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상에서 벌어지는 사이버폭력이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자숙의 목소리는 높지만 연령과 관계없이 다양한 곳에서 사이버폭력에 노출돼 고통받는 사람이 많다. 지난 해에도 국민 3명 중 1명이 사이버폭력 가해 또는 피해를 경험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9년 10월부터 11월까지 학생, 일반성인, 교사, 학부모 등 총 9025명을 대상으로 '2019 사이버폭력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조사에 따르면 2019년 사이버폭력 경험률은 33.5%로 전년(32.8%) 대비 0.7% 증가했다.

전년보다 학생의 사이버폭력 경험률(26.9%)은 2.6% 감소했지만 성인은 54.7%로 작년보다 11.6% 늘었다. 특히 30대(15.3%↑)와 40대(19.3%↑)의 사이버폭력 경험률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
 

유형별 경험률에서는 '언어폭력'이 26%로 가장 높았다. 학생은 언어폭력(가해 16.8%, 피해 16.9%)에서 높은 경험률을 보인 반면 성인은 8가지 유형 모두에서 12.7% 이상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돼 학생보다 다양한 유형의 사이버폭력을 경험했다. 조사 대상 유형은 언어폭력, 명예훼손, 스토킹, 성폭력, 신상정보 유출, 따돌림, 갈취, 강요 등 8종이다.

사이버폭력을 주로 경험한 공간으로 학생은 '인스턴트 메시지(가해 54.3%, 피해 45.6%)', 성인은 SNS(가해 39.1%, 피해 35.4%)를 지목했다.

인스턴트 메시지는 인터넷상에서 실시간으로 메시지와 파일을 주고받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카카오톡·라인·페이스북 메신저 등이 포함된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인터넷 사용자가 서로의 의견과 생각, 경험 등을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의 한 유형으로 페이스북·인스타그램·유튜브·틱톡 등이 있다.

사이버폭력 가해 이유로 학생은 '상대방이 먼저 그런 행동을 해서(45%)', 성인은 '내 의견과 달라서(34.6%)'가 가장 많았다. 사이버폭력 가해 행동을 한 후의 심리는 학생과 성인 모두 '미안하고 후회스러움',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됨' 순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은 '상대방을 차단하거나 나의 ID·e메일을 삭제 혹은 변경'하는 방식을 주로 사용했다. 피해 후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음'을 선택한 학생은 이전보다 감소했지만 성인은 3년 연속 지속적으로 증가(2017년 24.2%→2018년 29.2%→2019년 33.6%)했다.
 

학교 내에서 '사이버폭력 피해 학생이 발생해 문제된 적이 있다'는 응답은 전년 대비 하락('18년 62%→'19년 60.8%)했으며, 교사들은 학교 내 사이버폭력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사이버폭력과 관련된 교육 및 상담 프로그램(44.7%)'을 꼽았다.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해 교사와 학부모 모두 '학부모에 대한 교육'이 가장 중요하다고 인식(교사 90.1%, 학부모 73.2%)했다.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1인 크리에이터나 인터넷·SNS 관련 기업 종사자를 대상으로 사이버폭력 교육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았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 따라 사이버폭력 경험률이 높게 나타난 성인을 대상으로 인터넷 윤리 및 사이버폭력 예방교육을 강화할 것"이라며 "특히 온라인 콘텐츠 제공자인 1인 크리에이터 및 인터넷·SNS 관련 기업 종사자로 교육 대상을 확대하겠다. 사이버폭력 예방을 위한 정책을 적극 발굴하고 관련 콘텐츠 개발과 인식 개선을 위한 교육, 홍보 등을 확대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