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RITA KATZ, WIRED US

2주 전,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이란 정부가 미국 극우 집단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를 사칭한 메일 계정으로 어느 한 유권자에게 협박 메일을 전송했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미 정보국 보고서에 이란, 러시아 등과 같은 국가들이 미국 대선을 방해할 방안을 모색한다고 더욱 강조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부적합하지는 않더라도 중점을 두기에는 이상한 일처럼 보인다. 미국과 적대적인 관계에 있는 이란 정부의 도를 넘은 가짜 메일이 실제로 2020년 대선 개입을 나타내는가?

광범위하게 보았을 때는 그렇지 않다. 해외 정부의 개입보다 더욱 위협적인 대선 개입 유형은 의도적으로 정체를 알아내기 어렵게 만드는 이들의 행동이다. 2016년에 발생한 대선 개입처럼 바로 눈앞에서 보았을 때에도 그 정체를 눈치채기 어렵다. 바로 기존 정서와 움직임 조작, 선동 수단 확산, 왜곡된 뉴스 보도, 전투적인 활동이 섞인 온라인상의 싸움을 부추기는 집단 등이 함께 섞인 대선 개입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본질적으로 미국 극우집단 큐어넌(QAnon)의 행위와 함께 발생하는 문제이다.
 
큐어넌이 계속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큐어넌과 해외 정부를 비교했을 때, 큐어넌만큼 정부 기관 관료들을 제대로 겨냥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집단을 찾기 어렵다. 큐어넌은 이념의 영향을 쉽게 받으면서 주로 거짓 정보에 따라 움직이고 폭력과 유권자 겁주기와 같은 행동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실제로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 기업들이 큐어넌의 성장에서 주요한 역할을 한다. 또, 이러한 움직임에 반하는 큐어넌의 공격적인 입장은 갈수록 기승을 부리고 있다.

그러나 필자가 과거에 언급한 바와 같이 페이스북, 유튜브 등 SNS 기업들을 제외했을 때, 큐어넌이 어려움에 처할 이유는 많다. 큐어넌의 웹 공간 중심지는 매우 복잡하고 왜곡된 범위의 테크 기업들 때문에 계속 존재한다. 더 많은 유명 기업들이 무의식적인 행동을 하는 반면, 의심스러운 비밀 정치 조직과 같이 훨씬 의심스러운 기업 네트워크들은 매우 의도적으로 움직인다.

이와 관련해, 8kun을 완벽한 사례로 언급할 수 있다.

약 1년 반 동안 큐어넌 운동을 만든 정부 내부 인물로 추정되는 'Q'라는 인물이 보낸 비밀스러운 메시지 '큐 드롭(Q drops)'이 8chan이라는 사이트에 단독으로 게재됐다. 8chan의 설립자는 50대 중반 남성인 짐 왓킨스(Jim Watkins)이다. 여러 탐사 보도에서 왓킨스는 Q의 배후 세력이거나 Q의 배후에 있는 인물과 접촉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2019년 8월 3일, 엘파소 대규모 총격 사고에서 23명을 죽인 혐의로 기소된 용의자 패트릭 크루시우스(Patrick Crusius)도 8chan에 자신의 계획을 올리는 식으로 다른 극우 성향의 범죄자들의 선례를 따랐다. 이 때문에 8chan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커졌다. 8chan 호스팅을 한 때 보호했던 서비스 제공업체 클라우드플레어(Cloudflare)는 결국 입장을 바꾼 후, 8chan에 서비스 공급을 중단했다. 이 때문에 Q가 보낸 모든 메시지들은 중단됐다.

왓킨스는 8chan을 부활시키기 위해 대중의 압력에 무너지지 않는 기업과의 관계가 필요했다. 따라서 엘파소 총기 사고 발생 후 2달 간 왓킨스는 호스팅 기업 반와테크(VanwaTech)와 계약을 맺었으며, 2020년 10월경, 8chan의 또 다른 메시지 보드를 설립했다. 8chan이 8kun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등장함과 동시에 Q의 메시지도 다시 등장했다.

