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한 해 가장 주목받을 '미래 생명과학기술' 중 가장 유력한 10대 기술을 국내 생명과학기술 전문가들이 선정, 발표했다. 가까운 미래에 실용화 될 첨단 생명과학기술로 차세대 유전자 편집기술, 디지털 기술을 의료에 접목해 치료하는 '디지털 의약품, 젊음을 유지하도록 돕는 '노화 세포 제거기술'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소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생명연)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다가오는 바이오경제시대와 4차산업 혁명에 대비해 '2020 10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을 선정, 발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선정된 10대 기술은 ▲기초·생명과학·공통기반(플랫폼 바이오) 분야 ▲의료분야 기술(레드 바이오) ▲농림수축산·식품(그린 바이오) ▲산업공정·환경·해양(화이트 바이오)으로 구분했다.
플랫폼 바이오 분야 기술은 유전자 편집기술의 일종인 △프라임 에디팅, 인체 속에서 다양한 기능을 하는 단백질 분자의 구조를 고성능 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할 수 있는 △Cryo-EM 생체분자 구조분석기술, 생체 기관이나 조직 내 개별세포의 위치정보 입체적으로 파악하는 △공간오믹스 기반 단일세포 분석기술의 3가지 기술을 꼽았다.
특히 프라임 에디팅은 현재 큰 조명을 받고 있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 등에 비해 안정성과 효율이 크게 뛰어나 주목받고 있다. 살아있는 세포 속 유전자까지 교정이 가능해 다양한 난치병 치료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레드 바이오 분야에선 노화세포를 선택적으로 제거하여 조직 항상성을 유지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조직 내 노화세포 제거 기술, 디지털기술(소프트웨어)을 기반으로 질병 예방, 관리 및 치료하는 △디지털 치료제, 혈액, 소변 등에 존재하는 핵산 조각들을 분석하여 실시간 질병의 진행을 추적하는 △실시간 액체생검을 꼽았다.
그린 바이오 분야는 엽록체를 이용하여 유용한 외래 단백질 등을 대량 생산하는 △엽록체 바이오공장, 교배가 어려운 두 종간의 교배 효율을 향상시키는 △식물 종간 장벽제거 기술 두 가지를 꼽았다.
화이트 바이오 분야로는 DNA 조립부터 세포 개량까지의 복잡한 과정을 빠른 순환 공정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바이오파운드리, DNA와 단백질 등으로 구성된 생명 시스템을 제작 기술인 △무세포 합성생물학이 꼽혔다.
생명연 연구진은 이번에 소개한 기술 중 파급효과가 가장 큰 기술로 '프라임 에디팅'을 꼽았다. 생명현상 연구뿐만 아니라 질병 치료와 품종개량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적용 범위가 매우 넓어 암·난치질환 등 현존하는 유전질환 중 89%를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도 미래에 주목할만한 기술이 대거 포함되어 있다.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적용해 세포 개량 등 복잡한 과정을 구현하는 기술인 '바이오파운드리'도 유력한 미래 기술이다.
'2020 10대 바이오 미래 유망기술 발굴 연구'는 모두 3단계에 걸쳐 진행됐다. 분야별 전문가 토의 및 인터뷰 진행, 기술 수요자 대상 설문조사 및 의견수렴 과정도 거쳤다.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는 2015년부터 바이오 미래유망기술 발굴 연구를 진행해 오고 있다. 생명연은 바이오 미래유망기술 발굴 연구결과가 일반인, 연구자, 정책입안자 관점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무를 추진할 계획이다.
김흥열 국가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장은 “미래유망기술 도출은 바이오 분야 미래비전의 씨앗이 될 수 있는 유망기술을 선정한 것"이라며 "향후 기술적·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연구개발 주제를 제안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바이오정보 포털사이트인 바이오인(www.bioin.or.kr)에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