가 책상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도록 만드는 요소가 될 것이다. 스팟과 함께라면, 많은 사람이 근무 도중 신선한 공기를 마실 수 있다. 그러나 스마트폰, 그리고 이메일과 채팅 앱 때문에 많은 사람이 어디를 가나 사무실이 함께 따라다니게 될 수도 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One Startup’s Solution for Zoom Fatigue? The Walk and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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