당시 왓킨스는 8kun과 관련된 다른 프로젝트들도 준비 중이었다. 2019년 9월, 왓킨스는 '이즈 잇 웻 옛(Is it Wet Yet)'이라는 기업을 설립했다. 그는 2019년 11월 초, 보도 자료를 통해 이즈 잇 웻 옛의 특징은 "8kun 등 그동안 왓킨스가 실시해온 모든 프로젝트의 정보 중심지이자 미래를 향한 노력의 시작점"이라고 설명했다. 8kun보다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이즈 잇 웻 엣은 불과 수개월 전, 왓킨스의 8chan을 퇴출시킨 클라우드플레이어에 서비스를 등록할 수 있었다.

한편, 반와테크는 8kun에 필요한 서버 공간과 디도스 공격 보호 서비스를 제공했다. 워싱턴주에 있는 반와테크의 운영자는 닉 림(Nick Lim)이라는 젊은 남성이다. 림은 반와테크 운영을 위해 호스팅이 인터넷 공간에서 가장 심각하다는 틈새를 공략했다. 8kun의 일부 도메인이 에픽(Epik)이라는 기업에 등록된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에픽의 창립자 로버트 몬스터(Robert Monster)가 지난 수년간 8kun과 유사한 문제 사이트들을 등록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중 대표적인 사이트는 로버트 바우어(Robert Bowers)가 설립한 사이트인 갭(Gab)이다. 바우어는 2018년, 피츠버그 유대교 사원 총기 난사 사건으로 11명을 살해해 기소됐으며, 극단주의를 악화시켰다. 몬스터는 피츠버그 유대교 사원 총기 난사 사건 발생 1주일 후, 갭을 옹호하는 블로그 게시글을 게재했다.

림과 몬스터는 호스트 제공업자와 서비스 등록자라는 관계 외에도 실제로 사업을 함께 한다는 인연을 지니고 있다. 2019년, 몬스터는 림에게서 사이버 보안 및 디도스 보호 서비스 공급업체 비트미게이트(Bitmitigate)를 인수했다. 몬스터는 블로그를 통해 비트미게이트가 갭과 같은 사이트 보호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림은 반와테크와 에픽의 소유권 일부를 지속적으로 보유한다고 주장했다. 림은 표현의 자유를 자신의 사업 동기로 언급했다. 또,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호스팅 서비스는 유명한 백인 민족주의 블로그 데일리 스토머(Daily Stormer)와 같은 사이트가 서비스를 알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2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반와테크는 미국과 중국에 지사를 둔 기업 CN서버(CNServer)를 통해 반와테크 서버에서 큐어넌과 다른 사이트들을 보호했다. CN서버는 웹사이트를 통해 중국과 북미에서 가장 높은 인터넷 용량을 지니고 있으며, 미국과 홍콩 현지 운영팀을 두고 있다는 점을 내세워 홍보한다.

CN서버 운영자는 중국에서 다른 여러 기업의 사업을 이끄는 치지안 첸(Zhijian Chen)이다. 첸은 2006년, 워싱턴주에서 가짜 스파이웨어 방지 프로그램으로 사용자들에게 사기를 친 혐의로 벌금 8만 4,000달러를 선고받았다. 멀웨어가 사용자 컴퓨터에서 감지됐다고 경고하는 사기성 광고를 알고 있는가? 첸과 그의 주변 인물들은 이러한 광고를 이용해 사용자 컴퓨터 접근 권한을 얻고는 에드웨어 설정을 삭제한 뒤, 존재하지도 않는 바이러스를 가짜로 삭제했다.

10월 16일, 반와테크 서버에서 큐어넌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사라진 뒤 다시 등장했다. 그로부터 이틀 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8chan과 반와테크 간의 관계를 알게 된 후, CN서버가 반와테크와의 관계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보도 직후 큐어넌 사이트가 바로 다시 등장했다. 큐어넌 사이트가 사라지기 전과 달라진 점은 없었다. 대신 큐어넌 서버는 디도스 가드라고 알려진 러시아 기업 CDN에게서 디도스 보호 서비스를 받고 있다.

