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의 모회사인 차량공유플랫폼 '쏘카'의 이재웅 대표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쏘카는 13일 이사회를 열고 박재욱 VCNC 대표 겸 쏘카 COO를 신임 쏘카 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앞으로 쏘카와 VCNC 대표를 겸직하며 이 대표는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최대 주주로 남는다.
이번 결정은 지난 6일 국회에서 '타다금지법'이라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법 개정안이 통과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객운수법은 임차한 사업용 자동차를 유상으로 운송에 사용하거나 이를 알선하는 행위를 불법으로 규정했으나, 시행령으로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은 운전을 알선한다'는 예외조항을 두고 있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월 19일 예외조항에 따라 타다 서비스를 합법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지난 6일 국회는 여객운수법 예외조항을 관광 목적으로 제한하는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타다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다.
이 대표는 타다 금지법에 대해 "여러모로 아쉽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다른 나라처럼 모빌리티 혁신을 과감하게 허용하지는 못하더라도 부족한 점이 있으면 보완하고 규제할 부분이 있으면 규제하면 될텐데 입법으로 금지시키는 방법은 가장 나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토부, 경찰, 법원도 할 수 있다고 했던 것을 뒤집어 1년 만에 금지시키는 사회가 법적 안정성이 있는 게 맞냐"며 "택시는 규제가 많은데 타다는 규제가 없어 불공평하다면 택시 규제를 풀면 되지 타다를 택시보다 더 심하게 규제해서 가두는 법을 만들어 금지시킬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1년남짓한 시간 동안 드라이버, 이용자, 협력업체,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고 개선해온 일은 어렵고 힘든 일이었지만 꾸준히 드라이버의 처우나 이용자 불편사항, 사회의 요구사항에 대해 빠르게 수용하고 발전시켰다고 자부한다"며 "이런 생태계를 정부가 앞장서서 없애버린다고 문제가 없어지는 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어찌됐든 졌다. 저를 믿어주신 여러 투자자들, 드라이버들, 동료들에게 면목 없고 미안하다"며 "책임을 지고 쏘카 대표이사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 역할을 다 못하고 다음 세대에게 짐만 드려 면목없지만 다음 세대에서는 지속가능한 혁신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여객운수법 개정안에 따라 기사 포함 11인승 렌터카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은 4월 11일부터 잠정 중단한다. 쏘카와 타다를 분할하고 독립법인을 만들려는 계획도 무산됐다. 이 대표는 "회사는 분할을 취소하고 어떻게든 쏘카와 힘을 합쳐 생존을 해보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타다 프리미엄, 에어, 프라이빗 서비스는 지속적으로 운영된다.
이번 결정에 대해 쏘카 관계자는 "타다에 앞으로 변화가 필요하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