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결국 '코로나19'에 대해 전염병 최고 경보 단계인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WHO가 팬데믹 선언을 한 건 1968년 홍콩 독감, 2009년 신종플루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WHO본부에서 열린 언론 브리핑에서 "최근 2주 사이 중국 밖에서 코로나19가 13배 증가하고 피해국도 3배 늘었다"며 "현재 114개국에서 11만 8000여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4291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분석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WHO는 24시간 내내 코로나19 발생 등을 분석했으며 그 결과 확산성 등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팬데믹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며칠에서 몇 주 동안 환자와 사망자수, 피해국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는 통제할 수 있는 최초의 팬데믹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11만 8000여명 중 90% 이상이 중국, 한국, 이탈리아, 이란 등 4개국에서 발생했으며 그 중 중국과 한국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여러 국가에서 바이러스를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음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코로나19를 늦추기 위해 한국 등 여러 국가에서 들인 노력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테드로스 사무총장은 "WHO는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한 여러 조치들이 사회와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걸 알고 있다"며 "건강 보호와 경제, 사회적 혼란 최소화, 인권 존중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기를 바란다"고 권고했다.
이어 그는 "팬데믹은 가볍거나 부주의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다"며 "팬데믹을 오용할 경우 불합리한 공포심을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전염병 경보를 총 6단계로 나눠 규정한다. 이 중 가장 심각한 6단계가 팬데믹이다. 감염 단계는 △1단계 동물만 감염 △2단계 특정 지역에서 동물 간 전염을 넘어 사람에게 전염된 상태 △3단계 동물-사람간 전염현상이 특정 지역에서 확대된 상태 △4단계 사람 간 감염이 확대되며 집단 발병 조짐이 보이는 상태 △5단계 최소 2개국에서 전염병이 전파되는 상태 △6단계 다른 대륙 국가에 추가 감염이 이어진 상태 등이다.
팬데믹 선언으로 달라지는 것은 없다. 팬데믹 선언은 퍼져있는 질병이 더 위험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코로나19에 노출될 위험이 더 커졌다는 뜻도 아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가 침방울(비말)로 전파되므로 전파 방지를 위해 △마주보고 대화할 때 2m 거리두기 △옷소매로 입과 코를 가리고 기침하기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많은 사람이 모이는 장소나 종교행사 등에 대한 방문은 최대한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감염자는 총 7869명이며 이 중 333명이 격리 해제됐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사망자는 총 66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