문제가 되는 이유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여러 국가와 관련이 있는 기업의 지원으로 재정적인 문제를 겪지 않는 8knu 및 큐어넌이 활개치도록 만드는 여러 사이트들은 오늘날 선거 개입 공작이 얼마나 복잡한지 알려준다. 물론 정부 관계자가 배후에서 지난 수년간의 큐어넌의 기이한 성장세에 어느 정도 관여를 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사실이 발생하고 한참 지난 후에도 이를 입증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러시아의 대대적인 2016년 미국 대선 개입을 발견하기까지 수년이 걸렸다. 페이스북에 따르면, 2016년, 러시아는 수천 건의 광고와 가짜 계정을 이용해 미국 사용자 1억 2,600만 명에게 접근했다. 이는 미국 내 투표권을 지닌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다.

지금까지 큐어넌과 같은 형태의 2016년 대선 개입과 같은 일이 반복될 것임을 알아차릴 수 있다. 큐어넌의 활동은 한결같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신봉하는 미국과 해외 지지자들이 함께 하는 국제적 움직임이 됐기 때문이다. 인터넷상에 확산된 영어와 독일어, 스페인어, 그리고 기타 여러 언어로 작성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광적으로 지지하는 게시글과 기사, 예술 작품 등을 볼 수 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뻔뻔한 일부 세력 외에도 더 많은 세력이 있다. 반와테크는 위험한 서비스임을 쉽게 감지할 수 있지만, 그러나 수많은 유명 테크 기업들도 알게 모르게 큐어넌 사이트가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클라우드페어는 큐어넌 지지자들만을 위해 제작된 소셜미디어 플랫폼 위고(WeGo) 등 큐어넌 사이트 최소 20곳을 대상으로 디도스 공격 보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대디(GoDaddy), 에라넷(EraNet) 등 여러 합법적인 도메인 및 호스팅 제공 기업들도 큐어넌의 사이트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위의 기업들은 큐어넌이 선거 개입을 시도하기 전, 큐어넌의 선거 개입 상태가 확인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큐어넌의 대선 개입 움직임은 트럼프가 지지표를 "도난당했을 때", 유권자 겁주기 및 위협적인 폭력 행위 등도 받아들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움직임을 벌이는 세력이 무해한 은둔형 외톨이가 아니라 FBI가 인정한 가정 폭력 전과가 있는 이들과 같은 존재임을 더욱 상기시켜야 한다.

어떤 면에서는 큐어넌이 지니고 있는 문제가 큐어넌 자체보다 심각하다. 그 어느 때보다 정보 습득과 인맥 형성, 사교 활동, 업무 및 쇼핑 등 다양한 활동을 위해 의존하는 공간인 인터넷이 무너졌다. 바이러스가 가득차 갈수록 컴퓨터 사용을 어렵게 만드는 하드드라이브와 같다. 필자는 지난 20년간 알카에다와 같은 집단이 세력 성장 및 조직원 모집을 위해 인터넷을 사용한 과정을 추적해왔다. 그러나 큐어넌의 인터넷 활동은 알카에다와 다르다. 큐어넌은 말 그대로 많은 이들이 거짓 정보 속에서 진실을 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심각하게 광범위한 인터넷 영역을 망가뜨린다.

큐어넌은 대선 직전, 미국 민주주의에 중대한 위협을 제기한다. 큐어넌의 움직임이 다른 국가의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수준으로까지 확산된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독일, 이탈리아부터 이스라엘과 터키에 이르기까지 모든 국가가 큐어넌에 취약한 듯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훨씬 더 심각한 위기가 닥쳐올 징조이다.

<기사원문>
What's Worse Than Foreign Election Interference? QAn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